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K는 '아랑전설', '용호의 권', '사무라이 쇼다운' 등 90년대 게이머들이면 한 번씩 접해보았을 대전 격투 게임을 연달아 제작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올스타전에 가까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에 인기가 쏠리기 시작하고, 3D가 주류가 되는 시점에서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일부 시리즈의 맥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킹 오브 파이터즈14부터 3D 그래픽 기술을 점차 재정비한 SNK는 킹 오브 파이터즈15에 이어 이번 '아랑전설 CotW'로 다시 자사의 명작 대전 격투 시리즈의 맥을 본격적으로 이어가고자 하고 있다. 게임쇼 시연에 이어 지난 2월 OBT에 3월 27일 2차 OBT까지 여러 차례 검증을 마친 아랑전설 CotW가 어떤 게임인지,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4월 24일 출시에 앞서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 아랑전설 CotW, 3월 27일 OBT / 4월 24일 출시
- 테리, 앤디, 마이, 김갑환의 근본은 '아랑전설'
- 스마트 스타일, RPG 콘텐츠 EOST로 초심자도 즐겁게
아랑전설은 어떤 게임?
SNK 대전 격투 게임의 근-본

아마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지 않은 유저라도 '테리 보가드', '시라누이 마이', '김갑환' 이 캐릭터들은 알 것이다. 사실 더 설명이 필요한지 싶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나 켄, 춘리, 철권의 진이나 카즈야처럼 대전 격투 게임 장르의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킹 오브 파이터즈에 더 많이 출연하긴 했지만, 그 캐릭터들이 처음 등장한 시리즈가 바로 지금부터 이야기할 '아랑전설' 시리즈다. 그 첫 시작인 '아랑전설'이 1991년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34년도 전부터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SNK는 1989년 벨트스크롤 격투 액션인 스트리트 스마트 출시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제작진 일부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전 격투 게임 제작에 나섰다. 그리고 1991년 '아랑전설'을 시작으로 그 전설을 시작했다. '아랑전설'은 미국을 일주하며 격투를 벌이던 '스트리트 스마트'의 컨셉을 일부 채택, 가상의 미국 도시 '사우스타운'을 배경으로 '테리 보가드', '앤디 보가드', '죠 히가시' 세 명의 격투가가 암흑가의 보스 기스 하워드에 맞서 활약하는 과정을 2D 격투 게임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첫 시도였던 만큼 시행착오는 있었으나, 지금까지도 유저들에게 친숙한 전설적인 캐릭터의 시작점으로써 뜻깊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때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갈고 닦아서 출시한 '아랑전설2'는 90년대를 추억하는 많은 유저들에게 명작으로 회자되는 작품이다. 회피 공격, 날리기 공격, 라인 이동 등 독특하고 완성도 있는 전투 시스템으로 당시 오락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섹시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시라누이 마이'와 정의의 태권도로 대전 격투 게이머에게 짙은 인상을 남긴 '김갑환' 등 SNK의 뛰어난 캐릭터 디자인 능력이 더해지면서 현재까지도 대전 격투 게임계 바이블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 뒤 용호의 권 주인공 '료 사카자키'를 깜짝 등장시켜 킹 오브 파이터즈 94의 초석을 쌓은 '아랑전설 스페셜', 일신한 그래픽과 사운드를 보여주기 시작한 '아랑전설3'까지 아랑전설은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나갔다. 그리고 1편부터 이어진 스토리를 1995년 '리얼 바우트 아랑전설'로 완성, 대전 격투 게임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기스 하워드가 패배 후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도움을 거절하고 스스로 빌딩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대전 격투 게임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엔딩씬 중 하나로 남아있다. 아울러 그때 도입한 MAX 초필살기 시스템이 이후 킹 오브 파이터즈96부터 도입되는 등, 시스템적으로도 발전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한 차례 완성된 '아랑전설' 시리즈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98년 초 '리얼 바우트 아랑전설2'로 진일보한 그래픽과 필살기 연출, 속도감 있는 타격 액션을 보여주었지만 자사의 또다른 대전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97'의 아성은 넘지 못했다. 여기에 1999년 출시한 '와일드 앰비션'의 저조한 성적으로 '아랑전설'은 그대로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SNK는 다시 자신의 주특기인 2D로 복귀, '아랑: 마크 오브 울브스'로 건곤일척의 한 수를 던졌다. 기스 하워드 사후 10년 뒤의 사우스타운을 배경으로 하면서, 테리 보가드 외에 다른 모든 캐릭터를 신규 캐릭터로만 구성하는 모험을 한 것이다. 아울러 테리 보가드도 유저들에게 친숙한 모자를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등, 기존 팬들에게 반발을 살 위험이 있었다.


