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진행한 닌텐도 다이렉트는 말 그대로 '역대급'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위호환부터 하드웨어 성능에 이르기까지 닌텐도 스위치2에 대한 온갖 정보가 공개됐을 뿐 아니라 알찬 런칭작들을 소개하며, 다가올 6월 5일을 기대케 했다. 닌텐도 다이렉트 종료 후 이어진 뉴욕 체험회 역시 마찬가지다. 행사에 참가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영상이 아닌 실제 닌텐도 스위치2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그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게임이 있다. 프롬소프트의 신작 '더스크 블러드'가 그 주인공이다. 어딘지 블러드본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분위기에 전 세계 블러드본 팬들의 시선을 휘어잡은 '더스크 블러드'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소울라이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최대 8인 멀티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PvPvE 게임이라는 것 정도다.
그러던 중 최근 프롬소프트의 메인 디렉터를 역임하고 있는 미야자키 히데타카 대표가 닌텐도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스크 블러드'는 어떤 게임일지, 해당 인터뷰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을지 인터뷰를 정리해 봤다.

1. 황혼의 혈족
Q. 본작이 닌텐도 스위치2로 발매하게 된 경위가 궁금하다.
= 우연히 닌텐도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본작의 원형이 되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게 됐다. 구체적인 기획안이라기보다는 어리석은 나의 망상과 같은 이야기였고 기존에 다뤘던 타이틀과는 다른 아이디어였지만, 닌텐도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흥미를 보였다. 그게 이 프로젝트의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닌텐도 스위치용 타이틀로서 소규모로 개발을 시작했었는데 게임이 골격을 갖춰나가면서 개발 규모를 더 키워볼까 하던 차에 닌텐도 스위치2 이야기를 듣게 됐고 거기에 맞춰서 온라인 요소를 중시하는 하드코어한 게임으로 개발을 재구성한 결과, 지금의 형태에 이르게 됐다.
Q. 지금까지의 타이틀과는 다른 형태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의 게임이 될까.
= 형식으로는 PvPvE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베이스로 플레이어끼리의 싸움, 그리고 플레이어와 적과의 싸움, 어느 쪽도 있는 타입의 게임이다.

Q. 이전부터 PvPvE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가.
= 맞다. 이전부터 PvPvE라는 형식에 대해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고 게임 디자인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그런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프롬소프트가 지금까지 길러온 노하우나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응하는 적을 만드는 경험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형식인 것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더스크 블러드'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그런 게임을 만들어갈 거라는 그런 건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2 버전의 엘든 링도 발표했고, 싱글플레이 기반의 게임도 기존의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만들 것임을 이 자리를 통해 분명히 하고 싶다.
Q. 본작의 캐릭터나 무대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혈족'이라고 불리는 존재다. 특별한 피의 힘으로 인간을 넘어서는 힘을 얻은 일족으로 흔히들 말하는 '뱀파이어'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무서운 괴물의 이미지는 아니다.
흡혈귀 혹은 피라고 하는 키워드로부터 일종의 로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요소만 추출해서, 그것을 확대 해석한 존재, 그게 본작의 혈족이라고 할 수 있다.

본작에서 혈족들은 '시작의 피(퍼스트 블러드)'라는 존재를 둘러싸고 싸운다. 시작의 피는 인류의 시대가 저물어갈 때 즉, '인류의 황혼기'일 때 흘러나오는 것으로 혈족들은 다양한 장소와 시대의 인류의 황혼기에 소환되어 시작의 피를 둘러싼 싸움을 벌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본작의 무대는 특정 장소, 시대가 정해진 그런 게 아니다. 고딕 혹은 빅토리아 시대의 분위기를 지닌 맵이 있는가 하면 열차 등이 달리는 근대 말기 분위기의 맵도 있다.
Q. '더스크 블러드'라는 제목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 '황혼의 혈족'이라는 의미를 담은 제목이다. 방금 말한 인류의 황혼기에 소환되어 시작의 피를 둘러싸고 싸우는 혈족들을 황혼의 혈족이라고 하는데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총칭하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다.

