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산업혁명이 성공했다면? 그 스타일이 기반이 된 퓨전 판타지 핵앤슬래시는 어떨까?"

라이펄스가 지난 2024년 5월 출시한 '도사'는 누군가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상상에 도전했던 작품이었다. 그들의 첫 도전은 쉽지 않았다. 첫 작품이었기에 불거진 최적화 문제부터 레퍼런스가 거의 없던 조선풍 퓨전 스타일을 구현하는 과정의 시행착오 등 고난이 이어졌다. 이에 결국 서비스 종료라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그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는 27일 그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덜어낼 건 덜어내고, '서브컬쳐 핵앤슬래시'라는 키워드를 한층 살린 '체이서즈'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뽑기'를 뺀다는, 다소 과감한 결단까지 더하고 1월 OBT로 피드백까지 마친 '체이서즈', 어떤 게임인지 출시에 앞서 개발진에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좌측부터) 라이펄스 장수민 대표, 김태경 아트팀장, 최상훈 PD


"'체이서즈', 포스트아포칼립스 퓨전 핵앤슬래시라는 차별화된 키워드로 공략"

Q. 도사 이후 이번에 새로 ‘체이서즈’를 선보이는데, 언제부터 개발했나?

최상훈 PD = 6개월 정도 됐다. 순수 개발 시기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기존에 있던 애셋들을 활용한 부분도 있어 체이서즈로 전환해서 개발한 시기를 따지면 그렇다.

장수민 대표 = 개발 막바지에 전사 테스트도 추가로 돌리면서 안정화에 힘썼다. 예전 '도사' 때는 일정이 빡빡해서 테스트가 다소 미진했는데, 이번에는 최대한 검증해서 내고자 한다. 6개월 동안 무에서 유를 만든 게 아니고, 이전 '도사'에서 있던 코어한 시스템을 R&D해서 적용한 게 많다. 물론 AI처리나, 팀원이 다 같이 다니는 액션에서 스왑식 액션으로 바뀐 부분 등 변경된 부분도 여럿 있다.


Q. 이전에 핵앤슬래시의 호쾌한 느낌을 담은 액션을 추구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체이서즈에서 이를 어떻게 발전, 계승했나?

장수민 대표 = 이해를 돕기 위해서 비유하자면, 핵앤슬래시의 느낌에 무쌍류의 느낌을 담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다. 물론 둘 다 적들을 쓸어버리는 호쾌함이 특징인데, 무쌍류는 전열을 갖춘 군대와 맞서 선봉으로 출전하는 장수의 관점에서 보게 되지 않나 싶었다. 어찌 보면 팀을 꾸려서 출전한 캐릭터들을 조종하는 유저가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물론 그런 느낌이 들기 위해선 선제 조건이 '적이 많이 등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예전에는 최적화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아쉬웠고, 그게 좀 각인되어서 OBT 때는 만족스럽게 보여드리지 못했다. 정식 출시 때는 80명 이상의 적이 한꺼번에 등장하고, 이를 캐릭터들이 화끈하게 처치하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부분에 집중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 최적화도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디스토피아적인 퓨전 SF 세계관에 쿼터뷰 핵앤슬래시의 호쾌함을 담아냈다


Q. 최적화 문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고, 또 어느 기종을 기준으로 잡고 있나?

최상훈 PD = 이전 도사 때는 일정 때문에 빌드가 되는 것만 보고 한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신경을 많이 썼다. 기종은 안드로이드에서는 S10이 최소치고, 아이폰은 XS를 최소로 잡고 테스트했다. 물론 최소치라고 했으니 돌아간다 정도고, 6G 메모리폰에도 무난히 돌아가게끔 최적화를 잡았다. 원활하게 플레이하려면 S20 정도를 잡고 있다.

장수민 대표 = 이전에는 업데이트할 때마다 최적화나 여러 가지 적용하느라 빌드를 새로 받는 게 많았는데, 그래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제대로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최적화를 빡빡하게 준비하면서, 1-1 스테이지부터 바로 호쾌한 핵앤슬래시 느낌을 체감하게끔 했다. 그리고 챕터 대신 에어리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에어리어를 지날수록 다양한 기믹이 추가된다. 핵앤슬래시 느낌에 익숙해져서 조금 루즈해질 때, 여러 콘텐츠로 이를 보완하는 방향을 그리고 있다.


