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이용자협회(협회장 이철우), 한국게임소비자협회(협회장 김민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측)이 경실련 강당에서 '구글-게임4사 인앱결제 관련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등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21일 공동 개최했다.

경실련 측은 미국의 반독점법 소송에서 드러난 구글의 배타조건부거래 행위에 담합한 것으로 알려진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이하 게임4사) 관련 증거자료를 입수하여 공개했다. 이들은 게임4사가 구글과 담합해 총 10억 4,300만 달러(약 1조 2,667억 원) 규모의 불공정 이익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추정된 불공정거래 유형은 리베이트 485백만 달러(약 5,890억 원), 타겟 설치당비용 캠페인 관련 광고입찰담합 총 241백만 달러(약 2,927억 원), 사용자 평생가치(LTV) 창출 관련 317백만 달러(약 3,850억 원), 관련 영업이익 564백만 달러(약 6,850억 원) 등이다.

경실련 방효창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인 구글이 그간 양면시장의 거래구조를 악용하여 배타조건부 대가, 광고, 마케팅 수익률 지원 등을 미끼로 게임 소비자들로 하여금 인앱결제를 유도하고 경쟁개발사들에게는 매출의 30%에 달하는 중계 수수료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측은 구글과 게임4사의 담합에 대해 의혹이지 확인된 사실은 아니라고도 밝혔다. 미국 법원에 제출된 증거를 근거로 구글과 게임4사의 담합 의혹을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확인해달라는 게 이번 간담회 취지다.

▲ 구글-게임4사 리베이트 의혹 자료

간담회 현장에서는 구글이 게임4사에 현금 지원(리베이트)을 했다는 표의 내용이 사실인지가 쟁점이 됐다. 실제로 돈이 오갔냐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 측은 "미국 법원에서 채택된 증거, 우리가 직접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권한은 없기에 공정위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길 바란다"라고 답했다.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시장 지배적 지위에 있는 자가 특혜를 주는 것이 문제라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회사가 특혜를 보는 것도 공정거래에 위반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경실련 측은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특혜를 보는 것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특정 회사가 특혜를 보는 것은 다른 회사가 피해를 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상당히 유리하게'라는 전제에서 '상당히'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어느 정도가 '상당히'인지 불분명하고, 구글이 게임4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확히 어떤 조건이 달랐는지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알려진 것은 추정 액수일 뿐 다른 회사와 계약이 어떻게 다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펄어비스는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할 때 양대 마켓 외에도 삼성이 서비스하는 갤럭시 스토어에 출시했다. 경실련 측이 주장하는 배타조건부거래 행위와는 배치된다.

아울러 경실련 측은 구글과 게임4사를 범죄수익으로 수익을 같이 본 공범으로 묶었다. 구글과 게임4사가 같은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공범으로 묶는 것은 지나치단 의견도 제시됐다.

경실련 측은 해소되지 않은 의혹을 공정위가 풀어주길 바랐다. 이들은 "구글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게임사는 수수료 30%라는 막대한 비용을 계속 부담했지만, 선택을 받은 게임4사는 공동정범으로 담합해 소위 구글의 국내 게임사 노예화 전략에 협력하는 행위를 했다"며 "피신고인들 간 상호 협력하에 그 범죄수익을 공유했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독점비용인 30% 인앱결제 수수료를 자동부과하도록 하여 소비자 후생을 저해했다"라고 비판했다.

구글과 게임4사는 일제히 경실련 측 의혹 제기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게임4사는 구글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지 않았고, 담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글플레이 관계자는 "경실련이 주장하는 구글플레이 사업에 대한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며 "구글플레이는 한국의 개발자와 이용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타 앱마켓들과 성실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플레이의 서비스 수수료는 앱 마켓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개발자의 99%는 15% 이하의 수수료가 적용된다"고 전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받거나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라고 말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타 앱마켓 출시 제한 등의 불공정 행위와 이에 대한 대가를 받은 바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타 앱마켓 출시 제한을 하거나 담합 등 불공정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며 "불확실한 내용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