이런 리스크를 짊어지고 출시한 '아랑: 마크 오브 울브스'는 격투 게임의 캐릭터 세대 교체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혔다. 기스 하워드의 아들이자 테리 보가드의 제자인 락 하워드, 김갑환의 아들 김동환과 김재훈, 또다른 SNK표 섹시 캐릭터로 자리잡은 B.제니까지 매력적인 캐릭터의 디자인과 서사 그리고 이들의 매력을 뒷받침할 화려한 도트 그래픽과 연출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랑: 마크 오브 울브스'를 끝으로 아랑전설 시리즈의 맥은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후속작이 절반 이상 개발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2001년으로 한 차례 도산한 뒤 SNK가 겪은 고난은 대전 격투 게임팬들은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K는 고난을 이기고 부활, 이제 자신들의 근본인 '아랑전설'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고자 하고 있다.
SNK 최신작, 아랑전설 CotW
오랜 노하우와 트렌드를 담을 3D 기술력까지
2022년 8월 8일 EVO 2022에서 최초 공개 후, 2023년 8월 7일 EVO2023에서 정식 타이틀이 공개된 '아랑전설 CtoW'는 '아랑: MotW'의 후속작이다. 전편과 동일하게 락 하워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테리 보가드, 시라누이 마이 등 시리즈 인기 캐릭터들이 일신한 모습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또한 후타바 호타루, B.제니, 카인 R.하인라인, 그리폰 마스크 등 '아랑: MotW'의 캐릭터들도 출연해 전작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죠 히가시의 수제자인 프리차, 그랜트의 제자인 복스 리퍼 등 신규 캐릭터가 공개됐으며, 출시 버전에서는 총 17명의 캐릭터 라인업이 등장한다. 또한 출시 후 시즌패스 캐릭터는 물론, '스트리트파이터6'와 콜라보로 켄과 춘리도 참전한다. 심지어 OBT 개시일인 27일에는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플레이어블 로스터에 깜짝 등록되는 등, 라인업의 폭을 한층 더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준비 중인 '아랑전설 CtoW'는 그간의 실수를 딛고 킹 오브 파이터즈14 이후 확립된 3D 그래픽에 사이드뷰 대전 스타일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예전부터 아쉬웠던 이펙트 부분을 강렬한 미국 카툰풍으로 어레인지, 독특한 스타일로 승화시킨 것이 눈에 띈다.
그래픽뿐만 아니라 시스템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전작에 있던 T.O.P를 계승, 체력 게이지 1/3 구간마다 공격력 상승 및 체력회복 효과가 주어지는 S.P.G는 물론 이번 작에서 'REV'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다각화된 공방 양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REV 시스템은 대전 초반부터 특수 공격을 펼칠 수 있게 해주며, 파워 게이지 위에 표시된 REV 게이지가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우선 대전 시작 전 체력 게이지 초중후반 중 원하는 곳에 전작의 T.O.P을 계승한 S.P.G. 존을 설정, 해당 구간에서 공격력이 상승한다. 또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공격하는 REV 블로도 해당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다. REV 블로는 점프 중에도 사용이 가능한 만큼, 대공 기술과 점프 공격도 받아내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필살기를 강화하는 EX 개념인 REV 아츠, REV 아츠 이후 다른 REV 아츠 혹은 REV 블로로 연결하는 'REV 액셀'로 다양한 콤보를 설계하는 재미를 살렸다. 다만 REV 게이지가 최대치로 상승해 오버히트하면 일정 시간 REV 액션을 사용할 수 없고, 가드할 때마다 가드 게이지가 감소해 가드 크러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REV 게이지는 REV 액션이나 일반 가드, REV 가드를 사용하면 상승하게 되며, 시간이 경과하거나 공격을 적중시킬 때 혹은 저스트 디펜스를 통해서 게이지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연속 가드 기술에 맞춰 정확한 타이밍에 → 또는 ↘ 방향을 입력해 발동하는 '하이퍼 디펜스'도 저스트 디펜스와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며, 가드 캔슬로 초필살기, 잠재 초필살기, 히든 기어까지 빠르게 발동해 적에게 역습하는 것이 '아랑전설: CotW'의 또다른 묘미다.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을 빠른 템포의 대전 격투 액션에 소화해낼 정도로 진화한 모습은 대전 격투 코어 팬들에게 반가운 일이지만, 입문자에겐 다소 복잡한 진입장벽이 될 우려가 있다. 이런 부분까지도 고려해 SNK는 '스마트 스타일'과 '아케이드 스타일' 두 가지 스타일로 유저들을 배려했다. '스마트 스타일'은 콤비네이션 어택이나 필살기를 커맨드 조작을 최소화해서 쉽게 발동할 수 있는 스타일로, 펀치 연타나 강킥 연타로 콤보를 이어가거나 강펀치에 방향키를 조합해 필살기를 쓰는 등 격투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유저도 간편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끔 한 방식이다.
