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딜량 1위하고 게임은 졌다? 초보들이 실수하는 기본 운영법
이문길 기자 (Narru@inven.co.kr)
회피 기동이나 명중률은 슈니컴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는데, 승률이 50% 이하인 유저들이 발생하게 된 까닭은 보통 운영에 있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쏠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하거나(포지셔닝), 역할에 대한 상식 결여 혹은 타겟 우선순위(맵 리딩)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비효율적인 전투를 펼치고 있는 것이죠.
더 간단한 표현을 하자면 축구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체계적인 전술 없이 스트라이커만 다수 존재하는 팀과 미드필더나 디펜더 등의 역할이 구분지어진 팀이 붙으면 누가 이길지 답은 명확합니다.
모든 팀원이 골을 넣으려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만 대기하면 게임은 '당연히' 어려워집니다. 누군가는 볼을 배달해야 하고, 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는 상대의 공격 루트를 방해하거나 막아줘야 합니다.
워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함종에 따라 역할이 존재하며, 포지션별로 자리만 잘 잡아도 게임이 쉬워집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이른바 운영법을 정립하기 위한 기초 공사입니다.
운영법의 큰 틀 안에서 가장 뼈대가 되는 부분을 알아둔다면 더이상 아군이 떠먹여 줄 때까지 기다리다 말라죽거나, 혹은 의욕만 앞서 옆구리가 찢어지는 불상사는 줄어들 것입니다.
■ 운영 첫 번째. 캡은 1순위가 아니다
초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함종을 불구하고 반사적으로 캡을 향해 뱃머리를 들이밀면서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캡은 물론 승리를 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지만, 초반부터 노릴 필요가 있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캡은 아군이 라인이 형성되고, 라인전이 펼쳐진 후 서로의 힘겨루기에서 이긴다면 자연스럽게 차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 구축이 맞라인에 없고 빈 캡으로 간 것 같다면, 그만큼 상대는 시야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아군과 함께 라인을 밀고 올라가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 됩니다.
초반에 뺏긴 캡 점수는 이렇게 라인전에서 유리한 포지셔닝을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복할 수 있습니다. 원래 정상적으로 맞라인을 서게 되면 차지할 수 없던 섬(영역)이 일방적인 시야 교환으로 손쉽게 손에 들어오기 때문이죠.
결국 운영의 핵심은 상대에게 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축구로 치자면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과 비슷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워쉽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는 시야라 할 수 있고, 운영 싸움의 기본은 시야에서 이기는 것이며, 상대 시야를 밀어내는 것과 동시에 아군이 활동하기 편하도록 공간을 점차 차지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야를 먼저 잡아두고 유리한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일방적인 딜교환 구도가 성립합니다.
초반 단계에서 캡은 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공간과 시야 장악이라는 측면에서 사실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오히려 리스크를 짊어지게 만듭니다. 자신이 점령하는 시간 동안 아군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생각하면 차라리 초반 점수를 포기하더라도 아군을 위한 시야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취해주는 것이 승률이 훨씬 높습니다.
■ 운영 두 번째. 라인을 형성할 때 섬을 찾아라!
라인전에서 필요한 것은 엄폐물을 찾는 것입니다. 대양 같은 특이한 맵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섬이라는 내구도 무제한의 훌륭한 엄폐물이 존재합니다.
이는 섬 뒤에서 시즈 모드에 특화된 미순양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저각포를 지닌 소련이나 일본에도 모두 해당됩니다.
헤드온이나 티타임을 주면서 버티는 방어법도 존재하지만, 대미지를 아예 받지 않는 방법이 아닌데다, 초장거리에서 본인의 옆구리를 노리는 사격에는 무방비로 노출되므로 위험이 따릅니다. 반면 섬을 끼고 자리잡으면 적어도 한쪽으로 날아오는 공격은 어뢰를 포함하여 완전히 차단할 수 있죠.
즉, 캡 근처에 있는 섬이 첫 번째 이동목표라 생각하고 시작합시다. 그리고 엄폐를 풀고 이동을 해야 할 순간이 찾아온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피탐지 범위를 확인한 후, 다음 섬이 있는 위치를 목표로 움직이면 됩니다.
