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 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오는 1월 17일 체험판을 배포하며, 최종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에 배포하는 체험판을 통해서는 본편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파트를 플레이할 수 있다. 이전에 진행한 테크니컬 CBT와 달리 이번 체험판의 세이브 데이터는 본편으로 연동되는 게 특징이다. 2차례에 걸친 FGT와 테크니컬 CBT, 그리고 국내외 여러 게임쇼에서 진행한 시연을 통해 게임성을 입증한 만큼, 이번 체험판을 통해서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추구하는 액션 공방을 날것 그대로 선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간 준비했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전부 보여줌으로써 출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한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이하 DNFU)'의 본격적인 확장을 알리는 선봉장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책임이 막중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다. 지금까지 게임에 대해 공개될 정보는 거진 다 공개됐다. 체험판을 앞둔 현재 상황에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어떤 매력적인 시스템으로 무장했을지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 '퍼스트 버서커: 카잔' 1월 17일 0시 체험판 배포, 정식 출시 버전에 세이브 연동
- '카잔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이라는 if에서 출발한 원작의 평행 세계
- DNFU 확장의 선봉장, 3월 28일 출격


알고보면 더 재미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스토리

▲ 카잔은 오즈마와 단둘이서 광룡 히스마를 토벌하면서 제국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콘솔, PC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하드코어 싱글 액션 RPG다. 던전앤파이터 현재 시점에서 800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반란을 일으켰다는 누명을 뒤집어쓴 펠로스 제국의 대장군이자 영웅 카잔이 본인이 몰락하게 된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처절한 복수의 여정을 담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원작에서 카잔은 이후 사도가 되는 대마법사 오즈마와 함께 단둘이서 아라드를 침공한 광룡 히스마를 무찌른 영웅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나날이 커지는 그의 명성을 시기한 황제에 의해 반역자로 몰리게 되고 끝내 양팔의 힘줄이 뽑혀 나가는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되고 설산에 유배를 가게 된다. 이는 동료였던 오즈마 역시 마찬가지다. 두 눈이 뽑히고 황제에게 약혼녀를 빼앗긴 오즈마는 세상을 원망하게 되고 그런 그에게 찾아온 사신과의 거래를 통해 끝내 혼돈의 신으로 거듭난다.

▲ 설산으로 유배를 가는 것까지는 원작과 같지만, 여기서부터 스토리가 달라진다

▲ 카잔은 블레이드 팬텀과 손을 잡고 명계의 힘을 받아들이면서 원작에는 없었던 복수의 여정을 떠난다

원작의 스토리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스토리는 다소 상이한 면이 있는데 그 분기가 되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원작에서는 유배된 카잔을 혼돈의 신이 된 오즈마가 찾아오고 그의 목숨을 거둬서 소멸의 신으로 만들지만,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는 설산으로 유배 중 카잔이 탈출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카론의 명을 받들기 위해 강대한 육체가 필요했던 블레이드 팬텀은 카잔의 육체에 눈독을 들이고 눈사태를 일으켜 호송하던 병사들을 처리하고 카잔의 몸을 차지하려고 하지만 이를 카잔은 강력한 정신력으로 버텨낸다. 하지만 피폐해진 몸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고 끝내 블레이드 팬텀의 도움을 받아 명계의 힘을 받아들이고 양팔이 회복되면서 본격적인 복수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알겠지만,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원작의 평행 세계에 해당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즈마를 기다리던 원작과 달리 블레이드 팬텀를 만나게 됨으로써 스스로 복수의 여정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도 원작에서는 힐더의 명을 받은 아이리스 포츈싱어가 카잔을 모함해 황제를 부추긴 반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는 파벨이라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해 카잔을 모함한 것으로 묘사된다. 아울러 카잔이 블레이드 팬텀과 명계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는 점 역시 원작에는 없던 부분이다.

