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최근 이탈리아 순양함을 포함하여 미국, 일본, 독일, 소련, 영국, 프랑스, 범아시아 정규 트리의 수가 늘어나 예전처럼 무작정 미국, 일본 중에 하나 골라잡으라는 말을 해주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과거에 추천되었던 트리 중 일부는 현재 기본기 이상의 능력치를 요구하는 일이 많아 메타에 뒤쳐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과연 최근 메타에 맞춰 초보들에게 추천할만한 트리는 무엇이 있을까.
사거리가 길고, 운동성이 좋은 트리일수록 적응하기 쉽다!
무작정 OP라고 초보가 타기 좋은 트리는 아니다
트리를 추천하기에 앞서 초보가 난관을 겪는 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둬야 한다. 알다시피 워쉽은 튜토리얼 과정도 부실하고, 숨겨진 정보도 많아 예습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초보 입장에서는 기껏해야 리드샷 개념을 익히는 것이 최선이다.
즉, 당장 눈에 보이는 적을 쏘거나, 날아오는 탄을 보고 피하는 것 정도가 최선의 플레이라는 것이다. 왜 보이지도 않는데 탄이 날아오는지, 자신은 왜 맞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쏘는탄은 다 도탄이 나고, 상대가 쏘는 탄은 시타델에 쑥쑥 박히는지 알려면 수년간 워쉽을 한 유저여야 한다.
흔히 고수들이 하는 대화를 인용해보자면, '얘는 16인치니까 10티어까지 못쓰는 쓰레기야', '이 녀석은 무조건 오버매칭을 당한다', '옆구리는 안뚫리니까 상부 갑판에 내리꽂는샷을 쏴야 한다', 등 고유 명칭은 물론 육하원칙에 따르지 않은 생략법으로 초보들의 머리만 아파진다.
■ 결론은 사거리 길고, 운동성이 좋은 배다!
초보는 어떤 상황에서 뭐가 좋은가보다 '그래서 내가 타는 배 좋아요?' 같은 단순하고 명쾌한 답을 원한다. 게임 속 등장하는 배의 무장별 사거리나 구경, 장갑 수치, 관통력, 시야와 피탐지 개념을 초보에게 설명한들 몸으로 체험하기 전까지는 쉽사리 이해하기 힘들다.
흔히 초보와 고수들의 가장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 때는 바로 근접 상황이다. 죽기 일보 직전인 전함과 체력이 풀피에 가까운 전함이 붙었는데, 체력이 적은쪽이 이기고 유유히 살아나가는 장면을 다들 여러 번 겪어봤을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적함의 시타델 위치와 관통력, 각을 준 상황에 따라 고수는 충분히 대미지를 뽑아낼 수 있지만, 초보는 과관통이나 도탄으로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관통력이나 장갑 수치를 외우지도 못하는데, 접근전을 요구하는 것은 초보 입장에서 게임에 재미를 붙이기도 힘들뿐더러 팀적으로 활약하기도 힘들다. 느리거나 운동성이 나쁜 배도 추천되지 않는다. 회피 기동의 문제보다는 아무것도 못하고 맞다보면 게임에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특정 상황이나 포지션에서 강한 배보다는 사거리가 길고, 빠른 운영이 쉬운 배 위주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발전해서 '안 맞고 안 때리는' 흔한 저격맨 테크를 타버리기도 하는데, 초보 시절에 어떻게든 많이 쏴서 샷감을 익히는 것이 우선이기에 사거리가 긴 배를 추천하려는 것일 뿐, 절대 저격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부터는 팀에 도움이 하나도 안되는 초보로 남아서 욕을 먹을 것인가, 스스로 발전하고 벗어날 것인가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게임에 재미 붙이기 좋은 함종, 구축함
초보라면 구축부터 시작하여 운전하는 재미를 느껴보자
개인적으로 과거나 지금이나 게임에 입문하려는 유저가 있다면 구축함 트리, 그중에서도 일본 트리를 추천하는 편이다. 최종 트리인 시마카제를 목표로 한 1차 구축함 트리는 한계가 뚜렷하여 장기적으로 보면 초보가 몰기 쉬운 트리가 아니지만 단순히 저티어에서 7~8티어까지는 재미있게 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운동성이 좋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운전할 수 있으며, 사거리가 긴 어뢰로 큰 리스크 없이 높은 딜량을 뽑을 수 있어,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라도 쉽게 재미를 붙일 수 있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는 피탐지 대비 사거리가 짧아 어뢰만으로 딜을 챙기기 힘들다. 특히 소련 트리는 아예 어뢰가 배제되는 수준에 가까운 포격 트리로 초보가 감당하기 벅차다. 연막이 없는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로 난이도가 높다. 차라리 연막 개수가 많고 어뢰와 포격 모두 무난한 영국을 차순위로 두는 것이 좋다.
