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두 번째 EPL 클럽 투어 소개에 앞서 짤막하게 영국 현지에서 인상 깊었던 어떤 이들의 노래를 들려주고 시작하려 한다. 영화 '노팅힐'로 유명한 노팅힐의 거리, 바로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에서 만났던 길거리 음악가들이 그 주인공이다. 주말이라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던 노팅힐의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는 바로 존 레넌의 'imagine'.
비록 존 레넌은 이 세상에 없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식을 통해서 다시 한번 세상에 울려 퍼졌던 imagine은 노팅힐의 거리에서 이름 모를 길거리 음악가들을 통해 울려 퍼지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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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의 군단 '첼시'의 Stamford Bridge를 방문 아니 엿보다!
사실 이번 영국 취재 일정에는 첼시 투어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첼시 구장을 자세하게 탐방할 기회가 주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QPR Loftus Road Stadium과는 달리 또 다른 멋이 돋보이는 Stamford Bridge 구장 주변을 중심으로 사진을 담아 조금이나마 첼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음 같아서는 Stamford Bridge 담장을 진심으로 넘고 싶었다.)
첼시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담벼락!
영국에 도착한 날 이후로 계속된 안개 낀 쌀쌀한 날씨 때문에 Stamford Bridge를 숙소 바로 옆에 두고도 둘러보지 못했던 기자는 새벽에 카메라 한 대만 달랑 들고, 자체 첼시 탐방에 나섰다. 숙소를 나와 10초를 걸었을까? 첼시 구장이 시작되는 길목 어귀에 현재와 과거 첼시 구단의 자랑인 선수 사진들이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왠만하면 SOLD OUT!! Stamford Bridge 구장 매표소
선수들의 사진이 걸려있는 담벼락 반대편에는 Stamford Bridge 구장 매표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서는 홈 경기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 표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홈 경기인 경우, 비록 빅매치인 경기(토트넘, 맨유)로 구성되었지만, 일찌감치 'SOLD OUT!'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 대목.
그리고 이어진 The Shed End와 Chelsea Megastore
영국 프로축구는 연고지를 바탕으로 팀의 성적이 좋던 안 좋든 간에 팬들의 충성심이 대단하다고 알려졌다. 축구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에 경찰이 대규모로 배치되는 것은 기본이요, 축구 경기가 끝나고 귀가를 하던 중, 시비가 일어날 경우,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고 하니, 자신의 응원하는 팀에 대한 애정은 측정 불가 수준.
경기장 밖도 안전지대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입장 시 양측 팬들 간의 충돌 위험이 매우 커서, 입장 구역을 따로 분리해 놨으니, 그게 바로 The Shed End다. The Shed End는 어웨이 서포터즈석을 의미한다고 한다.
The Shed End 옆으로는 바로 2층 규모의 첼시 Megastore가 있다.
첼시 Stamford Bridge 정문에 들어서다!
길을 따라 쭉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첼시 Stamford Bridge 정문에 도착했다. 2011 - 12시즌 EPL은 우승을 못했지만,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함께 FA CUP을 차지하며, 더블을 달성한 첼시. 더블을 상징하는 커다른 대형 현수막이 첼시의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Chelsea Museum 그리고 첼시 영광의 순간들!
웅장했던 정문을 지나자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첼시 Stamford Bridge 구장 내부의 모습이었다. 잔디 관리를 위해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가고는 싶어도 들어갈 수가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철창 너머로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조금 더 길을 걷자 Chelsea Museum이 한눈에 들어왔다. 박물관이 오픈하기도 전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은 밖에서 대기할 정도였고, 박물관을 구경하려 했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패스(흐르는 눈물만...ㅠㅠ).
첼시 Stamford Bridge 구장에서 마지막으로 보게 된 건 한쪽 철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첼시 영광의 순간들이 담겨있는 사진들이었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 혹은 우승 당시의 사진을 정리해 구단의 영광을 기억하며, 팬들에게는 추억을 방문객들에게는 첼시의 역사를 소개하는 장소였다.
비록 첼시 클럽 투어를 하지 못한 채 건물 외부만 둘러봤지만,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첼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첼시 Stamford Bridge 외부의 모습. 곧 진행될 피파 온라인3 첼시 클럽 투어 이벤트 당첨 유저들이 첼시 Stamford Bridge 탐방 소식을 전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런던의 무기고, Arsenal을 방문하다!
영국 일정을 마무리할 EPL 클럽 투어 마지막 종착역은 바로 아스널!
1886년 런던 남부에 있는 울위치의 군수 공장 근로자들이 만든 작은 축구 모임에서 시작된 아스널은 1부 리그 등록이 된 이후, 현재까지 한 번도 강등되지 않은 EPL 빅4 클럽 중 하나다. 특히 박지성 선수가 맨유 소속이던 시절, 아스널을 만날 때마다 종횡무진 활약하며, 결정적일 때마다 골을 터트렸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할 정도다.
북런던 홀로웨이에 있는 아스널의 Emirates Stadium. 주택가를 지나자 갑자기 경기장이 툭 튀어나왔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후, 드디어 마주하게 된 Emirates Stadium.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 외관을 바라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2006년 완공된 Emirates Stadium는 60,355명이 입장 가능하며, EPL 구장 중에서는 맨유의 Old Trafford 다음으로 크다고 알려졌지만, 막상 실제로 마주하게 된 Emirates Stadium의 위엄은 상상 이상이었다.
THE ARMOURY를 둘러보다!
군수 공장 근로자들의 축구 모임에서 시작된 아스널답게 Official store 이름 또한 THE ARMOURY(무기고)였다. (참고로 Arsenal이라는 단어의 뜻도 병기창(무기 만드는 곳)이다.)
