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89대 11. 경기 전 CJ엔투스 블레이즈와 MVP 오존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들의 비율이다. MVP 오존은 11이었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서 MVP 오존은 이전 경기들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라인전 단계부터 밀리기 시작할 거라고 예상하던 것과 달리 모든 라인에서 상대보다 한 수 앞선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MVP 오존은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다음은 올림푸스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 우승팀 MVP 오존의 인터뷰 전문이다.
올림푸스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에 우승했다. 소감이 어떤가?
"Imp" 구승빈 : 일단 처음으로 어떤 분야에서 우승을 하게 된 것 같다. 그게 혼자 잘해서가 아니라 MVP 오존팀의 형들과 같이해서 정말 기쁘고 마음은 기쁜데 말을 잘 못하겠다. 너무 좋다.
"Dandy" 최인규 :승빈이랑 옴므 형이랑 같이 게임 한지 일 년이 넘었는데 이번 결승에서 우승컵을 만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마타랑 다데한테도 너무 고맙다.
"Homme" 윤성영 :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부모님과 팬 여러분, 친구에게 감사하고, 이 자리에 같이 있는 팀 동생들에게 고맙다. 너무 행복하다.
"Dade" 배어진 : 아무도 우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블레이즈가 너무 강했지만, 우리 팀이 약체로 평가됐다. 그것을 보란 듯이 블레이즈를 꺾고 우승한 것이 너무 기쁘다.
"Mata" 조세형 : 첫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와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기분이 좋지만 한 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번 시즌 우승했다고 만족하지 않고 다음시즌도 좋은 성적 거둬서 롤드컵에 출전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MVP 오존이 블레이즈에 약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오늘 승리를 위해 어떤 점을 극복했는지?
구승빈 : 블레이즈에게 많이 졌었고, 이번 결승에서도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위는 확보했으니 게임을 즐기는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자고 말했다. 1세트에서 강형우 선수가 케이틀린을 고를 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1경기에 이기고 나서는 2세트부터는 천천히 게임을 풀어나가면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결승전에서 제드를 세 번 연속 골랐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배어진 : 우리가 상대방의 운영에 많이 졌었는데, 많이 졌던 걸 보면서 전략을 짰다. 그 전략에서 가장 맞는 챔피언이 제드여서 제드를 픽 했다.
사실 이번 결스전에서 가장 이목이 쏠린 것은 탑 라인이었다. 1세트에서 자크를 들고 왔는데 이호종 선수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어떻게 상대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왔는지?
윤성영 : 일단 내가 자크나 쉔 같은 딜탱류 챔피언이면서 팀을 보조하는 역할을 가장 잘한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 챔프를 주로 연습했다. 그리고 남들이 보기에는 누가 잘한다 못 한다를 판단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운영을 잘하는 탑 라이너가 있는 팀이 경기에서 이긴다고 생각한다. 팀을 믿고 플레이해서 블레이즈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게임 운영에서 많이 보완했다고 했는데 운영에 대한 것을 어떻게 채웠나?
윤성영 : 일단 팀원이랑 같이 예전 경기 영상들을 보면서 얘기하고 밴을 했을 때 좋은가 상의도 했고,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이 더 잘해질 수 있는지 다데와 마타하고 공부를 많이 했다. 탑 라이너라서 다른 라이너보다 운영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해설 위원들이 오존은 탑 라인을 살릴 것인지 바텀 라인을 살릴 것인지 최인규 선수에 달려있다고 했는데, 오늘 어떤 선택을 했는지?
최인규 : 초반에 마타가 해준 와딩에서 상대 정글의 움직임을 읽고 바텀을 커버할 것인지 탑을 갱할 것인지 생각했다. 의외로 플레임 선수가 갱킹에 많이 노출됐던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 부분은 놓치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그게 경기에서 어떻게 표현됐나
조세형 : 결승전에서 탑 저격밴을 많이 했다. 플레임 선수는 탑에서 어떤 챔피언이던 다 잘하는데 요즘 자주 하는 케넨, 카직스, 제이스를 밴 했다. 우리가 거의 다 밴하면서 플레임 선수가 다이애나와 블라디같은 최근에 하지 않는 챔프를 픽하도록 유도했다. 경기하면서 픽밴이 준비한 대로 흘러갔고, 변수 없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렸다고 생각한다.
