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게임 사업이 김상호 본부장을 중심으로 속도를 낸다. 국내에선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다키스트 데이즈'를 오는 24일 오픈 베타로 선보일 예정이다.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 게임 사업도 특유의 문화인 '키즈나'(인연)를 바탕으로 보다 다양하게 전개해 나간다. 일본의 주요 IP인 【최애의 아이】 게임 개발도 '키즈나'를 통해 NHN이 확보했다.
NHN 게임 사업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 대비 25% 이상의 매출 성장이다. 지난해 게임 매출이 4,598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5,700억 원 이상을 달성하는 게 김상호 본부장의 과제다. 김상호 본부장은 탄탄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웹보드게임, 일본 게임 사업의 성장까지 합하면 그 이상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공채 신입으로 입사하여 게임사업본부장까지 오른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감회가 깊은 듯 당시를 회상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꽤 오래 다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중간에 해외 파견도 갔었고, 자회사로 바뀌기도 했었고, 네이버 게임 조직에도 잠깐 있었던 적이 있어서 내부적으로는 변화가 많았다"라며 "사원이나 대리 때는 제가 과연 저 자리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실제로 본부장이 되고 보니, 전임자들이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하셨을까 하는 점들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한게임이 역사가 오래된 편이고, 많은 유산이 있기에, 이것을 더 좋은 방향으로 잘 만들어 후배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NHN은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우진 대표가 직접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비교적 보수적인 게임사로 분류된 NHN의 색다른 행보로 읽혔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김 본부장은 "외부에서 인지하기까지는 계절이 변하는 것과 비슷해서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계기가 있고,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외부에서 인지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라며 "웹보드라는 큰 아젠다를 잘 해결했고, 이제 그다음 단계의 도전을 공격적으로 해보자는 경영진의 판단이 이루어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현재 NHN의 게임 개발 인력은 500여 명이다. 코로나 이후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고, 경력 및 신입 공채를 매년 계속하고 있다. 그중에서 웹보드 인력이 약 200명, 나머지 다른 게임들이 약 200명, 지원 조직 인력이 100명 정도다. 스튜디오 단위로는 캐주얼까지 포함해 약 10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
NHN은 다른 게임사에 비해 웹보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반대로, 약점에 대해 묻자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약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자원을 집중하다 보면, 우리가 가진 강점의 기회를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라며 "그래서 나는 조직 운영이나 프로젝트 진행, 의사결정을 할 때 최대한 우리 조직이 가진 강점에 집중하고, 확장을 할 때도 우리가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전략을 많이 썼다"라고 답했다.
외부에서는 NHN을 웹보드 강자로 평가한다. 그러나 캐주얼에 관해서는 아직 모바일 초창기 모델 위주로 서비스한다는 박한 평가를 받는다. 김 본부장은 "내부적으로는 제2의 전성기를 만들기 위해 전통 매치, 새로운 퍼즐 형태,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캐주얼 게임 확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일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장르적으로는 기존 전통 매치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확장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이 꼽은 NHN의 약점은 모바일 전환이 다소 늦었다는 점이다. 그는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는 보수적으로 보이고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평가도 있다. 웹보드의 모바일 전환도 다소 늦었지만, 결국 지금은 모바일 웹보드 게임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는 모바일 웹보드 시장을 굳건히 하고, 소셜 카지노와 캐주얼 게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며, 미드코어 장르에서도 지속적인 도전을 통해 '다키스트 데이즈'를 통해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에서는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꾸준히 아젠다를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NHN은 미드코어 장르에 많은 도전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올해 출시하는 '다키스트 데이즈'가 또 하나의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미드코어 게임들의 부진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솔직하게 답변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준비가 좀 덜 된 느낌이 있었다. 항상 뭔가 부족했고, 예를 들어 밸런스나 마케팅적인 흐름을 만들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내부적인 일정과 시기, 리소스 등의 문제로 약간 성급하게 오픈하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그렇게 해서 처음에는 잘 되다가 나중에 후반 콘텐츠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거나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라며 그는 준비 부족, 밸런스 문제, 마케팅 전략 미흡, 후반 콘텐츠 부족, 성급한 출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랜 기간 게임 산업에 몸담으면서 겪었던 변화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가 꼽은 현재 게임 시장의 주요 변화로는 중국 시장의 성장과 영향력 확대, 콘솔 및 PC 플랫폼의 부활, BM 방식의 변화다. 김 본부장은 NHN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시장 전략을 수정하고 있으며, '다키스트 데이즈'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NHN은 【최애의 아이】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 소식을 알렸다. 김 본부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10년 만에 만나는 큰 IP 중 하나라서, 이 IP를 잘 활용해서 일본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도카와 측에서는 IP 특징을 고려해 밝은 분위기의 퍼즐 게임 형태를 원했으며, NHN이 이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일본 시장은 키즈나(きずな, '인연', '결속' 정도의 의미)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하며, NHN은 이러한 관계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이 언급한 '키즈나'는 NHN이 일본 게임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다. 