넓은 매장에는 유니폼을 비롯한 각가지 상품을 팔고 있었는데, 이 중 눈에 띈 건 바로 선수들의 미니어처 인형들. 구단 주요선수들만 미니어처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선수의 미니어처는 모두 팔리고 없는 상태였다. (남은 미니어처는 미켈 아르테타, 바카리 사냐, 토마스 베르마엘렌 뿐.)
아스널 레전드가 투어 가이드? - 존 래드포드(John Radford)를 만나다!
THE ARMOURY 구경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아스널 Emirates Stadium를 둘러볼 시간. 그런데 깜짝 놀랄 만할 일이 벌어졌다. 무슨 일인고 하니, Emirates Stadium의 이곳저곳을 소개해 줄 인물이 아스널의 레전드라는 사실. 깜짝 놀라 알아 봤더니 아스널 Emirates Stadium 투어는 아스널 레전드들이 돌아가면서 진행한다고 한다.
기자가 만난 아스널의 레전드는 바로 존 래드포드. 1962년 아스널 유스 소속으로 입단해, 아스널 최연소 경기 기록과 최연소 해트트릭을 달성한 그는 역대 아스널 선수 득점 순위 4위에 등록된 인물로 로빈 판페르시가 자신의 득점 기록을 바짝 추격하고 있었으나, 최근 맨유로 이적하는 바람에 순위를 유지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는 멘트를 던져 사람들을 한바탕 웃게 하기도 했다.
계단 곳곳에는 아스널 유명 인물들의 자취가!
Emirates Stadium 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가장 먼저 접하게 된 것은 바로 아스널 유명 인물과 관련된 작품들. 현재 감독을 맡고 있는 아르센 벵거의 인물상을 비롯해 트로피와 여러 작품이 계단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었던 건 알록달록한 사람 모양의 종이들로 구성된 작품이었는데,
존 래드포드는 이 작품을 가리키며, 로빈 판페르시의 아버지인 밥 판페르시가 자기 아들이 부상을 당하자,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아들의 기사가 나온 신문들을 이용해 한 땀 한 땀 소중히 접어서 만들었다며, Emirates Stadium 구장에 모인 관중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로빈 판페르시가 작년 시즌 전까지는 유리몸으로 소문이 났었으니, 그 아버지의 마음은 오죽했으랴!)
자네 아스널 Diamond Club 회원이 될 생각 없나?
존 래드포드가 다음으로 안내한 곳은 Diamond Club. 이곳이 어떤 곳인고 하니 바로 아스널 VIP 룸이란다. 언뜻 보기에도 비싼 대리석들과 소파들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Emirates Stadium의 명당 중의 명당이었다.
인테리어 비용만 2억 원이 넘게 들었다는 Diamond Club은 한화로 약 8,000만 원의 회원비를 내면 사용할 수 있다면서, 존 래드포드는 투어를 온 사람들에게 회원 가입을 권유하기도. (축구만 레전드인 줄 알았더니, 마케팅도 레전드급!)
아스널의 역사가 한 자리에!
Diamond Club을 구경하고 선수 대기실로 이동하는 통로에는 아스널의 과거와 현재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Emirates Stadium으로 홈구장을 이전하기 전에 사용되었던 하이버리 구장 사진과 Emirates Stadium 개장 경기 사진 등 구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코 눈에 들어왔던 건 바로 타임캡슐이었다. 통로 바닥 투명 유리 속에 자리 잡은 타임캡슐은 아스널의 레전드나 서포터들의 물품 48개가 들어있다고 한다.
선수 대기실에 들어서다!
통로를 조금 지나자 선수 대기실에 입장하자 라커룸마다 아스널 선수들의 유니폼이 걸려있었다. 시오 월컷, 토마시 로시츠키, 아론 램지를 비롯해 이번 시즌에 영입한 루카스 포돌스키, 산티 카소를라까지 선수 대기실은 온통 빨간색 물결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넉넉한 공간에 의자마다 빨간색 쿠션이 놓여 있어,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존 래드포드가 원정팀 선수 대기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원정팀 선수 대기실은 이보다 공간이 협소하고, 무엇보다 쿠션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는 오랫동안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으면, 허벅지 햄스트링에 무리가 오는데 혹시나 상대편이 부상을 당하면 아스널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원정팀 선수 대기실에는 쿠션을 배치가 절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드디어 Emirates Stadium 경기장안으로!
자 이제 Emirates Stadium의 마지막 코스! 경기장 안으로 입장만이 남아 있었다. EPL 아스널 홈경기를 봐왔다면 익숙한 길고 긴 선수 입장 통로를 따라 경기장 안으로 진입하는 순간 Diamond Club에서 봤던 경기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탁 트인 시야와 함께 푸른 잔디 너머로 보이는 아스널의 상징, 대포 문양이 강렬하게 들어왔고, 사방을 둘러보니 Emirates Stadium의 웅장함 매료되어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고, 한편으로는 Emirates Stadium보다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할 수 있다는 Old Trafford는 얼마나 클지 상상이 안 될 정도였다.
경기장을 구경한 후, 기자 회견장을 둘러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아스널 Emirates Stadium 투어와 EPL 클럽 투어는 모두 끝이 났다.
클럽 투어를 하는 내내 기자가 가장 부러웠던 건 영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 주말이 되면 TV에서는 EPL과 챔피언십 리그 등을 종일 방송하고, 경기를 분석하고, 경기장 주변과 인근 펍에서는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이들이 넘쳐날 정도.
EPL이 세계 3대 리그로 꼽히게 된 배경에는 영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축구 종주국 영국. 영국인들에게 축구란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