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과 함께 지금까지 사랑받는 역사 소설 삼국지를 게임으로 옮겨낸 대표 게임 코에이 테크모 삼국지. 14개의 넘버링 타이틀이 나오고 이 시뮬레이션 삼국지를 기반으로 RPG, 액션 등 다양한 게임들이 코에이 테크모 안에서 뻗어나갔다.

하지만 그 긴 세월 동안 없었던 리메이크가 이번 삼국지8 리메이크로 처음 팬들을 찾는다. 완전 신작을 기대한 팬들의 아쉬움, 한 차례 출시 연기까지 시작 전에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개발진은 삼국지 다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루어지는 변화를 고민했고, 더 많은 팬들이 이 역사 시뮬레이션의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시 한 번 삼국지 게임의 대표이자, 수많은 삼국지 게임의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 되길 원하는 코에이 테크모. 삼국지8 리메이크를 개발하는 이시카와 히라츠구 프로듀서와 요토리야마 쇼헤이 디렉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목표를 들어보았다.

▲ 요토리야마 쇼헤이 디렉터(좌)와 이시카와 히라츠구 프로듀서


Q. 이번 작품에는 30명의 무장에게 특별한 능력인 기재를 부여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개성적인 능려을 제공하는데 비교적 적은 수의 무장에게만 제공된 것이 아닐까?

이시카와 히라츠구 프로듀서(이하 이시카와 프로듀서)= 30명이면 적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삼국지 14에서는 개성이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17명의 캐릭터에게 이 개성을 부여했다. 이번에는 30명으로 늘어났다. 또 기재를 설정함에 있어 수많은 유명 무장 중에서도 역사적으로 특출난 모습을 보여준 이들만이 기재를 가진다. 또 하나하나 개성적인 내용으로 하고 싶어 30명이 각각 서로 다른 30개의 기재를 가지도록 설정했다.

이 인원수를 결정하는 데 전체 무장의 3%, 그러니까 1,000명 중에 30명으로 설정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숫자로 설정했다고 생각한다.



Q. 한국은 물론 한국도 삼국지를 모르는 세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게임의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이시카와 프로듀서= 예전 삼국지 작품은 게임에서 시나리오는 선택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예전부터 삼국지를 잘 아는 팬이라면 알겠지만, 처음 삼국지 게임을 즐긴다면 이걸 선택하는 것 자체에 장벽이 높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장수를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뭘 해야할지 잘 모르는 팬들을 위해 여러 부분을 게임에서 추천해주도록 했다.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군주나 도독, 태구, 군사 등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직책, 신분을 선택하면 그에 어울리는 대표적인 장수를 추천해준다. 또 신분 소개도 같이 들어가는 식으로 만들었기에 지금까지의 시리즈 중 장수 소개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다. 초보자들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아다시피 게임 출시가 과거 한 차례 연기된 부분이 있는데 여러 개선 중에서도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가 이 도입부 튜토리얼 부분이었다. 사내에서도 삼국지를 모르는 이들을 대상으로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는 등 브러시업을 계속해나갔다.


Q. 한국과 일본에서 삼국지를 아는 세대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삼국지가 덜 친숙할 서구권을 대상으로 영어 로컬라이징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시카와 프로듀서= 이번에도 북미, 유럽용 영어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영어권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게임은 삼국지13 파워업키트였다. 이게 장수제 게임이지 않나? 이번 리메이크 타이틀도 그렇고 군주제 게임보다는 무장을 선택하는 작품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좀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Q. 삼국지13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고 했는데 내부에서는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어떤가?

이시카와 프로듀서= 사내에서도 특별히 이게 좋다, 어떤 작품이 좋았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사용자도 그렇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그렇고 그런 좋아하는 작품은 일종의 개인적인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여성 무장 플레이를 좋아해서 11을 가장 좋아한다(웃음).

요토리야마 쇼헤이 디렉터(이하 요토리야마 디렉터)= 개인적으로 직접 개발에 참여한 삼국지13도 정말 좋지만, 고등학교 때 즐겼던 삼국지8편을 제일 좋아한다.



