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컬쳐라는 표현으로 분류되는 아니메-스타일 게임들은 근래 그 무대를 더욱 넓게 확장했습니다. 퍼펙트월드의 Hotta Studio(이하 호타 스튜디오)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SF 세계관과 판타지를 결합한 미래적이면서도 신비스런 세계를 드넓은 오픈 필드 안에 담아낸 타워 오브 판타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호타 스튜디오의 신작, 이환 역시 이러한 세계 확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더 자유로운 연출과 그래픽, 그리고 어반 판타지라는 주제를 공포스러우면서도 미스터리한 표현을 통해 선보였죠. 이전 작품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안에 담긴 자유로운 오픈 필드, 그 플레이 콘텐츠의 다양함과 디테일 역시 출시 전 공개된 영상을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았죠. 자신만의 건물을 구입해 고층뷰를 즐기고, 자신만의 가게를 운영해 돈을 벌거나 머리 대신 몸이 고생해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벌 수도 있죠. 새로운 물리 엔진을 기반으로 한 차량 주행과 자신만의 자동차 구입 등도 주목받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서브 컬쳐 GTA로 비유하기도 했고요. 개발진 역시 팬들의 이런 비교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감사하고 기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이환 개발진은 개발 핵심 목표를 '더 몰입감 있고, 더 깊이 있는 오픈 월드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고요.
단순히 면적만 넓은 도시가 아니라, 도시의 디테일과 게임의 깊이에 집중하여 더 사실적이고 역동적인 헤테로 시티의 완성. 그게 지금 개발팀의 목표입니다.
TGS에서 만나는 시연 역시 이런 오픈 월드의 탐험을 기대했습니다. 다만, 시연 내용은 초반 게임의 큰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튜토리얼, 그리고 액션과 첫 보스 전투의 진행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이환이 가진 다른 매력 역시 현장 시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의 내러티브. 그 과정에서의 귀여우면서도 개성적인 캐릭터와 높은 품질의 연출. 그리고 어반 판타지 특유의 친숙한 공간과 그 변형이 주는 기괴함까지 잘 담아내고 있음을 말이죠.
시연은 현대 구조물이 있는 공간에 갑자기 등장한 액자들이 방 가득 생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기괴한 그림이 그려진 거대 액자 속으로 들어가자 자연물이 가득한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지죠.
이곳은 이환의 핵심 캐릭터로 그려진 민트와 함께 행동하며 전투에 관한 기본을 체험하는 장소입니다. 일종의 튜토리얼인 셈인데요. 전투는 굉장히 직관적이고 간단하면서도 전략적인 액션을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연 플랫폼은 PC, 조작은 키보드와 마우스로 이루어졌는데요. 마우스 왼쪽 버튼은 공격, 오른쪽 버튼은 회피로 기본 공격과 액션이 가능했습니다. 여기에 일반 스킬은 E 버튼 하나에만 할당되고 Q는 일종의 궁극지 형태로 적을 공격하면서 충전 게이지를 채워야 사용할 수 있죠.
기본은 간단한데 화려한 공격 모션과 연속 공격으로 꽤 이채로운 액션을 그렸습니다. 단순 연격의 공격 패턴이 몇 회 이어지느냐에 따라 공격을 하며 앞으로 적을 밀어내고, 때로는 큰 공격을 휘두르며 뒤로 빠지는 등의 연출이 가능했습니다. 어떤 공격은 적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듯 돌진해 상대 여럿의 포위를 뚫을 수도 있고요.
여기에 각 캐릭터 버튼으로 태그 공격이 이루어집니다. 초반 보스전까지는 주인공과 민트 둘, 보스전 이후 헤테로 시티 도달 이후에는 나나리와 사키리, 둘의 추가로 총 네 명의 파티로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 태그 공격도 캐릭터의 기본 모션처럼 각기 다른 연출, 다른 모션, 다른 효과를 가집니다. 특히 태그 액션으로 적의 큰 공격을 잠시 피할 수 있는 효과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적의 공격을 어떻게 받아칠 수 있을지, 또 그걸 어떻게 회피할지에 따라 스킬 타이밍, 태그 타이밍을 잡게 되죠.
또 궁극기의 차지도 빠른 편이지만, 태그 대기 시간, 스킬 쿨타임도 여러 캐릭터를 돌려가며 사용하면 훨힌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편이죠. 스킬 숫자 자체는 궁극기까지 두 개지만, 연속 공격, 회피, 태그 공격의 조합으로 훨씬 다양한 공격을 만들어 내는 거죠. 쉬운 조작, 화려한 액션이 가능하도록 만든 겁니다.
다만, 그저 버튼만 연타하면 되는 게임은 아닌데요. 튜토리얼 격인 첫 보스전의 공격 패턴이 회피를 중심으로 빠르게 거리를 벌리거나 순간적인 타이밍으로 공격을 피하도록 그려내고 있거든요. 초반, 첫 시연인 만큼 보스전 자체의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피해량 고민 없이 이것저것 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더 복잡한 패턴의 고난이도 보스를 만났을 때 꽤 도전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액션을 뒷받침하는 게 수려한 그래픽과 연출입니다.
이환의 그래픽은 크게 아니메-스타일 연출에 최적화된 셸 셰이딩과 아웃라인을 강조한 그래픽을 그려냈습니다. 덕분에 흔히 말하는 만화 같은 그래픽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죠. 다만, 그저 말로만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중간중간 나오는 만화적 연출이 굉장히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3D 캐릭터로 2D 만화를 보는 듯한 연출 구성을 잘 담아냈거든요.
때로는 배경을 날리고 캐릭터의 단면만 집중해 평면의 캐릭터를 묘사합니다. 또 아예 미국 카툰 스타일 묘사를 더하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강조하기도 했고요.
이게 캐릭터 묘사만이 아니라 실제 전투까지 이어지니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전투에 몰입도를 더할 수 있고요. 그렇다고 궁극기 연출을 10초 가까이 담아내는 식의 묘사는 아닙니다. 전투의 연출은 어디까지나 전투 요소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그려냈죠.
반대로 배경이나 주변 환경물은 라이팅을 굉장히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매끈하게 빛나는 바닥은 천장을 사실적으로 반사하고 배경 묘사는 사실적이면서도 캐릭터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만들었고요. 비가 내리거나 어두워진 날 등 환경 연출도 이질감이 없었고요.
훌륭한 그래픽의 활용이 돋보이는게 게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초자연 현상입니다. NPC들이 있는 세계의 변화를 그려내는 연출로 초자연 현상을 그려내는 구간은 특유의 '친숙한 이질감'이 주는 간질간질한 기분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갑자기 입구가 멀어져가는 복도, 도심 안에 펼쳐진 이공간 등 호러, 미스터리 요소를 담아낸 여러 미디어 콘텐츠를 잘 오마주하고 있고요.
실제로 플레이 이후 그간 강조했던 오픈 월드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습니다. 이환은 단순히 필드 위에 널려진 여러 주변 콘텐츠만 가진 게임이 아니라, 그래픽부터 전투, 연출 등 눈에 보이고 직접 손으로 즐기는 기본기 역시 중요한 게임이니까요. 그리고 그 기본기의 충실함을 이번 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넓은 세계의 탐험이 가능한 다음 시연이나 테스트 역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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