Q. 아무래도 말 그대로 어두운 세계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OBT에서는 화면이 다소 어두운 느낌이었다.

김태경 아트팀장 = 그건 우리가 놓쳤던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포스트 아포칼립스풍의 어두운 컨셉을 살려야 한다는 그 생각이 너무 과해진 느낌이랄까. 단순히 어두운 것뿐만 아니라, 종종 유저들이 오브젝트들이 그림자에 가려진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너무 어두웠던 부분은 밝게 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오브젝트들이 가려져서 불편했던 부분들도 하나하나 체크하고 수정하고 있다. 화면이 어두워서 칙칙해보인다거나 그런 느낌은 확실히 개선했다.


Q. 유저들이 플레이하게 될 주요 콘텐츠는 어떤 게 있나?

장수민 대표 = 소위 숙제라 불리는 여러 루틴 던전들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여러 가지 기믹을 넣어서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끔 하고자 했다. DPS를 시험하는 샌드백 던전 유형은 물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파해해야 하는 보스전이나 도우미를 지키면서 싸우는 스테이지 등 다각도로 준비 중이다. 물론 최근 분재화의 추이를 반영, 자동이나 여러 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또 하나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다른 유저들과 기록을 경쟁하고 그런 재미를 강조하자는 점이다. 그래서 글로벌로 같이 출시하고, 각나라 유저들이 레이드 기록을 두고 승부하는 그런 걸 비롯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 태양의 힘을 '알루나'가 독점했다는 설정에 맞춰 전반적으로 배경을 어둡게 그려냈다


"은은한 동양풍에 라이트함과 공략 경쟁의 치열함 보여줄 것"

Q. 서브컬쳐 게임에서 '경쟁'을 앞에 내세우는 케이스는 적은데, 그쪽을 강조하게 된 이유가 있나?

장수민 대표 = 조금 잔혹한 얘기지만, 서브컬쳐 게임계에서 정면으로 승부해서는 우리에겐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3D 모델링만 해도 이미 대규모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 고퀄리티 게임들이 시중에 나와있지 않나. 거기에 이환, 무한대 등 다른 쟁쟁한 신작들이 예고된 상황이다.

그래서 서브컬쳐를 좋아하지만, 그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경쟁'이라는 부분을 채워주는 그런 포지션을 우리가 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정교한 액션보다는 시원시원하게 쓸어담고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 핵앤슬래시풍 액션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Q. 어떻게 보면 PVE 경쟁이라는 방향성은 이미 선발주자들 중 일부가 시도하고 있는 부분 아닌가. 어떻게 더 차별화를 꾀할 건지 궁금하다.

장수민 대표 = 이전에 '도사'에서 실패를 겪고 난 뒤에 깨달은 게 있다. 그렇게 기록을 경쟁하는 유형의 콘텐츠는 랜덤 요소를 많이 넣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랜덤이 많아지면 유저들이 체감하는 피로도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컸다. 이를 극복할 때의 쾌감이 그만큼 따라온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양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철저하게 패턴화해서 이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기술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식으로 설계했다. 아울러 이전에는 하루 3번 도전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보상은 한 번에 몰아받되 도전 횟수는 제약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유저들이 자신이 원하는 택틱을 무한정 시험해보고 랭크업에 도전할 수 있게끔 했다.

▲ PVP 경쟁보다는 PVE 기록 경쟁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Q. 경쟁하면 PVP가 먼저 떠오르게 될 텐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것 같다.

장수민 대표 = 아무래도 유저들의 스트레스가 크고 부담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를 줄이는 것에 집중한 방치형 게임을 참고했다. 방치형 게임을 보면 캐릭터나 역할군마다 배치 위치나 우선 공격하는 타겟들이 다른데, 이를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덱을 짜고 돌리는 맛이 있지 않나. 한편으로는 그외에는 유저의 개입을 최소화해서 승패를 일일이 보지 않고 숙제를 끝내는,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고. 그런 방향을 적용하고자 한다.


