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e스포츠로 발전했다. 시작 자체는 컴퓨터 게임 역사와 함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승리와 패배에서 오는 경쟁 심리를 유발하고, 협동 관계 이해에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스포츠 본질적 가치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은 미약했다. e스포츠 태동기 당시 유저들의 인식은 게임 대회를 '매니아의 축제' 내지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석할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이 발전하고 대회가 정형화됨에 따라, 규모는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하나의 산업으로 위상을 갖추게 됐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탄생 이후 국내외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관련 대회 역시 나날이 발전을 거듭했다. 커진 규모도 그렇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하나의 여가로 자리 잡았다는 근거로 '완성형 e스포츠 판'이라고도 평가받는다. 지난 2020년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CK 신규 유입이 가장 많은 시청자 층은 10대(53.5%), 40대(44%)로 나타났으며, 이 중 여성 팬(46%)의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전 세계의 기업들은 e스포츠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e스포츠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게이밍 기어 업체들이 e스포츠를 지원했다면, 이제는 게임과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차량, 의류, 제약, 영화, 보석, 식품 브랜드까지 e스포츠를 통한 마케팅 행렬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HP OMEN(오멘)은 이러한 스폰서들 사이에서도 일찌감치 여러 대회와 프로 팀을 지원한 베테랑 스폰서로 꼽힌다.
현재 HP 오멘은 e스포츠 기업 T1과 LCK를 지원하고 있다. 사실 HP 오멘이 e스포츠 무대에서 다양한 스폰서십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건 리그오브레전드뿐만이 아니다. 2017년에는 블리자드와 공식 스폰서십 체결을 통해 오버워치 리그, 오버워치 월드컵에 HP 게이밍 PC와 모니터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노선을 리그오브레전드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 게임 타이틀의 48% 이상을 해당 게임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게이머 중 70% 이상이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 한 경험이 있고 현재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리그로 꼽히는 이유로 T1과 LCK에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HP 하면 인쇄기가 생각나고 해외 데스크톱 및 노트북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약간 사무 전문 브랜드의 느낌이랄까. 때문에 햇수로 LCK와의 3년 차, T1과의 2년 차의 인연을 이어가는 오멘의 입장이 궁금했다. 대기업 기준으로 효과는 확실한지.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서 불협화음 같은 것은 없는지 등으로 말이다. 이에 인벤에서는 HP의 정지연 컨슈머 퍼스널 시스템 마케팅팀 이사와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봤다.
HP 정지연 이사(이하 HP): "인벤에는 처음으로 인사드리는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HP 코리아에서 일반 고객용 PC 시스템 마케팅 담당을 하고 있는 정지연이라고 합니다. 인벤과는 2017년 APEX 결승전 행사 취재로 인연을 시작했습니다."
HP: 이후 인벤방송국에서 HP 오멘 신제품 출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고 LCK 그리고 게임 시장의 성장으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게이밍 PC 마케팅을 시작했어요. 인벤의 HP 오멘 브랜드페이지 역시 그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HP 오멘의 제품들은 고사양의 그래픽을 요구하는 게이머에게도 유효한, 성능 좋은 부품들이 대부분이다. 마케팅 관점에서 제품의 본 성능을 온전히 표현하기엔 롤에서 요구하는 사양이 다소 낮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고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궁금했다. LCK와 T1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e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확실히 체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HP: "전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이밍 PC로서 오멘을 각인 시키는 데는 PC가 고사양이라는 거보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게이밍 PC"로 인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LCK 와의 파트너십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의 게이머들이 가장 사랑하는 리그오브 레전드의 리그인 LCK이니까요. LCK 선택과 동시에 리그 내 팀과의 협력은 이미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T1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No.1이니까요. (웃음)"
HP: "효과는.. 확실한 것 같아요. 브랜드 인지도 조사 등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2022년에는 3분기나 게이밍 PC 시장 점유율 1위를 하였고 최근 시장 조사 자료에도 (CQ123 IDC) 시장 점유율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효과가 좋으니까 국내 게이머들께 더 많은 것들을 소개하고 추진할 수 있어 요즘 더욱 즐겁습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부품을 따로 구입하여 시스템을 구축하는 조립형 PC의 인기가 좋다. 물리적인 호환성만 확인된다면 내가 원하는 부품을 골라서 구입할 수 있으며, 여분의 PC를 구비했을 경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각개 할인을 노려볼 수도 있으며 덕분에 가성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를 잘 모르는 사람 기준으로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거나 뭔가 이상할 시 확인이 어려우며, 더 나아가 A/S 측면으로 골치가 아프다는 문제가 있다.
