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 있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가장 먼저 달콤한 것들이 떠오릅니다. 부, 명예, 인기.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누구보다도 특출난 만큼 반드시 따라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자리에 다시 오른 이 선수와 인터뷰를 하고 나서는 보이지 않는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것이 당연한 선수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선수가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일 때 이에 대해 박수를 보내지만, 조금이라도 아쉬운 모습을 보일 때면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되기도 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선수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선수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것이 본전'인 선수입니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SKT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선수입니다. 인간 이상혁이 지닌 '세계 최고의 자리'에 대한 생각, 프로게이머로서의 자신감과 자부심, 그의 학업, 군대, 그리고 연애 이야기까지 모두 담아봤습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비춰질 이상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이야기를 들으며 그와 생각을 나누어봤습니다.



■ 프로게이머 3년 차 '노장' 페이커


Q. 먼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KT T1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입니다. 올해로 프로게이머 3년 차를 달리고 있는 '노장' 프로게이머입니다.


Q. '노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네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프로게이머 생활 3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이제 노장이라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가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데 음…. 별거 없는 것 같아요(웃음).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에는 워낙 게임을 좋아해서 선수 생활도 오래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도 여전히 이 직업이 재미있고 좋아요.


Q. 3년 차에 접어들었으니 예전에 비해 나아진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경기에 나설 때 마음가짐이라던가. 어떤 것 같나요?

처음 프로게이머로 경기에 나섰을 때 많이 긴장했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긴장감으로 경기를 준비했던 것 같아요.


Q. 그럼 딱히 '노장'으로서 바뀐 점이 없는 것 아닌가요?

네. 사실 크게 바뀐 점은 없어요(웃음).



■ 다시 찾은 롤드컵의 영광


Q. 지난해 롤드컵이라는 프로게이머의 꿈의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어요. 올해 롤드컵에 다시 출전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아요. 어떤가요?

올해 롤드컵에는 꼭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얻고 싶었어요. 목표를 이뤄냈다는 생각에 뿌듯함은 있지만 다른 특별한 감정은 없어요.


Q. 2014년에 성적이 좋지 못해서 더욱 롤드컵에 나가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요?

LoL 프로게이머의 목표는 언제나 롤드컵이죠.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롤드컵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롤드컵을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우승해서 만회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 롤드컵을 우승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요. 팀 단위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나요?

작년에도 롤드컵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작년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솔로랭크 연습이나 스크림 연습 시간은 항상 비슷했거든요. 지난해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계속 고민했고 그 노하우가 쌓여 롤드컵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하는지 느꼈던 적이 있어요. 롤드컵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자다 깬 뒤 씻지도 않고 바로 연습실로 가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원래 잘 안 씻고 다녀요(웃음). 연습하다 보면 씻는 시간이 아까울 때가 있어요. 절대 귀찮은 건 아니에요.


Q. 그래도 티비에 나온다고 하면 씻을 만도 하잖아요.

촬영 중이니 씻고 나갔어야 했는데 그 날 잠을 세 시간 밖에 못 잤어요. 자고 일어나니 카메라가 있었고 연습시간도 늦어서 씻지 않고 바로 나갔던 것 같네요.


Q. 다큐멘터리 장면에서 눈이 굉장히 빨간 상태로 인터뷰했어요. 알고 있나요?

원래 인터뷰할 때는 최대한 단정하게 하려 하는데 그날만은 상태가 좋지 않았네요(웃음).


Q. 롤드컵을 준비할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팀에서도 무언가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팀의 김정균 코치님이 팀원들 사기를 올려주는 버프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 팀원 모두 열심히 준비했어요. 사실 분위기는 그전과 다르지 않았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똑같이 잘하자며 열심히 준비했죠.


Q. 팀인 SKT T1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한다는 자신감과 실력에 대한 신뢰가 느껴지는데요?

우리 팀은 항상 승리를 하고 싶어하고 다른 팀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승부욕도 강하고 게임을 하면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서 더 열심히 연습했어요.



