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저들이라면 다들 한 번씩은 이 문장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삶과 죽음의 순환은 계속된다.' 네 맞습니다. 얼마 전 파격적인 모습으로 찾아온 챔피언 '나서스'의 대사 중 일부입니다. 모든 일에는 흥망이 있고, 성쇠가 있습니다. 이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지요.

지금으로부터 1년이 채 되지 않은 2013년의 초, 롤챔스 스프링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삼성 오존(당시 MVP 오존)의 경우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당시 신흥 강호였던 삼성 오존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던 강팀인 CJ 블레이즈를 꺾고 당당히 우승컵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리고 그 삼성 오존의 중심에는, '다데' 배어진 선수가 있었습니다.

무려 900점의 MVP 포인트를 쌓으며 최종 MVP로 선정된 배어진 선수. 그러나 이후 섬머 시즌부터의 성적은 예상 외였습니다. 배어진 선수는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오존 역시 섬머 시즌을 4강에서 만족한 이후 롤드컵에 이르기까지 도통 예전의 기세를 회복하지 못했죠.

그리고 시작된 윈터 시즌, 삼성 오존의 약진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대회가 절반도 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다시 이전의 영광을 누리고자 무대를 밟은 삼성 오존은 16강 리그에서 유감없이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8강에 올랐습니다. 이제 진정한 강자들과의 싸움만을 남겨둔 이 시점. 인벤 팀은 삼성 오존의 미드라이너인 '다데' 배어진 선수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팬 분들에게 간단한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삼성 오존의 미드라이너를 맡고 있는 다데 배어진입니다.


Q. 반가워요. 일단 조금 지난 이야기들부터 천천히 풀어갈까 해요. 올해 롤드컵 당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것 같던데, 어땠나요?

당시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패배에 대한 충격이었어요.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죠. 그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이 저를 두고 하는 말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요. 나중에야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실 당시에는 패배의 충격으로 정신이 없었어요.


Q. 지난 스프링 시즌 이후, 썩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이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스프링 시즌을 우승하고 나서 마음속에 자만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섬머 시즌때부턴 이전과 같이 열심히 연습하지 않았죠. 결국 그때의 연습량 부족 때문에 부진이 온 것 같아요. 제 잘못이죠.

▲ 지난 스프링 시즌, 최종 MVP로 선발된 당시



Q. 지금은 과거와 다르리라 보는데, 요즘은 어떤가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하지만 나중 일은 어떻게 될지 알수 없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해 연습한다고 하지만, 저보다 더 많은 연습을 하는 선수도 있을 수 있겠죠.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좋은 결과를 위해 연습을 반복할 수 밖에요.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것 같아요.


Q. '옴므' 윤성영 선수가 코치로 들어가고 대신 '루퍼' 장형석 선수가 탑 라이너가 되었어요. 최근 팀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떤가요?

팀 분위기는 항상 좋아요. 전부터 좋았어요. 늘 화목하고 서로를 위해줘요(웃음). 바뀐 점이 있다면, 탑 라이너가 말이 많은 사람에서 말이 없는 사람이 된 정도일까요? 그렇다고 더 좋아졌거나 나빠진 건 아니에요.

▲ '옴므' 윤성영 선수에 이어 삼성 오존의 탑 라이너를 맡은 '루퍼' 장형석 선수



Q. '옴므' 윤성영 코치는 어떤가요? 선수 시절에 비하면요.

선수 시절부터 절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코치가 되신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같이 경기하던 사람에서, 경기를 지켜봐주는 사람이 된 정도의 차이에요.


Q. 많은 유저들과 팬분들이 배어진 선수의 약점으로 지적한 것이 있다면 아마 챔피언 풀에 대한 문제일 거에요.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과거엔 챔피언 풀이 좁을 수 밖에 없었어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그 당시엔 연습을 조금 게을리했었거든요. 게다가 평소 괜찮은 결과를 거두던 챔피언을 선택해도 대회 때는 안좋은 모습만 보이더군요. 상황에 맞춰 대처가 가능한 챔피언풀을 연습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연습하려 노력중이고요.


Q. 그래도 최근 부진을 벗어났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어요.

최근 경기에선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생각할 땐 아직 제 플레이가 썩 만족스럽지 않아요. 대진운이 좋아 8강 진출에 성공했죠.

사실 같은 조의 팀들이 한 팀은 아마추어팀인데다 다른 팀은 아직 정비가 덜된 프로팀이기에 8강 진출은 무난하리라 예상했어요. 제가 연습한 만큼의 결과가 나올 지는 아직 경기가 더 진행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 롤챔스 윈터 개막전 승리 후 '마타' 조세형 선수와 함께



Q. 8강 진출에 대한 소감과, 8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말해줄 수 있나요?

8강 진출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대진 운이 좋았기에 진출을 어느정도 예상했죠. 만나고 싶은 팀을 꼽자면 진에어 스텔스와 경기해보고 싶어요. 다른 부분은 뒤로 놓더라도 일단 '훈' 김남훈 선수와 맞라인전을 해보고 싶어요.

