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중순, 스웨덴의 게임 개발사이자 하드코어 협동 슈터인 'GTFO'를 개발한 '10 챔버스'의 미디어 브리핑이 일본 도쿄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브리핑의 주인공은 지난해 짧게 공개한 신작 '덴 오브 울브즈'. 페이데이2의 개발진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개발사답게, 하이스트(침투와 강탈)를 메인 콘텐츠로 삼은 신작이다.
독특한 세계관과 컨셉을 지닌 덴 오브 울브즈의 브리핑은 짧은 프레젠테이션과 시연, 그리고 인터뷰로 이어졌다.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감상은 별도의 시연기(기사 하단 링크)에 정리해 두었으며, 본 기사는 시연 이후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Q. 전작인 GTFO 대비 플레이가 조금 더 쉬워진 느낌이다. 과거의 사례에서 느낀 바가 있었던 건가?
= 10챔버스를 설립하면서부터, 우리는 '코옵 게임'을 추구했다. '하드코어 FPS'를 추구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때문에, '덴 오브 울브즈'는 GTFO보다 더 편하고, 쉬운 타이틀을 목표로 개발했다. 완전히 캐주얼한 슈터는 결코 아니며, 도전적인 난이도를 지니고 있지만 GTFO보다는 분명 플레이하기 편한, 페이데이2와 GTFO의 중간 선을 추구했다.
다시 오해를 풀기 위해 말하자면, 우리의 정체성은 치밀한 '협동'을 추구하는 것이지 극도의 하드코어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는 그저, 첫 작품인 GTFO의 속성일 뿐이다.

Q.10 챔버스가 오랜 기간 협동 게임을 만들면서 배운 협동 슈터의 핵심은 무엇이며, 그리고 개발진 입장에서 말하는 덴 오브 울브즈의 핵심 구조는 무엇인가?
= 협동 게임의 핵심은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협동 게임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너무 쉬워서 혼자 다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면 안 되며, 다른 이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도전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GTFO가 이러한 철학의 극한에 해당하는 게임이라면, 덴 오브 울브즈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부드럽다. 모든 사람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겠지만, GTFO보다는 조금 더 많은 이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르적 측면에서는 이런 문제도 있다. '페이데이2'에서 자주 보이는 사례인데, 팀원들이 각각 서로 다른 계획을 짜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는 뒤로 들어가지만, 누군가는 복면을 쓰고 정면에서 총질을 시작한다. 남은 둘은 혼란에 빠지고, 이 혼란의 상황이 다시 협동 단계로 접어드는 건 무척 요원한 일이다.

때문에, 협동 게임은 반드시 설득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대략적인 방향성을 설명할 수 있는, 큰 목표와 큰 줄기의 수행 방법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협동 게임이라면, 언어와 실력의 차이와 관계 없이 이 협업 과정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덴 오브 울브즈가 추구하는 방향도 이것이다. 호스트가 작전을 짜고, 이 작전에 따라서 맵이 바뀌며 루트가 고정된다. 중간 참여자도 빠르게 게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웨이포인트 시스템을 준비 중이며, 아무 말 없이도 팀이 어떤 방향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게임 플레이 준비 단계에서 지도를 펴놓고 회의를 하면서 하이스트 계획을 짰다. 실제 게임에서는 어떻게 이런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건가?
= 계획 수립 과정을 현실에서 진행한 것은 이번 이벤트에서 더 흥미롭고 사교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도 당연히 가능하다. 사전 계획 메뉴를 통해 하이스트 과정을 계획하고, 접근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GTFO에서도 지도 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특정 문을 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지원했는데, 덴 오브 울브즈 또한 동일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다.

또한, 덴 오브 울브즈의 각 하이스트는 일종의 스토리 라인을 지니고 있다. 몇 번의 프렙 미션을 거치며 하이스트를 준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경비원을 위협해 침투하거나, 금고 암호를 미리 알아내 침투하거나, 폭발물로 벽을 무너뜨리고 돌입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호스트가 결정할 수 있다. 하나의 하이스트에도 여러 가지 해결 경로가 준비되며, 호스트는 일종의 범죄 설계자로서 어떤 준비를 거쳐 하이스트를 완수할지 설계하게 된다.
Q. 시연 버전에서는 단편적인 게임 플레이만을 경험했다. 게임 내적인 성장 시스템이나 스킬 트리도 준비될 예정인가?
= 물론이다. 게임 내에 충분한 성장 요소가 준비될 예정이며, 무기를 비롯한 각종 장비, 가젯 등을 업그레이드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다만, 다른 작품의 '퍽'에 해당하는 기능은 아직 언급하기 어렵다.
Q. 다이브 시스템에 대해 말해 보자. 이번 시연에서 다이브는 특정 위치로 빠르게 이동하는 점프맵의 구조였는데, 이외에도 다양한 기믹의 메커닉이나 있는지 궁금하다.
= 다이브는 게임 플레이의 강도나 분위기 면에서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이브에서는 무엇이든 마주칠 수 있다. 시연 빌드에서는 3D 플랫포머였지만, 우리는 RTS나 퍼즐, 잠입 임무, 건파이트도 다이브 내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으로 고려하고 있다.
중국 사원과 같은 배경이나 일본의 정원같은 장소 등 여러 가지를 시각화 할 수도 있고, 때로는 다이브를 통해 들어간 곳이 미로에서 감시자나 몬스터가 나를 쫓아오는 것 같은 오싹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즉, 총격전을 진행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될 수 있다.