■ 이상혁이 말하는 '페이커' 이름의 무게


Q. 그렇게 '벵기' 배성웅과 함께 '롤드컵 세계 최초 2회 우승'을 해냈어요. 이상혁 선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아직 롤드컵이 5회밖에 치러지지 않았기에 최초라는 것이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다 깨질 기록들이죠. 2회 우승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가장 최근에 우승했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Q. 다시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가 되었어요. 이 타이틀에 대해 욕심이 있지 않았나요?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에 꼭 다시 찾고 싶었던 타이틀이었어요. 그전보다 내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면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꼭 찾아야만 했던 타이틀이죠. 저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만 본전'이기 때문에 그 타이틀을 되찾고 나서는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만 본전이다.' 정말 압박감이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저에 대해 주목하고 있고, 제가 잘할 때나 못할 때 저의 플레이 혹은 다른 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죠. 그런데 사실 다른 주변 반응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내가 더 잘해서 스스로 만족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요.


Q. 잘했던 경기와 못했던 경기를 돌아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하나요? '제드 일기토'의 경우 자신의 플레이를 뿌듯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제가 굉장히 잘했고 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자랑스럽고 재밌어요. 하지만 그때 경기력을 볼 때는 지금의 나보다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배울 점이 없는 것 같아요. 마치 초등학교 때 받은 상 때문에 뿌듯해 할 순 있지만, 그것이 내 스펙이 되진 않는다는 느낌?


Q. 반면에 '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느낄 때는 어떤 생각을 갖나요?

제가 잘한 경기에서는 배울 점이 없지만 못했던 경기에 대해서는 배울 점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예전 경기부터 지금까지 제가 잘하지 못한 경기들을 생각하면서 제 플레이에 대해 항상 고민해요.


Q.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했을 때는 김정균 코치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나요?

코치님은 못한 경기에 대해서 따로 이야기하지 않으세요.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만족스럽지 못했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저 혼자 생각하고 개선점을 찾는 편이에요.


Q. 재밌는 질문이 생각났네요. 13년도 '페이커' 이상혁과 15년도 '페이커' 이상혁이 가상으로 붙는다면 누가 이길 것 같나요?

LoL이 1:1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누가 이긴다고 말할 순 없지만, 누구나 정답을 알 거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최근의 제가 이기지 않을까요(웃음)?


Q. 13년 '페이커' 이상혁보다 더 나아진 점이 있다는 것인가요?

어떤 점이 나아졌다고 딱 집어 말하기는 힘들어요. 솔직히 말하면 모든 점이 나아졌겠지만 그걸 증명할 방법이 없네요. 제가 했던 옛날 플레이들을 보면서 '지금의 내가 그때 있었다면?' 이라고 생각해보면 제가 못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Q. 그럼 13년도 '페이커' 이상혁에게 충고 한마디 해줄 수 있나요?

충고는 해주고 싶지 않아요. 혼자서 게임을 하며 스스로 배울 것이라 믿어요. 그냥 로또 번호나 하나 알려주고 싶네요(웃음). 그럼 돈을 많이 벌 테니.


Q. 자신감. 자부심.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3년의 프로게이머 생활 동안 지치지 않고 계속 욕심을 가진다는 것이 놀랍네요.

음…. 실력에 대한 내 자신감이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제로 매번 경기할 때나 연습을 할 때나 '내가 최고다'라는 것을 느껴요. 프로게이머 생활 3년 동안 나보다 잘하는 선수를 많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기억 때문에 제가 못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Q. 말을 잘 안 하는 성격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인터뷰에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켠 김에 왕까지'에 나갔을 때도 개그를 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고. 본인 생각은 어떤가요?

학창시절부터 성격이 밝은 편은 아니었어요. 지금도 성격이 무척 밝진 않아요.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배웠고 배워가고 있어요. 개그는(웃음) 예전부터 허무개그를 좋아했는데 쉽사리 주변 친구들에게 개그를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농담도 잘 던져요.