Q. 아무래도 서브컬쳐 게임에서 중요한 게 캐릭터이지 않나,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장수민 대표 = 물론이다. OBT에서 한 차례 검증 이후 퀄리티를 일신했다. 전반적으로 디테일을 높였는데, 특히 하이라이트나 그림자 그리고 헤어 표현 등 얼굴쪽에서 더 원화에 가까운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몸통 부분의 디테일도 점차 높여갈 예정이다.

그러면서 캐릭터의 특징도 원래 의도했던 대로 잘 드러나게끔 고치고 있다. 일례로 '시온'이 좀 언니에 대해 집착하지만 엉뚱한 면이 있는 캐릭터인데, OBT 때는 눈매와 턱선의 그림자 표현이 날카로워져서 광적인 면만 너무 부각되어버렸다는 평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다시 체크해서 개선하고 있다.

또 글로벌 출시다 보니 일본어, 영어 음성도 준비 중이다. 풀더빙은 조금 어렵고, 하이라이트 부분에 더빙을 넣어서 몰입감을 높이는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 캐릭터 모델링도 OBT를 거치면서 일신했다


Q. 게임플레이에서뿐만 아니라 눈길을 끌 만한 컨셉이나 비주얼도 서브컬쳐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 아닌가, 이 부분에서 도사는 어떻게 '킥'을 준비하고 있나?

김태경 아트팀장 =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한 SF 배경의 세계관은 많은데, 여기에 우리처럼 동양풍이 좀 더 강한 게임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도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동양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다면 어떤 느낌일지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런 느낌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 '체이서즈'다. 실제로 도시의 상층부인 '알루나'는 조선 컨셉을 살린 구역이기도 하고.

앞서 캐릭터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부분에서도 대중성 있는 디자인을 넘어 좀 더 특성을 한계까지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그게 단순히 선정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육덕이라던가 그 캐릭터만의 개성과 속성을 한껏 강화시켜서 타 게임에서 만족시키지 못한 니즈를 공략하자는 것이다.

장수민 대표 = '도사' 때보다는 덜하긴 하지만, 우리는 동양풍을 버리지 않았다. 저고리의 형태나 건물의 문양 같은 것들에 은은하게 녹여내는 그런 식이라고 할까. 저번에는 동양풍이 메인이었다면, 이번에는 포인트를 주기 위한 요소로 여러 곳에 은연 중에 넣은 셈이다.


Q. 캐릭터 얘기가 나온 김에 캐릭터 추가 주기, 그리고 업데이트 주기는 어떻게 잡고 있나 설명하자면?

장수민 대표 = 3주 간격으로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고자 한다. 그리고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 1회, 서브 스토리 2회 이런 식으로 총 9주의 루틴으로 잡고 3주마다 신규 캐릭터와 연동해서 스토리를 전개, 출시하는 그런 루틴을 준비 중이다. OBT 때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고, 이 부분은 여러 가지로 개선하고 있다.

또 하나 포인트라고 하면, '뽑기'를 뺐다는 점이다.

▲ 퓨전을 강조하고자 '도사'에 비해 동양적인 색은 덜고


▲ 미소녀들의 아픔과 고뇌를 함께 나누며 나아가는 모습에 좀 더 방점을 찍었다


뽑기 없는 BM, 한 차례 실패 딛고 차별화된 전략 선보이는 '체이서즈'

Q. 요즘 모바일 게임, 특히 수집형하면 뽑기 베이스이지 않나. 이 부분을 뺀 이유가 있을까? 또 BM이 어떻게 되나 궁금하다.

장수민 대표 = 캐릭터는 크리스탈로 정가 구매하는 체제인데, 게임에서 얻는 크리스탈로 충분히 올콜렉이 가능하게끔 했다. 어떻게 보면 롤 같은 게임을 생각하면 되겠다. 결제해서 캐릭터를 사는 것뿐만 아니라, 플레이해서 이런저런 보상을 얻고 그걸로 캐릭터를 사지 않나.

