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사무용 노트북은 호황기를 맞이했다. 다양한 회사에서 해당 브랜드 색깔에 맞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차별화되는 기능과 디자인, 그리고 독자적인 기술 등을 사무용 노트북에 접목시키며 IT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일반 PC를 볼 때와 사무용 노트북을 볼 때는 시각이 약간 다르다. 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성능을 0순위로 생각하기보다는 타협할 만한 적당한 성능에 내 취향에 딱 맞거나 언제 내놓더라도 무난한 디자인, 무엇보다 어디에나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와 크기를 가장 중요시한다. 게이밍 노트북이 터프함과 RGB를 담당한다면 사무용 노트북은 심플함을 담당하는 그런 느낌이다.
과거의 사무용 노트북으로는 진짜로 웹 서핑, 워드 작업만이 가능했다. 내가 예전에 사용하던, 학교에 가지고 다니기 위해 휴대성만을 고려한 노트북은 저사양 온라인 게임도 버벅거리더라.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워낙 부품들이 개선되고 기술이 좋아지다 보니 1kg 초반 대의 사무용 노트북으로도 저사양 온라인 게임은 충분히 커버가 된다.
사무용과 게임용 노트북의 사양이 각각 보급형, 메인스트림급의 PC 정도까지 따라오면서 선택할 수 있는 폭과 취향이 또렷해졌다. 예를 들자면 나는 업무 특성상 IT 기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다루는 주 업무는 글쓰기와 어느 정도의 사진 편집, 인터넷 서칭이 주류기 때문에 의외로 높지 않은 사양이라도 만족스럽게 느낀다. 옛날에야 '누구에게나 적합한 노트북!'이라는 키워드가 먹혀들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소리다.
'MSI 써밋 E13 Flip Evo A11MT 화이트(이하 MSI 써밋 E13 Flip)'은 내 취향과 약간 거리가 있는 제품이다. 드로잉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터치 펜 호환은 내게 불필요하며 패드와 친하지 않기 때문에 360도 꺾이는 태블릿 모드를 비롯한 각종 기능에 별 감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제품들을 사진으로만 접하다가 직접 제품을 만져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미팅 및 프레젠테이션이 잦은 사무직 종사자들에겐 정말 유용하게 쓰이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내게 와닿았던 부분은 비록 저사양 게임이라도 끊김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내장그래픽의 눈부신 발전도 있겠지만 그 기능을 온전히 끌어올리는 것과 제품을 1.35kg로 만드는 것은 온전히 MSI라는 제조사의 기술이기 때문에 게이밍 노트북으로 높은 사양의 게임을 테스트하는 것과는 다른, 재밌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 제품 정보
MSI 써밋 E13 Flip EVO A11MT 화이트 (SSD 1TB)
CPU: 11세대 인텔 코어 i7-1185G7 (4코어 8쓰레드, 최대 부스트 클럭 4.80GHz)
운영체제: Windows 10 Pro
디스플레이: 13.4형 FHD+ (1920 x 1200), 16:10 IPS 타입 터치 스크린, 500Nits
그래픽: 인텔 Iris Xe Graphics
메모리: LPDDR4X 32GB (온보드, 듀얼 채널)
저장장치: 1TB NVMe M.2 SSD
웹캠: IR HD 타입(30fps@720p)
센서: 지문인식 센서 / 앰비언트 라이트 센서(ALS) / 자이로스코프 / 가속도계 / 자력계
키보드: 화이트 LED 백라이트 내장 키보드
네트워크: 기가비트 랜 / 802.11 ax Wi-Fi 6E + 블루투스 v5.2
스피커: 2 x 2W 스피커
오디오 단자: 1x 마이크 입력 / 헤드폰 출력 콤보 잭
입출력 단자: 2x Type-C USB 4.0 / 썬더볼트4 with PD 충전(디스플레이 출력 지원)
1x Type-C USB 3.2 Gen2 / 1x Type-A USB 3.2 Gen1 / 1x Micro SD 단자
배터리: 4-Cell, 70WHr
AC 어댑터: 65W 어댑터
크기 및 무게: 300.2 x 222.2 x 14.9(mm) / 1.35kg
기타: MSI 터치 펜 동봉 (펜 촉 2개 포함)
가격: 약 1,699,000원 (22.02.14 인터넷 판매몰 기준)
제품을 들여다보기 앞서, 'INTEL EVO'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인텔 EVO는 인텔에서 발표한 새로운 인텔의 고효율 저전력 노트북의 인증 규격이다. 이 규격은 2019년 인텔에서 제시한 프로젝트 아테나의 뒤를 잇는 새로운 기준으로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노트북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일관적이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위해 노트북의 형태와 설계 부문, 구성 등을 규격화한 노트북 플랫폼의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해당 인증 기준은 지금까지 쌓인 인텔의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핵심 경험 지표(KEI, Key Experience Indicators)로 검증되며 조건에 부합하는 노트북에 인텔 EVO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인증 지표에는 11세대 인텔 모바일 프로세서 및 Iris X 그래픽 등의 필연적인 요소부터 시작하여 8GB 이상의 메모리, 256GB 이상의 NVMe SSD, 30분 충전으로 4시간 이상 사용가능한 고속충전 지원 등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요소도 있다.
