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 숲속의 작은 마녀 | 개발사 : 써니사이드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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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공식 텀블벅 웹사이트
여러분들은 픽셀 그래픽, 흔히 말하는 도트를 좋아하는가? 픽셀 그래픽은 요즘 나오는 메이저 게임들이 추구하는 화려하고 현실적인 그래픽과는 매우 반대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인디를 중점으로 픽셀 그래픽의 게임들이 몇 년째 개발되고 있으며 출시를 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꾸준히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데, 물론 개발의 접근성이나 개발비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픽셀 아트만이 가진 흔히 말하는 '감성'도 한몫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한다.
'숲속의 작은 마녀'는 작년 여름, 텀블벅(Tumblbug)을 통하여 펀딩을 실시한 게임이다. 당시 많은 후원자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어 목표액을 아득히 넘어 성공적인 펀딩을 이루었고, 21년 2월 말 얼리 엑세스(Early Access) 발매를 목표로 두었으나 개발 사정상 기간이 밀려 7월 얼리 엑세스 발매를 예정으로 두고 있는 게임이다. 현재는 공식 텀블벅 사이트를 통해 데모를 다운로드/플레이 할 수 있다.
'숲속의 작은 마녀'는 어드벤쳐 RPG 장르로써, 당돌한 마녀 아가씨 '엘리'와 그녀의 모자 '버질'이 이 게임의 주인공이다. '엘리'는 마법 학교의 학생이었으나 공부를 위해 먼 곳으로 이동하던 중 모종의 사고를 당하게 되어 한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 정착한 마을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견습 생활을 하면서 마녀로서의 삶을 다루는 이야기이다.
게임은 크게 세 가지 시스템으로 나누어진다. 가지각색의 특색을 가진 필드를 탐험하며 재료들을 채집하고 레시피에 맞게 가공하여 물약을 만들면, 물약을 이용해 NPC의 도움이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다.
데모를 실행하니 달리는 기차 안 귀여운 두 주인공의 잡담과 함께 시작된다. 주인공인 '엘리'와 '버질'의 대화는 마치 오랫동안 지낸 친구의 대화 같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게 버질은 엘리의 엄마가 원래 쓰던 모자였고 오래전 엘리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버질은 모자이기 때문에 게임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없으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엘리와의 대화를 보다 보면 소소하게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로는 충분했기 때문에 버질의 존재에 대한 매력 어필은 충분했다.
'숲속의 작은 마녀'를 처음 봤을 때는 '픽셀에 어울리는 귀여운 게임'이라고 느꼈다. 귀여운 캐릭터가 여기저기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재료를 채집하고 새로운 것을 만나면 도감을 채운다. 이 모든 과정이 굉장히 느긋하게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레 필드에 눈이 많이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픽셀 아트로 표현된 필드의 담백하면서도 수수한 매력에 사로잡혀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필드뿐만 아니라, 2등신 픽셀 캐릭터들의 쫀독한 모습과 필드에 나타나는 생물체들의 꼬물대는 움직임과 상호작용 또한 굉장히 부들부들한 게 귀엽다 보니 게임 하는 내내 훈훈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물론 힐링만이 강조되면서 계속 잔잔한 플레이만 진행되어버린다면 게임 플레이가 다소 처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으나 '써니사이드업'은 이 문제점을 유연하게 대처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간간이 보이는 오마주나 이따금 플레이어에게 가볍게 잽을 날리는 듯한 앨리와 버질의 대화를 통해 재미를 선사함으로써 텐션이 너무 처지는 것을 방지해주었다.
플레이 타임의 60%는 재료 채집에 시간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과정에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아무래도 게임 장르의 특성상 이 부분이 차지하는 범위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지루하거나 단순 노동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양한 기믹과 시각적인 미를 이용하여 지루함을 상당히 상쇄시켰기 때문이다.