섬에서 섬으로 엄폐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상대와의 거리를 좁힌다면 상대는 자연스럽게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되며, 이는 라인전의 승리로 이어집니다. 참고로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섬을 등지고 물러선다면 상대의 시야에는 섬 뒤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후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시야를 먹고, 주포 사거리 내의 상대를 견제하며 뒤로 물러서게 만든 후, 밀어낸 공간만큼 다시 시야 장악. 그리고 다음 전방에 있는 섬으로 이동하는 것의 반복 작업이 운영입니다. 이를 통해 아군의 영역은 점차 확장시키며, 적의 활동 범위는 줄어들게 만들면 어느덧 캡 점령과 동시에 승리한 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 운영 세 번째. 빈 공간을 찾아가라!
두 번째 운영에서 이어지는 요소입니다. 섬 근처를 찾는 것이 라인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모든 아군이 하나의 섬에 과도하게 몰린다면 이는 패배로 이어지게 됩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공에 5~6명의 선수들이 몰려드는 꼴입니다. 좁은 공간에 아군이 몰리게 되면 빈 공간으로 적 구축함이나 순양함이 침투하게 되며, 당연히 시야 싸움에서 밀리면서 실점으로 이어지게 되죠. 그뿐만 아니라 공격 루트도 단순해지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막기 쉬워집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군의 진형을 살피면서 비는 공간이 있는 곳을 커버하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특히 전함의 경우 같은 장소에 몰리게 되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헤드온만으로도 효율적인 방어가 가능합니다.
라인전을 이기고 싶다면 비효율적인 헤드온 싸움을 하기보다 상대의 취약한 옆구리를 노릴 수 있도록 빠르게 빈 공간으로 침투하여 물러서게 만들어야 합니다.
구축함이라면 스스로를 미드필더라 생각하며, 아군과 크게 벌어지지 않는 선에서 상대 구축함(볼 운반자)의 루트를 읽어 미리 시야 영역을 확보해야 합니다. 축구에서도 그렇지만 미드필더의 활동량은 공을 만질 수 있는 찬스, 즉 공격권의 확보에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아군 구축함이 잘해주면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은 전함들이 공격하기 편해지는 것은 물론 다른 함종에게도 많은 찬스가 찾아오게 됩니다.
참고로 순양함은 윙백이나 풀백과 같은 수비수의 개념에서 운영하면 위치를 선정하기 더 쉬워질 것입니다. 적절한 기동성으로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어그로 핑퐁을 담당하는 유연한 플레이가 베스트입니다. 실제로 구축함 견제를 비롯해 상대의 전진을 저지하는 역할은 전함보다 순양함이 더 어울립니다.
항모는 기본적으로는 토탈 플레이어지만 스위퍼 혹은 센터백에 해당하는 포지션이라 볼 수 있겠죠. 아군의 치명적일 수 있는 부분을 막아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 운영 네 번째. 라인을 밀거나 당기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전함의 위치
때로는 라인을 밀고 싶거나 혹은 후퇴를 하고 싶은데, 아군 위치가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의 판단 요소는 해당 라인의 아군 전함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전함이 후퇴하거나 혹은 뒤에 위치한다면 그만큼 라인을 당겨야 하고, 반대로 아군 전함이 전진하기 시작한다면 같이 라인을 밀어줘야 합니다.
구축함이나 순양함은 아무리 치고 나가더라도, 내구도와 화력 차이에 한계가 있으므로 리스크를 짊어지게 됩니다. 또한, 공격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빠르게 적을 잡을 수 없어, 시간이라는 자원을 허비하게 되며, 이는 다른 라인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전함 스스로 라인을 잡고 전진한다면 적의 시선은 당연히 전함에 쏠리게 되고, 아군에게 향하는 기대 피해량을 흡수하면서 본인 또한 강력한 한 방으로 결정타를 날릴 수 있으니,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본인이 전함이라 직접 라인을 조절하게 되는 역할을 맡았다면,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수적 우위에 있다면 과감하게 치고 나가고, 반대로 불리하다면 천천히 소모전을 펼치면서 후퇴하면 됩니다.
초보들은 전함을 타면서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경우가 잦은데, 상대가 제아무리 포를 잘 쏘더라도 주포 재장전이라는 시간 제약이 있는만큼, 아군에게 그만큼의 시간을 벌어줄 수 있습니다.
즉, 일방적으로 맞더라도 탱킹 위치를 잘 잡았다면, 맞아 죽는 시간보다 아군이 지원을 오거나 반대쪽 라인을 밀어버리는 시간이 더 빠르기 때문에 운영상으로는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 운영 다섯 번째. 적과의 교전은 항상 등가교환이다!
