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주년 오프라인 행사 판타지 파티를 통해 발표됐던 '마비노기 이터니티'. 오랜 기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이제는 예스러운 마비노기가 언리얼 엔진이라는 새 옷을 입고 새단장하게 되죠.


공개 후 반년 뒤였던 작년 12월. '마비노기 이터니티'는 새 홈페이지로 단장하고 다양한 개발 비화를 주르륵 공개했습니다. 여기서 본격적인 엔진 교체 작업 나선 개발자들의 이야기가 나왔죠. 그렇게 다시 반년이 지났습니다. 20번째 생일 파티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던 마비노기 엔진 교체, 그 새로운 내용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어졌습니다.

이번 개발 비화는 '마비노기'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염색부터 톤 보정 등 캐릭터와 관련된 부분들이 담겼습니다. 여러 부분 중에서도 플레이어의 시선이 많이 쏠리는, 그래서 변화를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의 변화를 미리 볼 수 있는 거죠. 여기에 기존 작업의 현 상황, 시간의 변화 등 더 깊이 있는 내용도 공개됐고요. 단순히 그래픽 변화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 개편, 기획까지도 담고 있는 겁니다.

과연 새로운 마비노기는 무엇이 달라지는지,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정보를 통해 살짝 확인해봅시다.


염색 & 팔레트
마비노기 하면 염색 아닌가요?

기획 부분을 담당한 개발자 '리블리레밀크티'는 이터니티로 바뀌는 많은 부분 중 어느 주제를 먼저 다룰까 고민했다고 개발자 비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렵고 복잡한 것보다 가장 관심이 갈 이야기. 바로 염색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마비노기 하면 염색 아닌가요?'로 붙었고요.

염색 시스템의 개편은 실제로 염색을 했을 때 불편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습니다. 염색 앰플을 사용해 대상 고르고, 염색은 또 원하는 색이 안 나와 다시 염색하고. 그런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이제 염앰을 사용하면 대상 선택 없이 바로 염색 절차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바꾸는 김에 염색 도중에 다른 아이템 염색으로 바로 진행하는 것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염색 대상 목록에는 착용 아이템 말고 인벤토리에 있는 염색할 수 있는 모든 템 다 볼 수 있습니다. 정렬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고요.

이러한 염색은 한번 염색 모드로 진입하면 매번 닫았다 켤 필요없이 파트별로 미리 색 부어보고, 색상 조합도 미리볼 수 있습니다. 대신 소비되는 아이템이 뭔지 알기 어렵고 변화 안내가 너무 복잡해지는 문제 때문에 한 번의 염색으로 한 아이템, 한 파트 염색만 가능한 방식은 유지될 예정이고요.

글로 보면 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위에 영상을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염색 결과 안내창도 바뀌는데요. 이제 뭔가 불편한 줄바꿈 없이 깔끔한 염색 결과창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 뭔가 속 시원한 짤이 붙어있는 것 같은 건 착각인가

염색 팔레트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현재 어리럽게 얽혀있는 팔레트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나 고민도 있었지만, 색상 잘리는 거 없이 넣으려면 1개 이상의 차원 정보를 분리하든, 지금 형태로 가든 해야 했죠. 결국 '마비노기의 염색이구나' 싶은, 기존과 유사한 형태의 팔레트 모습이 나오게 됐습니다.

지금의 마비노기는 천, 금속, 가죽, 실크 등 다양한 색상 팔레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일부 아이템 색상을 제한적으로 염색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는데요. 이제 모든 염색 가능 아이템에서 원하는 재질 팔레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바뀌면 사용처가 애매해지는 금속 염색 앰플의 용도를 바꾸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네요.

컨트롤 키를 눌러 팔레트를 20배 확대하는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이제 1픽셀 단위로 바꾸려고 손 떨면서 마우스 조작할 필요도 없고요.

▲ 20배 확대술 적용

여러 변화 속에서도 선택한 색상 후보 중 색상이 무작위로 염색되는 특유의 시스템은 마비노기다운 염색을 위해 그대로 남게 됩니다. 이게 더 애착을 가지고, 나만의 개성을 가꾸는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대신 직접 선택한 1개 색상을 일반 염앰을 사용해도 확정적으로 염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선택된 5개 색상 중 원하는 색상 외의 다른 색상을 제외하는 기능을 추가하고요.


이외에도 '누끼존' 따로 찾을 필요 없이 염색존의 배경을 바꾸거나 다양한 자연광, 혹은 실내로 광원 세팅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한층 개선되는 광원 효과와 맞물려 더 그럴듯한 염색이 가능하게 되는 거죠.

또 미리 설정된 마네킹을 통해 다른 성별, 다른 종족의 아이템도 염색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 톤 보정
미묘하게 다른 캐릭터 색상 맞추기

언리얼 엔진으로 게임의 엔진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이터니티. 이게 단순히 기존의 캐릭터 셰이더를 그대로 옮긴다고 끝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플레이오네 엔진에서의 색상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고는 해도 게임 팬들이 원하는 결과물까지는 나올 수 없거든요.