■ 장난꾸러기 '페이커' 이상혁


Q. '벵기' 배성웅 선수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어요. 예전에 그 선수에 대해 호흡이 잘 맞아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배성웅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서로 잘 맞아서 경기력도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작년에는 (배)성웅이형이 잘 못 한다고 생각했어요. 팀 경기력도 계속 좋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 팀 모두가 못했던 거죠. 그때는 형에 대한 믿음이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믿을 수 있고 '형이 사실 그때도 더 잘할 수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Q. 팀에서 'The Jungle'이라는 이야기 정말 많이 할 것 같은데요?

'The Jungle'은 (배)성웅이형이 우리 팀에서만 한 천 번은 들었을 것 같네요.그래도 형이 그 말을 들으면 굉장히 기분 좋아해요. 그 별명이 생긴 후론 여드름도 없어졌어요(웃음).


Q. 그런데 이상혁 선수 본인은 수식어가 없어요. '페이커'라는 것 자체가 최고의 수식어인 것처럼. 이상혁 선수는 'The Jungle'처럼 어떤 수식어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저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것 같네요. 사실 별 생각 없어요(웃음).


Q. 롤드컵에서 라이즈를 엄청나게 많이 썼어요. 라이즈를 잘 쓰는 팁좀 알려주세요.

제가 롤드컵에서 자신감이 매우 많았는데 그 말은 제가 그 때 실력이 좋았다는 것이거든요. 롤드컵 때는 라이즈를 했을 때 굉장히 잘 됐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최고의 실력을 백 퍼센트 뽑아내주는 것이 라이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라이즈를 할 때의 꿀팁은 컨디션이 좋을 때 하면 돼요.

▲ '페이커' 이상혁, "라이즈는 컨디션이 좋을 때 하면 돼요"

Q. 제드, 라이즈 등 다양한 챔피언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어요. 플레이를 보면 이상혁 선수가 어떤 매커니즘을 지녔는지 항상 궁금했어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건지, 아니면 철저한 계산을 통해 그런 플레이가 나오는 건지?

크게 보면 당연하게 본능적인 느낌으로 해요. 하지만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그 안에는 뇌가 스스로 계산을 하고 있겠죠? 둘 다 어느 정도 섞여 있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거의 본능적으로 해요.


Q.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중국, 해외 등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팬들이 있는가?

경기를 하면 자주 오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셔요. 보통 한 열 명 정도 매 경기마다 와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얼굴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Q.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줄 수 있나요?

3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하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분들, 중간에 롤 관람을 늦게 시작하셔 중간부터 응원해주시는 분들, 직관을 오지 않고 집에서 TV로 봐주시는 팬분들까지 모두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언제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에 대한 보답은 제가 항상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Q. 중국에서 팬 미팅을 가졌었잖아요. 인기가 정말 대단해 보였어요. 본인이 느끼기엔 어땠나요?

중국에 갔을 때 공항에서 팬들이 환대해줬어요. 살면서 공항에서 환대받은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팬들만큼 중국팬들도 열정이 대단해요.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 내가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중국에 갈까?'라는 생각도 해봤네요(웃음).



■ '페이커' 이상혁, "롤드컵 2회 우승, 연애하고 싶다"


Q. 올해 롤드컵에서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하겠다고 말을 했었어요. 어떻게 나온 말인가요?

사실 그때 했던 말을 해명할 게 있어요. 중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중국보다 한국이 좋다고 말했던 것이거든요. 번역하신 분이 조금 강력하게 의역한 것 같아요. 아무튼, 의미 자체는 비슷하고 지금은 한국의 아이콘이 되었기 때문에 중국으로 가도 별로 기쁘지 않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계획들이 궁금하네요. 예전에 들었던 루머 중에 학업을 위해 은퇴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대학에 입학하는 것 등 학업에 관한 고민이 있나요?

제가 프로게이머가 되면서 또래들보다 공부가 많이 뒤처졌어요. 그 점이 매우 아쉽고 지금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계속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싶어요. 캠퍼스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미 제가 다른 길을 갔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어요. 대학교에서 공부하면 어떨지 궁금하긴 해요.