과거 커뮤니티에서 '딜량은 낮지만 승률이 55%인 유저' vs '딜량은 슈니컴인데 승률이 45%인 유저' 중 누가 더 잘하냐는 화제로 토론이 펼쳐진 적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평균 딜량이나 KDA보다 승률이 실력을 판가름할 확률이 높습니다. 승률이 낮지만 딜량이 높은 유저의 플레이를 살펴보면 공격의 우선순위가 잘못 설정되어 있거나, 혹은 자신이 맞추기 쉬운 상대를 골라 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워쉽에서는 타고 있는 배가 무엇이냐에 따라 전술적인 가치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팀에 한 대밖에 없는 구축함을 킬한 것과 멀리서 저격하고 있는 전함을 킬한 것을 비교해봅시다. 딜량 자체는 내구도가 높은 전함을 처치한 유저가 5배 이상을 기록하겠죠. 그러나 팀 승리에 기여도를 따진다면 상대의 유일한 구축을 처리한 유저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포를 쏘더라도 자신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지금 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타겟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게임의 본질적인 요소는 단순한 딜교환이 아닙니다. 상대 체력과 포 쏘는 시간과의 등가교환입니다. 워쉽은 FPS처럼 포탄 한 발에 적이 죽는 구조가 아닙니다.
본인은 아무 손해 없이 일방적으로 공격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소모하고 있는 거죠. 딜량이 오르는 것을 보며 즐거움을 찾을 수는 있겠으나, 두꺼운 장갑을 두른 전함을 처리하는데 쓰는 시간 동안 상대팀도 무언가 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 운영 여섯 번째. 어려우면 돌아가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초보들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답답해하는 순간은 미순양이나 영순양 등 섬 뒤에 특화된 함선이 캡 근처를 지키고 있는 경우입니다.
캡을 먹어야겠다는 강박증과 한편으로는 섬 뒤에 있는 순양함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겹쳐지면서 평소에 하지 않을 실수까지도 나오며 지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텐데요.
사실 아군과의 연계가 잘되더라도 게임 특성상 먼저 들어가려는 쪽이 불리하므로 상대가 섬 뒤에 있다면 본인도 섬 뒤에서 대기하는 게 정답입니다. 서버 특성에 따라 갈리겠지만 적어도 아시아 서버에서는 참는 쪽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정 뚫고 싶다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벌리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어차피 섬 뒤에 있더라도 정해진 주포 사거리 이상으로는 상대도 공격을 할 수 없습니다. 거리를 벌리면 상대도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바꾸거나 섬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요, 이 순간을 캐치하여 잡아먹거나 혹은 그대로 섬이 없는 곳까지 유인해서 명중률 솜씨를 겨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캡 점수는 내주게 되겠지만, 어차피 꾀어내서 상대를 잡아먹으면 충분히 복구할 수 있는 점수입니다.
결국 싸움을 회피하면서도 이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운영입니다. 자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연전을 펼치는 것이 좋겠지만, 반대쪽에서 캡을 차지하거나 혹은 단순히 시간만 끌어도 괜찮은 상황이라면 상대가 유리한 장소에서 싸워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 운영은 효율적인 시간 쪼개기와 시야 확보의 끝없는 싸움이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을 토대로 정리해보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야와 시간이라는 자원입니다. 아무래도 게임 템포가 느리고 주포 한 번 쏘는데도 30초가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한 데다, 일반적인 FPS 게임처럼 단순히 에임만 좋다고 이길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공격권은 시야 싸움에서 이기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부가적인 요소이며, 캡 역시 이런 라인전을 통해 이긴 팁이 보상으로 차지하는 셈이죠. 사전 작업을 하지 않고 보상부터 바라는 것은 일종의 요행과도 같습니다.
섬 뒤에 자리 잡는 방법(라인전 준비) → 라인 형성하기(시야 싸움) → 우선 타겟 순위 정하기(전투 개시) → 빈 공간 활용하기(양각 잡기) → 라인 밀기/물리기(전진과 후퇴, 지연전)의 반복 행위를 시간이라는 자원을 투자해서 이뤄내는 게 운영입니다.
