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3 2일째, 글룹스 사업 본부장 카토 히로유키의 '일본시장에서 모바일 TCG 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끝난 후 별도로 마련된 질의응답에서 그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질의응답에서는 강연에서 언급했던 게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은 물론 한국시장에 대한 질문과 모바일 TCG라는 장르 자체에 관한 그의 생각까지 들을 수 있었다. 글룹스의 전략과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던 발표 중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얼굴로 재미있는 포즈까지 취해준 카토 히로유키 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모바일TCG,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아직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유저들이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조금씩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는 하지만 모바일 TCG라는 장르 특성상 전혀 다른 형태의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 이를 역으로 되돌려 TCG게임 모델 자체를 업그레이드시킨 상위 모델이나 어드밴스드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연중 '드래곤 기사단'이 자사의 게임인 '길드배틀'의 세컨드 컨텐츠라고 언급했는데, 이것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글룹스에서 세컨드 컨텐츠라는 것은 이전에 릴리즈했던 게임을 토대로 캐릭터나 카드 등 새로운 컨텐츠 요소를 추가해서 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후속작 개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모바일 TCG에서 게임의 끝을 제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모바일 TCG 장르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가 쉽지 않다. 온라인게임 같은 경우 10년여를 서비스할 만큼 롱런하기도 하지만 모바일TCG게임의 경우에는 유저들에게 유혹이 참 많아서 하나의 컨텐츠로 끝까지 가는 건 힘들다. 계속해서 유저들이 이탈이 되기 때문에, 이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없는 한은 어느 정도의 완성점을 제시하고 자사의 상위 호환 컨텐츠로 넘어가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기왕 유저이탈이 될 거라면, 자사의 다른 게임을 넘어갈 수 있게끔 의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 세컨드 컨텐츠라는 전략은 일본 내에서 쓰고 있는 것이고,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면 방향성을 달리 해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모바일 TCG가 한국에 들어온지 1년 정도 됐다. 갓챠 시스템에 대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과금저항이 심한 편인데, 일본 유저들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그쪽에는 저항이 없었나?
일본인들 특유의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요금에 대해 마비된 감이 없잖아 있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웃음) 갓챠 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좋은 아이템이 나오기 때문에 괜찮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좋은 아이템을 뽑지 못했을 경우의 그룹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비싸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이것은 티켓을 최대한 활용해서 하루 동안 아이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티켓을 준다든가 무료 아이템을 나눠준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풀어 갔기 때문이다. 300엔 정도로 갓챠를 돌리지만 티켓도 지급하고 아이템도 생기니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본다.
사실 300엔을 내고 갓챠를 돌렸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용 가치를 모른다면 아까울 지도 모른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하지만 배틀을 10번 정도 해야 얻을 수 있는 카드를 갓챠를 통해 1번만에 얻을 수 있는 것인데, 결국은 유저들의 플레이 위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시장의 이야기는 잘 모르겠지만 이 가치 자체를 모른다면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덧붙이자면 일본 시장에서도 갓챠 시스템을 바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 고정적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도입하게 된 것이다. 갑자기 뜬금없이 갓챠 시스템이 도입되면 아무래도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컴플리트 갓챠 시스템에 대해 사행성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컴플리트 갓챠 시스템은 작년 7월부터 문제가 되었다. 이 때문에 그리와 디엔에이(DeNA)등이 주도하여 컴플리트 갓챠 대응위원회를 구성하여 개발사들끼리 자율 규제를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게나 그리 등에서 출시될 때 게임을 다방면으로 체크하는 식으로 시행을 했더니 사행성을 부추길 만한 게임은 많이 없어진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규제에 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젊은 층도 많이 플레이하는데 기왕이면 건전하게 즐겨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정도로만 하고, 컨트롤을 못하게 됐을 때는 규제를 해야지 않을까.
작년 10월에 넥슨과 합병했는데, 사내 분위기는 어떤지 또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 같은 게 있는지?
솔직히 인수 얘기가 나왔을 때 사내에서 불안한 분위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인수 후 1~2주 후에는 말끔히 해소가 됐다. 넥슨 측에서 글룹스를 존중하고 배려해 주었으며, 아무것도 변경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없지만 현장 기술스터디 등 교류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이며, 글룹스의 글로벌 전개에 있어서 넥슨의 힘은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인수합병은 글룹스에게 굉장히 긍정적이었으며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 TCG가 다수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인데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듣고 싶다.
많은 카드배틀게임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건 맞지만 이들이 과연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일본에서 유행했던 게임을 그대로 한국에다 출시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TCG라는 장르가 유행할 때 까지의 과정이 있는데 그대로 가져오는 건 좀 무리가 있다. 심플한 TCG부터 가지고 오는게 낫다고 본다.
한국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정말 매력적이다. 밀리언 아서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빨리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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