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게임산업을 들여다보면 '고품질'(高品质) 키워드를 많이 볼 수 있다. 중국 게임산업에서 고품질은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든다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품질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수준 높게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 중국 공산당이 게임산업을 밀어주는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이런 방향성은 지난달 문을 연 중국게임박물관 입구에 적힌 서문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이전까지 중국 공산당의 게임산업에 대한 시선은 청소년 보호를 내세운 규제로 읽혔다. 이번 중국 차이나조이에서 만난 게임산업 전문가는 "역성장을 기점으로 당이 게임산업을 다시 키워야 한다고 기조를 바꿨고, 고품질을 중심으로 게임산업 육성에 나섰다"며 "고품질의 중국게임들이 글로벌에서 활약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중국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감소해 8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판호 양을 늘리는 방법으로 게임산업의 규모를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판호 양을 늘리는 게 물리적인 방법이라면, 고품질 정책은 기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 아래, 중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고품질 게임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하나의 예로 텐센트의 장이지아(张易加) 왕자영요 담당자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게임이 노출되면서 중국 문화가 알려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왕자영요에는 진시황, 삼국지 주요 인물들과 역사 인물인 공자, 이백, 신화 속 손오공 등이 등장한다. 허우마오 텐센트 부사장은 "중국 자체 개발 MOBA인 왕자영요가 아시아의 모든 e스포츠 팬에게 중국 문화의 매력을 알릴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현재는 게임사이언스의 '검은신화: 오공'이 중국 고품질 정책의 결과로 꼽힌다. '오공'이 1천만 장 팔렸으나 중국 내수가 80% 이상 차지한다는 점을 한계로 내세우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오공'이 여러 차례 회자되는 것도 사실이다. 서유기라는 친숙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중국 문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인다. 중국 외교부와 당의 기관지 인민망 등이 '오공' 칭찬과 알리기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중국 정부가 고품질 게임을 통한 프로파간다(선전)에 나선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게임산업에서 중요한 건 역시 게임이 재미있는지다. '오공'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있는 건 결국 게임이 재밌어서다. 글로벌 유저는 재밌는 게임을 하고 나니 어느새 중국의 서유기를 접한 셈이 됐다. 중국 내에는 소니의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앞으로 '오공'처럼 중국의 문화를 키워드로 삼은 고품질 게임이 더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참고할 것은 중국 정부와 민간이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정부의 게임산업 진흥 정책은 '콘솔게임 진흥' 외에 떠오르는 주제가 없다. 우리와 중국의 게임산업은 애초에 시장 규모는 비교할 수 없고, 이제는 게임개발 수준도 앞서나간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기어 정부와 민간의 협업도 고품질 정책에 밀리는 모양새다.
중국의 행보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우리 게임산업 역시 단순히 '콘솔게임 진흥'이라는 단편적인 목표를 넘어,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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