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전략성과 신중한 플레이, '명일방주: 엔드필드'
김수진 기자
날짜: 2024-09-30 01:55
댓글: 4
도쿄게임쇼2024 현장에서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시연할 기회가 마련됐다. 그리프라인 부스에서 진행된 이번 시연은 약 30분가량 진행됐으며, 튜토리얼과 탐험, 보스전, 그리고 공업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드필드는 4명의 캐릭터가 한팀이 되어 탐험 및 전투를 구사할 수 있는 3D 실시간 전략 RPG로, 명일방주 IP를 기반으로 탈로스II 행성에서 비밀을 밝혀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테크니컬 테스트 및 차이나조이, 게임스컴 등에서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시연은 일본어 음성에 영어 자막으로 진행했으며, 한국어는 아쉽지만 만나볼 수 없었다.
전투의 경우, 기본적으로 회피가 없기 때문에 최근 자주 볼 수 있는 서브컬처 액션 게임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단 눈으로 보고 피격 직전 빠르게 피한다는 게 불가능했기에, 적의 공격 패턴을 제대로 확인하고 파훼하거나, 미리 걸어서 이동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이러한 공략 방식 덕에 엔드필드에서는 액션성보다는 전략성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캐릭터들의 스킬 역시 각 하나씩 존재하고 쿨타임도 있으며, HP 회복 또한 무작정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일단 무작정 스스로의 손을 믿고 전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하나하나 본인이 가진 요소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적을 밀어내거나 넉백시키는 제어 스킬만이 적의 강한 공격을 파훼할 수 있었기에, 아군이 가지고 있는 스킬의 종류를 정확히 알고 전투에 임해야 제대로 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장 상황 상 튜토리얼 과정에서 '제어 스킬'이라는 텍스트를 제대로 확인을 못 해 추후 전투에서 계속 온갖 스킬을 그냥 사용하다 실패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이미 회피가 있는 액션 류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플레이 중 나도 모르게 적의 공격이 닿기 직전 스페이스나 시프트 키를 누르게 되더라. 특히 보스전에서는 영상을 촬영하던 동료 기자가 왜 자꾸 점프를 하냐며 물어볼 정도로 조작 실수가 매우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좀 더 게임에 익숙해진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이라 생각된다.
캐릭터를 교체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의 전투 흐름 역시 최근 서브컬처 게임들과 많이 다른 편이다. 파티 구성원 전체가 그냥 어딘가 들어가있다가 조작 캐릭터로 교체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조작하는 한 캐릭터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이 조작 캐릭터 근처를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적의 공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캐릭터들의 움직임까지 신경을 써야 했다.
큰 생각 없이 조작 캐릭터만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면, 어느새 나머지 캐릭터들의 HP가 닳아있는 경우가 발생했다. 아니 분명 나는 A 캐릭터를 조작했는데, B 캐릭터로 교체하고 보니 B 캐릭터의 HP가 엉망이 되어 있더라. 확인해보니 조작 캐릭터만 피격 범위를 벗어나서 될 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범위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동해야 했다.
확실히 게임의 방향성이 전략에 좀 더 치우쳐져 있는 듯했다.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고 액션을 가하는 방식이지만, 캐릭터가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적의 공격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스킬은 어떤 타이밍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등을 모두 체크해야 했다.
뭐랄까, 조작 자체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편이다. 최대한 공격을 욱여넣다가 피격 직전 빠르게 회피하고, 그 회피의 타임에 맞춰 추가 공격이 이루어지거나 특수 스킬이 자동 발동되는 등의 요소가 전혀 없다.
스킬 하나하나 직접 타이밍에 맞춰 사용해야 할뿐더러, 보스전의 경우 적의 공격 주기나 방식이 정확히 확인되기 전에는 무작정 공격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그냥 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튜토리얼과 스킬 설명 등을 모두 집중해서 확인해야 제대로 된 엔드필드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대신, 전략적 측면을 살리기 위해서인지 전투 시 시간은 충분히 주는 편이다. 스킬을 누르면 시간이 멈추고 범위나 타겟을 지정할 수 있는데, 덕분에 좀 더 침착하게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나 배경, 컷신 등 비주얼적인 부분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만나볼 수 있었던 4개 캐릭터는 누구나 부담 없이 선택해서 즐길 수 있을만한 외형이었고, 배경 역시 무난하게 느껴졌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컷신인데, 특히 보스전에서 이어지는 컷신은 그 자체만 두고 보더라도 연출 임팩트가 강렬한 편이었다.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자신 만의 색이 확실한 게임이다. 이미 테크니컬 테스트나 다른 게임쇼의 빌드를 통해 게임 플레이가 다수 공개됐지만, 플레이 시 느껴지는 전략성은 보는 것 이상이었다. 아마 직접 캐릭터를 확인하고 스킬을 보며 덱을 구성하게 될 시에는 이러한 부분이 더 강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TGS에서 플레이 후 가장 아쉬움이 강하게 느껴지는 게임이었다. 재미가 없다거나, 아니면 반대로 너무 재미있어서 더 하고 싶다 이런 방향이 아니라, 아 이제 어떻게 하는지 정확히 알았는데 끝나버렸네 라는 아쉬움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번 시연에서 한국어가 지원되었다면 정신없던 현장 상황에서도 충분히 플레이 방법을 숙지할 수 있었을 텐데 싶은 마음도 있었다.
결국,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플레이 방식이나 속도감 등에서 호불호는 있겠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분명 높은 몰입도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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