Q. 네이버 지식인에서 어떤 학생의 질문에 대해 문답 풀이를 했던 적이 있어요.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했나요?

저는 게임 못지않게 공부에 대해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때는 1, 2등을 했고 중학교 때도 중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거든요. 나중에 공부를 거의 안 하면서 점점 성적이 낮아졌지만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때 네이버 지식인에 답변을 달았던 것은 내공을 벌기 위해서였어요. 그때 내공에 관심이 많았거든요(웃음).


Q. 군대 이야기도 하고 싶네요. 언제 입대할 예정인가요?

군대 걱정 없이 프로 생활을 하고 싶어요. 최대한 프로 생활을 하다가 입대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군에 입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Q. 연애는 어떤가요?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이 연애할 적정기라고 생각해요(웃음).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저는 아직 바빠서 지금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어요.


Q. 주변에 여자친구 있는 프로게이머도 많잖아요. 부럽진 않나요?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아요. 그 선수들도 여자친구에 대해 자랑을 하거나 하진 않거든요. 그리고 제 성격이 원래 조금 찐따(?)같은 성격이라 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Q. 이상혁 선수의 이상형이 궁금하네요? 어떤 스타일의 여자가 좋나요?

예전에 LoL을 좋아하는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했는데 주변 분들이 진짜로 믿더라고요(웃음). 제가 이상한 개그를 해도 좋아해 주실 것 같아요. 음…. 제 이상형은 키가 컸으면 좋겠고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줬으면 좋겠고 상냥하고 똑똑했으면, 그리고 예뻤으면 좋겠어요.


Q. 성격이 중요한 건가요? 아니면 외모가 중요한 건가요?

반반인 것 같아요. 외모가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성격이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Q. 키가 컸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어느 정도 크길 바라나요?

170 정도? 175도 좋을 것 같아요. 제 취향이에요. 그냥 키가 크면 예뻐 보이더라고요. 제가 알기로 키 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많지 않다고 들었어요.


Q. 미래의 여자친구에게 지금 한마디 해줄 수 있나요?

다음에 인터뷰할 때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말하면 왠지 흑역사로 남을 것 같아요(웃음).

Q. 혹시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니에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거나?

그렇게 막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진 않아요. 호감을 느낀 여성은 있죠. 그렇다고 누군가를 가슴에 품고 있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 '잘… 지내니?'


■ '페이커' 이상혁이 꿈꾸는 미래


Q. 라이엇의 더스틴 벡 부사장이 이상혁 선수에 대해 'e스포츠계에 마이클 조던과 같은 사람이다'라고 말했어요. 앞으로 어떤 프로게이머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고 인정하고 존경하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나를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요. 그저 알아보는 것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만큼 인지도를 더욱 얻고 싶어요. 지금 제 인지도는 제가 알려지고 싶은 만큼의 반도 오지 못했어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죠. 제가 알려지는 만큼 e스포츠도 많이 알려질 거라고 생각해요.


Q. 얼마나 오랫동안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프로게이머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수명이 짧아요. 실제 야구, 축구를 즐기는 사람보다 실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그만큼 실력있는 신예들이 계속 등장하거든요. 그런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고 계속 이 기량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리고 성숙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요.


Q. 본인도 말했듯이 프로게이머 수명엔 한계가 있고 실력이 받쳐주지 못할 때가 올 거에요. 그에 대한 고민은 없나요?

저는 제가 최고일 때까지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 할 거고, 최고가 아니더라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제 프로게이머 생활의 수명을 정할 겁니다. 지금도 아마추어나 프로 연습생을 보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예전에는 그런 선수가 없었는데 최근에 많이 나타났어요. 그런 선수들을 볼때면 무섭기도 하지만, 저도 예전보다 더 잘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좀 더 오래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막상 인터뷰를 할 때면 다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 질문에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 다 있었던 것 같아서 따로 하고 싶은 말은 없어요(웃음).




사진=석준규(Lasso)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