MSI 써밋 E13 Flip 또한 인텔 EVO 인증을 획득한 11세대 i7 기반의 노트북이다. 인텔 EVO 인증 지표 중, '얇고 가벼워야 함'이라는 다소 주관적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해당 부문까지 통과한 제품이라는 얘기. 그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 지원과 360도 꺾이는 힌지를 통해 태블릿 모드로 활용할 수도 있고 세워서 활용하는 텐트 모드, 스탠드 모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전용 펜과 다른 타입의 펜 촉도 동봉되어 있다.
좌우 기준 4.5mm의 슬림 베젤 디자인과 16:10 화면비가 어우러져 13.4형 노트북답지 않게 꽤 쾌적한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개인적으로 시력이 좋지 않아 제품 디자인에 따라 14형도 약간 불편하게 생각하는데 해당 제품은 큰 불편함 없이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또한 노트북 겉 재질도 통상적으로 '카본'이라고 불리는 무광의 그 재질을 채택하여 개인적으로 좋았다. 해당 재질은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이라는 컴퓨터의 기계 제어를 통해 소재를 가공하는 방식의 공법으로 제작된 방식이라고 한다.
■ 제품 사진
■ 제품 테스트
제품 테스트는 일단 펜이 달린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보니, 해당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태블릿 모드로도 활용을 해봤으며 곳곳에 실수하는 장면이 있지만 촬영 장비가 턱 밑에 있다 보니 불편한 자세로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여 양해 부탁드린다.
게임은 저사양 온라인 게임의 대표주자인 메이플스토리와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 봤다.
'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는 사실 하드웨어만큼 인터넷 환경도 중요한 게임이다. 유선 인터넷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해당 노트북은 공식적으로 유선 랜 단자를 지원하지 않아 무선 인터넷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2가지 형태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하나는 카오스 자쿰(보스전), 또 하나는 사냥을 진행했다.
해당 제품으로 즐겨본 메이플은 굉장히 쾌적했다. 화면 해상도를 가장 높게 설정했으며 그래픽도 의도적으로 평소 플레이할 때 보다 진하게 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메이플 유저라면 피격 타이밍에 맞춰 가드를 올려야 하는 내 직업이 얼마나 랙에 예민한 직업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특히 서버 랙으로 인해 항상 버벅거리는 극딜 타임 또한 문제없었다. 사냥 테스트 또한 15분 정도 진행했는데 쾌적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는 화끈하게 랭크 게임을 즐겨봤다. 다만 터치 패드로 플레이를 해본 적은 없어 별도의 마우스를 이용했고, 마우스 클릭음이 너무 커서 테스트 영상의 집중도를 무너뜨린다고 판단, 해당 영상의 음성은 없앴다.
보통 그래픽 옵션으로 즐긴 롤 또한 쾌적했다. 특히 고른 챔피언이 글로벌 궁극기, 즉 일정 시간마다 다른 지역으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궁극기를 갖췄기에 해당 기술을 시전할 시, 랙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깔끔하게 랭크 게임에서 승리했다.
■ 마치며
MSI 써밋 E13 Flip은 얇고 가벼운 무게의 사무용 노트북으로 무난한 디자인과 훌륭한 성능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 제품이다. 특히 360도 힌지와 터치스크린 지원을 통해 각종 비즈니스 환경에 특화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해당 분야에서는 패드+무선 키보드의 조합과 2-in-1 울트라 포터블 노트북의 경쟁 구도가 가장 극대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만약 비즈니스맨이라면?"이라는 상상을 해봤을 때 개인적인 취향은 후자다. 패드는 패드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장그래픽의 성능이 어느 정도 향상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예전이라면 사무용 노트북에서 저사양 온라인 게임은 낮음 옵션으로만, 그냥 켜는 데에만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테스트한 보스전이나 랭크전은 꿈과 같은 얘기였는데 일부러 화면 전환이 빠르고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길 유도해 봤지만 버벅거림 없이 깔끔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여 놀랐다. 심지어 무선 인터넷 환경으로 말이다. 사실 해당 제품은 게임이 주 종목인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경량형 사무용 노트북으로도 인게임 내에서 랙을 유발하는 일들을 몇 가지 해봐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꽤 인상 깊었기 때문에 길게 작성하게 되었다.
해당 제품은 노트북으로 언제 어디서든 업무와 취미, 여가활동까지 전부 한 기기로 하길 원하는 유저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다. 아무리 성능이 우월하더라도 무거우면 이동에 제약이 있으며, 깃털처럼 가볍더라도 노트북으로서의 가치만을 제공한다면 약간 아쉬운 게 현대 기술이다. 특히 나와는 관련이 영 없기 때문에 어필하기 힘든 드로잉을 취미 혹은 일로 하고 있는 유저라면 더할 나위 없는 제품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