이런 운영이 익숙해지면, 점차 상대 구축과의 수싸움을 즐기거나 상대 항모의 눈을 속일 때의 쾌감, 아군과의 어그로 핑퐁이나 양각 연계 플레이 등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딜량도르 1위에만 그쳤던 성적도 자연스럽게 승률이 올라가며 유니컴도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게 될 겁니다.
더 간단한 표현을 하자면 축구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체계적인 전술 없이 스트라이커만 다수 존재하는 팀과 미드필더나 디펜더 등의 역할이 구분지어진 팀이 붙으면 누가 이길지 답은 명확합니다.
모든 팀원이 골을 넣으려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만 대기하면 게임은 '당연히' 어려워집니다. 누군가는 볼을 배달해야 하고, 지지 않기 위해 누군가는 상대의 공격 루트를 방해하거나 막아줘야 합니다.
워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함종에 따라 역할이 존재하며, 포지션별로 자리만 잘 잡아도 게임이 쉬워집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이른바 운영법을 정립하기 위한 기초 공사입니다.
운영법의 큰 틀 안에서 가장 뼈대가 되는 부분을 알아둔다면 더이상 아군이 떠먹여 줄 때까지 기다리다 말라죽거나, 혹은 의욕만 앞서 옆구리가 찢어지는 불상사는 줄어들 것입니다.
■ 운영 첫 번째. 캡은 1순위가 아니다
초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함종을 불구하고 반사적으로 캡을 향해 뱃머리를 들이밀면서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캡은 물론 승리를 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지만, 초반부터 노릴 필요가 있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캡은 아군이 라인이 형성되고, 라인전이 펼쳐진 후 서로의 힘겨루기에서 이긴다면 자연스럽게 차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 구축이 맞라인에 없고 빈 캡으로 간 것 같다면, 그만큼 상대는 시야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아군과 함께 라인을 밀고 올라가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 됩니다.
초반에 뺏긴 캡 점수는 이렇게 라인전에서 유리한 포지셔닝을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복할 수 있습니다. 원래 정상적으로 맞라인을 서게 되면 차지할 수 없던 섬(영역)이 일방적인 시야 교환으로 손쉽게 손에 들어오기 때문이죠.
결국 운영의 핵심은 상대에게 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축구로 치자면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과 비슷하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워쉽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는 시야라 할 수 있고, 운영 싸움의 기본은 시야에서 이기는 것이며, 상대 시야를 밀어내는 것과 동시에 아군이 활동하기 편하도록 공간을 점차 차지해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야를 먼저 잡아두고 유리한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일방적인 딜교환 구도가 성립합니다.
초반 단계에서 캡은 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공간과 시야 장악이라는 측면에서 사실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오히려 리스크를 짊어지게 만듭니다. 자신이 점령하는 시간 동안 아군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생각하면 차라리 초반 점수를 포기하더라도 아군을 위한 시야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취해주는 것이 승률이 훨씬 높습니다.
■ 운영 두 번째. 라인을 형성할 때 섬을 찾아라!
라인전에서 필요한 것은 엄폐물을 찾는 것입니다. 대양 같은 특이한 맵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섬이라는 내구도 무제한의 훌륭한 엄폐물이 존재합니다.
이는 섬 뒤에서 시즈 모드에 특화된 미순양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저각포를 지닌 소련이나 일본에도 모두 해당됩니다.
헤드온이나 티타임을 주면서 버티는 방어법도 존재하지만, 대미지를 아예 받지 않는 방법이 아닌데다, 초장거리에서 본인의 옆구리를 노리는 사격에는 무방비로 노출되므로 위험이 따릅니다. 반면 섬을 끼고 자리잡으면 적어도 한쪽으로 날아오는 공격은 어뢰를 포함하여 완전히 차단할 수 있죠.
즉, 캡 근처에 있는 섬이 첫 번째 이동목표라 생각하고 시작합시다. 그리고 엄폐를 풀고 이동을 해야 할 순간이 찾아온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피탐지 범위를 확인한 후, 다음 섬이 있는 위치를 목표로 움직이면 됩니다.
섬에서 섬으로 엄폐를 계속하면서 조금씩 상대와의 거리를 좁힌다면 상대는 자연스럽게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되며, 이는 라인전의 승리로 이어집니다. 참고로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섬을 등지고 물러선다면 상대의 시야에는 섬 뒤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후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시야를 먹고, 주포 사거리 내의 상대를 견제하며 뒤로 물러서게 만든 후, 밀어낸 공간만큼 다시 시야 장악. 그리고 다음 전방에 있는 섬으로 이동하는 것의 반복 작업이 운영입니다. 이를 통해 아군의 영역은 점차 확장시키며, 적의 활동 범위는 줄어들게 만들면 어느덧 캡 점령과 동시에 승리한 팀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 운영 세 번째. 빈 공간을 찾아가라!