▲ 진에어 스텔스의 '훈' 김남훈 선수와 꼭 라인전을 해보고 싶다고



Q. 8강 대비 연습을 하며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또한 본인만의 특별한 챔피언을 준비중인가요?

아무래도 얼마 전 업데이트된 시즌 4의 변화겠죠. 사실 미드 라이너로선 크게 변한 점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저는 별다른 문제점을 느끼고 있지 않지만, 다른 팀원들이 적응을 잘 마칠 수 있을지 신경쓰이긴 해요.

요즘 매우 다양한 챔피언을 연습해보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 연습중인 챔피언중, 특별히 엄청나게 강하거나, 혹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색다른 플레이가 가능한 그런 챔피언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다 성능이 비슷비슷하더군요.


Q. 미드 라이너는 시야가 꽤나 중요한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즌 4의 변화가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제 플레이스타일부터가 상대 미드라이너와의 승부에 온통 집중하는 편이라 시야 확보 유무에 상관없이 갱킹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상대가 갱킹 오면 개인기로 최대한 버텨보는 편이죠. 그것도 안된다 싶으면 그냥 죽어요(웃음). 물론 맵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인식을 하고도 절 궁지로 몰아넣는 상황이 나온다면 그건 상대 플레이어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인 거죠.


Q. 프로 게이머로서 시즌 4의 변화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시즌 2에서 시즌 3로 넘어갈 때는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시즌 3에서 시즌 4로 넘어가는 지금의 경우엔 시야 관련 부분 외에는 크게 변화한 부분이 없는 것 같아 개인적으론 약간 실망했어요. 정글이나 원거리 딜러 같은 경우 제가 전문이 아니기 때문에 못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서포터는 이제 1인분을 확실히 할 수 있게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특성은 많이 바뀐 것 같지만 사실 단계의 조정이 이루어졌거나 성능이 소폭 바뀐 수준이라 이전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프리 시즌 업데이트가 되면서 장신구가 생긴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 장신구의 밸런스 조절은 완벽하지 않아 보여요. 특히 1초간 시야를 제공하는 '수정구'의 경우는 다른 두 장신구에 비해 활용 요소가 너무 빈약해요. 탐지 범위, 지속시간, 사정거리, 쿨다운까지 현재로선 그다지 좋지 않다고 봐요. 더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겠죠.

▲ 장신구의 추가, 와드의 제한 등 시야 관련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보인 시즌 4



Q. 얼마 전 16강 조별리그에서 팀 다크와 경기를 치렀어요. 당시 팀 다크가 보여준 '트롤링'은 한동안 화제가 되었는데, 직접 상대한 입장에서는 어땠나요?

게임 시작 전에 채팅으로 트롤링을 할 것이라 말하더군요.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할 줄은 몰랐어요. 이현우 해설이 자주 쓰던 챔피언들을 꼽아서 선택한 것도 나중에야 알았죠. 경기 초반 팀 다크가 인베이드를 시도했을 때, 팀 다크 측에서 분명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텐데 들어오더군요.

우리팀이 시야를 모두 확보했음에도, 따로따로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게임을 던지려고 하는 걸 알았죠. 물론 제대로 게임을 해도 안될 거란 생각에 그랬으리라 봐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식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니었죠.

조금 지나선 모두 모습을 감추기에 숨어서 무언가 말도 안되는걸 준비할 줄 알았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와드로 오목을 두고 있더군요. 그걸 보고 나서는 '경기 포기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짜증낸다고 바뀌는것도 아니고, 화를 낸다고 해도 경기는 이미 끝났죠. 저희가 나서서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었기에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어요.


Q. 프로팀의 입장에서 팀 다크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프로 입장에선 이게 좋게 보일리가 없어요. 저도 인터뷰 중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식으로 말을 했지만, 항상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중이에요. 모든 프로가 그리하고 있고, 다른 아마팀들은 챔스에 참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데, 이 무게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 많은 논란을 몰고 온 팀 다크, 결국 상금 회수와 경기 몰수패의 징계를 받았다



Q.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 보죠. 얼마 전 MVP를 획득했는데, 이번 대회 MVP 한번 노려 보나요?

제가요(웃음)? MVP 욕심은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딱히 없어요. 그냥 제 할일만 열심히 하려구요.


Q. 에이. 그런것 치곤 스프링 시즌에 MVP 받고 엄청 좋아하던데요?

그래도 MVP 받았는데 거기서 정색하고 안기뻐하면 너무 영혼이 없어보이잖아요. 안그래도 영혼없는 제 사진 많이 있던데요(웃음). 세레모니도 해달라하고 그러던데 사실 제가 그런거 잘 못해요. 기쁜 마음이 없었다는 건 아닌데 감정을 표현하는 건 영 서투르거든요.


Q. 이제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인 것 같아요. 배어진 선수를 응원하는 팬분들과, 롤인벤 유저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해요.

인터뷰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이전의 부진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 하는중이고, 더 좋은 모습으로 곧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음...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요(웃음).

▲ 이번 시즌,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