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오브 엑자일2'이 오랜만에 게임쇼에서 유저들을 맞이한다. 작년 7월, 2023 엑자일콘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시연 버전을 공개한 지 약 1년 만이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최신 트레일러를 공개한 데 이어 얼리 액세스 일정, 그리고 시연 버전을 출품하는 등 얼리 액세스에 앞서 마케팅에 한창이다. 과연 1년 만에 만난 '패스 오브 엑자일2'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텐센트 레벨 인피니티 부스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2'를 체험한 소감을 지금부터 해볼까 한다.

전작과 다른 점 등 게임에 대한 기본적은 시스템은 작년에 한 차례 체험기로 나간 바 있는 만큼, 시스템에 대한 건 해당 체험기로 갈음하고자 한다. 대신 이번 시연기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WASD 이동 방식과 스태거(Stagger) 게이지가 그 주인공이다.


마우스의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을 통해 이동하던 전작과 달리 '패스 오브 엑자일2'에서는 새롭게 WASD 이동 방식이 추가됐다. 기존처럼 마우스로 이동하는 게 좋았던 유저들도 걱정하지 마시라. 추가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동 방식은 언제든 ESC로 메뉴창을 열어서 바꿀 수 있다.

다만, 부득이하게 마우스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든가 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마우스 이동 방식을 쓸 것 같진 않았다.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굳이 새롭게 추가해서 넣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WASD 이동 방식은 손가락이 다소 피곤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점에서 마우스 이동 방식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WASD 이동 방식이 추가됨으로써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전투를 한층 부드럽게 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전투가 한층 부드러워진다니 무슨 말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이런 거다. 예를 들어서 도망가면서, 공격을 피하면서 적을 공격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해보자. 마우스로는 도망가다가 멈추고 적을 향해 공격을 날리고 다시 도망가는 식으로 움직임이 끊기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WASD 이동 방식은 다르다. 상체의 모션은 마우스를 따라서, 하체의 모션은 WASD로 분리되기에 자연스럽게 뒷걸음질한다든가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는 식으로 움직이면서 공격하는 게 가능해진다. 모션이 한층 부드러워진 건 말할 것도 없고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WASD 이동 방식과 함께 조나단 로저스 디렉터가 직접 이번 시연의 핵심이라고 한 스태거 게이지 역시 흥미로운 요소다. 체력바 하단에 새롭게 추가된 요소로 세키로의 체간, 혹은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서 스태미나 게이지에 가까운 요소다. '아머드 코어6'를 해본 유저들이라면 아마 익숙한 용어일 텐데 실제 쓰임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시연 버전에 한정할 경우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제법 난이도가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잡몹이나 조금 강할 뿐인 몬스터는 딱히 스태거 게이지를 채우거나 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보스전이다. 시연 버전에서는 세팅이 덜 됐다는 걸 감안해도 쥐꼬리 수준 밖에 대미지를 주지 못한다. 전작을 생각하면 수십 분은 싸워야 하는 셈이다. 이때가 바로 스태거 게이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대미지를 입을 때마다 스태거 게이지가 차는데 최대치까지 차오르면 짧은 시간 그로기 상태에 빠지고 스태거 게이지가 초기화되기 전까지는 받는 대미지 역시 커진다. 즉슨, '패스 오브 엑자일2'의 보스전은 보스의 스태거 게이지를 채워서 그로기 상태로 만들고 게이지가 초기화되기 전에 극딜을 넣고 이를 반복하는 식으로 흘러간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스태거 게이지를 채우자 보스가 입는 대미지가 배 이상이 되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스킬 간의 연계, 혹은 다른 스킬을 씀으로써 강화되는 부분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작에서도 스킬들을 연계함으로써 강화하는 그런 요소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패스 오브 엑자일2'에서이 보여준 스킬 연계는 확실히 더 발전한 모습이다. 시연에서는 워리어의 스킬을 연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계에 쓰인 스킬은 돌진 후 한 템포 늦게 돌진 경로에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스킬과 바닥을 내리쳐 직선 경로로 용암을 뿜게 하는 스킬로 일단 용암을 깐 후에 돌진 스킬을 쓰자 충격파로 인해 분출되는 용암의 양이 증가해 대미지가 증가하는, 연출은 물론이고 스킬의 성능 역시 강화되는 걸 볼 수 있었다.

시연 시간에 제한이 있던 만큼, 수많은 스킬을 어떤 식으로 조합하면 좋을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전작이 스킬 젬을 조합하고 각 스킬의 시너지를 조합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처럼 '패스 오브 엑자일2' 역시 형태는 다소 달라졌지만, 어떤 식으로 스킬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패스 오브 엑자일2'에 새롭게 추가된 머셔너리에 대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머셔너리의 가장 큰 특징은 스킬을 사격 태세(가칭)가 대신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Q 평타, E 화염탄, R 냉기탄, T 저격, F 연사로 태세를 바꿀 때마다 평타의 형태 역시 달라진다. 예를 들자면 좁은 공간에 적들이 몰려온다거나 보스 등 강적을 상대할 때는 저격으로 한방 한방 확실하게 대미지를, 잡몹이 몰려온다면 연사나 냉기탄으로 태세를 바꿔서 얼린 후 수류탄을 던져서 한 방에 처리하는 식이다. 상황에 따라 태세를 바꿔가면서 전투 스타일을 바꾼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재미있게 클래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시연을 하면서 내내 든 생각이 있다. 한층 높아진 난이도, 그리고 게임 스타일의 변화다. 일단 스킬 젬 세팅이 전혀 안 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난이도라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전작 역시 스킬 젬 세팅을 하기 전에는 어렵긴 매한가지였다. 다만, 그걸 고려해도 뭐랄까 전체적인 게임의 난이도가 많이 올라간 느낌이었다. 이 부분은 추후 시연 기회나 얼리 액세스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게임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작은 전형적인 핵앤슬래시 장르였다. 극초반 어떤 스킬 젬도 세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엄청 느리지만, 그것도 극초반 얘기일 뿐이다. 퀘스트 보상을 얻게 되는 스킬 젬 몇 개만 얻어도 시원하게 적들을 처치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전작을 생각하면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이걸 과연 핵앤슬래시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모습이다. 일단 시연 버전까지의 인상만 놓고 얘기하면 '패스 오브 엑자일2'는 핵앤슬래시가 아닌 쿼터뷰 액션 RPG라는 인상을 받았다. 비주얼은 같지만, 게임 플레이 감각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앞으로 '패스 오브 엑자일2'가 보여줘야 할 부분은 명확하다. 실제 게임 플레이와 핵앤슬래시라는 장르로서 유저가 바라는 게임 플레이의 괴리를 어떻게 좁힐지 보여줘야 한다. 과연 얼리 액세스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2'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괜한 우려에 불과할까, 아니면 우려가 현실이 될까. '패스 오브 엑자일2'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11월 16일 얼리 액세스 예정이다. 전작을 즐겼다면, 그리고 즐기고 있다면, 핵앤슬래시 장르 팬이라면 놓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