그는 "일본 같은 경우 '키즈나'라는 느낌이 일본 내부에서도 매우 끈끈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일본 게임 산업이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일하는 분들도 특정 회사 출신이 많고,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거기서 또 연결되어 유명 PD들이나 다른 IP 홀더들과 연결되는 것 같다"며 "거기서는 처음에 어떻게 서로 성공할 수 있을지, 성공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과정 자체가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 괜찮은 경험이었는지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NHN의 일본 사업 성공 노하우와 일본 게임 시장의 특징에 대해 묻자, 김 본부장은 일본 게임 시장은 IP의 영향력이 매우 강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IP 팬덤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며, 한국과는 다른 일본 팬덤 문화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아이돌 문화와 팬덤을 예로 들며, 한국에서는 아이돌에게 완벽함과 높은 수준의 실력을 기대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팬들이 아이돌이나 캐릭터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애의 아이】의 제목 자체가 '오시(おし, 밀어주는)'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일본 팬덤 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NHN은 이러한 일본 팬덤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콤파스',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등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최애의 아이】 게임 역시 성공적으로 런칭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브컬처 시장에서는 보컬로이드, 우타이테(온라인으로 음악을 알리는 아마추어 가수 정도의 의미) 등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일본은 만화 같은 경우도 보시면 대부분 성장 만화다. 소년 만화, 왕도물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성장을 다룬다"며 "NHN은 그런 팬덤 문화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있고, IP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팬 커뮤니티의 특성,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나 이벤트 등에 대해 매우 디테일하게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팬들이 싫어할 것 같거나 의미 없는 느낌이 들면 바로 제외한다. 이런 노하우가 잘 쌓여가고 있고, 그것이 신작들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일본 시장에서 더 잘해왔던 부분이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간의 개발 시너지 강화를 위한 NHN의 전략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일본 스튜디오는 깊이 있는 고민을 바탕으로 코어 게임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한국 스튜디오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빠르게 게임을 제작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러한 강점을 결합하여 한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일본은 크리에이티브가 강해서 코어 게임 개발에 깊은 고민을 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확장 단계에서는 속도가 더딘 부분이 있다. 반면 한국은 코어 게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지만, 나와 있는 것을 최대한 벤치마킹하는 데 더 특화되어 있다. 그래서 큰 방향 목표를 정해놓고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빠르게 실행하는 데 한국 스튜디오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를 합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올해부터 한일 협업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과거에는 양국 간의 교류가 쉽지 않았지만, 현재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정우진 대표가 일본 쪽을 함께 보면서 교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일본 신입사원들이 한국에 와서 3박 4일로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우리는 각 스튜디오에서 했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단계에 있으며, 현재는 각자가 잘하는 분야의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개발자들이 NHN과 같은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나 어려움이 있는지 묻자, 김 본부장은 현재 젊은 세대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봤을 때는 '한국인 밑에서 일하기 싫다'는 그런 느낌은 지금 신입사원이나 젊은 세대들에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한국 회사라서 장점도 있다"며 "일본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은, 현지 직원들에게서는 양국간의 이질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일본 게임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HN은 일본 현지 사옥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채용 행사를 통해 인재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는 일본의 높은 물가와 교통비 등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오히려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NHN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보다는 NHN 게임 조직이 가진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강점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조직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나중에 정말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 올해 새로운 신작들이 시장에 잘 안착해서 새로운 도전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어주고, 또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 들어올 때 'Trust Yourself'라는 문구가 있는데, 자기 긍정, 타인 긍정을 통해 협업을 잘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 문화가 되어서 계속 다음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며 "사람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식의 게임인 화투와 서브컬처를 결합한 게임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윷놀이나 이런 것들도 약간 오타쿠 감성을 곁들여서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융화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