이건 실제 광원과 우리가 보는 색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빛에 반사된 물체의 색은 주변 물질에 흡수, 반사된 빛이 또 다른 물체와 같은 과정을 겪고 반복하며 또 그걸 원추세포와 간상세포가 색과 명암을 감지하고... 어쨌든 인간은 그렇게 많은 변수를 선별하고 선택하는 뇌의 눈의 인지 능력으로 색을 인지합니다. 모니터, TV 같은 디스플레이도 인지 능력에 맞춰서 제작됐고요.

언리얼 엔진은 루멘이라는 조명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장면에 영향을 주는 조명의 직접광, 간접광을 계산해줍니다. 플레이오네에는 없는 이 기능이 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죠.

▲ 루멘 사용 전후 결과 비교

포스트 프로세스 기능으로 톤 매퍼라는 기능도 지원하는데요. 이 톤을 빛에 대한 재질 영향이 없는 Unlit 기준으로는 플레이오네 캐릭터와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Unlit은 조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셰이더입니다. 쨍한 태양 아래 있든, 그림자 있는 나무 밑에 들어가든 캐릭터 음영은 항상 같을 겁니다. 그걸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요. 캐릭터의 그림자색을 별도로 기록하고 툰 셰이딩에서 사용하지 않는 버퍼는 라이팅 색을 기록하는 용도로 바꾸어 음영 결과를 반영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림자, 기본 조영 계산 결과가 플레이오네 엔진과 동일하게 나오게 됐죠.


이후에는 루멘 간접광 계산 결과가 과해서 캐릭터 색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루멘을 사용할 경우와 아닌 경우, 다양한 파라미터를 제어했습니다.

색감이 배경 라이팅에 영향은 받지만, 그게 너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시간의 흐름
실시간 계산으로 사실적인 시간 변화

마비노기는 실시간으로 시간이 변화하는 게임입니다. 그에 따라 주변 환경도 낮과 밤이 시간에 따라 흘러가게 되죠. 현실처럼 게임도 다양한 시간 변화가 있지만, 일단은 게임의 하루 중 시간대 개발을 먼저 시작됐습니다.

단순히 낮, 밤의 변화만이 아니라 대기, 안개, 구름 등 빛과 함께 작용할 다양한 환경 요소를 유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업부터 시작됐습니다.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태양이 움직이고, 빛의 이동에 따른 그림자의 변화를 구현했습니다. 그림자 방향, 길이 등이 바뀌는 단계죠.

대신 지구의 자전, 공전 주기와는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 마비노기 원래 게임의 라이트 작동 방식을 분석해 비슷하게 구현하며 개발하고 있고요. 여기서 루멘 기술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데요. 시간대 변화에 따른 주변 환경, 광원 이동 등에 따른 조명 적용이 더 현실적으로 적용됩니다.

현실감 넘치는 구름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볼류메트릭 클라우드는 구름이 빛을 받아 밝아지거나, 그림자가 지는 효과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도록 도왔습니다. 날씨 변화와 시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거죠.


대기의 상태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했습니다. 하늘과 대기의 색상과 조명을 동적으로 변화시키고, 태양빛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산란 현상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자연 속에서 볼 수 있는 현상들을 계산해 현실적인 색을 만들어내는 거죠.

또한, 언리얼 엔진 5의 대기 시뮬레이션 기능을 활용하여, 태양의 위치와 대기의 산란 효과, 시간대 변화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하늘과 대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안개의 밀도와 색상을 실시간으로 계산하여 매우 사실적인 안개 효과를 구현하였다.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환경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이어지지만, 그렇게 구현된 보다 현실적인 마비노기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완성된 버전은 아니지만, 공개된 영상을 통해 어느 정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겠고요.



에린 장기수선계획
3D 리소스 가져오고, 새로 만들고

기존 마비노기의 3D 리소스를 언리얼 엔진으로 가져오기. 지난 12월 공개된 첫 개발 비화를 통해 어느 정도 그 도입 아이디어가 공유됐었는데요. 그냥은 불러올 수 없는 플레이오네 엔진의 리소스를 언리얼 엔진으로 가져올 수 있는 툴을 빠르게 만들며 이식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파일을 제대로 불러오는 것만으로 이식 작업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이동할 수 있는 지역, 그렇지 않은 지역을 설정해야 하죠. 전에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재질도 세팅하고, 너무 오래되어 아예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조로운 지역, 배경과 달리 의상이나 헤어는 그대로 이식하는 게 무의미한 수준이었습니다. 뼈대와 와이어가 부족해 자유로운 움직임을 만들기도 어렵고, 손이나 발 같은 피부도 새롭게 교체애햐 했거든요. 그렇게 새롭게 교체해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온전히 표현할 수 있게 됐고요.

이렇게 자연스러운 의상, 헤어가 최종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무기 같이 뼈대가 단순해도 괜찮은 것들은 만들어 둔 자동화 툴을 이용해 이식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 더 풍부한 움직임을 줘야하는 부분에 자원을 더 투자하고 있는 셈이죠.

이렇게 바뀐 부분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요.

더 많은 변화, 개발 정보들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계속 공개될 예정인데요. 여러분이 기대하는 마비노기 이터니티는 어떤 모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