한편, 기존 격투 게임 유저에게 친숙한 '아케이드 스타일'에도 일부 이점을 줘서 초보자들이 점차 익숙해지면 아케이드 스타일을 연습하게끔 유도했다. 특히 일부 필살기의 기술 동작을 중단하는 '브레이킹', 필살기를 발동하는 척하는 '페인트'는 아케이드 스타일에서만 지원한다. 이런 고급 테크닉을 사용해 상대의 헛방을 노리고 특수 카운터 '와일드 퍼니셔'까지 노릴 수 있는 만큼, 스마트 스타일에서 기본 테크닉을 익히고 점차 아케이드 스타일에서 특유의 템포를 느끼게끔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 OBT로 담금질한 아랑전설
초심자도 배려한 스마트 스타일, 트레이닝 모드도 지원
서머 게임 페스트 2024, TGS 2024에서 시연 버전을 선보였던 '아랑전설 CotW'는 지난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1차 OBT를 진행, 네트워크 대전 환경 및 퀄리티 피드백을 체크했다. 1차 OBT에서는 기존의 인기 캐릭터인 '테리 보가드'와 '시라누이 마이'를 비롯해 'B.제니', '카인 R.하인라인', 신규 캐릭터 '프리차'와 '복스 리퍼'까지 총 8명이 플레이어블로 등장했다.
1차 OBT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아트 스타일과 특유의 대전 템포를 구축한 REV 시스템, 초보를 위한 스마트 스타일과 기존의 아케이드 스타일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다소 불안정한 대전 환경과 오프라인 모드가 적다는 것에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피드백에 SNK는 출시에 앞서 3월 27일, OBT를 더 진행했다. 이번 2차 OBT에서는 클래식 버서스, 튜토리얼 등 오프라인을 한층 강화했으며, 그리폰 마스크가 플레이어블 캐릭터 라인업에 추가됐다.

약 한 달만에 다시 선보인 2차 OBT의 변화는 상당히 놀라웠다. 우선 매칭부터 달라졌다. 지난 1차 OBT 초기에는 매칭이 잘 안 잡혔고, 핑이 튀는 상대와 매칭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번에는 그때의 피드백을 확실히 받아서 지역별 매칭이 제대로 이루어졌고, 매칭 시간도 너무 늘어지지 않게 최대 60ms 안쪽에서 상대를 빠르게 찾아서 매치업을 시켜줬다.
