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게임 및 창작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는 이번 지스타 2024에 참가해, 전 세계 창작자들이 로블록스에서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게임을 창작할 수 있도록 돕는 대화형 AI인 '어시스턴트(Assistant)'의 글로벌 출시를 발표했다.

창작의 민주화라는 모토로, 더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것을 창작할 수 있도록 돕는 '로블록스'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 결과, 로블록스는 2024년 3분기 기준 일간 활성 사용자(DAU) 8,89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오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는 아직 아이들만 즐기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북미에서 출시된지 18년이 넘은 로블록스는 그 서비스 기간 만큼이나 연령층도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AI 어시스턴트의 추가로, 국내 기업에게는 글로벌 시장을 향할 수 있는 더 없는 기회라는 것이 로블록스 측의 설명이다.

인벤에서는 지난 3월 GDC에 이어, 올해 지스타를 찾은 로블록스의 개발자 관계 부문 부사장, 매튜 커티스(Matthew Curtis)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한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 그로부터 로블록스가 국내 게이머와 개발자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매튜 커티스(Matthew Curtis) 개발자 관계 부문 부사장

Q. 지난 3월, GDC 이후 오랜만이다. 그간 근황과 함께, 이번에 지스타 2024에 방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매튜 커티스 :
그간 개발자 관계 부분에 있어서 한국의 로블록스 커뮤니티를 확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다양한 기능 또한 발표했다.

지난 RDC(로블록스 개발자 컨퍼런스), 또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서도 공유했듯, 로블록스의 일간 활성 사용자 수가 8,890만 명을 넘어섰다. 그중에서도 APAC 지역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지는데, 전년 대비 37%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한국은 APAC지역 중에서도 게임 산업에 있어 최전선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도 많은 콘텐츠들이 한국에서 성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콘텐츠 또한 글로벌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의 많은 브랜드들이 로블록스 플랫폼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 현대를 비롯해,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K-POP 스타들도 로블록스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만큼 개발자 관계 부서의 입장에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새롭게 런칭하는 기술들 또한 추가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GDC에서 발표했던 AI 어시스턴스 시스템이 전 세계에 라이브되었다. 이제 모든 창작자들은 AI의 지원으로 코드를 짜거나, 디버깅할 수도 있고, 새로운 애셋을 창조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학습하는 데도 활용이 가능하다.

새로운 기술들은 새내기 개발자 뿐 아니라 베테랑 개발자들의 작업 과정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의 생태계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한다.


Q. 저번 GDC에서 보여준 AI를 활용한 지원 기술들이 상당히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발표한 AI 기반 툴이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면 공유해 달라.

매튜 커티스 :
지금도 많은 창작자들이 AI 어시스트를 여러 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텍스트 프롬프트로 텍스처를 생성해 붙이는 것은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며, AI 툴의 가장 강력한 점은 빠른 이터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것 같다.

GDC에서도 발표했지만, 로블록스의 목표는 플랫폼으로서 개발자들이 어떤 어려움 없이 개발할 수 있도록, 그래서 콘텐츠와 재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AI는 이 목표를 더욱 가속화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수치를 이야기하자면, AI를 활용한 개발자들은 그렇지 않은 개발자에 비해 31% 더 많이 제품 퍼블리싱에 성공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AI가) 창작의 과정을 훨씬 가속화한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수치다.


Q. AI 분야에 대한 투자 또한 더욱 쉽게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일환으로 보인다. 가령, 나처럼 개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로블록스가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 수도 있을까?

매튜 커티스 :
물론. 창작을 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팀 전체를 동원해 도와줄 수도 있다(웃음).

사실, AI 이전에도 로블록스의 목표는 '창작의 민주화(demoractize creation)'였다. 로블록스의 첫 시작은 물리 엔진이었고, 지금 활발하게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개발자들 중에는 과거 플레이어였던 이들이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가르쳐주면서 개발자가 된 이들이 많다. 어찌보면 로블록스가 가진 문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AI는 이런 목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현재 제공되는 각종 툴을 사용한다면, 걱정보다 훨씬 손쉽게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런 개발 과정의 가속화는 새내기 개발자들의 학습 과정 또한 가속화하는 특징이 있다. 과거에는 게임 개발을 하다가 어떤 장벽을 마주하고, 이를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면, AI의 등장으로 이러한 진입장벽이 현저히 낮아졌다.

학습과 효율성의 도구로서 AI를 활용한다면, 전체적인 산업 또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누구든, 어디에서든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우리의 철학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 최근 적용된 로블록스의 AI 어시스턴트 시스템

Q. 그래서인지, 로블록스를 어린 시기에 접한 친구들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재미있게 가지고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도 흥미가 생기는 것처럼.

매튜 커티스 :
로블록스에서는 아주 간소화된 코딩 언어인 '루아'를 활용해 개발 과정을 손쉽게 배울 수 있고, 기초부터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템플릿 또한 제공한다. 간단한 집 만들기부터 장애물 코스 뛰어넘기 등, 여러 템플릿을 통해 원리를 이해하면 아주 손쉽게 원하던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게임 개발에 대해 아무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친구들과 함께 로블록스 스튜디오에 접속해 30분 정도만 만저 보면 출시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을 뚝딱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연령층 이용자가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수치상으로도 확인이 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도 취미로 로블록스를 시작해, 점점 개발을 하면서 성공적인 비즈니스에 이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Q. 확실히 로블록스가 세계 시장에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 한해서는 연령대가 적은 이용자들만이 즐기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매튜 커티스 :
그 부분에는 개인적으로도 공감을 한다. 하지만, 점점 변화가 생기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글로벌로 보면 로블록스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특히 아시아 지역은 그 수치가 급성장 하는 지역이다. APAC 지역 이용자의 60% 이상이 13세 이상 연령대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연령대는 17~23세다.