채집과 연관된 시스템을 몇 가지 나열해보자면 우선 실시간으로 시간이 흘러가는 시스템이 재료 채집과 큰 연관이 있다. 숲속의 작은 마녀는 플레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낮과 밤이 바뀌고 노을이 지고 새벽녘이 오며 시간마다 변화가 있다. 이 특징을 이용하여 특정 재료는 낮 또는 밤에만 채집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다 보니 특정 위치나 특정 시간에서만 채집이 가능한 재료를 수월히 구하기 위해서는 게임 내 시간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에 맞춰서 채집을 나서야 한다. 그렇다고 한낮에 밤에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구하겠다고 지루하게 기다릴 필요는 없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마녀의 집에 있는 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시간을 스킵 하면 되니까.
특정 재료를 채집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공략법이 필요하다. 엘리를 보면 호기심에 다가오거나 만져주길 기다리는 등의 온순한 동물들의 재료 채집은 쉽겠지만, 엘리를 경계하면서 도망가거나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채집이 불가능한 동식물들도 존재한다. 이런 대상으로부터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공략법이나 물약을 사용하여 채집해야 한다.
새로운 재료를 획득하게 되면 도감에 자동으로 정보가 갱신된다. 도감을 통해서 해당 식물 또는 동물이 자주 띄는 서식지의 특징과 시간, 획득 가능한 재료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나씩 도감을 채워가다 보면 못 채운 다음 페이지를 빨리 채우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가방이 두둑하도록 재료를 열심히 채집했다면 이제 '물약 만들기'를 할 차례다. 물약은 필드에 드랍된 물약 레시피를 획득하여 제조할 수 있는 물약의 종류를 늘릴 수 있다. 다양한 물약을 만들어 사용하여 새로운 통로를 열어 숨겨진 아이템을 습득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NPC를 도와주기도 가능하며 채집이나 진행을 더욱더 수월하게 할 수도 있다.
물약 제조는 마녀의 집 지하에 있는 제조실을 통하여 제조할 수 있다. 제조실에 있는 '착즙기'와 '로스터'를 통하여 물약 제조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적절히 가공하고 불의 세기와 젓는 방향 등을 설정하여 원하는 물약을 제조할 수 있다. 은근히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느낌과 동시에 지루하거나 너무 어렵지 않도록 간단하게 잘 압축했다고 느껴졌다.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으나 몇 가지 편의성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요즘 대부분 게임은 한 가지 버튼만으로 상황에 따라 여러 액션을 취할 수 있는 편의성이 제공되고 있으나 숲속의 작은 마녀는 일일이 수동으로 도구를 바꿔야 하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개인적으로는 한 버튼으로 대부분의 액션을 취할 수 있는 편이 편할 것 같다고 느꼈다.
하지만 내심 생각해 보니 채집이 주 콘텐츠 중 하나인 장르에서 채집을 단순히 한 버튼으로만 한다고 하면, 오히려 더 큰 지루함을 불러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이 부분은 아마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필드 자체가 단순하고 장황하게 넓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길을 잃는 경우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게임이든 지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타 게임들에서 지도는 단순히 길잡이 역할만 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아이템이나 생물체의 출현 위치, 날씨 등 게임 내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여 게임에 중요한 도우미의 역할도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숲속의 작은 마녀의 지도는 다양한 기능은커녕 기본적인 길 안내 역할조차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
전체 필드에서 큰 특징들을 부각해 그린 듯한 지도는 게임과 주인공의 컨셉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정보를 알아보기엔 다소 난해한 느낌이었다. 결국 기억을 더듬어 필드의 큰 특징을 지도와 매칭하여 어림짐작으로 길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필드 별로 채집할 수 있는 재료가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재료별 채집 가능한 위치나 시간 등의 정보가 표시되면 좋겠지만 당장 현재 플레이어의 위치조차 뜨지 않아 길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쉬운 접근성과 아기자기한 픽셀 그래픽 등 장점은 명확하지만, 반대로 아쉬운 부분이 군데군데 존재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현 체험기는 작년 7월에 업로드된 데모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을 것이다.
'써니사이드업'에서도 텀블벅과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받은 피드백을 통하여 게임 내 수정을 거치고 새로운 시스템들도 추가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전부 텀블벅 사이트의 '개발자 커뮤니티'에 업로드되기 때문에 현재 개발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데모에서는 없었던 시스템과 더욱 확장된 규모와 추가 콘텐츠, 시스템 및 UI 변경 등 상당 부분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본편에서는 더욱 좋아진 모습을 기대해봄 직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