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의 차세대 MMORPG 'TL' 영상 분석
윤홍만 기자 (Nowl@inven.co.kr)
지난 17일,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TL'의 플레이 영상이 담긴 트레일러가 공개됐습니다. 영상은 전투와 월드 등 다양한 인게임 콘텐츠를 담고 있었죠. 그간 'TL'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대략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던 그런 영상이었습니다. 다만, 3분가량의 영상이었기에 놓친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준비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들, 그리고 지난 영상을 통해 'TL'이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말이죠.
첫 번째 키워드. 이동 방식
먼저, 리니자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부터 알아보도록 하죠. 세세하게 살피면 한도 끝도 없겠으나 가장 눈에 띄는 차별점으로는 이동과 관련된 다양한 액션이 추가된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자를 뛰어넘는 파쿠르를 비롯해 그래플링 훅을 이용해 산을 오르는 장면 등을 볼 수 있죠. 짧게 지나가는 요소로 볼 수도 있겠지만, 게임에 대한 첫인상을 책임지는 트레일러 영상에 넣었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 순간이동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이동 방식을 고안했다고 한 바 있는 만큼, 이동과 관련해서 파쿠르와 그래플링 훅이 여러모로 자주 쓰일 것이란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변신이 이동에 쓰이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합니다. 육상, 수상, 공중에 특화된 여러 동물로 변신할 수 있으며, 일부 지역은 변신한 동물의 이동 기술을 활용해야만 갈 수 있습니다. 변신에는 제한 시간이 존재하는 만큼, 특정 지역을 탐험하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파쿠르와 그래플링 훅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를 통해 대략적인 월드의 형태 역시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죠. 평면적인 지형이라면 그래플링 훅이나 파쿠르를 굳이 넣을 필요가 없을 겁니다. 뭔가를 뛰어넘거나 절벽이나 산을 타고 오르는 형태에서야 어울리는 형태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는 건 'TL'의 맵은 고저차가 존재하는 다소 복잡한 형태의 지형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간다면 이 맵을 어떻게 활용할지 유추할 수도 있겠죠. 지형과 상호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최근 오픈월드 게임들이 추구하는 탐험 요소가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클래스 체인지 시스템
클래스 시스템은 무기에 따라 클래스가 바뀌는 '블레이드&소울2'에 가까운 형태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영상에서는 대검과 활을 든 캐릭터가 몬스터와 거리를 벌린 상황에서는 활로 공격하다가 가까워지자 대검으로 바꾸고는 근접 전투를 하는 걸 확인할 수 있죠. 단순히 무기만 바뀐 게 아닙니다. 스킬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체력 역시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 전투 시스템
전투 시스템의 경우 타겟팅인지 논타겟팅인지 다소 애매한 모습입니다. 몬스터가 날린 돌덩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면 일견 논타겟팅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적의 점프 공격을 피하는 장면도 있죠. '블레이드&소울'을 통해 타겟팅과 논타겟팅의 중간이랄 수 있는 오토타겟팅이라는 독창적인 전투 시스템을 구현한 바 있는 엔씨소프트인 만큼, 오토타겟팅 시스템을 넣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상 속 전투 장면은 여러모로 '블레이드&소울'을 떠올리게 하고 있죠.
다만, 타겟팅일 가능성 역시 간과할 순 없습니다. 일단 'TL'의 UI를 보면 여러모로 전통적인 타겟팅 MMORPG가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스킬은 숫자키를 이용하는 방식인데다가 수백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물약을 보노라면 리니지의 전투 시스템이 떠오르죠. 물약을 들이켜면서 한 대씩 주고받는 전투 시스템말입니다. 여기에 더해 스캐닝 시스템으로 추정되는 요소가 들어간 점 역시 타겟팅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타겟팅인지 논타겟팅인지는 애매하지만, 레이드의 경우 단순히 물량으로 밀어붙이던 방식과는 다소 결이 다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러 기믹과 그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모습이었죠. 공중에 떠오른 상태에서 낙하 전 변신을 하거나 특정 패턴에서 물로 도망치는 모습, 그리고 부위 파괴까지. 여러 기믹들이 등장해 레이드의 재미를 더해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기믹과 관련해서 영상에는 없었지만, 환경이 전투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MMORPG에선 특정 기믹을 제외하면 맵과 환경이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았습니다. 물 위에 있다고 번개 대미지가 증가한다거나 반대로 화염 대미지가 줄어드는 그런 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TL'은 다릅니다. 엔씨소프트 측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TL'의 전투 시스템은 필드와 환경, 그리고 유저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비가 오면 라이트닝 계열의 마법이 광역 스킬로 바뀌는 식이죠. 레이드는 물론이고 PvP에 이르기까지 전략이 끊임없이 바뀌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네 번째 키워드. MMORPG의 꽃 '공성전'
여러모로 변화가 눈에 띄는 'TL'이지만, PvP와 공성전은 기존의 방식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보스 몬스터를 사이에 두고 두 세력이 대치하는 모습부터 성을 차지하기 위해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할 정도죠.
물론, 아예 차이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공성전의 새로움을 더할 존재로 골렘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유저가 직접 조종하는 골렘은 공성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발판을 만들어서 유저들을 성벽 너머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죠. 결국, 공성전에서는 골렘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핵심인 셈입니다. 상대가 골렘을 꺼내면 이쪽도 골렘을 꺼내 최대한 빨리 파괴해야 하죠. 숫자로 밀어붙이기만 하던 단조로운 형태의 공성전에 변화를 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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