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는 장르의 특성상 배경 등에 대한 내용보다 챔피언 자체에 집중하기에 배경과 설정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유니버스를 통해 챔피언의 배경과 단편 소설 등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지만, 실상 챔피언과 관련된 주변 인물이나 배경에 대한 스토리는 잘 알지 못하죠.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의 신작 '레전드 오브 룬테라'엔 챔피언뿐만 아니라 추종자가 다수 등장하기에 이러한 배경이나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아이오니아의 제드와 쉔은 리그 오브 레전드부터 둘 사이의 스토리나 관계에 대한 부분이 조명되곤 했습니다. 그만큼 이 둘의 스토리는 감정의 골이 깊기 때문이죠.


▲ 아이오니아 - 대수도원 (출처: LoL 유니버스)


먼저,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 '제드'와 '쉔'은 아이오니아 소속의 챔피언 카드로 '제드'는 공격에, '쉔'은 방어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드'는 선제공격 키워드를 가지고 있으며, 공격 시 '살아있는 그림자'를 소환합니다. 하루살이인 '살아있는 그림자'를 통해 공격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대로 '쉔'은 아군에 보호막을 지원해주는 역할로 아군을 보호하는 데 특화된 모습을 보입니다. '공격'과 '방어'로 서로 반대되는 능력처럼, 두 챔피언의 관계 역시 앙숙에 가깝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접했던 유저라면, '제드'와 '쉔'이 서로 앙숙이라는 점은 대략 알고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제드가 자신의 스승을 죽였고, 죽인 스승은 쉔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이기이며, 제드가 상대편으로 쉔을 만났을 땐 도발에 특수 대사가 추가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제드가 쉔을 도발할 때 볼 수 있는 특수 대사


'제드'는 고아였습니다. 이러한 제드를 '킨코우 결사단'을 이끄는 '쿠쇼' 대사부가 거두며 그의 밑에서 자라게 됩니다. 제드는 '킨코우 결사단'의 근간이 되는 교리를 이해하며 수련했고, 또래 수련생들을 능가하는 데까지 성공하게 되죠. 하지만, 스승의 아들 '쉔'을 따라갈 수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쉔'과 달리 '제드'는 감정의 균형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둘은 형제처럼 함께 자랐습니다.

이념의 대립이 시작되게 된 원인은 하나의 사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스승, 쉔과 함께 '금빛 악마'를 잡는 과정에서 제드는 잔혹한 살인마인 '카다 진'(리그 오브 레전드의 진)을 처단하고자 했고, 스승은 투옥을 명했죠. 이때부터 제드는 분한 마음과 진이 저지른 살인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고, 아이오니아와 녹서스 제국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될수록 제드의 환멸은 더욱더 커지기만 했습니다.

쉔 역시, 진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의 결정을 따르고자 했죠. '황혼의 눈'인 아버지가 지킨 중립성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때문에 이 결정에 대한 분노를 느끼고 있는 제드를 달래지는 못했습니다.


▲ 쉔을 상대로 나오는 특수 대사. 이외에도 다양한 특수 대사가 나온다


제드는 '균형 추구'라는 고고한 이상 때문에 악을 처단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원 깊숙한 곳에 숨겨진 '검은 상자'를 들여다보게 되고, 상자에서 나온 그림자가 제드의 마음에 증오심에 불을 붙이게 됩니다. 또한, 금지된 비급에 대한 속삭임까지 듣게 되죠.

이후 제드는 스승에게 녹서스 침략군에 맞서 싸우기를 요구했지만, 스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제드는 킨코우 결사단에 등을 돌리게 됩니다. 이후 제드는 녹서스에 대항할 전사를 양성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검은 상자의 능력 없이는 자신의 야망을 채울 수 없다고 느끼게 되고 자신의 추종자들과 함께 다시 킨코우 사원으로 돌아가 스승과 조우하게 됩니다.

스승은 제드에게 균형의 길로 돌아오라 간청했지만, 결국 제드는 스승을 살해하고 '검은 상자'를 차지하게 되죠. 또한, 점령한 '킨코우 사원'에 '그림자단'을 세우게 됩니다. 제드가 사원을 점령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비보를 전해 들은 쉔은 비통함을 억누른 채 생존자들을 이끌고 산속 은신처로 가게 됩니다. 쉔이 선택한 것은 복수가 아닌, 결사단의 재건이었기 때문이죠.

녹서스와의 종전 이후, 제드는 아이오니아 곳곳에 흩어진 쉔의 결사단과 불편한 협정을 맺습니다. 하지만, 결코 이들과 화해하진 않았습니다. 제드는 자신이 저지른 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제드와 쉔


'제드'와 '쉔'의 대립 관계는 '이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균형'을 중시하며 중립의 입장에 있는 쉔. 균형보다 오직 아이오니아의 승리만을 추구하는 제드. 대립된 이념은 아직도 균형을 이루지 못한 채로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도 제드가 소환된 상태로 쉔을 소환하면 상호 작용이 이루어집니다. 쉔은 "우린 아이오니아를 위한 최선을 알지"라고 이야기하는데, 제드는 "하지만 그 길을 걷는 건, 네놈 뿐이야"라며 여전히 대립된 입장을 보입니다.


▲ 상호 작용을 통해 알 수 있듯, 둘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좋지 않다


갈등이 시작되었던 '카다 진'에 대한 스토리는 단편 소설 - '강철 지팡이를 짚은 남자''코믹 시리즈 - 제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둘의 입장은 대립 중이지만, 코믹에선 제드에게 쉔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조금 더 상세한 묘사가 이루어지고 있죠.

코믹에선 제드가 탈출한 진을 만나게 되고. 혼자선 진을 상대할 수 없다는 걸 느끼고 쉔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제드에게 쉔은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수도 있으며,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지만, 제드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쉔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쉔은 그렇지 않죠. 제드를 보자마자 바로 검을 휘두를 정도로 제드에 대한 분노가 가득 찬 상태입니다. 다만, 진이 탈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검을 내려놓습니다. 또한, 진을 잡기 위해 복수는 잠시 미뤄두기도 하죠. 그럼에도 제드를 꼭 자신의 속으로 죽일 거라 말하는 쉔. 둘의 틀어진 관계는 여전히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