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과거 개발진 참여! 17년 만에 돌아온 '성검전설'
양영석,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스퀘어에닉스의 3대 명작 RPG 하나인 '성검전설' 시리즈가 다시 돌아왔다.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는 시대가 흐르면서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하면서도 과거의 향수를 일으킬 수 있는 시스템들을 다수 장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매번 빠지지 않던 정령 시스템은 '정령기'로 바뀐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령기는 전투에 도움이 되면서도 캐릭터에 맞춰 변화하는 컨셉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어에게 전략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로 설계됐다.
여기에 비주얼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세계관의 분위기를 잃지 않게 했고,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모험을 할 수 있는 세미 오픈월드의 형태를 띄게 됐다. 17년 만의 시리즈 신작인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온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 오야마다 마사루 프로듀서 또한 이러한 변화를 언급하면서도 액션과 RPG의 특징을 모두 갖춘 게임으로 제작했다고 전했다.
시대에 맞춘 새 시스템, 놓지 않은 '성검전설다움'
Q. 스퀘어 3대 RPG 가운데 ‘성검전설’은 액션성이 도드라지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RPG는 너도나도 실시간 액션을 도입하여 장르 경계가 모호해졌는데, 이제 단순히 액션 RPG라는 것만으로 차별화가 되지 않는 것 같다. ‘FF’이나 ‘사가’, ‘DQ’ 등과 구분되는 ‘성검전설다움’이란 무엇인가 묻고 싶다.
=하드웨어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표현의 폭이 현격하게 넓어진 만큼 '액션 RPG'로서 다른 작품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무척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본 작품에서 '성검전설다움'이라는 부분은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을 통해 확실하게 표현되어 있다. 동시에 액션 장르로서 플레이어의 테크닉이 요구되면서도, RPG 장르로서 레벨을 충분히 올리면 클리어 할 수 있는 등 두 장르의 특징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 생각한다.
Q. '비전스 오브 마나'는 시스템적으로 '트라이얼스 오브 마나'를 계승했지만 그 외에 시리즈, 특히 초대 ‘성검전설’과 ‘레전드 오브 마나’의 영향이 짙게 느껴진다. 지명과 인물, NPC 등에서 하나의 시간선이라고 하기엔 이상한 점도 많은데, 세계관으로 통합하려는 의도가 있나?
=이야기상으로는 완전히 독립된 별개의 작품들이라 굳이 말씀드리자면 팬 서비스에 가깝지만, 하나의 시리즈로서 전통을 따라 의도적으로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마나의 나무가 있는 일루지아섬은 시리즈 초기부터 같은 지명을 사용해 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중한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며 각 지역의 이름을 정했다.
Q. '비전스 오브 마나'를 오픈월드로 제작하기로 한 이유가 있다면?
=본 작품은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정령이 살아 숨 쉬는 성검전설 다운 세계를 표현하겠다는 목표를 키워드로 삼았다.
이러한 표현을 채워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필드가 점점 확대되어 갔다. 여기에 하나의 행성을 아우르는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 개인적인 바람이 더해져,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오픈 월드가 아닌 '세미 오픈 월드'라는 구성이 완성됐다.
Q.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정령 시스템과 클래스 체인지 시스템을 통합해 정령기 시스템이 된 것 같은데, 이런 기획을 채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본 작품은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정령이 살아 숨 쉬는 성검전설다운 세계를 표현하겠다는 목표를 키워드로 삼았다. 거기에 더해, 비주얼뿐만 아니라 배틀이나 필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이면서 정령기를 사용한 콘텐츠가 완성됐다.
Q. 이번 작품은 오픈월드가 되며 볼륨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성검전설3 TRIALS of MANA'와 비교했을 때 약 1.5~2배 정도의 볼륨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Q. 드래곤이 전투를 돕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느 정도 비중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람코는 카리나가 배틀에 참여하면 함께 싸워주는 존재다. 배틀은 물론 이벤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 활약하는 캐릭터이니, 꼭 본편을 플레이하셔서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해 주셨으면 한다.
정령이 살아 숨 쉬는 세계를 목표로 만든 '성검전설'
Q. 일부 성검전설 개발진이 함께 참여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인데,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본 작품의 개발을 맡은 'OUKA UDIOS'와 Koichi Ishii 씨의 회사가 모두 시부야에 있다. 처음 얼굴을 맞대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전에 서로 같은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는 정도의 일화가 있다.
Q. 기존 작들과 관계가 있는 부분이 있는가? 그리고 전작을 전혀 플레이하지 않았던 사람과 플레이했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차이점 같은 것이 궁금하다.
=본 작품은 완전히 독립된 이야기인 만큼 과거 작품과의 명확한 연결고리는 없다. 그래서 플레이상으로는 경험적인 부분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작품을 알고 계신 분이라면 알아보실 수 있는 소소한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플레이하시면서 꼭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
Q. 비전스 오브 마나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정령기를 이용한 배틀 시스템이 본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 어빌리티를 모아서 보다 큰 대미지를 노리는 플레이랄까. 플레이어의 로망을 자극하는 빌드를 연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도 정령의 보금자리와 서브 퀘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 즐기는 재미도 놓치지 않고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
Q. 캐릭터 모델링 표현이 좀 독특하던데 방향성을 어떻게 잡았는가? 그리고 고전적인 느낌을 살리면서도 현세대의 눈높이를 맞춘 그래픽을 선보이기 위해 어떤 점에 주력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HACCAN 씨의 일러스트가 그대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목표로 제작했다. 비주얼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필드는 Hiroo Isono 씨의 마나의 나무를, 캐릭터 디자인은 HACCAN 씨의 일러스트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수없이 거듭했다.
거기에 시리즈의 전통인 Koichi Ishii 씨가 탄생시킨 몬스터들을 현대적인 퀄리티로 구현해 필드에 배치했죠. 고전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그래픽 사이에서 마침내 절묘한 균형이 완성되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Q. 성검전설하면 ‘정령’이 항상 등장하지 않았나. 이번 작품에서는 정령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 구현했나 좀 더 자세히 소개하자면?
=앞서서 언급한 부분도 있지만, 우선 필드를 제작할 때 정령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가시화하거나 소소한 디테일을 통해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키워드로 삼았다.
전반적인 비주얼이 점점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정령이 살아 숨 쉬는 세계라는 포인트에서 배틀 액션과 필드의 기믹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탄생했다고 할까. 그것이 최종적으로 '정령기'라는 시스템의 완성으로 연결됐다.
Q. 17년 넘는 세월 끝에 ‘성검전설’ 시리즈의 신작이 출시되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매일매일 두근거리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다. 하루빨리 여러분께서 본 작품을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에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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