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변화의 기로에 선 유니티 그리고 '유나이트 2023', 그 3가지 포인트
윤서호 기자 (Ruudi@inven.co.kr)
유니티가 현지 시각으로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유나이트 암스테르담 2023'을 개최한다. 유나이트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것은 2017년 유나이트 유럽 이후 6년 만이다.
6년 전, 유나이트 유럽 2017에서는 유니티 엔진이 넘버링이 아닌, 연도별로 버전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이어가는 유니티 엔진의 변화가 언급됐다. 2017년 GDC에서 해당 내용이 최초 공개됐으나, 유니티 엔진 2017.1 버전이 출시된 이후 라이선스 정책 변화와 개선된 기능 등 포괄적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유나이트 유럽 2017이었다.
그리고 다시 유니티가 큰 변화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유나이트가 유럽, 암스테르담에 돌아왔다. 특히 이번 유나이트 2023은 코로나 이후 유니티가 다시 해외의 여러 거점을 돌며 개발자들을 만나는 기점이기도 하고,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술에 대한 유니티의 방향성이 소개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 과연 어떤 내용이 소개가 될지, 유나이트 개최에 앞서서 미리 훑어보았다.
유니티, AI에 주목하다
이번 유나이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AI다. 최근 AI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니티는 한 발 앞서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애셋 스토어에 생성형 AI 및 AI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한편, AI 플랫폼 '유니티 센티스'와 '유니티 뮤즈' 그리고 AI를 활용한 유해성 솔루션 '세이프 보이스' 등 그간 다각도로 연구한 결과물을 창작자들에게 선보였다.
APAC 인더스트리 서밋 등에서 유니티 뮤즈, 센티스의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에 이어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는 본격적으로 유니티의 AI 솔루션 기술 및 그 활용 사례에 대해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먼저 빌 컬런 유니티 수석 기술 PM을 비롯한 유니티의 AI 전문가들이 유니티 센티스를 활용, 게임을 위한 AI 모델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모든 플랫폼에 대응하게끔 구축할 수 있나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유니티 센티스를 직접 활용한 개발자들을 초청, 복잡하고 까다로운 AI 모델을 어떻게 쉽게 구축하면서 최적화도 이끌어냈나 소개한다.
뒤이어 유니티 뮤즈를 활용, 유니티 에디터에서 작업 효율을 단시간에 끌어올리는 방법도 소개된다. '20분 만에 게임 레벨 프로토타입 만들기'라는 제목처럼, 해당 세션에서는 유니티 뮤즈로 프로토타입을 어떻게 빨리 구축할 수 있나 직접 시연하고 그 유용함을 증명한다. 이와 함께 2D 테크 데모인 '해피 하베스트'의 사례를 통해 유니티 뮤즈로 수많은 스프라이트를 빠르게 제작하고 2D 게임에 맞춘 VFX 및 셰이더 그래프, 파티클까지 구축하는 비법도 공개된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사이에 주목받고 있는 게임 내 유해성 행동에 관한 AI 솔루션, '세이프 보이스'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세이프 보이스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내 잠재적으로 분란을 유발하는 유해한 행동을 식별하고, 개발사가 플레이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험이나 행동을 파악할 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지난 7월부터 CBT를 진행한 '세이프 보이스'가 실제로 인게임 내 유해성을 얼마나 줄이는지, 또 어떤 원리로 이를 줄여나갈 때 도움이 되는지 유니티의 전문가들 그리고 실제로 이를 자사 게임에 도입한 하이 레즈 스튜디오의 토니 존스 총괄 PD가 설명을 이어간다.
또한 유니티의 랄프 하워트 시니어 부사장을 비롯해 니코 페로니 디렉터, 트립의 데이비드 슈바르츠 리서치 헤드 등 AI 기술의 전문가들이 모여 유니티 AI가 이끌어갈 미래에 대해 논하는 서밋도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최신 기기 대응부터 멀티플레이, 수익화까지 광범위한 서포트
AI 외에 유니티의 최근 행보를 정리하는 단어를 꼽자면, '확장'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유니티는 그간 다양한 솔루션을 연구하는 한편, 이와 관련하 업체들도 인수 합병하면서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구축해왔다.