두 번째 운영에서 이어지는 요소입니다. 섬 근처를 찾는 것이 라인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모든 아군이 하나의 섬에 과도하게 몰린다면 이는 패배로 이어지게 됩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공에 5~6명의 선수들이 몰려드는 꼴입니다. 좁은 공간에 아군이 몰리게 되면 빈 공간으로 적 구축함이나 순양함이 침투하게 되며, 당연히 시야 싸움에서 밀리면서 실점으로 이어지게 되죠. 그뿐만 아니라 공격 루트도 단순해지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막기 쉬워집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군의 진형을 살피면서 비는 공간이 있는 곳을 커버하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특히 전함의 경우 같은 장소에 몰리게 되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헤드온만으로도 효율적인 방어가 가능합니다.
라인전을 이기고 싶다면 비효율적인 헤드온 싸움을 하기보다 상대의 취약한 옆구리를 노릴 수 있도록 빠르게 빈 공간으로 침투하여 물러서게 만들어야 합니다.
구축함이라면 스스로를 미드필더라 생각하며, 아군과 크게 벌어지지 않는 선에서 상대 구축함(볼 운반자)의 루트를 읽어 미리 시야 영역을 확보해야 합니다. 축구에서도 그렇지만 미드필더의 활동량은 공을 만질 수 있는 찬스, 즉 공격권의 확보에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아군 구축함이 잘해주면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은 전함들이 공격하기 편해지는 것은 물론 다른 함종에게도 많은 찬스가 찾아오게 됩니다.
참고로 순양함은 윙백이나 풀백과 같은 수비수의 개념에서 운영하면 위치를 선정하기 더 쉬워질 것입니다. 적절한 기동성으로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어그로 핑퐁을 담당하는 유연한 플레이가 베스트입니다. 실제로 구축함 견제를 비롯해 상대의 전진을 저지하는 역할은 전함보다 순양함이 더 어울립니다.
항모는 기본적으로는 토탈 플레이어지만 스위퍼 혹은 센터백에 해당하는 포지션이라 볼 수 있겠죠. 아군의 치명적일 수 있는 부분을 막아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 운영 네 번째. 라인을 밀거나 당기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전함의 위치
때로는 라인을 밀고 싶거나 혹은 후퇴를 하고 싶은데, 아군 위치가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의 판단 요소는 해당 라인의 아군 전함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전함이 후퇴하거나 혹은 뒤에 위치한다면 그만큼 라인을 당겨야 하고, 반대로 아군 전함이 전진하기 시작한다면 같이 라인을 밀어줘야 합니다.
구축함이나 순양함은 아무리 치고 나가더라도, 내구도와 화력 차이에 한계가 있으므로 리스크를 짊어지게 됩니다. 또한, 공격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빠르게 적을 잡을 수 없어, 시간이라는 자원을 허비하게 되며, 이는 다른 라인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전함 스스로 라인을 잡고 전진한다면 적의 시선은 당연히 전함에 쏠리게 되고, 아군에게 향하는 기대 피해량을 흡수하면서 본인 또한 강력한 한 방으로 결정타를 날릴 수 있으니,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본인이 전함이라 직접 라인을 조절하게 되는 역할을 맡았다면,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수적 우위에 있다면 과감하게 치고 나가고, 반대로 불리하다면 천천히 소모전을 펼치면서 후퇴하면 됩니다.
초보들은 전함을 타면서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경우가 잦은데, 상대가 제아무리 포를 잘 쏘더라도 주포 재장전이라는 시간 제약이 있는만큼, 아군에게 그만큼의 시간을 벌어줄 수 있습니다.
즉, 일방적으로 맞더라도 탱킹 위치를 잘 잡았다면, 맞아 죽는 시간보다 아군이 지원을 오거나 반대쪽 라인을 밀어버리는 시간이 더 빠르기 때문에 운영상으로는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 운영 다섯 번째. 적과의 교전은 항상 등가교환이다!