아까도 얘기했지만, 솔직히 시장에 지금 있는 대작들과 우리 게임을 비교했을 때 같은 값이면 누가 할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냥 단순히 '싸다', 싸게 뽑는 게임이다 이런 것만으로는 유저들에게 인상을 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요 BM을 꼽자면 돌파와 어빌리티 슬롯이다. 캐릭터 조각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수행하면서 얻는 돌파석으로 캐릭터를 돌파하는 방식이다. 이를 좀 더 빨리하기 위한 돌파석 패키지 등이 주요 BM이다. 또다른 요소인 어빌리티 슬롯은 방치형 게임에서 흔히 보는 캐릭터 능력치를 랜덤하게 돌려서 맞추는 그런 것을 생각하면 되겠다. 인게임에서 재조율 아이템을 수급할 수 있고, 여기서 더 필요하다면 패키지로 수급하는 형태다.


Q. 통상 다수의 서브컬쳐 유저들이 소위 명함, 명전 이런 개념에 익숙하다 보니 캐릭터를 돌파해야 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어떻게 커버하고자 하나?

장수민 = 돌파석과 캐릭터 조각은 게임 내에서 계속 획득할 수 있게끔 해서 부담을 줄이는 게 핵심이라고 본다. 그래서 어떤 콘텐츠를 할 때마다 쭉쭉 캐릭터 조각이나 돌파석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여기에 3주 간격으로 이벤트를 진행해서 여기서도 재화를 지급, 돌파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완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 캐릭터 확정 획득 후 '돌파'가 육성의 핵심 중 하나고



▲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하면서 돌파도 커버할 수 있게끔 설계했다


Q. 아무래도 캐릭터들이 활약할 세계관뿐만 아니라 '이야기'도 중요하지 않나. 이 부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장수민 대표 = OBT 때도 이 부분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면서 다듬었다. 예전 도사 때 반응이 좋았던 부분도 각색하고, 이벤트 스토리 부분도 도사 그리고 OBT 때 유저들의 피드백까지 종합해서 다각도로 개선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3주/9주 단위로 쭉 업데이트하면서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끊기지 않게끔 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다소 주기가 다를지 모르지만, 이 로드맵의 궤도를 안착하고자 한다. 다만 이전 도사 때처럼 풀더빙은 감당이 어렵고, 하이라이트 부분에 더빙을 넣거나 하는 식으로 몰입감을 높이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 메인 스토리, 서브 스토리 외에 인연 스토리 등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Q. OBT 전후로 여러 유저들이 '도사'의 서비스 종료에 아쉬움을 표하더라. 그 부분에 대해 듣고 싶은 유저들도 있을 것 같다.

장수민 = 우리 역시도 아쉬움이 많았고, 내부에서 그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한계가 닥쳐왔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트팀장이 말했던 아트 부문의 한계도 그렇고, 글로벌로 출시하거나 혹은 스토리에서 요괴와 도사의 싸움이라는 게 무언가 뚜렷하게 대적 관계를 설계하기도 애매했다.

게다가 리소스와 시스템도 급하게 쌓아올리다 보니 퀄리티 차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출시 초의 캐릭터들끼리도 일부 차이가 있는데, 점차 가면 갈수록 그 갭이 벌어지는 게 체감이 되더라. 게다가 초반에 여러 문제도 있었고, 최적화까지 하면서 정상 궤도까지 단기간에 올리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과 방향성을 명확히 잡고 다시 나아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체이서즈'로 나오게 됐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도사' 때는 유니크함에 올인해서 승부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니크함을 꾸준히 견지하기 어렵더라. 대중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점차 변질되었다고 할까. 지스타에 공개될 때만 해도 조선풍이 확실한 게임에서, 퍼블리셔와 소통하고 글로벌까지 준비하다 보니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판단해서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퓨전 비율을 조선 80에 현대 20 이 정도였다가 점차 조선 20 현대 80까지 역전되고, 너무 애매해진 느낌이었다. 그 애매모호함을 끌고 가기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도 그 두루뭉술함에 디자이너들도 힘들어 했다.

최상훈 PD = 레퍼런스도 가뜩이나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모호해지니 머릿속에서 쥐어짜내야 하는데, 그게 모두에게 한계가 온 느낌이었다. 계속 긴장 상태이기도 하고, 또 무언가 만들었을 때 판단 기준이 명확할 수가 없다 보니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다고 할까. 장기적으로 이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향을 새롭게 고민해야만 했다.


