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오케스트라로 만나는 '던전앤파이터'
양영석 기자 (Lavii@inven.co.kr)
오늘(17일), 던전앤파이터가 특별한 공연을 열었습니다. 첫 번째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특히나 던파는 BGM 하나는 누구나 인정해주는 명곡들이 많으니 당연히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죠. 이번 공연은 17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두 차례에 나누어서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됐습니다.
걱정이 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최근 신규 업데이트 선계를 적용하기 전, 이전 시즌을 경험하고 있던 모험가들의 여론 자체가 매우 긍정적이다고 할 순 없었죠. 설상가상으로 새 시즌도 극 초반이라 매우 바쁠 시점인데다가 벌써 이래저래 많은 논쟁이 있는 상황이니까요. 오케스트라 표 역시 완판 매진이 되지 않을 정도라서 오히려 사람이 없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되더군요.
그렇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그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분명 콘서트홀이 가득 차지는 않았지만, 현장에 몰린 인파를 보면 여전히 던파의 저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공연보다 이른 시간에 방문한 모험가들로 이미 현장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그래도 모험가들이 던전앤파이터를 사랑하는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이번 공연은 1부와 2부, 두 파트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공연되는 곡의 면면을 보면 모험가들은 단번에 눈치챌 수 있는 구성으로 마련되어 있었죠. 누구나 게임을 접속하면서 듣게 되는 로그인, 세리아 방의 음악부터 시작해 모험을 시작하는 마을(핸돈마이어, 웨스트코스트)을 지나 점차 칼날로 연단되는 과정의 서사를 담아낸 음악 구성입니다.
이윽고 시련을 겪으면서 연단된 칼날, 모험가가 마침내 사도들과 맞서는 현 상황을 자연스럽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구성한 연주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험의 여정'에는 최근 업데이트인 '선계'까지 반영이 되어 있었죠. 1부가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과정이었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인 시련과 위기 속에 연단되는 모험가들의 모습을 다뤘습니다.
공연희 흐름과 곡의 구성 자체는 매우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이는 던전앤파이터의 특성이라고 할까요? 모험가들이 명곡으로 기억하고 회자하는 곡 들은 대부분 락 사운드 기반이고, 합창단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깔리는 부분이 제법 있습니다. 이를 공연, 그리고 클래식 오케스트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편곡하는 과정에서 감성이 달라지고, 공연장의 세팅과 좌석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집니다. 실제 공연에서 현장감을 듬뿍 느낄 수는 있지만 유저들이 기억하는 곡의 하이라이트나 감성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죠.
아니나 다를까, 1부의 곡들과 2부 초반에는 합창단과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클래식과 어울리는 BGM들이 훌륭한 감성과 만족감을 전달해줬다고 생각합니다. 1부 끝에서 등장한 합창단들의 열창으로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었습니다. 걱정됐던 메들리 곡들도 나름 감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마련한 괜찮은 편곡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부도 정말 좋았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 임팩트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후방 스크린에 각 레이드, 스토리에 대한 애니메이션들을 보여주었지만 이게 감성을 대체하여 100% 만족감을 느낀다고는 확신할 수 없었달까요.
그래도 폭룡왕 바칼까지의 여정이 끝난 후, 이어진 'Liberation'과 선계 OST인 '청연'이 훌륭하게 공연의 구성을 마무리 지어줬습니다. 그리고 앵콜로 공연된 두 곡은 모험가들 모두가 입을 모아 훌륭하다 칭찬하는 '고통의 마을 레쉬폰', 그리고 록시-아간조의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재회'로 모험가들을 배웅해주었죠.
공연을 마치고 입구로 나오면서도 소위 말하는 '뽕'이 좀 차오르긴 했습니다. 추억에 젖어서 그동안 던파를 즐겨온 모험가들의 여정을 다시 한 번 음악으로 되짚어본 느낌은 아마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부디 이번 공연이 어렵게 발걸음을 옮겨준 모험가들, 연단된 칼날들이 자신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좋은 추억의 장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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