나 또한 HP 오멘 PC를 몇 번 체험한 적이 있다. 실제 'HP 오멘 데스크톱 PC'가 전 좌석에 구비된 롤파크의 라이엇 PC방에서 게임을 해본 적이 있으며, 리뷰를 위해 몇 번 사용해 본 적도 있다. LOL 게임명 컨셉에 맞게 101석이 마련된 PC방인데, 모든 좌석에 동일하게 인텔 i7 CPU와 RTX 3070이 탑재된 모델이었다. 현역으로도 얼마든지 구동이 가능한 성능에 당시 롤챔스 리그 공식 PC로 대회장에 선수들이 사용하는 PC와 동일했으니 스펙으로는 이견이 있을 수가 없었다.
HP: "롤파크를 찾아주시는 유저들과 선수들에게 최고의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롤파크 내 라이엇 PC방과 아레나 선수석의 PC를 HP 오멘 데스크톱 PC를 설치하였습니다. HP 오멘 데스크톱 PC는 LCK 공식 경기 PC일 뿐만 아니라,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공식 경기 PC이기도 해서, 관심이 있으신 유저들은 롤파크에 방문하셔서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
HP: "롤파크는 롤 유저들의 성지와 다름이 없잖아요. HP 오멘의 입장에서는 게임 팬들에게 체험 공간을 마련해주고 게이머들과 소통이 가능한 유일한 창구이자 전략적 요충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롤파크 내 PC를 오멘 제품으로 비치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다양한 반응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HP 오멘은 게이머의 경험과 체험을 함께 공유하며, 이해하고 싶습니다."
HP: "사실 HP 데스크톱, 노트북 브랜드는 크게 오멘, 빅터스로 나뉩니다. 본격적인 게이밍 PC 마케팅을 진행하기 전, 그러니까 3년 전만 하더라도 게이밍 전체 시장 중 HP 게이밍 브랜드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3%에 불과했었습니다. 당시에 HP 오멘 브랜드명을 알고 있는 유저들은 극히 드물었거든요.
HP: "하지만 LCK 및 T1과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하면서 게이밍 PC 시장 점유율을 18%까지 끌어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뤄냈습니다. LCK와 T1 팬이라면 이제는 HP 오멘을 모르는 유저는 거의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드웨어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좋은 사양, 퍼포먼스를 갖춘 부품을 많이 만지게 되고 아무래도 스펙을 먼저 따지게 되지만 HP 오멘 제품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 순서가 달라지기도 한다. 좀 비슷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최적화'라고 할까.
HP 오멘 PC의 장점은 브랜드 PC만이 지원하는 24시간 통합 A/S와, 각기 부품들의 보이지 않는 호환성이 좋다는 부분에 있다. 해당 PC보다 사양이 좋은 조립형 PC로 게임을 즐길 때보다 프레임 변화 폭이 좀 적다고 해야 할까. 이는 각 부품 간의 호환성도 그렇지만, 브랜드 PC에서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공기 제어, 즉 쿨링 솔루션과도 적잖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HP 오멘의 광고 혹은 캠페인을 본 게이머라면 다들 한 번씩 웃었을 것이다. 그게 정말 재밌어서라도 약간 헛웃음이라도 정지연 이사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염려했던 그 범위 내에서의 반응이었다고. 오히려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도 "이 광고 뭐지?"라며 궁금해하면서 끝까지 시청하는 것에 대해 만족했다고 한다.
HP: "최근 국내에서는 T1과 큰 캠페인을 두 번 진행했습니다. "실력만이 너를 증명한다"는 캠페인 메세지 하에 2022년에는 오멘 RULE과 올 해는 "나만의 단어로 T1선수들의 실력을 정의하라" 입니다."
