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텐센트 산하 티미 스튜디오 그룹(TiMi Studio Group)이 개발 중인 오픈월드 멀티플레이 RPG 신작, '아너 오브 킹즈: 월드'가 GDC 2025 에서 첫 시연을 개시했습니다.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연에서는 '아너 오브 킹즈: 월드'의 핵심 재미요소인 전투를 중점으로 검증하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최근 10주년을 맞이한 MOBA 게임 '아너 오브 킹즈(중국명 '왕자영요')'를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 IP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 속 지역, 그리고 다채로운 영웅들을 고퀄리티 비주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죠. 또한, MOBA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스토리 또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팬들 사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게임은 '아너 오브 킹즈' 세계관을 바탕으로, 동양 색채가 짙으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풍경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픈 월드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디테일한 편이며, 다소 진한 색채가 어우러진 비주얼은 탁 트인 오픈 월드와 만나며 시원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MOBA에서 오픈월드 RPG로 그 장르가 달라지면서, '아너 오브 킹즈: 월드'에는 주인공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분신이기도 한 주인공은 신비한 에너지인 'Flux'를 배우는 학교인 Jixia 아카데미의 신입생으로서 이야기를 시작하죠. Flux라는 에너지는 이후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사실, 스토리 뿐 아니라 주인공의 삶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고 말죠.
게임에서 주인공은 이 Flux라는 에너지를 통해 세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전투 메커니즘과도 연결되는 장치로, '아너 오브 킹즈' IP 속 다양한 영웅들의 전투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여러 종류의 오픈월드 RPG 종류와 차별화된 요소입니다. '서브컬처' 오픈월드 RPG로 대변되는 여러 게임들은 주로 3~4명으로 구성되는 캐릭터로 파티를 구성하며, 각 캐릭터가 가진 능력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훌륭한 파티를 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반면 '아너 오브 킹즈: 월드'에서는 이 파티 구성 단계가 조금 다릅니다. 바로 주인공이 직접 여러 종류의 전투 스타일 중 '두 가지'를 선택해 장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는 활을 사용하는 영웅의 전투 스타일을 하나의 슬롯에 배정하고, 다른 슬롯에서 근접 전투에 특화된 전투 스타일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후 전투 과정에선 전투 스타일 변환 단축키(PC 기준 Tab키)를 활용해 전략적인 게임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수백 명도 더 되는, 원작 MOBA의 캐릭터들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도 '아너 오브 킹스: 월드'는 독특한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원하는 경우에만 특정 전투 스타일 주인의 모습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설명만 들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 다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ㄴ 주인공 캐릭터의 외형은 변하지 않고, 스토리를 통해 얻은 영웅들의 전투 스타일만 가져다 쓰는 것
ㄴ 특정 영웅의 전투 스타일을 사용할 때, 그 스타일의 주인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
이 두 방법의 차이는 딱 하나입니다. 플레이어가 주인공 캐릭터를 조작할 것이냐, 아니면 영웅 캐릭터를 조작하느냐죠.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을 더 잘 하는 성격이라면, 오히려 이러한 접근법이 스토리 전달에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날 체험한 분량은 메인 스토리 일부로, '변겁'을 하며 공격을 해오는 원숭이 보스를 물리치는 것이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두 개의 전투 스타일을 장착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면 거의 곧바로 원숭이 보스와 마주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너 오브 킹즈: 월드'의 전투는 꽤나 도전적인 축에 속했습니다.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유사한 오픈월드 RPG와 비교했을 때 말이죠. 적당한 타이밍에 맞춰 회피 동작을 하거나 하면 대미지를 받지 않지만, 원숭이 보스의 패턴이 상당히 복잡해 처음 게임을 접하는 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연을 시작하기 전, 티미 스튜디오의 개발진은 '아너 오브 킹즈'의 전투가 상당한 깊이가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직접 체험해 본 바로도 어떤 느낌인지 금방 알 수 있었죠. 다양한 속성으로 적을 공략하는 것은 기본이고, 각 전투 스타일마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전투는 기본 공격과 세 개의 일반 스킬, 그리고 궁극기로 구성됐습니다. 키보드 기준 Q, E, R은 일반 스킬을 담당하고, T가 궁극기 단축키입니다. 두 개의 전투 스타일을 언제든지 바꿔가면 쓸 수 있으니, 기술 6개와 궁극기 두 개를 가지고 전투를 진행한다고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또 각 전투 스타일이 저마다 독특한 기믹을 가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툴팁을 세밀하게 읽어보기 어려웠던 시연 특성 상, 서로 호환이 잘 되는 전투 스타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기술 연계를 활용할 때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전투 스타일을 찾는다면, 상당히 스타일리시한 전투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변겁 원숭이 전투는 여러 페이즈로 나뉘어 있었고, 가면을 바꾸는 중국 전통 무용답게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주로 불을 뿜어내는 공격을 위주로 했지만, 상성 속성을 가진 전투 스타일을 챙기지 약간 고전했습니다.
보스전에서 눈여겨 볼 것은, 보스의 기본 체력 아래에 대미지를 누적시켜 그로기를 만들 수 있는 수치가 존재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여러 오픈월드 RPG에서 사용하고 있는 요소기도 하죠. 대미지를 누적시키고 보스의 빈틈을 만들어낸 뒤, 궁극기를 활용해 폭발적인 대미지를 집어넣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전투 위주로 구성된 체험이었기에 그 밖의 요소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개발진이 내세우는 깊이 있는 전투는 어떤 의미인지 힌트는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조금 더 스타일 별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말이죠.
보스전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시네마틱 연출도 인상적인 편이었습니다. 비록 원작 IP 속 영웅들을 자세히 알지 못해 그 감동은 조금 덜했지만, 게임 초반부터 서사를 쌓아간다면 또 다른 경험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날 시연을 통해 받은 '아너 오브 킹즈: 월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전반적인 비주얼과 배경 디테일, 그리고 두 개의 전투 스타일을 번갈아가며 수행하는 전투 시스템이었습니다. 스타일 별로 플레이 감각이 상당히 많이 변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콤보 스타일을 정립하는 재미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국내에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현지화는 필수인 것처럼 느꼈습니다. 세계관 상 동양적인 이름이나 지명이 많은 편인데, 영어 자막으로 게임을 플레이해서는 도저히 누가 어떤 이름인지, 고유명사들은 무슨 의미를 갖는지 파악하기가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아너 오브 킹즈: 월드'는 한창 개발중인 작품으로, 대략적인 출시 일정 또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GDC를 통해 참관객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탄생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