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의 최근 논란중인 이야기에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블랙무어 300골드 사건. 이미 종료된 사건이지만 아직도 많은 미스터리는 남아있고 유저들의 관심도 높다.


☞ 관련 기사 - 300 골드의 반전극과 최후의 미스터리 바로가기


그러나 사건 관련 글을 보아도, 그리고 기사를 보아도 사건의 외형적인 부분, 또는 전개에 대해서만 주목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평가하는 이야기만 많았을 뿐, 직접적인 당사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심정, 그리고 의견 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많은 유저들이 사건에 대해 관계자들의 입장보다는 각자의 입장과 생각에 따라 평가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이 사건은 TV드라마나 만화와 같은 다른 세상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플레이를 하고 즐기는 와우 캐릭터 사이에 일어났던 사건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캐릭터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인 만큼 단순히 스토리나 사건 자체뿐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기자는 사건 중에서도 가장 중심역할을 담당했던 GM린트와 피해자 꽃등심드루를 만나 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였다.


일단 블랙무어 서버에 캐릭터를 생성 한 후 관계자를 친구추가 해 두었는데 당시엔 접속중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GM은 그래도 만날수 있지 않을까 싶어 먼저 GM린트를 만나기 위해 GM요청을 했다. 그러나 첫 GM요청에 답해준 GM은 GM린트가 아니라 GM익시온이었다. GM린트와의 인터뷰를 위해 GM요청을 했다는 기자의 말에 GM익시온은 그가 야간에 근무하므로 심야에 요청을 하는 것이 좋다는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GM요청을 해놓고 그것만 묻기도 조금 미안했고, 또 이번 사건에서 공개된 거래기록 검색에 대해 다른 GM들도 해주는 서비스인가?라는 의문이 들어 그에게 그 점에 대해 질문을 했다.


[GM]익시온 - 때에 따라 그런 요청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개인거래는 요청 유저 뿐만 아니라 거래를 한 두사람이 모두 관계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따라 거래 정보를 알려주는 차원이 아니라 양 측의 해당 거래가 있었는지 사실 가부만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사건에서도 그래서 특정 유저와의 거래 기록이 있다 없다 만을 안내해준 것이다.


사실 기자로서는 설마 했는데 다른 GM들도 요청을 받을 때가 있다는 걸로 봐서는 적지 않게 신청이 들어오는 듯 하다. 답변을 해준 GM익시온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헤어진 후, 심야 시간을 기다려 다시 GM요청을 해 GM린트를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분쟁관여는 쉽지 않은 일. - [GM]린트


일단 양 쪽 관계자들과 아는 사이도 아니고 단지 문의받은 입장에서 말하자니 난감하다. 다른 플레이어와 상담을 진행한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일체 안내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이는 GM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상담내용에 대해서는 GM들 간에도 공유되지 않는다.


일단 둘다 나와 상담을 진행한 것은 맞으며 해당 내용은 모두 스크린샷이 잘 공개되어있다.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처음 상담을 진행한 후 다른 사람들의 상담이 갑자기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래 상담이 적은 심야시간에 평소보다 약 30%가량 상담량이 늘어나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 판단, 게시판을 보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나(GM린트)는 전혀 사건에 대해 몰랐고, 상담 전에 접한 사건 관계 정보라고는 “전날 호른디아 GM이 꽃등심드루와 상담을 했는데 상담 시간이 무척 길었다.”라는 정도였다. 다른 GM들도 팬사이트 게시판에 이슈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고 한다.



▲ 블랙무어 서버에서 활동하는 [GM]린트의 호드 캐릭터.



처음에는 사건이 어떻게 풀려나갈까 긴장도 했었다. 그래도 상담을 한 뒤에 게시판에 올라온 스크린샷을 보니 다른 유저들이 스크린샷 내용중에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에 해당 내용에 대해 GM요청을 한 유저에게 간과한 부분을 알려주었다. 그것이 바로 스크린샷에 나왔던 꽃과 꽂의 차이이고. 그 뒤로는 게시판 명탐정들이 해결해주었다.


나(GM)과의 대화를 가해자인 칼XX 유저가 먼저 스크린샷으로 올려주었기에 나 역시 이미 공개된 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당 내용을 안내해줄 수 있었다.


또한 직접 확인한 부분은 아니지만 예전에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스크린샷을 포토샵으로 조작하여 보내준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그것이 조작으로 확인되면 해당 스크린샷은 증거자료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에서도 게임내 스크린 샷 역시 스크롤바만 올리면 충분히 대화내용을 나눌 수 있어 조작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을 뿐이다.





사건 당사자에게 하고싶은 말로는 GM의 입장에서 유저들간 분쟁에 참여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혹시 둘이 서로 연락을 하게 된다면 서로 화해하고, 게임은 게임으로 즐겨주기를 바란다. 사실 게임을 게임으로 즐기지 않는 분들이 많아 GM들도 상담할 때 곤란할때가 많다. 특히 골드 관련으로 누가 빌려줬는데 그 사람이 안 준다… 이런 상황은 GM이 해결해 주기 힘들다.