HP: "캠페인 같은 경우, PC 게임을 하는 주된 타겟이 누구이고 그들의 어떻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게임을 즐기는 지 먼저 아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국민의 70%가 게이머인 한국의 PC게임 주 게임 연령층은 20대이고, 20대의 청년과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동일한 타겟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뭔가 파격적이면서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메세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냥 순한 맛 평범한 캠페인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조금 모험이었지만 자신이 있었어요. "
HP: "오랜 고민을 하다 보니 뚜렷한 목표가 생기더라구요. 게임을 즐기는, 20대 마음 안에 있는 고민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자, 그래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아파하며, 또 때로는 서로의 고민을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였어요."
HP: "그러다보니 캠페인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영상에서 평소 보지 못했건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게이머들은 처음에 "오그라든다"는 표현을 하시는 분도 있었던 거 같아요. 낯선 모습에서 오는 거부감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HP 오멘이 생각하는 켐페인 메세지를 통해 게임세상에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과 실력만으로 나를 증명하는 멋진 나를 찾아갈 수 있을 거 라고 생각하고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게이머들이 오멘 캠페인을 잘 즐겨주셨던거 같아요."
HP: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이라 그런지, T1선수들과의 사전 인터뷰 등 의사 소통을 통해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모든 메세지는 그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매 순간 그들의 스토리에 감동도 받았고 캠페인 진행하면서 더 팬이 되었답니다."
HP: "제가 본 평소 T1의 선수들은 때론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조용하거나 엉뚱한 장난도 치는 그야말로 '평범한 한국의 20대 청년' 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상대의 한수 앞을 내다보고 움직이는 악마(DEVIL)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괴물(MONSTER) 같은 실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들의 실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리고 게임 세상에서 생각하는 "실력"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장을 만들어보려고 하였어요."
HP: "그렇게 '나만의 단어로 T1 선수들을 정의하라'라는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야, 너를 단어로 표현해 봐"라고 했을 때 한번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T1선수들의 실력을 나만의 단어로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실력"이란 뭘까? 개인이 생각해볼 수있는 기회이기도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시작했는데, 재밌게 즐기셨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HP: "특히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T1 선수들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2022년 겨울 페이커 선수가 T1과의 3년 계약을 확정하고 다음 날이었을 겁니다. T1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며, 승리와 패배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그들이 시련을 이겨내는 멋진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HP: "또 페이커의 'DEVIL'이라는 단어는 평소의 평범한 20대 청년의 페이커지만, 게임에서는 상대방의 생각보다 몇 수 앞선 예지력과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실력자의 페이커와 대비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극대화 하기위해 흑백 정면 사진을 키 비주얼로 노출하였습니다. 처음 사진을 접한 팬들의 반응은 정말 엄청났고, 나중에는 다양한 밈이 생성이 되기도 했습니다. 팬들의 반응은 곧 관심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고, 시간이 지나서야 팬들이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HP: "또, 팬분들의 의견을 모니터링하다 보면 선수의 개인 생각 혹은 시간을 너무 배려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종종 확인합니다. 저희는 캠페인을 진행할 때 T1 사옥으로 직접 가서 선수들과 주도면밀하게 의견을 나누며 재밌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캠페인을 위한 인터뷰도 비시즌에 진행하고요. 단지 라이브되는 시점이 시즌 중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오해인 것 같습니다."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케리아 선수가 붉은 안광에 가부좌 자세로 나타났을 때, 내가 알던 T1 선수들의 모습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머그샷 느낌의 이미지를 봤을 때 등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이내 그 메시지에 집중하게 되던 캠페인들의 시작점과 진행 단계, 그리고 향후 HP 오멘에서 게이머에게 보여줄 앞으로의 모습들도 어림짐작되는 것 같기도 하다.
HP 오멘이 보여준 모든 캠페인은 그들이 e스포츠와 게임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게이머와 소통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몸짓이 아니었을까. HP 오멘만의 특별한 행보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정지연 이사가 밝힌 바로는 리그오브레전드 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와도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을 이었다.
HP: "최근엔 동부 아시아 지역을 타겟으로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2023 VCT 퍼시픽에 HP 오멘이 공식 후원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특히 롤에 집중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점으로 시야를 넓히면 다른 장르의 게임에도 투자를 하고 있죠. HP 오멘은 더 나은 e스포츠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발로란트 대회를 지원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HP: "HP 오멘과 빅터스가 공식 후원하는 2023 VCT 퍼시픽 준결승과 결승전은 오는 27일, 28일 양일간 서울에 위치한 장충 실내 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리고 현장에서 HP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