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신당 허은아 당대표

"게임의 정의부터 다시 이야기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국회에서는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의 정의를 바로 잡고, 업계에선 성숙기에 접어든 게임산업이 과거의 개념에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서 '게임의 정의'를 재정립해 보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고 소개했다. 얘기가 나온 자리는 지난 14일 지스타 개막 전 주요인사 간담회다. 당시 허은아 당대표와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이 게임의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스타가 20주년을 맞이한 상황에서 "20년 전 게임과 지금의 게임이 같을까? 과거의 개념으로 지금의 게임산업을 묶는 게 아닐까"라는 물음이 던져졌고 김경일 이사장이 "지금 우리 개개인을 단순히 포유류로만 정의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는 게 허 대표의 전언이다. 이에 넷마블 권영식 대표가 공감한단 뜻을 내비쳤다.

이는 정책적으로도 의미 있는 말이다. 법이 정의하는 게임은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 및 장치"를 말한다.

현재 '게임물'은 과거 사행성 규제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사행성 게임과 일반 비디오 게임의 정의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사행성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 일반 비디오 게임에까지 영향을 미쳐서다. 대표적으로 게임물 사전검열이 있다. 지난 국회에서 게임물의 정의에서 사행성 게임물을 구분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허 당대표는 2025년 개혁신당이 게임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연구를 의정활동으로 개시하겠다 밝혔다.

▲ "게임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

이번 지스타 현장을 둘러본 소감으로 허은아 당대표는 "게임은 문화라는 사실을 축제 현장에서 실감한다. 다양한 체험 부스를 보면서 새삼 놀랐고, 나날이 성장하는 K-게임산업의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대한민국 게임산업 규모가 2022년을 정점으로 위축되는 모양새다. 22년에 22조 원 규모였는데 23년에 19조 원이 되었다. 게임산업이 위축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산업을 키워줘도 모자랄 판에 규제와 검열로 제한하려는 행위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을 해봤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시장이 위축되는 조짐이 보일 때 나이브(천진난만)하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게임업계가) 정치권과 보조를 맞추면서 과감한 규제개혁을 요구하고, 게임산업에 대한 대대적 지원책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지스타는 20주년을 맞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스타를 계기로 게임산업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년 개혁신당의 게임 관련 의정활동 계획으로 허 당대표는 "개혁신당은 어느 정당보다 게임에 진심인 정당이다"라 운을 떼며 "이준석 의원이 '국회 게임정책 포럼'을 주도했고, 천하람 의원은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 문제와 관련해 통계청에 질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도 당대표로서 유튜버 김성회 씨 등을 초청해 게임산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IT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며 "정치는 토론과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성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허은아 당대표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등재와 사전검열에 대해 명확히 '반대' 입장이라 밝혔다. 그는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양대 '악의 축'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며 "개혁신당이 이 문제에서만큼은 가장 주도적인 정당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나갈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e스포츠 토토에 대해서는 "이주영 의원이 의장으로 있는 우리 당 정책위에서 이 공약을 주요 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로 풀어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약속은 꼭 지키는 정당, 성과로서 미래를 보여주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때 허 당대표는 지난 간담회에서 김성회 유튜버의 말을 인용해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초헌법적 검열 기관'이라고 표현한 것에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게임산업법은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한 게임을 차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며 "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를 검열하고 제한하는 초헌법적 기관인 것이다. 앞으로 게임산업법에 있는 독소조항 전반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개혁신당 주도의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추진 뜻을 보였다.

▲ "앞으로 게임산업법에 있는 독소조항 전반을 개정해야 할 것"

허은아 당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청년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늘 인용되는 격언이 있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플라톤이 한 말인데,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곰곰이 돌아봐야 하는 말 아닐까 싶다"며 "홀로 욕만 하지 않고 함께 행동으로 바꾸는 것이 문제 해결의 궁극적 방법이다. 개혁신당은 그러한 문제 해결 정당을 지향하는 정당이다.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게임사를 향해서는 "최근 어느 당원이 '두려움을 버리고 당당하게 맞서라'는 용기 있는 말을 해줬다. ESG 경영도 좋지만, 우리 개혁신당과 같은 정당과 발을 맞춰 나가는 것도 좋은 이미지 개선의 방법이 될 거로 생각한다"며 "자꾸 이상한 손가락 논쟁 같은 거 나오지 않도록 내부 관리를 철저히 하셨으면 좋겠고, 두려움을 버리고 용기 있게 게임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가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개혁신당이 어느 정당보다 게임업계를 진정성 있게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