또, 10년 전에는 플레이어로 시작했지만, 어엿한 개발자가 되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일궈 나가는 사례도 많다. 과거에는 두명 세명이서 게임을 개발했다면, 이제는 스튜디오 규모로, 최대 250명의 인원이 로블록스 안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이용자 연령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고, 점점 전통적인 게임 개발사 측에서도 로블록스 플랫폼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요소들이 결합되며 결과적으로 게임들의 품질 또한 상당히 높아지고 있고.

'드라이빙 엠파이어'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중인 스튜디오는 자동차 회사와 라이선스를 맺고, 실제 자동차를 게임 속에 구현하고 있으며, 다른 게임은 NFL(미식축구 리그)과 라이선스를 맺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도 한다. 과거와 달리 연령대가 높은 이용자층을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Q. 듣고 보니 역시 한국 시장의 로블록스에 대한 인식은 많이 느린 것 같다.

매튜 커티스 :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한국도 발빠르게 쫒아가고 잇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로블록스는 18년 전에 출시됐다. 10살에 로블록스를 하던 아이도 곧 30대에 들어서게 될 정도의 긴 역사다. 한국에서의 로블록스는 상대적으로 역사는 짧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내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브 터틀스가 아주 좋은 예시가 아닐까 한다. 다재다능한 역량을 보유한 스튜디오가 로블록스 생태계에 합류하면서, 그들이 구축해 온 수년 간의 경험과 실력으로 고품질의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한국 개발자들이 로블록스에서 글로벌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매튜 커티스 :
로블록스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글로벌 이용자층이다. 방금 언급한 것처럼 일간 활성 사용자 수가 8,89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해 제공되는 텍스트, 음성 번역을 활용해 글로벌 성과를 지원한다.

그 결과, 한국의 탑 게임들을 보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게임플레이'는 사실 언어의 장벽을 초월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모든 장점에 더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게임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 로블록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그 자체로 플랫폼이자 소셜 네트워크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로블록스 내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으며, 한 명이 새로운 게임을 발견하면 친구들을 불러 함께 즐기곤 한다.

이러한 바이럴 현상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며, 플랫폼 단에서 제공하는 인프라를 활용하면 더욱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 로블록스는 여타 플랫폼처럼 콘솔 제조사의 인증이나 심의를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출시가 가능하다. 출시 이후에도 반복적인 이터레이션을 통해 게임을 더욱 완성도 있게 가꾸어나갈 수도 있다.

▲ 글로벌 성공을 위한 다양한 도구를 제공해 주는 것이 로블록스의 매력이다

Q. 저번 GDC 때도 로블록스의 디스커버리 시스템, 즉 스토어에 노출되는 알고리즘 같은 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 진행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또 개발자들이 자신의 게임을 더 잘 노출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

매튜 커티스 :
디스커버리 시스템 또한 GDC이후 많은 개선점이 적용됐다. 큐레이션, 차트 등 기능을 추가해 플랫폼 별, 장르 별 인기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디스커버리 알고리즘은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갈 요소이기도 하다.

디스커버리 차원에서 로블록스의 강점은 알고리즘이 끊임없이 게임을 재평가한다는 것이다. 처음 게임을 출시했을 때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었대도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애널리틱스 지표를 통해 게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시 출시해 좋은 반응을 끌어낸 사례도 많다.

우리는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콘텐츠 업데이트 등 게임에 변경 사항이 생길 경우에도 이를 인식해 새로운 이용자들이 게임을 발견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특히, 구독 기능을 활용하면, 평소 특정 게임에 관심 있어하던 이용자들에게 업데이트나 이벤트 같은 변경 사항을 간편하게 전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썸네일 개인화'라는 기능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정 취향을 가진 이용자층에게 더욱 잘 소구할 수 있는 썸네일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옷입히기 게임을 출시했을 경우 핑크색 옷을 좋아하는 게이머와 스트릿 패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는 서로 취향이 다르다. 각각 이용자층이 관심가질 수 있을만한 썸네일을 노출할 수 있도록 해, 게임이 더욱 많은 이용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기능의 핵심이다.

썸네일 개인화를 비공개로 시험해볼 수 있던 스튜디오 중에는, 적용 이후 적게는 8.5%, 크게는 50%까지 게임플레이 시간이 향상된 것을 확인한 경우도 있다.


Q. 마지막으로, 로블록스의 진입을 고민하고 있는 한국의 개발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매튜 커티스 :
여러 팁이 생각나지만, 우선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일단 "로블록스를 플레이해보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떤 게임들이 시장에서 잘 되고 있는지 이해하고 나면 더욱 성공적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물론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여러 툴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이용자층이 가진 '뉘앙스'와 함께, 기대감을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플레이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을 것이다.

상위 차트에 이름을 올린 게임들도 체험해 보시면서, '로블록스'가 전달하는 주요 경험이 어떤 것인지 이해했다면, 그 뒤에는 주저 없이 개발에 임하시라는 이야기도 드리고자 한다. 일단 시작하고, 빠르게 이터레이션을 하면서 완성도를 높인 뒤에는, 애널리틱스 툴과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을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사실, 여타 플랫폼과 비교하면 이용자를 모객하는 것이 훨씬 쉬울 것이다.

커뮤니티 형성도 중요하다. 지금도 일부 사용 가능한 기능들을 도입해 두었는데, 플레이어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는다든지, 포럼을 통해 팬층을 만들어가는 방향도 모두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