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원작 게임의 IP를 활용해, 새로운 장르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리그오브레전드로 다른 게임을 만들어본다면 어떨까요? 10년 가까이 서비스하면서 쌓인 세계관을 활용해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본다면 나름대로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리그오브레전드의 IP를 활용하여, 어떤 게임을 만들어 볼 수 있을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 리그오브레전드를 다른 장르에서? 어떤 게임이 가능할까!



■ 월드 오브 레전드?! 방대한 세계관을 잘 살릴 수 있는 MMORPG 장르

방대한 세계관을 살리기에 가장 좋은 장르는 역시 MMORPG가 아닐까요? 룬테라 북부의 '프렐요드'부터, 거대 진영 '데마시아'와 '녹서스'의 대립, 독자적인 문화를 지키고 있는 '아이오니아', 한 때 영광을 누렸던 몰락한 사막 지대 '슈리마', 차원문을 넘어야만 도달할 수 있다는 요들들의 고향 '밴들 시티'... 리그오브레전드에는 다양한 배경의 지역들이 여럿 존재합니다.

다양한 지역만큼이나 다채로운 문화와 종족도 있습니다. 룬테라 전역에 퍼져있는 인간은 물론, 아이오니아 오지에서 기원한 인간과 동물의 모습이 섞인 외형의 '바스타야', '티모'를 비롯해 귀여움 넘치는 외모(?)로 사랑 받는 '요들'과 공허 지역에서 넘어온 이질적인 공허 생명체까지.

▲ 인간과 동물이 섞인 듯한 외모의 '바스타야' 종족


이들이 섞여 살고 있는 룬테라에서는 다양한 대립도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통치 방식과 마법을 대하는 태도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기술의 발전속에 계층 간의 격차를 보여주는 듯한 '필트오버', '자운'과 같은 도시가 있는가 하면, 애초에 범죄 조직 연합체인 '빌지워터'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데마시아'와 '녹서스'의 대립이겠죠. LoL 초창기부터 두 축을 담당했던 데마시아와 녹서스는 많은 챔피언들이 소속된 지역이기도합니다. 정의를 표방하는 데마시아와 힘을 숭상하는 녹서스.

언뜻 보기에는 데마시아가 선, 녹서스가 악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게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정의로워 보이는 데마시아 사회 이면에는 경직되고, 마법을 배척하는 폐쇄적인 면이 있습니다. 한편 녹서스는 능력 중시의 개방적인 사회를 구축했다고도 하죠.

▲ 데마시아 vs 녹서스는 LoL에서 가장 유명한 대립 구도다


그동안 챔피언을 통해서 한정적으로 전해들었던 룬테라의 종족과 지역, 세력간의 대결 구도를 오픈 월드에서 직접 보고 체험한다면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워크래프트'를 MMORPG로 만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그랬던 것처럼요.

유저는 데마시아나 녹서스, 그 외 여러 지역을 본거지로 선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설정으로만 볼 수 있었던 세력과 도시, 종족들도 만나볼 수 있겠죠. 시간 축에 따라서는 룬테라의 역사적인 순간도 함께하고, 어쩌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게 바로 MMORPG의 재미죠.

한때 모호하고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챔피언들의 설정과 지역, 세력 간의 이야기도 최근 들어 선명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리그오브레전드의 정교한 설정을 꾸미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언젠가 리그오브레전드의 이야기를 MMORPG로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점차 확장되며 동시에 디테일해지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룬테라'

▶ 룬테라 지도 살펴보려 가기


■ 넥서스 빼고, 챔피언끼리 붙자! 강자를 가리는 격투 장르

"리그오브레전드는 건물 깨는 게임이에요!" LoL을 하다보면 간혹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보통 압도적인 차이로 밀리던 팀이 상대 팀의 건물을 순식간에 철거하면서 역전할 때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합니다. 그동안 킬을 아무리 많이 올렸어도, 상대보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최종적으로 넥서스를 파괴하는 쪽이 승리하는 게임이 바로 리그오브레전드죠.

하지만 때로는 그게 싫을 수도 있습니다. 싸워서 이긴 쪽이 최종 승자가 되는 게임을 하고 싶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그냥 백도어가 싫을 수도 있고요. 만약 그렇다면 격투 게임이 제격입니다. 격투 게임은 인물과 인물간의 대전이 핵심입니다. 치고 박고 싸워서 이긴 쪽이 승자가 되죠.

▲ 넥서스 없는 전투를 바란다면!


인물이 중심인만큼, 어떤 게임에 등장할 캐릭터도 게임성만큼이나 중요할텐데요. 리그오브레전드는 10년 가까이 서비스하면서 다양한 챔피언들을 출시해 왔습니다. 매력적인 설정의 챔피언이 이제 벌써 143종이나 되니, 등장할 캐릭터로 고민할 필요는 없겠네요.

사실 과거에 이런 시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직접 만든 것은 아니고요. 리그오브레전드 팬 그룹이 만들었다는 '리그오브파이터즈' (League of Fighters)가 그것입니다. 당시 라이엇 게임즈는 상용화 하지 않는다 등의 조건으로 게임화를 허가 했었다고 합니다.

▲ LoL 팬 그룹이 만들었다는 '리그오브파이터즈' (Instaburst 유튜브)



■ 난 내 카드를 믿는다! 운과 실력으로 승부하는 카드 게임

기존에 있던 게임을 카드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게임 역사에서는 전통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만큼 어느정도 기반이 닦인 게임이라면 카드 게임으로의 장르 전환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일 겁니다.

