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서머] 챔피언 밸류로 결정된 승패...GEN 승리 이끈 '페이즈 펜타킬
김병호 기자 (Haao@inven.co.kr)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T1과 젠지 e스포츠의 경기는 밴픽이 중요하다는 추측대로 결국 챔피언의 밸류가 승패를 갈랐다. T1과 젠지 e스포츠는 3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마지막에 밸류가 더 높은 제리, 밀리오 조합을 완성했던 젠지 e스포츠가 승리했다.
11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젠지 e스포츠와 T1의 경기는 젠지 e스포츠가 2:1로 승리했다. 양 팀은 다양한 챔피언을 꺼내면서 이전보다 한 단계 더 폭넓은 챔피언 풀을 보여줬고, 기대만큼 볼만한 경기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젠지 e스포츠가 T1 경기에서 이전에 뽑지 않았던 챔피언을 대거 기용했다. 먼저 미드 라인에는 최근 핫한 챔피언인 니코를 뽑아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바텀 라인에는 이전에 선호하지 않았던 루시안, 나미 조합을 꺼냈다. 반면, T1은 정글 포지션에 스왑 효과가 있는 잭스를 꺼냈고, OP 챔피언인 밀리오를 가져가면서 밴픽을 완성했다.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은 기세를 내주지 않고자 격렬하게 전투를 벌였다. 탑 라인의 솔킬과 바텀 라인의 갱킹, 협곡의 전령과 드래곤에서 쉬지 않고 전투가 열렸고, 양 팀의 국가대표 미드 라이너 '페이커'와 '쵸비'가 한 번씩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며 전투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이런 플레이에도 경기 양상은 매우 팽팽하게 유지됐다.
젠지 e스포츠와 T1, MSI 이후 다시 만난 두 팀의 1세트 승패는 단 두 번의 한타로 기울었다. 주인공은 젠지 e스포츠 미드 라이너 '쵸비', 그리고 탑 라이너 '도란'이었다. '쵸비'는 벤시의 장막, 마법공학 로켓 벨트를 먼저 완성하여 안정적으로 궁극기를 쓸 기반을 마련했고, 한타마다 상대 진영을 무섭게 흔들었다. 이어 '도란' 최현준의 나르는 패색이 커질 때마다 개인기로 위기를 돌파하면서 젠지 e스포츠의 승리를 견인했다.
1세트 젠지 e스포츠 바텀 듀오가 기존의 쓰지 않았던 루시안, 나미를 꺼낸 것처럼, 2세트에는 T1 바텀 듀오가 기피하던 제리, 유미 조합을 꺼내 들었다. 이밖에 젠지 e스포츠가 탑 라인에 케일을 꺼내든 점도 눈길을 끌엇다. 케일은 이번 패치 들어 여러 상향을 받으면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픽이 됐다. 다만, 성장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여전한 약점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T1은 케일이 무난하게 성장하도록 그냥 두지 않았다. 이른 시간부터 정글러와 함께 다이브 각을 만들었고, 함께 온 정글러까지 잡으면서 격차를 빠르게 벌렸다. 젠지 e스포츠 입장에서는 케일 뿐만 아니라 오공 역시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픽이여서 T1 탑, 정글 듀오와의 2:2 교전이 쉽지 않았다. T1은 탑 라인에서의 득점 뿐만 아니라 제리를 선보인 '구마유시'가 3킬 노데스로 안정적으로 성장해 후반 걱정까지 덜고 있었다.
젠지 e스포츠는 답답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 탑 라인의 사이온을 자르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잘 성장한 사이온은 젠지 바람처럼 금방 죽지 않았고, T1은 상대 뒤를 물고 늘어지면서 싸움을 걸어 크게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T1은 바론을 가져갔고 실수 없이 상대 넥서스까지 파괴하면서 2세트에 승리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팀 내 최고 딜량을 기록하면서 제리 역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는 걸 증명했다.
젠지 e스포츠가 밴픽 단계에서 제리, 밀리오로 후반 캐리력을 올리고 잭스까지 가져가면서 사이드 주도권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T1은 바텀 라인에 블리츠크랭크를 뽑아 변수를 키웠다. 탑 라인에 '제우스' 그라가스가 11승 0패로 필승 카드를 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양 팀 정글러는 초반부터 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젠지 e스포츠는 바텀 라인에서 상대가 점멸까지 쓰면서 올인성 교전을 벌이자 점멸을 사용한 블리츠 크랭크를 갱으로 잘라 이득을 봤다. 이에 T1도 탑 라인에서 갱킹으로 잭스를 잡았다. 이렇듯 T1이 공격하면 젠지가 반격하고, 젠지가 공격하면 T1이 곧바로 반격하는 치열한 전투가 초반 10분 동안 이어졌다.
T1은 적극적인 교전으로 젠지 e스포츠를 공략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 제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게 불안 요소였다. 젠지 e스포츠 바텀 라이너 '페이즈'는 복잡한 교전 속에서도 상대의 스킬들을 피하면서 6킬을 가져갔고, T1 챔피언들이 제리의 화력을 점점 버거워했다. 분명 '구마유시'의 드레이븐은 4킬 노데스로 잘 성장했지만, 제리만큼 딜을 할 수 있는 각이 잘 나오지 않았다. 또한, 버프를 두른 제리를 맞상대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젠지 e스포츠의 네 번째 드래곤 스택 싸움에서 결국 승패가 갈렸다. T1은 막고 싶었지만 막을 힘이 없었고, 마오카이의 궁극기와 함께 열린 한타에서 젠지 e스포츠가 대승을 거두고 이번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젠지 e스포츠 바텀 라이너 '페이즈'는 펜타킬을 기록하며, 자신을 선택한 젠지 e스포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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