Q. 이전 '도사' 때는 2주 업데이트 간격을 내세웠는데, 이번에는 3주인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인가?

장수민 대표 = 그렇다. 2주마다 신규 캐릭터, 스토리를 내는 그런 루틴을 호기롭게 말한 건 좋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100% 전력으로 쭉 달려야만 했다. 그렇게 달리지 않으면 뒤쳐진다고 하지만, 오버페이스가 되어 결국 어딘가 구멍이 났다. 그나마 여름 이벤트 때 많이 수치가 올라갔지만, 그런 식으로 장기적으로 가능하지 않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소화할 수 있는 범위를 3주 간격으로 잡고 준비했다.


Q. 최근 쟁쟁한 서브컬쳐 게임들이 루틴을 확고히 구축해둔 만큼, 그런 부분도 많이 신경 쓰일 것 같다.

장수민 대표 =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런 대작들과 정면승부는 무리다. 라이트하게, 그리고 그 게임이 케어하지 못하는 유저층을 겨냥해 돌아갈 수밖에 없다.


Q. 결국에는 콘텐츠적으로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자 하는지가 관건일 것 같다.

장수민 대표 = 일단 기본적으로 굉장히 라이트하다는 점에 주력했다. 그래서 방치형 게임들을 여러모로 참고했다. 챌린저 모드를 클리어하면 골드나 행동력 등 다양한 방치형 보상을 더욱 많이 획득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에어리어에서 임무를 완수해서 보상을 획득하는 에어리어 해방, 콘텐츠마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비 세트, 이를 맞춰가면서 체감되는 핵앤슬래시적인 재미가 우리 게임의 핵심이다. POE, 디아블로에서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고도 성장하는 그런 느낌과 달리, 계속 추가되는 캐릭터들을 관리하면서 색다른 핵앤슬래시 감성을 전하고자 했다.

핵앤슬래시는 일부 소수의 스킬을 계속 반복 사용하는 개념이라면, 우리는 3명을 운용하니 일반 공격까지 포함해 총 12개 스킬이 있지 않나. 이걸 계속 스왑하면서 쓰니 더 재미의 바리에이션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갈고 닦아서 재미의 질을 높이느냐, 그것이 우리의 현 과제라고 하겠다.

또 하나는 '클랜' 콘텐츠다. OBT 때는 미처 선보이지 못했는데, 정식 출시 후에는 클랜 협동 콘텐츠나 경쟁 콘텐츠도 심화할 예정이다.

▲ 육성은 다각화하되, 콘텐츠 하나하나의 시간은 줄이고자 방치형의 요소도 가미했다


Q. 소위 말하는 '숙제'는 얼마나 걸릴까?

최상훈 PD = 도사 때도 그랬지만, 길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최근 수동 게임도 숙제 자체는 짧게 끝나지 않나. 그래서 길어도 최대 3분컷, 이렇게 잡고 있다. 이벤트 및 업데이트로 이것저것 있을 때도 10분 내로 할 수 있도록, 철저히 분재 포지션을 노리고 있다. 중요 콘텐츠인 레이드도 한 번 깬 기록이 있으면 소탕으로 딸깍하는 식으로 편의성을 강화했다.


Q. 최근 모바일 게임이 PC 클라이언트도 같이 나오는 추세 아닌가, '체이서즈'는 어떤가?

장수민 대표 = 도사 때 좀 늦게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냈었는데, 이번에는 모바일 버전 출시와 함께 PC 버전을 스팀에 동시 출시하는 식으로 준비 중이다. 이전에는 급하게 준비하느라 PC 버전에 고해상도 옵션을 따로 지원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지원해서 좀 더 생생하게, 그리고 144hz의 고프레임에서 더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했다. UI를 아직 PC에 맞추지 못해 좀 아쉽긴 한데, 이 부분은 차차 변경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태경 아트팀장, 최상훈 PD = 체이서즈 많이 기대해주시고, 이전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찾아뵙겠다.

장수민 대표 = 이전의 미흡했던 모습을 개선해서 더 나아가고자 열심히 준비했다. OBT 때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렸었는데, 그 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개선해왔다.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