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동네 친구들과 편의점만 가면 나오는 단골 이야기들이 있다. “엔화 떨어졌던데 일본이나 갈까?“같은 여행 이야기부터 어제 롤에서 10데스한 탑베인 스토리, 요새 빠진 취미, 가정사, 말하지 못했던 진실 등. 지금 생각해 보면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서도 늦은 새벽 저기에만 앉으면 심각한 표정을 짓고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한다.
그중에도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친구들과 얘기해 본 단골 손님같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끼리 아지트나 하나 만들까?“. 인원별로 고사양 컴퓨터부터 게이밍 기어랑 콘솔 게임기도 설치해 두고 냉장고에는 맥주나 콜라, 상온에는 과자랑 라면도 올려두고. 이외에도 하나하나 설명하기엔 너무 많다. 다들 아시지 않는가.
이처럼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꾸미는 일은 상상만 해도 설레이고 재밌다. 그게 게이머들을 위한 게이밍 룸이라면 더욱더 그렇고. 20년을 넘게 본가 엄마 에디션의 인테리어로 살다가 독립하고 내 자취방을 꾸미는 일이 얼마나 재밌는지는 직접 해보지 않고서야 모른다. 물론 살다 보면 엄마 에디션이 그리워질 때가 있지만.
그러다 최근 공중파 방송을 보고 살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게이밍 아지트(?)를 접했다. 공중파 방송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 출연한 은지원의 게이밍 룸. 게이머들이 원하는 정석 중 정석이 아닐까. 레이싱 휠부터 콘솔 게임기, 거대 커브드 모니터, 휘황찬란한 RGB를 머금은 게이밍 기어 그리고 스낵바와 라면기계까지. 뭐 하나 거를 타선이 없다.
게이밍 룸에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위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듯 첫 번째로는 역시 PC다.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이거늘 PC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온라인 게임부터 콘솔 게임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PC 혹은 랩탑의 경우 게이밍 룸의 심장과 같은 존재다.
어느 정도 롤이나 피파 같은 캐주얼 게임을 종종 즐기는 유저라면 가성비 좋은 적당한 제품으로도 즐길 수 있겠지만, AAA급 게임이나 콘솔 게임 등을 즐기는 유저라면 고사양의 PC 혹은 랩탑을 구비하자. 이외에도 콘솔 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PS나 XBOX 같은 콘솔 게임기나 닌텐도 스위치나 스팀덱 혹은 게이밍 UMPC 같은 휴대용 게임기를 배치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다음으로는 게이머의 팔과 다리 그리고 눈과 귀가 되어주는 주변기기. 게임을 플레이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PC 온라인 게임 기준으로는 키보드와 마우스 등, 콘솔 게임에선 게임 패드와 각종 게이밍 기어 등이 있다. 각 기기마다의 특성이 달라, 하는 게임 혹은 플레이하는 플랫폼에 따라 상이하다.
개중에도 PC 게이머들이 가장 신경 쓸 만한 제품은 역시 키보드, 마우스가 아닐까. 키보드와 마우스는 PC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익숙한, 아니 익숙할 수밖에 없는 주변기기다. 성능으로 보자면 반응속도는 물론이요 폴링레이트부터 감도 등 따져야 할 것이 여럿 있으며, 편의성이나 디자인으로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제품군이다.
게이밍 룸에 놓는 용도라면 역시 성능도 성능인데, 디자인을 신경 써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테면 관리 걱정으로 포기했던 화이트 감성의 게이밍 키보드&마우스 세트를 개인적으로 추천드린다.
다음으로 콘솔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주목해 볼 만하다. 콘솔 하면 역시 게임 패드가 아니겠는가. 게임 패드는 PS나 XBOX에서 내놓은 플랫폼 홀더 제품 듀얼 센스나 엑박 패드 등이 있으며, 공식 제품 못지않은 조이트론, 터틀비치 등의 제품들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콘솔 게임의 경우 여러 장르의 게임들이 있는데 장르에 따라 주변기기를 세팅해 놓는 것을 추천드린다. 격투 게임을 즐겨하는 유저라면 조이스틱을, 레이싱 게임이나 비행 게임 등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면 레이싱 휠이나 페달 등도 시중에 잘 나와 있으니 확인해 보면 좋겠다.
다음으론 게임 몰입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모니터다. 게임을 더 몰입감 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높은 화질을 가진 큼지막한 모니터만 한 것이 없다. 크기도 크기인데 평면이냐 커브드냐, LCD냐 OLED냐에 극명하게 갈린다. 거거익선이라고, 크기는 클 수록 좋고 쨍한 화면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OLED 제품도 고민해 볼만 하다. 참고로 나는 OLED를 오랫동안 사용해 보니 LCD에서는 그 맛이 안 나 다시 돌아가기엔 어려울 것 같다.
게임을 더욱더 즐기기 위해서는 성능도 성능이지만 분위기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LED 조명을 빼놓을 수 없다. 퇴근 후 심신 미약의 상태로 아지트에 도착해 문을 열었더니 불 꺼진 방 안 수만 가지의 RGB가 반짝인다면 게임할 맘이 없다가도 생기지 않을까.
LED 조명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벽에 다는 조명부터 책상 뒤에 붙이는 스트립형 조명, 구석에 설치하는 코너형 램프 조명, 모니터 뒤에 연결해 반응형으로 반짝이는 LED 조명 등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설치하기 편한 LED 조명은 책상 뒤에 스트립형태로 붙이는 제품이나 세워 놓는 제품 등을 추천드린다.
마지막 화룡점정은 역시 내가 적당히 먹고 싶은 것들로 채워 넣은 일관된 취향의 스낵바와 인테리어용 소품들이 아닐까. 먹을 것도 먹을 것인데, 인테리어를 위한 소품과 이를 정리해 놓을 수 있는 선반 등을 예쁘게 갖춰 놓으면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다.
개중에도 이를 올려놓는 선반이나 철제 타공판 등은 이 게이밍 룸의 수준을 한껏 올려주는 아주 중요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데스크테리어의 기본 중 기본은 역시 물리적인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 책상의 여유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고 시각적으로 답답한 느낌을 없애준다.
대표적으로 이케아 같은 곳에 이러한 철제 선반이나 타공판 등을 찾아보면 만 원대에도 충분히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으니 직접 가서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돈과 시간이 그만큼 많이 소요되겠지만 나만의 게이밍 룸, 우리들의 게이밍 아지트가 내 입맛대로 만들어진다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새로운 안식처가 생기는 느낌이랄까. 다만 우려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배우자나 여자친구 그리고 엄마에게는 꼭 비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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