예시로 들만한 타이틀도 많습니다. 국산 게임으로는 '던전앤파이터'가 카드 게임으로 출시 되었었고, 유명한 '워크래프트'는 '하스스톤'을 낳았죠. '위쳐3'에서 할 수 있는 카드 게임으로 등장했던 '궨트'도 볼륨을 더해 따로 게임으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 따로 게임으로 출시된 위쳐3의 '궨트'


하지만 '재밌는' 카드 게임을 만드는 건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카드 게임(TCG, CCG 등)은 같은 장르로 묶이더라도 막상 열어보면 자원 생성부터 전투 진행까지 모든 부분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임마다 독자적인 규칙으로 운영되다보니 그만큼 완성도 높은 규칙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리그오브레전드의 설정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도 있겠죠. 만약 강화나 아이템 시스템을 넣는다면 리그오브레전드의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챔피언이나 스킬 역시 마찬가지겠죠.

한 때 라이엇 게임즈가 카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슈프리머시' (League of Legends: Supremacy)라는 이름으로, 2015년 12월에는 상표권을 출원하여 이런 기대감에 불을 붙였었는데요. 아쉽게도 시간이 꽤 지난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 해외 팬이 만든 LoL 카드 이미지 (by Log1ck)



■ K/DA 뮤비 2억뷰 돌파! 음악 관련 게임도 괜찮지 않겠어?

지난해 11월, 리그오브레전드의 가상의 아이돌 그룹 K/DA의 POP/STARS 뮤직 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롤드컵 결승 무대에서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현실 가수들과 함께 데뷔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뤘죠.

공개 이틀만에 유튜브 천만뷰를 돌파한 K/DA의 뮤직 비디오는 5개월만에 2억뷰를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K-POP을 재현한 음악성도 뛰어났지만, 녹음 및 현장 공연에 참여한 멤버들이나, 뮤비 중간 중간 배치된 리그오브레전드 관련 소품 효과가 적절하게 섞이면서 대중과 게임 팬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 K/DA - POP/STARS 뮤직 비디오 (라이엇 유튜브 채널)


그렇다면 음악 관련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국산 리듬 게임 'DJMAX'처럼 화면 상단에서 내려오는 노트에 맞춰 버튼을 입력하는 방식이 많이 알려져 있죠. 그 외에도 몸을 움직이는 리듬게임도 있습니다. 'DDR'이나 '태고의 달인', '비트 세이버' 같은 형식의 게임입니다.

특히 '비트 세이버' 같은 경우, 라이엇 게임즈와 협력을 통해 K/DA의 POP/STARS 곡이 수록되기도 하였으니,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장르가 아닐까 싶습니다.

▲ 리듬 게임 비트 세이버 POP/STARS 플레이 영상 (Tempex 유튜브 채널)


음악 관련 게임이라면 리듬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돌을 육성하고, 직접 공연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게임도 있겠죠. 이러한 게임에는 '보아 인 더 월드'나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가 있겠네요. K/DA 멤버들의 가상 인터뷰가 있을 정도로 캐릭터 개개인의 성격과 설정에도 공을 들인만큼, 이런 게임도 나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대중적인 인지도면에서는 후배들에 밀리는 감은 있지만,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LoL 팬들에게 존재감을 알린 '펜타킬' 멤버들도 잊으면 곤란하겠죠. 두 그룹간의 신경전까지 담아내면 재미가 두 배 세 배 뛸 것 같군요!

▲ 본격 아이돌 육성 게임도 괜찮을지도?



■ 너... 그런 게임 하니? 리그오브레전드 미연시

어쩌다 '가렌'은 '가붕이'가 되버린걸까요? 지금이야 온갖 불쌍한 이미지를 온통 끌어안고 있지만, 초창기 가렌은 반대 세력 '녹서스'의 '카타리나'와 함께 연예 라인을 이끌던 챔피언입니다. 두 챔피언 모두 회전한다는 공통점도 있었고, 워낙 많은 지지를 받다 보니 공식 영상에서도 함께 엮이곤 했죠.

가렌의 여동생 '럭스'와 모험가 '이즈리얼'도 유저들 사이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 커플입니다. 둘 다 금발에, 어려 보이는 미소녀, 미청년 콤비로 어울렸다고 생각했나봅니다. 때때로 두 챔피언은 바텀 듀오로 내려가 쌍 글로벌 궁극기를 발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신드라X제드, 아리X쓰레쉬, 트린다미어X애쉬, 자야X라칸, 자르반4세X쉬바나 등 여러 커플이 존재하는데요. 아무래도 더 깊어지기 어려운 공식 설정에서 이들의 연애 이야기를 풀어가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 그곳에서는 행복한 가붕이... (롤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씨에이엘' 작품)


지금까지 리그오브레전드 IP를 활용하여 만들 수 있을 법한 게임들을 망상해봤습니다. 실제로 가능성에 대해 짚어냈다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이런 게임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써내려간 글이므로 이런 게임들이 꼭 출시될만한 것들은 아니겠죠.

리그오브레전드가 서비스한지도 10년이 다되어가고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해외 매체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언하고, 오래된 로고를 교체하거나, 인게임 설문을 통해 업데이트/출시가 기대되는 게임에 대해 조사하는 등 여러 '떡밥'이 모이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 되고 있습니다.

과연 라이엇 게임즈가 새롭게 출시할 다음 게임은 어떤 장르가 될까요? 과연 리그오브레전드와도 관련이 있을지, 여러모로 기대되면서 또 궁금해지는 것 같습니다.

▲ 라이엇 신작 개발에 참고? 앞으로 나올 신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