가해자에 대해 칭송하는 이들에 대해, 특히 이번 사건을 만화 데스노트에 비교하여 300노트라고 하며 비교된다고도 하는데 그 만화의 내용을 보면 L을 좋아할수도, 키라를 좋아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만화의 주인공은 악역인 키라인것과 마찬가지로 선택을 하는 것은 사건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판단인 것 같다. 물론 그 일로 인해 피해자인 꽃등심드루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각자의 선택이나 판단일 뿐 강요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사건을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게임을 하면서 많은 이슈가 있듯이 잘못했다고 하여 너무 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물론, 추종을 하는 것도 안된다. 게임은 게임으로서 즐겨달라.





GM으로서 와우저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서버가 다운되면 GM에게 뭐라고 하는 건 좋지만 라면 먹으면서 일 안한다고는 하지 말아달라. 서버는 GM이 관리하는게 아니라서 GM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고, 키보드에 라면 국물 흘린다고 서버다운 되는거 아니다^_^;


그리고 알터렉 전장에서 매크로 사용하지 말아달라. 밤만 되면 반 이상이 매크로라서 잡는데도 힘들다. 제발 사용하지 말아달라.


즐거운 블랙무어 서버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고 있으며 앞으로 서버다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 인터뷰가 끝나고 정말로 열심히 뛰어가는 GM 린트.



늦은 시간까지 그의 이야기를 듣고 헤어진 후. 친구 목록을 보면서 다른 관계자의 접속을 기다렸다. 물론 많이 늦은 시간이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던 중, 친구목록에 피해자 캐릭터의 이름이 노란색으로 표시되었다. 귓말로 조심스럽게 사건에 대해 인터뷰가 가능한지 물어보자 그는 "이미 밝혀진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 2차 피해도 겪고 있다. - 꽃등심드루


먼저 이야기하는데 난 그 사람 이번 사건으로 처음봤고 그 캐릭터 자체를 아예 몰랐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런 사건을 일으키니 나로서는 더 짜증이 났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이유없이 가해자라고 공격하는데 그 심정은 당사자 아니라면 정말 모를것이다. 대체 내가 왜 대상이 된건지도 모르겠다.





사건을 처음 알게 된건 그날 막공 끝나고 다른거 하는데 아는 사람이 와서 샤트라스에 누가 내가(꽃등심드루) 골드 닌자를 했다고 외치기를 한다며 모 와우 팬사이트에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가봤더니 아니나다를까 생사람을 닌자했다고 외치고 있었다.


와우를 4년 했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와우 팬사이트 게시판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확인해보면 사건 전에 내가 파멸의흑마라는 아이디로 글을 쓴게 없다는 걸 알 것이다. 이미 최고레벨이고, 길드에도 들어있는데 굳이 갈 필요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가 어디에 올린다느니 하는 말의 의도도 잘 몰랐고 그리고 그쪽에 올라올 경우 등장하는 악성 리플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300골드를 주지 않으면 모 와우 팬사이트에 올린다고 했고 나로서는 아니 줄 필요도 없는 돈을 내가 왜 줘야 하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대타든 뭐든 공대장이 중간에 나가는 사람은 무득이든 득이든 돈 주지 말라고 하고 실제로 중간에 나가는 사람에게 골드 주는 곳이 어디있나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꾸 귓말로 님아님아 그러면서 반복되는 글과 게시판에 올릴꺼야라고 하면서 욕설도 하고 해서 맘대로 하라고 하고 드러워서 하루에 1골씩 돈 준다고 했다. 그 후에 대타로 들어간 폭풍우요새를 돌고 있는데 닌자범이라고 외치고 글을 올린 것이다.


처음 당했을 땐 도저히 그런 일로 오그리마에 외치기를 하고 어디 게시판에 올린다고 하며 자신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니 과연 저 사람이 그럴수나 있을까 생각이 들어 그냥 내버려뒀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300골드를 빌려서 안 갚았다고 글을 올리고 내 아이디랑 비슷한 꽂등심드루를 만들어 300골드를 보낸 후 GM요청해서 거래내역을 뽑았더라. 시간 차이도 얼마 안나는걸 보면 내가 돈 안준다고 말 한 순간부터 뭔가 작정하고 일을 낸 것 같다.


내 캐릭터와 비슷한 아이디를 만들어 거기에 300골드를 보내고 하니 다른 사람들도 현혹되 나와 우리 길드를 묶어서 머라 하는 일도 많았다. 솔직히 몇일간 잠도 못자고 GM신청 기다리고, 대기중에도 거래창이나 파티창에 욕설아닌 욕설 들으면서 기다렸다.


