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기아는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당시 파괴적인 퍼포먼스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너구리' 장하권-'캐니언' 김건부-'쇼메이커' 허수로 구성된 상체 조합은 감히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력했다.

때문에 '너구리'라는 중요한 퍼즐 한 조각이 빠진 2021년의 담원 기아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러나, 담원 기아는 담원 기아였다. 서머 스플릿에 들어선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이를 극복했다.

부드러운 리더십과 유연한 판단으로 담원 기아를 이끌어간 김정균 감독, '너구리'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준 '칸' 김동하, '세최정'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캐니언'까지. 담원 기아가 올해 두 개의 LCK 트로피를 추가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이들은 여럿이지만, 일등 공신을 하나 꼽으라면 '쇼메이커'를 지목하고 싶다.

사실 담원 기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캐니언'이었다. 담원 기아가 2020 롤드컵에서 우승할 당시 파이널 MVP를 차지하기도 했고, LCK 내에는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량을 뽐냈으니 말이다.

반면, '쇼메이커'는 월드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최고'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했다. LCK에는 그 말고도 걸출한 미드라이너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쵸비' 정지훈, '비디디' 곽보성, 그리고 '페이커' 이상혁까지. 특히,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쵸비'와는 언제나 비교 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올해 '쇼메이커'는 언제나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했다. 팀이 잘할 때나 흔들릴 때나 같은 모습으로 팀의 중심을 지켰다. 그는 완벽한 육각형 미드라이너였다. '쇼메이커'가 버티는 미드는 좀처럼 주도권을 내주는 법이 없었고, 챔피언 풀, 로밍, 한타, 운영 등 모든 능력치가 고점을 찍고 있었다. 원딜로 '캐리롤'을 수행했던 것은 덤.

그렇게 2021 시즌 LCK 올-프로 퍼스트를 독식하고, 서머 스플릿에는 파이널 MVP까지 차지한 '쇼메이커'는 롤드컵에서도 변함없는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등장한 '16레벨 카사딘', 4강에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낸 '4세트의 르블랑'은 현재 '쇼메이커'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준 게임이 아닐까 싶다.

이제 '쇼메이커'는 올 시즌을 마무리 지을 단 한 경기,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쇼메이커'에게 우승은 2021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기도 하다.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쇼메이커'의 퍼포먼스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 일정

담원 기아 vs EDG - 6일 오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