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청춘의 리듬을 풋풋한 퍼포먼스로, 브릿지뮤직의 '28'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28', 브릿지뮤직이 개발하고 있는 리듬 게임의 타이틀명입니다. 음악 전공자가 음악과 함께 했던 이팔청춘의 감성 그리고 멋도 모르고 열정과 패기만 갖고 시작한 게임 개발 과정의 우여곡절도 음악에 빗대어 솔직하게 풀어내고자 붙인 제목이기도 하죠.
풋풋한 청춘의 느낌을 담은 캐릭터와 솔직하게 빚어낸 음악, 그리고 '리듬 퍼포먼스'라는 컨셉을 내세운 '28'은 지난 TGS 2023, 지스타 2023에도 출전하면서 유저들에게 알음알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오던 중, 유저들에게 또 한 차례 검증 받고자 플레이엑스포에도 출전했죠. 동료를 추가로 모집해서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빌드까지 선보인 '28'가 어떤 게임인지,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직접 시연하면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28'은 밴드부였던 친구들이 28살이 된 이후,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 시절의 음악을 연주해나가는 게임입니다. 프롤로그에서 마치 세피라 빛으로 바랜 오래된 사진 같은 영상과 함께, 학창 시절의 추억의 공간을 들어가면서 밴드부원들이 그 시절에 함께 연주하거나 각자 좋아했던 음악들을 차근차근 플레이하게 되죠.
처음 이 게임을 고안했던 강보영 대표가 클래식을 전공했다가 게임 개발에 갑작스럽게 뛰어들었던 만큼, '28'에는 클래식의 흔적이 녹아있었습니다. 통상 음악 게임하면 노트가 위아래로 떨어지는 양상이 많지만, 이 게임에서는 박자계에 맞춘 라인을 타고 노트가 나오게 됩니다. 4박자계면 사각형의 라인을, 강약약 중강약약의 6/8박자계면 육각형의 라인으로 나오는 식이죠.
하나의 노트 라인만 나오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연주하는 느낌을 살리기 어려워 보이지만, 이 문제를 '28'은 두 가지 방법으로 풀어냈습니다. 우선 중간중간 악기를 바꿔가면서 키음이 단조로워지는 것을 방지했죠. 그리고 그 전환도 단순히 라인의 색이나 아이콘을 바꾸는 식이 아닌, 마치 지휘자가 지휘봉을 흔들다가 다른 악기 파트를 자연스럽게 지시하듯 옆면을 따라서 새로운 라인을 그리는 식으로 노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또 하나는 클래식 악기의 주법을 구현하기 위해 고안한 '스킬 노트'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음악 게임의 노트는 짧게 누르거나 길게 누르는 두 가지를 떠올리는데, '28'은 여기에 아날로그 스틱과 키보드를 활용해 악기의 주법을 흉내내는 방식을 더했습니다. 스틱을 좌우나 상하 지정된 방향으로 튕기거나 길게 내리면서 바이올린의 피치카토나 피아노의 글리산도 주법을 표현한 것이죠.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키보드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스페이스바와 엔터로 노트를 처리하면서 동시에 노트에 지시된 방향대로 방향키를 누르면 그 주법대로 키음이 처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 2개 이상의 노트가 나오는 여타 리듬 게임에 익숙해진 터라 여전히 허전함이 느껴질 여지는 있습니다. 이번 시연 버전은 초반부 스토리의 대략적인 흐름과 지난 버전에서 지원하지 않았던 키보드 그리고 모바일 버전의 플레이 감각을 테스트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죠.
그간 스토리 요소를 도입한 리듬 게임이 적지 않았지만, '28'은 백그라운드에서 추가로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개의 노트로 위아래에서 떨어지거나 동시다발적으로 노트가 등장하는 형태가 아닌, 하나의 라인을 따라서 노트가 등장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었죠.
리듬 게임에서 보통 사용하는 'BGA'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28'의 배경화면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인게임 모델링으로 연출한 컷신들이기 때문이었죠. 물론 세련되게 다듬은 BGA와 달리, SD풍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모델링된 소녀들이 학교와 집, 그리고 등하교하면서 가는 골목길 등을 조명하는 그 컷신들은 다소 투박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소박하고 정감이 가는 느낌이었죠.
풀더빙으로 학창 시절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하던 그 시기의 일상과 고민이 담긴 스토리를 풀어낸 것도 포인트였습니다. 그 다음에 여고생 밴드의 느낌을 담은 BGM과 아기자기한 SD에 맞춰 꾸려진 인게임 모델링들이 등장하는 일련의 시퀀스는 '28'이 말하는 이팔청춘의 풋풋한 느낌을 확실하게 어필했죠.
그리고 풋풋한 팝 같은 BGM뿐만 아니라 스토리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BGM을 녹여낸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래식 동아리였다가 밴드부로 가느냐 마느냐 갈팡질팡했던 스토리를 팝적인 리듬에 전자 플루트 같은 조합으로 빚은 독특한 음악으로 보조하는 등, 테마를 살리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도 엿볼 수 있었죠. 여기에 스토리를 플레이하는 것뿐만 아니라 곡을 얼마나 완벽하게 잘 쳐냈는지 기록을 경쟁할 수 있는 랭킹존까지 테스트를 거치면서 리듬 액션 게임 매니아들에게도 어필하고 있었죠.
아직 볼륨도 적고 확 끌어당기는 포인트는 다소 부족했지만, 누구나 한 번쯤 겪었던 풋풋한 시절의 그 느낌은 확실했습니다. 물론 개발 과정에서는 풋풋함이라 이야기한 것이 정식 출시에 와서는 설익었다고 얘기하게 될지도 모르죠. 올해 말 PC, 모바일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28'이 그 종이 한 장의 차이를 어떻게 진심을 담아 예정된 시기에 잘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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