과거 커뮤니티에서 '딜량은 낮지만 승률이 55%인 유저' vs '딜량은 슈니컴인데 승률이 45%인 유저' 중 누가 더 잘하냐는 화제로 토론이 펼쳐진 적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평균 딜량이나 KDA보다 승률이 실력을 판가름할 확률이 높습니다. 승률이 낮지만 딜량이 높은 유저의 플레이를 살펴보면 공격의 우선순위가 잘못 설정되어 있거나, 혹은 자신이 맞추기 쉬운 상대를 골라 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워쉽에서는 타고 있는 배가 무엇이냐에 따라 전술적인 가치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팀에 한 대밖에 없는 구축함을 킬한 것과 멀리서 저격하고 있는 전함을 킬한 것을 비교해봅시다. 딜량 자체는 내구도가 높은 전함을 처치한 유저가 5배 이상을 기록하겠죠. 그러나 팀 승리에 기여도를 따진다면 상대의 유일한 구축을 처리한 유저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포를 쏘더라도 자신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지금 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타겟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게임의 본질적인 요소는 단순한 딜교환이 아닙니다. 상대 체력과 포 쏘는 시간과의 등가교환입니다. 워쉽은 FPS처럼 포탄 한 발에 적이 죽는 구조가 아닙니다.
본인은 아무 손해 없이 일방적으로 공격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소모하고 있는 거죠. 딜량이 오르는 것을 보며 즐거움을 찾을 수는 있겠으나, 두꺼운 장갑을 두른 전함을 처리하는데 쓰는 시간 동안 상대팀도 무언가 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 운영 여섯 번째. 어려우면 돌아가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초보들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답답해하는 순간은 미순양이나 영순양 등 섬 뒤에 특화된 함선이 캡 근처를 지키고 있는 경우입니다.
캡을 먹어야겠다는 강박증과 한편으로는 섬 뒤에 있는 순양함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겹쳐지면서 평소에 하지 않을 실수까지도 나오며 지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텐데요.
사실 아군과의 연계가 잘되더라도 게임 특성상 먼저 들어가려는 쪽이 불리하므로 상대가 섬 뒤에 있다면 본인도 섬 뒤에서 대기하는 게 정답입니다. 서버 특성에 따라 갈리겠지만 적어도 아시아 서버에서는 참는 쪽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정 뚫고 싶다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벌리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어차피 섬 뒤에 있더라도 정해진 주포 사거리 이상으로는 상대도 공격을 할 수 없습니다. 거리를 벌리면 상대도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바꾸거나 섬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요, 이 순간을 캐치하여 잡아먹거나 혹은 그대로 섬이 없는 곳까지 유인해서 명중률 솜씨를 겨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캡 점수는 내주게 되겠지만, 어차피 꾀어내서 상대를 잡아먹으면 충분히 복구할 수 있는 점수입니다.
결국 싸움을 회피하면서도 이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운영입니다. 자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연전을 펼치는 것이 좋겠지만, 반대쪽에서 캡을 차지하거나 혹은 단순히 시간만 끌어도 괜찮은 상황이라면 상대가 유리한 장소에서 싸워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 운영은 효율적인 시간 쪼개기와 시야 확보의 끝없는 싸움이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을 토대로 정리해보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야와 시간이라는 자원입니다. 아무래도 게임 템포가 느리고 주포 한 번 쏘는데도 30초가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한 데다, 일반적인 FPS 게임처럼 단순히 에임만 좋다고 이길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공격권은 시야 싸움에서 이기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부가적인 요소이며, 캡 역시 이런 라인전을 통해 이긴 팁이 보상으로 차지하는 셈이죠. 사전 작업을 하지 않고 보상부터 바라는 것은 일종의 요행과도 같습니다.
섬 뒤에 자리 잡는 방법(라인전 준비) → 라인 형성하기(시야 싸움) → 우선 타겟 순위 정하기(전투 개시) → 빈 공간 활용하기(양각 잡기) → 라인 밀기/물리기(전진과 후퇴, 지연전)의 반복 행위를 시간이라는 자원을 투자해서 이뤄내는 게 운영입니다.
이런 운영이 익숙해지면, 점차 상대 구축과의 수싸움을 즐기거나 상대 항모의 눈을 속일 때의 쾌감, 아군과의 어그로 핑퐁이나 양각 연계 플레이 등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딜량도르 1위에만 그쳤던 성적도 자연스럽게 승률이 올라가며 유니컴도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