다이브 과정에서 게임은 완전히 달라지며, 환기의 시점이 된다. 물론, 실패하더라도 다시 기회가 있으니 변수가 크게 위험하지도 않다. 이를 어떻게 클리어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걸 알아내는 과정 또한 일종의 도전이니까.
다이브는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도전을 주지만, 다르게 보면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원하는 대로 끼워 넣을 수 있는 스낵 미션이기에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준다.
Q. 다이브 과정을 플레이하다 보면 다양한 미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어떤 작품들의 영감을 얻었나?
= 굉장히 많은 SF 작품들이 다이브의 구성에 영감을 주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매트릭스'지만, 1995년작인 '스트레인지 데이즈'에도 비슷한 개념이 등장한다. 공각기동대나 블랙 미러, 블레이드 러너 등의 작품들도 좋은 영감의 소재가 되었으며, 여러분이 떠올렸을 '인셉션' 또한 큰 영감을 주었다.

Q. 게임 내에 여러가지 설정이나 스토리들이 녹아들어 있으며, 플레이 목표도 서사적으로 크게 연관되어 있었다. 심지어 워킹 시뮬레이터(그냥 걸어가는 파트)도 존재하던데, 스토리 드리븐 형태의 협동 슈터로 설계한 이유가 있는가?
= 워킹 시뮬레이터는 꽤 드물게 들어가 있긴 하지만, 서사 전반에 걸쳐 플레이어의 선택이 녹아나 있다. 예를 들어 시연 빌드에서는 누군가가 고문 당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 누군가가 전 미션에서 정보를 팔아 넘긴 사람이다. 또한, 게임 중 적들이 서로 잡담을 나누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이 주제가 바로 플레이어다.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했는지, 이를 게임 내에서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는, 1인칭 협동 게임에서 서사가 지닌 비중이 협동 구성원 모두에게 각각 다른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의도한 바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서사를 더 즐기고 싶고, 게임 내에 구현된 이메일이나 경고판 등을 읽고 싶어하지만, 또 누군가는 빠른 진행을 더 원하기도 한다. 협동 게임에서 영상 스킵 안 한다고 불만을 지니는 팀원은 다들 한 번쯤 겪는 일 아닌가?
때문에, 덴 오브 울브즈는 이러한 서사를 별도의 텍스트나 오디오 로그로 제공하지 않고, 메뉴에서 확인하거나 게임 플레이 경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구성했다. 하이스트의 클라이언트와 협력자 등 배경 서사는 굳이 파티 상태가 아니어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서사를 전달하는 구조는 게임 플레이 도중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Q. 시연 빌드에서는 무기와 가젯이 몇 개 없었다, 얼리 액세스에서 얼마나 많은 장비가 포함될 예정인가?
= 정확히 갯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무기와 가젯들 모두 앞서 말한 대로 플레이어가 커스터마이징해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때문에 파생되는 경우의 수를 따지면, 수가 부족하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Q. 안정적인 네트워크도 중요한데, 서버 구성은 지역별로 어떻게 배정되는가?
= 지역별 서버 배치를 고려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는 P2P 연결 구조로 구성해 네트워크 지연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서버는 매칭 및 계정 정보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우리 또한 이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더 나은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Q. 페이데이 시리즈와 같은 '돈가방'이 존재했다. 덴 오브 울브즈의 게임 내 경제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 하이스트 게임에서 경제 구조를 만들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미션을 클리어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수많은 돈가방을 얻게 되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극도로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돈가방이 그대로 재화로 환원되지는 않으며, 아이템 드롭 시스템을 통해 무기 부품이나 장비를 습득하게 된다. 소음기나 조준경, 부착물 등을 포함해 다양한 장비 및 액세서리를 얻을 수 있다.

Q. GTFO의 한국어 지원은 꽤 느리게 이뤄졌다. 덴 오브 울브즈의 언어 지원은 어떻게 되는가?
= 얼리 억세스 단계에서는 영어부터 우선 지원된다. 이후 플레이어 수에 따라 추가 언어의 우선 순위가 결정될 것이다.
이와 별개로, 핑 시스템과 음성 커맨드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퀵 메뉴를 통해 빠르게 음성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Q. 마지막으로, GTFO를 즐겁게 즐겼고, 덴 오브 울브즈를 기대하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
GTFO 출시 이후, 한국에서도 굉장히 많은 게이머 분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우리가 다시 개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원동력을 주는 여러분들께 늘 감사하는 마음이며, '덴 오브 울브즈'를 통해 보다 많은 한국 게이머 분들께 인사드리고자 한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리며, 미드웨이에서 만날 날을 기대하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