윤성영 선수가 페이스북에서 아이디어를 달라고 팬들에게 물어봤다. 아이디어를 좀 얻었는지?
윤성영 : 다데 선수가 자크가 좋다고 연습을 했다. 팬 분들이 랭크 계급은 낮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 프로들의 경기나 낮은 랭크 계급에서도 게임을 많이 하다 보면 게임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 요릭도 조금 연습을 했지만, 블레이즈에서 쉔을 많이 열어줘서 쉔으로 활약한 것 같다.
(배어진 선수에게) CJ엔투스가 전 소속 팀이었다. 전 소속 팀을 결승전에서 이겨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배어진 : 전 소속일 때는 8강에 머물렀었다. CJ엔투스를 결승에서 이긴 건 기분이 좋다.
(배어진 선수에게) MVP를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은 어떤가? 그리고 미드 라인에서 강찬용 선수를 만났는데 지난 경기까지는 약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늘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배어진 : MVP는 결승전 오기 전까지 순위권에도 없었다. 그래서 받을 생각도 못했는데, MVP를 받아서 매우 기쁘다. 앰비션 선수는 가장 강한 미드 라이너라는 사람들의 의견이 많았다. 결승에 임할 때 2위로 끝내도 괜찮은 성적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앰비션 선수가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
최인규 선수는 MVP 화이트 때부터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데, MVP 오존의 나머지 네 선수가 자신보다 더 부각 돼서 서운하진 않은지?
최인규 : 작년 윈터 시즌 때는 온게임넷이 저를 많이 띄워 줬는데 광탈했다. 그때 애를 좀 먹어서 이번엔 다른 선수를 띄워 주는 것 같다. 형의 넓은 마음으로 동생들이 잘되니까 기분이 좋다.
이제 롤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만약 진출하게 된다면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
윤성영 : 예전에는 해외 팀들이 정말 잘했지만, 우리나라가 따라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지금은 해외 팀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팀들의 스타일이 우리나라 팀과 크게 다르다는 것이 문제인데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고 열심히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롤드컵 진출이 확정은 아니기 때문에 다음 시즌 챔스부터 서킷포인트를 딸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구승빈 : 오늘 결승전에 친형이 왔다. 내가 프로 생활을 하기 전부터 날 응원해주던 친구가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오늘 못 왔다. 이 자리를 빌려 못 온 친구랑 결승전에 온 친구에게 너무 고맙고. 친구가 잘 사는것이 복수라고 말했다. 복수할 마음은 없는데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잘 살고 싶다.
최인규 : 우승은 했지만, 그렇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열심히 노력해서 세체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조세형 : 결승에 아쉬운 게 있다면, 이번에 MVP포인트를 못 받았던 것이다. 이번에 한 번 만 받으면 다데의 MVP를 뺏는 건데 아쉽다. 다음 시즌에도 열심히 연습해서 롤드컵까지 가도록 노력하겠다. 아마추어때 BBT팀이었던, 장병기마스터, 카타스트로피, 불보타, 갓윤기, 로코, 콘샐에게 너무 고맙다. 그리고 공부 못하는 나한테 게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가족에게 감사한다. 만약 내가 프로를 못 했으면 지금 군대에 있을 것이다. 기회를 줘서 감사한다.
배어진 : MVP를 받아서 기쁘다. 내가 프로게이머가 되는데 부모님이 많은 도움을 줬다. 너무 감사드리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한다. 숙소에서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줘서 우리가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건 것 같다.
윤성영 : 이번에 우승하게 되서 너무 기분이 좋고 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 같이 도와준 블루팀, 총감독님, 감독님, 코치님, 우리 팀 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팀을 스폰해주는 익스피디아, 벤큐, 롯데칠성, 오존에 감사하고, 다음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