기본기를 익히고 싶다면 미국과 독일 혹은 범아시아 구축함이 좋으나, 팀플레이 개념이 약한 초보에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중요한 것은 구축함 자체가 경험이나 맵 리딩 능력이 가장 많이 요구되는 함종이기에 초반에 재미 붙이는 용도로 진입하고, 이후에는 순양함이나 전함으로 좀 더 다른 함종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어차피 구축함을 잘 타기 위해서는 구축함만 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아군이 편한지, 아군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는 다른 함종을 몰아봐야 알 수 있는 법이다.
추천 ▶ 일본, 영국
움직임이 편하고, 피탐지가 낮아 생존율이 높다. 무난한 어뢰 사용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
비추천 ▶ 소련, 프랑스
괴물같은 피지컬 요구, 초보가 타면 아무것도 못하고 터질 수 있다.
※ 미국, 범아시아, 독일 트리는 좀 더 팀 플레이에 적합한 트리로 경험을 요구한다.
지름길이 존재하지 않는 함종, 순양함
편한 운영의 독일이냐, 기본기에 충실한 미국이냐
저티어에서 강력한 편이며, 부담 없이 입문 가능한 트리로는 역시 미국이 있다. 다만 미국은 고티어로 올라갈수록 레이더 사용이나 섬 뒤샷, 라인 유지 등 할당받는 역할이 늘어나 급격히 난이도가 오른다.
추가로 고각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문제와 트리 중간중간에 구멍인 배들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준수한 연사력과 운동성, 방어력은 초보들의 부담감을 줄여준다. 레이더를 위시한 대공 능력이나 소나 등 유틸성도 좋기에 팀에 있기만 해도 도움 되는 트리다.
특히 디모인으로 가는 중순양함 트리는 순양함의 주요 테크닉을 모두 익힐 수 있는 데다, 메타가 아무리 바뀌어도 항상 중상위권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준수한 트리다.
프랑스 트리 역시 기동성이 좋고, 사거리가 길어 리드샷만 익혀도 운용할 수 있다. 무난한 성능에 저티어와 고티어간의 스타일이 유지되는 독일도 추천한다. 단순히 난이도만 비교한다면 독일이 가장 쉽게 탈 수 있는 트리다.
굳이 따지자면 섬 뒤에서 숨만 쉬어도(?) 밥값을 하는 미국에 비해 개인 활약이 좀 더 뒷받침되어야 승리할 수 있다.
추천하기 어려운 트리는 소련과 일본, 영순양이 있다. 소련은 독일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고티어로 갈수록 전함화가 진행되어 운영법이 달라진다는 것이 난관이다.
일순양은 사거리가 짧고, 포탑 회전이 느리며 내구도가 약하다는 것이 발목을 잡는다. 피탐 플레이를 익히기 전까지는 절망적인 사거리로 인해 굉장히 진입 장벽이 높으며, 어뢰 발사각을 재는 것은 물론 맵 리드 실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어뢰가 강력하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도 아군 암살(?)이 빈번하여 흔히 말하는 핑크 딱지에 리포트 먹기 딱 좋은 트리다. 일순양보다 난이도가 더 올라가는 영순양은 사실상 순양 카테고리에서 벗어난 함종이라 추천하지 않는다.
추천 ▶ 미국, 프랑스, 독일
미국 : 순양함 함종과 관련된 모든 기본기를 익힐 수 있다. 손에 맞지 않더라도 거쳐가야할 트리.
프랑스 : 빠르고 사거리가 길며, 화력이 강력하다. 전형적인 빠르고 강하다에 걸맞는 트리.
독일 : 사거리가 길며, 내구도가 우수한 편이다. 모난곳 없이 밸런스 잡힌 트리다.
비추천 ▶ 일본, 영국
일본 : 사거리가 짧고, 포탑 회전이 느려 전반적으로 답답하다. 어뢰로 팀킬 확률이 높다.
영국 : 사거리가 짧고, 화력에 문제가 많다. 사실상 순양함 함종에서 벗어난 트리로 운영이 어렵다.
저격맨만 되지 않아도 절반의 성공, 전함
그깟 관통력 잘 몰라도 된다! 일전함, 프전함
현재 메타에서는 전함은 소련과 프랑스 그리고 일본이 3대장이라 볼 수 있다. 최근 하향을 먹긴 했어도 여전히 미친 하드웨어와 강력한 한 방을 보유한 소련, 그리고 빠르고 운용하기 편한 프랑스, 밀리언셀러라 할 수 있는 일본은 모두 믿고 쓸만한 트리다.