유니티가 내부에서 빌드업해온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멀티플레이어 서비스, 게임 운영, 사용자 확보, 수익화를 위한 툴로 라이브 게임 제작과 관련된 개발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솔루션인 유니티 게이밍 서비스가 있다. 그리고 외부 인수 사례로는 음성 채팅 및 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기술을 축적해온 '비복스'와 앱 수익화 관련 비즈니스 플랫폼 '아이언소스'를 인수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렇듯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기술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제공하려는 행보를 보인 유니티는 이번 유나이트에서도 관련 서비스 및 이를 활용하기 위한 기술적인 영역에 대해서도 소개를 이어간다.
특히 인디, 소규모 개발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멀티플레이 게임 관련 세션의 비중을 높인 것도 주목할 포인트다. 멀티플레이 게임은 그 특성상 클라이언트 뿐만 아니라 서버 관련 기술 그리고 보안까지 다양한 기술이 요구되는데, 인디 및 소규모 개발사들은 이런 인력을 구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유니티 게이밍 서비스의 다양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유니티 게이밍 서비스 출시 이후 개발자의 피드백을 받아 엔진 자체적으로 개선해온 부분을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 설명한다. 아울러 소규모 개발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퍼블리싱 관련 분야도 '슈퍼소닉' 솔루션으로 도움을 준 사례도 언급된다.
최신 기기용 게임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술 지원도 이번 유나이트 2023의 핵심 주제다. 특히 XR 분야에서 최근 비전 프로, 메타퀘스트3 등 혼합현실(MR)과 VR+ 콘텐츠를 선보일 기기들이 등장한 만큼, XR 관련 콘텐츠 개발자들이 이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다각도로 연구 중에 있다.
이를 돕기 위해 유니티에서는 이번 유나이트 2023을 통해 메타 퀘스트3, 그리고 비전 프로에 대응하는 유니티 엔진의 기술과 솔루션에 대해 언급된다. 특히 비전 프로는 새로운 3D 환경과 몰입감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자체 OS인 비전 OS를 내세운 만큼, 단기간에 이에 맞춘 앱 및 콘텐츠 개발이 쉽지 않다. 이에 유니티는 지난 7월 WWDC 2023에서 애플과 협력을 발표하고, 비전 OS에 대응하는 프로그램 '폴리스페이셜'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는 기존 유니티 기반 게임을 폴리스페이셜을 활용해 비전 프로에 맞춰 개발을 진행한 크로스플랫폼 게임 'Demo'의 사례도 같이 소개될 예정이다.
산업, 영화, 게임의 경계를 허문 유니티, 앞으로의 방향은?
지난 몇 년 동안 유니티의 '확장'은 게임에만 그치지 않았다. '크리에이터'에 주목한다는 유니티의 슬로건처럼, 유니티는 게임에 활용되는 실시간 3D 기술을 활용하는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들도 눈여겨 보았다. 그들까지 고려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합해서 해당 분야뿐만 아니라 게임 등 다양한 분야까지 응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웨타 디지털' 인수를 꼽을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감독 피터 잭슨이 설립한 웨타 디지털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외에도 킹콩, 아바타 등에서 독보적인 VFX 기술력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웨타 디지털은 2021년 11월, 유니티가 VFX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팀을 인수하면서 유니티에 합류했다. 이후 웨타 디지털의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녹여낸 '유니티 웨타 툴'이 시그라프 2023에서 공개되면서 영화 CG 및 VFX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기술력을 유니티 엔진을 통해 더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유나이트 2023 세션에서는 웨타 툴을 활용해 디지털 휴먼 뿐만 아니라 배경, 다양한 효과를 생성하는 과정 전반을 조명한다.
한편, 이번 유나이트 2023에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짐 화이트허스트 CEO는 15일 에어버스, 메르세데스 벤츠, 오데마 피게 등 유니티를 활용해 다양한 혁신을 일구고 있는 업체들의 사례를 소개하는 인더스트리 서밋에 참석한다. 존 리치텔로 CEO 사임 이후, 임시지만 CEO로 부임한 그가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만나는 서밋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도 주목할 포인트다.
이후 화이트허스트 CEO는 본격적으로 컨퍼런스가 시작되는 16일, 키노트 강연으로 유니티 창작자 커뮤니티와 만난다. 존 리치텔로 전 CEO가 지난 9월 이용자가 게임을 설치한 횟수를 기준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런타임 요금제와 이를 소급 적용한다는 발표로 개발자들의 반발을 샀다가 전면 개편하는 등 유니티에 대한 개발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 이를 돌파하기 위한 화이트허스트 CEO의 비전과 앞으로 유니티가 나아갈 방향성이 어떤 것일지, 이번 유나이트 암스테르담 2023에서 확인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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