아케이드, 스마트 스타일 두 가지에 맞춰서 구현된 튜토리얼도 상당히 충실했다. 이동 같은 정말 기초적인 부분부터 각종 고급 테크닉까지 차근차근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랑전설 CotW는 REV, S.P.G 등 타 게임과는 다소 다른 요소들이 있어서 이를 활용하는 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이 부분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면서 소위 '모르면 맞아야지'를 상당히 줄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튜토리얼까지 체득한 다음에 실제로 맛본 아랑전설 CotW는 꽤나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기초적인 것을 알면, 초보도 상대가 각종 얍삽이나 농락질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뚫고 들어가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일례로 2D식 대전 격투 게임에서 장풍을 막 쏴대며 소위 '니가 와'하는 유형은 그 게임의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는 초보들이 처음에 겪는 관문이다. 점프하자니 대공기로 격추되고, 가드하자니 계속 맞는 이지선다에 처하기 일쑤다. 그럴 때에 S.P.G 상태에서 'REV 블로'를 활용, 장풍만 믿고 있던 상대를 바로 응징한 뒤 가까이 가서 본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초보들이 많이 당하는 것이 하단 짠손 짠발 얍삽이인데, 그것도 회피 공격 버튼 하나로 '딸깍'해버릴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원래는 각 캐릭터마다 그걸 상쇄하는 방식을 알아야 대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회피 공격 하나로 통일해서 반격하면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초보 유저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커맨드나 콤보도 버튼 하나로 쉽게 해결하는 '스마트 스타일'도 유용했다. 전작 킹 오브 파이터15에서 비슷한 콤보가 있긴 했지만, 칼 같은 중립 상태에 필살기 게이지에 따라 강제적으로 콤보가 바뀌는 양상이라 초보가 쓰기엔 모호했다. 그때에 겪었던 피드백을 반영해 이번에는 다소 판정도 유연하게 짰다. 여기에 일반 공격으로 콤비네이션 어택만 넣는 유형과 커맨드 키로 REV 아츠까지 섞어서 강력한 콤보를 넣는 유형으로 분리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쓸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런 스마트 스타일은 기존의 기본 입력키를 네 개에서 두 개로 줄이고 나머지에 기능을 할당했기 때문에 플레이 경우의 수는 아케이드 스타일보다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선입력이 있다고 해도 복잡한 커맨드를 순서대로 어느 정도 타이밍에 맞춰 입력하는 것은 꽤나 오랜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그렇게 익히는 동안 질려서 나가버릴 위험도 있다. 그래서 기본부터 어느 정도 응용까지, 약간의 제한은 있어도 쉽고 호쾌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 스타일 유형은 최근 대전 격투 게임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SNK는 그 기본기에 그간의 격투 게임에 대한 노하우로 초보가 대처하기 제일 까다로워하는 것들도 쉽게 풀어낼 수 있도록 잘 짜낸 것이 눈에 띈다.

그렇게 잘 짜인 내실이 있어도 시대를 못 따라가는 그래픽 때문에 평가절하됐던 것이 그간의 SNK 3D 게임의 행보였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차례 고민해왔던 SNK가 자사 격투 게임의 근본 '아랑전설'에 와서 조금은 무르익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퀄리티가 퀀텀점프한 것은 아니지만, '아랑전설'이라는 작품만의 특색을 확고히 살리도록 미국 코믹스에 가깝게 잘 다듬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펙트가 팔랑거리며 따로 놀던 이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그 '코믹스'에 가까운 컨셉에 맞춰서 임팩트를 전달해낸 것이 인상 깊었다. 아울러 REV 블로 등 전신에 도는 이펙트가 이전의 SNK 작품에서는 상당히 겉돌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현상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이질감 없이 대전 격투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근본이자 또다른 첫발, CotW
부활을 넘어 부흥을 노리는 SNK의 첫발

'아랑전설' 이래로 지금까지 SNK는 수도 없이 많은 대전 격투 게임을 제작해왔고,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게임사이기도 하다. 그 뒤에 여러 차례 시련이 있었지만, 왕년의 저력을 기반으로 버텨내면서 다시금 트렌드에 맞추고자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뒤로 몇 년이 흘러 다시 근본으로 돌아온 '아랑전설 CotW'는, 그간의 노력의 결실이자 장르에 대한 SNK의 심도 있는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2D 시절을 떠올리는 빠른 템포의 대전 격투 액션은 물론, 그 과정에서 정교한 판정과 처리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각종 복잡한 시스템까지 조화롭게 풀어낸 모습을 OBT 시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보를 배려하는 '스마트 스타일'까지,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물론 '대전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가 이전보다 많이 위세가 줄었고 아직도 초보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아랑전설'이 근 20년 동안 맥이 끊겼다 다시 부활했기에 신규 유저들에게 낯설다는 점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RPG 요소를 더한 'EOST'도 선보이는 한편, 유저들이 친숙한 캐릭터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인 만큼 '아랑전설 CotW'의 출시 그리고 그 뒤의 SNK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