Q. 본작에서는 '피'가 게임에 있어서 열쇠가 되는 건가.
= 맞다. 게임의 대미지 등을 포함한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피라기보다는 개념적인 의미를 담은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피에 축적되는 역사, 계승되는 힘, 새겨지는 운명 같은 것, 사람을 뛰어넘은 자들의 영원한 업의 상징으로서의 '피'가 본작의 키워드 중 하나다.
2. 초인적인 액션과 자유로운 움직임
Q. 혈족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나.
= 본작의 주인공을 혈족으로 한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액션이다. 혈족은 특별한 피의 힘에 의해 인간을 넘어서는 힘을 얻은 일족으로 상당한 높이를 점프하거나 공중을 차고 달리는 등 다이나믹한 액션을 선보임으로써 스트레스가 적도록 의도했다.
한편, 혈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총기가 존재하는 세계관이며, 모든 캐릭터들에게 원거리 공격 수단이 준비된 것도 우리의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본작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여러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는 형태인가.
= 그렇다. 여러 캐릭터가 존재하고 그중 한 명을 선택하는 식이다. 각 캐릭터는 이름이 있는 고유한 존재로 총 10명이 넘는 캐릭터가 준비될 예정이다. 캐릭터 디자인부터 사용하는 무기 등 개성적인 것들이 많으니,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또한 플레이어가 각각의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즐거움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Q. 게임 진행 방식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 소위 거점이라고 하는 장소가 있다. 이곳에서 조작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커스터마이징한 후 온라인 멀티플레이에 참가하는 흐름이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최대 8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하며, 최종적으로 승리하거나 패배하면 거점으로 돌아온다.
승리하지 못한 경우를 포함해서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얻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보상으로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하고 다시 전투에 참가하는 순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승리 조건은 기본적으로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특정 강력한 보스를 협력해서 쓰러뜨리는 게 승리 조건이 될 수도 있고 더욱 특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Q. 승리 조건에 PvP 뿐만 아니라 PvE도 들어가는 형태라고 보면 되는건가.
= 그렇다. 보스에 초점을 맞춘 승리 조건도 존재한다. 흔치 않은 규칙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PvP든 PvE든 플레이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학습하고 성장하는 재미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PvE 보스에 대해서는 확실한 난이도와 더불어 달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다.
Q. 플레이어 자신이 전투를 반복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그런 즐거움도 있을 것 같다.
= 그렇다. 다만, 한편으로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즐길 거리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직접적인 전투 외에도 상황 판단과 움직임이 중요하도록 한 건데 본작에서는 승리 점수라는 게 존재하며, 최종 승패는 그걸로 결정된다. 승리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직접 전투에 뛰어드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직접적으로 전투를 치르지 않고도 승리 점수를 얻는 방법도 존재한다. 따라서 전투를 최대한 피하면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전략을 펼치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각지에 소환할 수 있는 파트너와도 같은 존재도 준비되어 있어서 싸우는 방식, 승리하는 방식의 자유도 역시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하나는 반복 플레이를 단조롭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변화 요소다. 본작에서 이벤트라고 불리는 요소가 대표적인데 게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요소로 특정 적이 등장하거나 추가 미션이나 보너스가 발생하기도 한다. 트레일러에서 얼굴을 비친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돌 얼굴이 대표적인데 그것의 등장도 특별한 이벤트 중 하나다. 그게 나타남으로써 환경과 게임에 영향을 미치고 보상 등도 바뀌게 된다. 싸움을 할 대상이 그것으로 바뀌어 버린다고 할 수 있다.
덧붙이자면 이벤트는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 반복 플레이에 적절한 자극이 되길 원하는 마음에 넣게 됐다.

Q. PvP를 못 하는 플레이어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느낌이다.
= 나 역시 PvP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플레이어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본작은 시작의 피를 얻는다는 전체적인 승리 외에도 개인적인 목표가 존재하고 그걸 달성하는 것에 대한 보상도 별도로 주어지는 구조인 만큼, 그런 의미에서 즐기기 쉬운 게임이지 않을까 싶다.
3. 온라인 멀티 중에 빛나는 '롤'플레이
Q. 전투 외에는 어떤 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나.
= 직접 디렉팅한 작품의 특징이었던 단편적으로 제공된 정보를 토대로 세계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걸 해석하는 등 설정의 공백을 상상하는 재미를 본작에서도 체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그 단편들은 전작들과는 형태가 약간 다르다. 본작의 단편은 앞서 언급하기도 했던 커스터마이징 요소로 '피의 역사,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본작의 캐릭터들은 피의 역사, 운명을 커스터마이징함으로써 세계와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Q. 피의 역사, 운명의 커스터마이징?
= 각 캐릭터는 피의 역사, 운명을 해석하고 개변함으로써 그 캐릭터의 능력이나 기술, 외형 또는 내면적인 특징, 세계에서의 역할, 관계성 등을 임의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요소로서 피 혹은 피의 역사, 운명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더욱 존재의 깊은 곳까지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한 건데 본작의 주인공을 혈족으로 설정한 이유 중 하나다.

Q.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은 요소인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롤(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온라인 멀티플레이에서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역할과 미션을 부여하고 때로는 플레이어 간에 특별한 관계성을 발생시키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명칭이나 내용 등은 아직 가칭이지만, 몇 가지를 설명하자면 플레이어가 '숙명의 원수'라는 롤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플레이어 중에 원수가 존재하고 그를 쓰러뜨리는 것이 전체적인 승리와는 별도의 개별 목표가 되는 식이다. '운명의 반려'라는 롤도 있는데 이걸 갖고 있을 경우, 또 다른 운명의 반려인 플레이어를 찾아내서 유대를 맺음으로써 특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롤은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임의로 변경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문자 그대로 '롤플레잉'을 즐기는 동시에 그 안에서 드라마를 느끼길 바란다.

Q. 스스로 롤을 설정한다는 부분이 어딘지 TRPG 느낌이 든다.
= 특별히 의식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내 취향이 영향을 끼친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특이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재미있게 즐겨주면 기쁠 것 같다.
Q. 트레일러에 등장한 날개 달린 쥐 같은 캐릭터는 본작에서 어떤 위치를 지닌 캐릭터인가.
= 다크소울 시리즈에서 화방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거점에서 주인공에게 조언을 하고 인도해 주는 존재다. 닌텐도 하드웨어로 출시한다는 점에서 우리 나름대로 닌텐도스러움을 의식했다고 해야 할까.

Q. 닌텐도스러움을 의식했다는 건...?
= 뭔가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 실제로는 할아버지지만 말이다(웃음).
Q. 끝으로 플레이어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한다.
= 본작은 PvPvE인 것도 있지만, 그 외에도 우리 나름대로 여러 가지 도전을 하고 있는 타이틀이다. 초인적인 액션, 싸움의 자유도, 변화와 드라마가 있는 게임 플레이, 그리고 혈족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아트워크,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세계와 이야기의 단편적인 이야기 등 다양한 매력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으니 많은 분들이 꼭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게임은 생각보다 pvp요소가 큰가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