정말로 구분하기 힘든 꽂등심드루라는 아이디를 만들어 골드를 보낼 생각까지 한 거 보면 진짜 무슨 원한이 있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사자인 나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이러는 걸 보면서 미칠노릇이었다. 길드 원한이라면 길드를 지칭할텐데 내 아이디를 딱 잘라 말하고 우리 길드 내에서도 가해자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해자는 이번 일을 처음엔 장난삼아 시작한 것 같다. 한 번 자신이 거짓말로 글을 올리고 공개창에 쓰면서 그 거짓말을 덮으려고 사건을 크게 만든 것 같다. 글 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처음 글에는 나와 원한이 있다고 하고 다음 글에는 아뒤 존재 여부도 모른다 했다. 가해자와 가장 비슷한 사람이라면 영화 공공의적 1편에 나오는 이성재 같은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건이 끝난 이후에도 가해자는 가끔 접속해서 오그리마 지붕에서 혼자 춤추고 있는 것을 봤다. 오그리마 지붕에 있다는 이야기에 다들 몰려가서 일반 채팅창으로 사람들이 왜 그랬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없이 춤만 추다가 한마디 한게 단지 심심해서 일탈이 필요해서 그랬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나가버렸는데 그 사람이야 일탈로 끝이라지만 나는 정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죽는 꼴이 됐으니 며칠간 정말 힘들었다. 그 때 친추를 해 두었는데 가끔 밤에 접속을 하는 것은 확인했지만 당연히 서로가 차단되어 있어 말 해본적은 없다.


가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사회생활 하면서 이런 일 저지르지 말고 아무리 게임상이라지만 기본부터 배우도록 하라고, 그리고 행여나 제 2의 계획이나 피해자를 만들 생각을 하지도 말라고 하고 싶다. 생각 같아서는 욕하고 싶지만 그럼 나도 같은 놈이 되니 참고 있다.


지금도 가해자에게 어떤 제재조치를 취할 법안이나 그런게 있으면 어떻게든 하고 싶은 심정이다. 뭐 타인에게 이런 정신적인 피해를 입혔던 대가로 와우 1년 정지라던가. 적어도 그런 조치 말이다. 정말 그 가해자가 또 나에 대해 비방글이나 스크린샷을 올린다면 진짜 알아보고 신고라도 할 생각이다.





GM의 조치에 대해선 완전 감사하다. 친절한 상담에 내 아이디로 신청하니 어느정도 사건을 알고 답을 해주더라. 꽃하고 꽂의 차이는 크다고. 정말 당시 상황을 모두 정리하는 그 답변이 나오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진실을 찾아내준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물론 그 팬사이트에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같은 아이디를 쓰고 있어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게시판에서 가해자에게 의혹을 제시한 게시판 닉네임 cuteboy나 요슈아등은 그 곳을 오래 이용한 사람들이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을 하고 추리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전혀 모르는 분들이 진실을 찾아내니 그 일로 인해 나에게도 많은 힘이 됐다.


가해자를 추종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아니니….피해자 입장이 아니니 그런 사건 하나 일으킨 게 무슨 의적이나 되는 마냥 영웅시하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자기 눈으로 제대로 보고 그러는건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야 봤자 남의 집 불구경 삼고 보는 사람이니 내버려두는게 속편할 듯 해서 게시판이나 다른 곳에 따로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 직접 당해보면, 그리고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불난데 부채질 하는걸 보는 그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 알게 될 것이다. 정말 피해자는 힘든 일을 겪는 것이니 가해자를 무슨 영웅이니 그런 말들 말고 아무리 현실이 아니지만 피해자 입장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만약 당신들이 직접 이런 일을 당하면 그 가해자를 영웅 대접 할 수 있겠나 생각 좀 해봤으면 좋겠다.


솔직히 아직도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꽃등심드루 캐릭터에게 귓말해서 장난치는 사람도 있고, 게시물을 끝까지 안 보고 사건에 대해 잘 모른채 이미 끝난 지금도 오해하고 나를 비매너 유저라며 차단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유사 아이디 만들어 장난치는 사람도 있는 등 아직도 후폭풍 피해를 입고 있다.


오늘만 해도 아침에 레벨 1짜리 캐릭터가 귓말로 'ㅋㅋㅋ 재밌지' 이러고 나가버리고, 인스턴스던전에 가려고 자리 있나요 2번 물어봤는데 바로 차단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귓말을 보내는 분들 중에는 응원메시지나 힘내라고 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아직도 그 사건으로 인한 피해는 끝나지 않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사건의 가해자인 칼XX 역시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동안 그의 접속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은 이미 결론이 난 사건이다. 진실은 밝혀졌고, 사건은 이미 게시판을 통해 수천 수만의 와우 유저들이 이 글을 보았다. 그리고 사건과 전혀 무관한 기자가 이미 밝혀진 진실에 대해 어떠한 말을 덧붙이는 것은 사실을 오히려 왜곡하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이번 인터뷰는 피해자인 꽃등심드루가 마지막에 기자에게 한 말로 마무리를 짓는다.


비록 이런 힘든일은 있지만 와우는 계속 할 것이다. 아니 해야 한다. 피해자가 이런 일이 있다고 현실 도피할 일도 아니고 진실이 밝혀졌으니 내가 게임을 못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캐릭터도 계속 플레이 할 것이며 피해자가 피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단지 그런 사이버상의 범죄자가 다리 뻗고 게임을 같이 한다는게 열받지만 말이다. 정말 그런 사람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률이 있기를 마지막으로 바랄 뿐이다.


iNVEN EST(est@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