원작에서도 카잔과 오즈마의 서사는 꽤 인기였던 만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이를 어떻게 재해석했을지 주목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카잔의 복수는 어떤 끝을 맞이할지, 오즈마와의 해후 역시 주목 포인트다


던전앤파이터를 몰라도
소울라이크가 어려워도 괜찮아

▲ 서로 간 보듯 싸우는 게 아닌 맹공을 퍼부으면서 압박하는 맛이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큰 줄기에서 볼 때 소울라이크를 기반으로 한 건 사실이다. 공방을 주고받는 정교한 전투 시스템, 소울에 해당하는 경험치 재화 라크리마, 그리고 공격과 회피를 하거나 적의 공격을 가드할 때마다 소모되는 스태미나에 이르기까지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그게 소울라이크지 뭐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장르의 시스템이나 특징을 가져왔다고 해서 모두 똑같은 장르로 묶이는 건 아니다. 그 안에서 어떤 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지에 따라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도 있다. 액션 어드벤처, 액션 RPG라고 해서 모두 천편일률적인 건 아니라는 의미다. 이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 역시 마찬가지다. 정통 소울라이크와 달리 액션 요소를 원껏 녹여냄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액션, 전투 시스템은 회피와 패링을 기반으로 한 것과 스킬을 기반으로 한 것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회피와 패링을 기반으로 한 액션은 정통 소울라이크의 그것과 흡사하다.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고 빈틈을 노려서 공격하는 방식이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안전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보스를 잡자니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스태미나다. 막거나 피하거나 모두 스태미나가 소모되지만, 패링은 다르다. 패링에 성공할 경우 자신의 스태미나는 유지하면서 적의 스태미나를 깎을 수 있다. 사실상 이점만 있는 셈이다.

▲ 타이밍을 잡기 까다롭긴 하지만 제대로 패링을 했을 때의 쾌감이란

물론 게임에서 아낌없이 주는 시스템은 없다고 패링을 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패링 타이밍부터 회피 판정에 이르기까지 다소 넉넉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지만, 그렇다고 대충 가드 하면 다 패링이 되는 그런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찍 가드 해서 적의 공격을 막으면 다행이지만, 스태미나가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면 그로기 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판정이 넉넉해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도 패링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회피 대신 패링을 해야 하는 이유를 들자면 패링을 통해 얻는 이점과 손맛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패링에 성공했을 때의 청아한 소리와 이팩트, 그리고 진동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섞여 묘한 쾌감을 안겨준다. 여기에 더해 다소 넉넉한 판정이라는 게 더해져 자신이 소울라이크를 매우 잘하는 듯한 착각을 심어줘 더더욱 패링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들 정도다.

여기까지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기본기에 대한 얘기라면 스킬 시스템은 타 게임과 대비되는 명확한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스킬은 강력할뿐더러 활용도 역시 다양하다. 이는 스킬 시스템과 관련해서 기본적인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스킬을 쓸 때 전용 자원으로 스킬 포인트(가칭)가 필요하다는 점은 같지만, 이를 전투 중 언제든지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회복 방법도 직관적이면서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딱 맞는 방식이다. 퍼스트 '버서커'라는 명칭대로 앞뒤 젤 거 없이 적을 공격하면 된다.

▲ 스킬을 연계해 보스를 역으로 압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니 스킬의 쓰임새와 활용처 역시 다른 게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게임에서는 흐름이 끊기는 걸 막기 위해 구평으로만 잡거나 비장의 수단으로 스킬을 쓰는 것과 달리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는 아낌없이 쓰는 게 추천된다. 물론 아무렇게나 써댔다간 안 쓰느니만 못 한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지만, 잡몹을 상대한다든가 보스가 빈틈을 보인다면 적극적으로 스킬을 써서 압도하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스스로를 하드코어 액션 RPG라고 표방하는 이유다.

당연히 타 소울라이크보다 난이도가 낮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물론 공방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좋은 장비를 마련하거나 스킬을 난사해서 소위 말하는 딜로 찍어 누르는 것도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소울라이크를 좋아하는 게이머도 너무 어려워서 꺼렸던 게이머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 외전 그 이상
DNFU 확장의 선봉장이 될 게임


지금까지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DNFU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그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 게임은 거의 없었다. 'DNF 듀얼'이 그 첫 삽을 뜨는가 싶었지만, 대전 격투 장르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잊혔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흥행하긴 했지만, 이 역시 PC 원작을 모바일로 재구성하는 데에 그쳐서 DNFU 확장이라는 의도와는 다소 맞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의 테스트, 시연 반응을 종합해 보면 썩 나쁘지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꽤 좋은 수준이다. 여기에 별개의 게임으로 봐도 충분히 재미있을 게임이지만, 던전앤파이터 IP 팬 입장에서 본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더욱이 원작에서도 제법 인기를 끈 카잔과 오즈마의 서사인 만큼, 원작의 스토리를 알고 있으면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 더욱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월 17일 최종 검증에 나서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다. 기자 역시 원작을 즐기지 않았음에도 몰입했을 정도로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서사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관심이 있었다면 이번 체험판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