Q. 시리즈가 오래 이어진 타 게임들이 변화를 선택했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고, 기존 시리즈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한다. 또 원래의 플레이를 유지한채 강화해나가기도 하는데 역사가 긴 삼국지의 개발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이시카와 프로듀서= 여러 고민이 있다. 만드는 사람도, 플레이하는 사람도 역시 ’삼국지는 이런 게임이지‘라는 게 있기에 그 기준, 기존의 개발 방침에서 벗어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 만들던 방식만 고수한다면 그 역시도 발전 없는 게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삼국지다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도전할 수 있는 건 도전하는 게 필요하고, 실제로 계속 도전해 보고싶다는 생각도 있다. 다만, 우리 회사에서 삼국지를 다루는 여러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액션 요소가 필요하다면 진삼국무쌍 시리즈, 혹은 와룡 같은 타이틀이 나와 보여줄 수 있다. 여러 변화와 도전 안에서 우리 게임은 계속 역사 시뮬레이션 삼국지로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작에 계속 넘버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계속 시리즈를 계속해왔는데, 그 방식만으로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답습보다는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했고 그래서 리메이크라는 형태로 선보이는 이번 게임에 플레이어들의 많은 의견을 듣고 싶다.


Q. 책략의 활용이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성능에 대한 평가, 그리고 밸런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토리야마 디렉터= 책략의 강함은 의도적인 부분이다. 기존 삼국지8의 시스템에서 지력이 잘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지력이 높은 무장의 활용을 줄곧 고민했는데 책략을 활용하는 데 이 지력의 총합을 사용하게 했다.

전투에서 계략 게이지가 쌓이게 되는데, 출격한 장수들의 지력 합계가 높을수록 점점 더 많은 게이지가 쌓이는 식이다. 그래서 계략이 굉장히 강력한데,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똑똑한 장수들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력 활용을 새롭게 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시카와 프로듀서= 계략은 당연히 적도 사용하기 때문에 역시 지력 무장을 잘 데려와서 적보다 먼저 이 게이지가 쌓이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먼저 사용하기에 그 부분도 편성할 때 같이 생각해서 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아마 여포군으로 전투에 나간다면 상대가 먼저 책략을 다 써버릴 지도 모른다(웃음).


Q. 공식 온라인 방송에서 에치고야 카즈히로 프로듀서나 남색 디노 같은 출연진으로 무장 이미지를 만드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시카와 프로듀서= 일반 유저들도 자신의 이미지 등을 게임에 넣어 무장 화면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 카즈히로 프로듀서의 이미지로 만든 이미지가 있다. 단, 일단은 PC에서만 가능한 기능이다.



Q. 50개의 이상의 시나리오, 1,000 명의 무장 등 수많은 이야기를 그려나갈 수 있게 됐다. 새롭게 가능한 플레이, 혹은 플레이어가 기대할 만한 플레이를 추천해준다면?

이시카와 프로듀서= 정석적인 플레이라면 역시 일반 무장을 플레이하는 것이다. 군주만 플레이하는 군주제 게임과 달리 이번 작품은 무장제를 선택하지 않았나? 일반 무장으로 시작해 점점 더 높은 신분으로 올라가는 재미가 있다.

반대로 조금 복잡하지만, 모든 명령을 직접 다 내리고 싶다면 군주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숙련된 플레이어라면 그쪽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요토리야마 디렉터= 소소하게 추천드리면 미혼 여성으로 플레이하는 걸 추천드린다. 모든 시나리오의 모든 장군 중 마음에 드는 무장을 골라 남편으로 선택해 지지하는 건 또 다른 재미가 될 거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이시카와 프로듀서= 이번 작품은 원래 더 빠른 시점에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10개월 이상 늦춰줬다. 게임을 기다린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늦어진 만큼 아까 말한 초심자 지원 부분을 포함해 게임 전반적으로 상당히 손을 봐서 완성도를 높였다. 또 볼륨적인 부분, 이벤트 수, 여러 가지 상황 발생 가능성 등 이미 많은 부분을 시리즈 최대급으로 만들고 있다.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니라 신작에 준하는 게임으로 생각하고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3= 시간을 들여 잘 다듬어 더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옛날부터 시리즈를 함께 했던 팬들은 물론이고, 최신작처럼 매우 복잡한 느낌의 게임은 아니다. 삼국지는 알지만 삼국지 게임은 어렵다고 생각해 아직 해보지 않은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은 이번 게임을 입문용으로 삼아 재미있게 즐겨주시면 좋겠다.

이시카와 프로듀서= 삼국지의 교과서 같은 게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