다만 셋 중에서 가장 초보가 손에 익히기 쉬운 트리를 고르라면 일본 트리를 추천한다. 소련은 사거리가 짧아 초보가 몰기 어렵고, 프랑스는 몸뚱아리가 약하다. 반면 일본은 사거리나 내구도면에서 모두 우수하며, 티어별 관통력 공식을 몰라도 일단 맞추면 피해를 줄 수 있다.
반면 피해야 할 트리로는 독일과 미국이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은 초보에게 특히나 가혹한 트리다. 독일은 7티어 그나이제나우까지는 오히려 동티어 내에서 최강급으로 군림하는 괴물 같은 배들이 몰려있으나, 애매해지는 8티어 그리고 9티어와 10티어에 희망이 없다.
미국은 본래 밸런스 잡힌 전함의 표준격이라 불릴만한 트리였으나, 신규 전함이 나오거나 타국가 트리의 상향으로 상대적으로 뒤쳐졌다.
■ 10티어까지 구멍이 없다! - 신뢰와 믿음의 일전함
일본 전함은 전함 트리중에서 가장 믿을만한 트리라 볼 수 있다. 우선 3, 4티어를 제외한 5티어부터는 사거리가 길고, 집탄율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
무엇보다 10티어에 도달할 때까지 구멍이 없다. 선체 업그레이드가 여러 버전이 있었던 7, 8, 9 티어에서 다소 고생하는 면이 있었으나, 전부 과거의 이야기다. 현재는 몇 번의 상향 이후 안정화되어 동티어 최강급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다만 단점이라면 잘못된 버릇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초보가 일전함을 몰았을 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맞추지도 못하는데 긴 사거리에서 저격만 하는 부분이다. 이런 경우 팀원들이 모조리 침몰하고, 혼자 남아 아무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고 게임을 지게 된다.
당신이 초보라면 명심하자. 20km를 넘어가는 사격으로 적이 맞아주는 것은 당신이 잘 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못하는거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딜각을 잡는 설계다. 멀리서 잘 쏘는 능력보다 어떻게 시야를 먹고, 위치를 선점하여 상대를 끌어들이느냐의 싸움이 훨씬 더 중요하다.
만약 일전함이 맞지 않는다면, 프랑스와 영국순으로 잡아 보자. 아무리 그래도 나머지 트리보다는 한결 운영이 쉬운 편이다.
■ 상대적으로 하향, 너무 높은 운용 난이도 - 미국, 독일
추천하지 않는 트리는 미전함이다. 과거에는 공방 밸런스가 뛰어난 범용성 높은 트리로 인정받았으나, 점차 다른 트리의 상향이 이뤄지며, 상대적으로 메타에 뒤쳐진 트리가 되버렸다.
무엇보다 초보가 미전함을 모는 데 있어 가장 큰 진입 장벽은 탄속이다. 저티어부터 고티어까지 한결같이 느려터진 탄속을 보유했는데, 집탄이 아무리 좋아도 맞추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본능적으로 저격전에 돌입하는 초보에게 미전함의 탄속은 다시 봐도 너무 가혹하다.
설사 탄속에 적응하더라도, 16인치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애매한 장갑과 내구도로 운영이 어렵다. 유틸적인 부분도 대공을 제외하면 별다른 특색이 없다. 요약하자면 과거에는 좋았으나, 다른 트리들의 연이은 상향과 출시로 메타에서 밀려난 비운의 트리라 할 수 있다.
추가로 독일은 강력한 부포를 내세운 근접전 콘셉트의 트리인데, 위에서도 말했듯이 초보에게 근접전은 부담스럽다. 그리고 기본 사거리가 짧은데다 탄 분산도가 막장이라 그야말로 떠다니는 딜 자판기 신세가 될 확률이 높다. 최악인 점은 놀랍게도 당신이 실력을 아무리 키우더라도 독전함이 좋아질 일은 없다는 사실이다.
추천 ▶ 일본, 프랑스, 영국
일본 : 사거리가 길며, 리드샷만 잘 해도 밥값을 할 수 있다.
프랑스 : 전함 중 운동성이 가장 높으며, 관통력과 사거리 모두 우수하다.
영국 : 관통력 공식을 몰라도 고폭탄으로 대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추천 ▶ 미국, 독일
미국 : 저질 탄속. 미국 전함 모는 초보중에 상대방을 제대로 맞추는 유저를 본 적이 없다.
독일 : 게임 설계상의 결함으로 미래가 없다. 예외를 두자면 북미서버에서는 아직 탈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