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부터 약 900Km, 그야말로 타지라 할 수 있는 중국 상해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작년 지스타에서 어린 나이임에도 남부끄럽지 않은 실력과 패기를 보여준 서울 디지텍 고등학교 친구들이 차이나조이 한국 공동관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학교 내 기업인 애드버게임코리아라는 이름 하나로 낯선 땅을 방문해 당당하게 자신의 가치를 알린 친구들, 과연 그 과정에서 두려움은 없었을까요? 인벤에서 그 목소리를 담아봤습니다.
Q. 이렇게 중국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인벤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강승혁 학생(이하 강승혁) : 안녕하세요. 게임영상과에서 3D 그래픽을 전공하고 있는 강승혁이라고 합니다. 현재 3학년이고, VR 게임 인펙트로이드 개발팀장을 맡고 있어요.
이승민 학생(이하 이승민) : 저는 게임영상과에서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고 있는 이승민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3학년입니다.
Q. 작년 지스타에서 보여준 작품들도 고등학생의 작품이라기엔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올해 차이나조이에는 어떤 작품으로 참가했나요?
김도형 교사(이하 김도형) : 저희 애드버게임코리아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과 VR 게임들을 가지고 참가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세이브 더 포레스트’와 ‘크랙 슈터’, 그리고 VR 게임은 ‘인펙트로이드’를 주력 작품으로 잡고 나왔어요.
‘크랙 슈터’는 수동적인 핀볼게임 스타일에서 벗어나 전투 개념을 도입한 신개념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해외 바이어들이 아이디어가 참 신선하다고 평가하더라고요. 현재 국내 출시는 아직 안됐지만, 완성도를 조금 더 올려서 올해 말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Q. ‘크랙 슈터’는 작년 지스타에서도 봤던 작품인데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김도형 : 작년 여름부터 만들기 시작한 작품이에요. 작년 지스타 당시 선보인 버전은 프로토 타입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프로젝트를 이끌던 선배들이 졸업을 하고, 후배들이 작품을 이어받아 완성을 해나가고 있어요.
Q. 이번 차이나조이에 주력 작품으로 가져오신 ‘인펙트로이드’에 대해서도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승혁 : 인펙트로이드는 VR 슈팅 게임입니다. 사방에서 다가오는 감염된 로봇들로부터 코어라는 중요 에너지원을 지켜내는 것이 게임 내 목표에요. 개발 기간은 총 3개월 정도였고, 아직은 게임이 프로토 타입에 가깝습니다. 학교에서 멀티 모드 개발을 하다가 버그가 수도 없이 생겨나는 바람에 작업이 지연됐어요.
Q. 이전에도 학생 신분의 개발자는 종종 볼 수 있었지만, VR 게임을 개발하는 고등학생은 정말 드문 거 같습니다. VR이라는 분야에 도전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강승혁 : 1학년 2학기부터 선배와 선생님의 권유로 VR 게임을 제작하게 됐어요. 처음엔 남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계속 접하다 보니 남다른 매력이 느껴지더라고요. PC나 모바일 게임과는 달리 VR은 내 눈으로 세계를 둘러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현실감과 생동감이 다른 플랫폼과는 비교가 안되는 거 같아요.
Q. 현재 준비중인 다른 작품도 있을까요?
강승혁 : 작년에 국가보훈처로부터 VR 시뮬레이션 제작 수주를 받아 진행한적이 있어요. 다부동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이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 역사박물관에도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또 다른 프로젝트를 수주 받아서 제작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주제입니다. 중요한 주제인 만큼, 제대로 만들고 싶습니다.
Q. 대단하네요. 개인적으로도 참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학교에서 개발을 해오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작품은 무엇인가요?
강승혁 : 저는 앞서 말했던 국가보훈처 프로젝트가 제일 인상 깊었던 거 같아요. 워낙 중요한 주제기도 하고, 선배들이 다 졸업한 뒤 제가 그래픽 개발 총괄을 맡았거든요. 당시 저를 포함해 17명이 팀원이었는데, 저 혼자 VR 개발을 경험해봤더라고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게되서 참 기뻤습니다.
이승민 : 프라이데이 나잇이란 VR 슈팅 게임이 기억에 남아요. 작년 지스타에 선보이기 위해 2,3주 동안 밤을 새가며 만들었거든요. 학교에서 몰래 야근을 하다 걸려 혼나기도 했지만, 작품이 지스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니 그 수고로움이 보답받는 기분이었어요.
Q. 하하,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야자’가 아닌 ‘야근’을 한다는 게 참 특별하게 와닿네요. 실전적인 경험을 많이 쌓는 거 같은데, 서울디지텍고등학교의 취업률은 어떤 편인가요?
김도형 : 저희 학교가 취업률 77.6%를 기록하며 특성화고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최우수 학교로 꼽히면서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어요.
강승혁 : 확실히 저희 학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많이 주는 거 같아요. 지금 이 차이나조이에 참가한 것도 그렇고, 이런저런 기회들 덕분에 여기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 팀 프로젝트라는 게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잖아요. 전공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팀 프로젝트 덕에 취업 후에도 잘 해내리라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Q. 차이나조이에서 좋은 성과도 얻었나요?
김도형 : 중국 퍼블리셔 한 곳을 만났습니다. 화려한 대작 게임보다는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신선한 게임 콘텐츠를 원하는 곳이더라고요. 이후 저희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만들 때 해당 회사를 통해 퍼블리싱을 진행하기로 약속을 해놨습니다. 수익 분배 비율도 6(퍼블리셔) : 4(개발사) 정도로 높게 책정됐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강승혁 : 누군가 강승혁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바로 저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승민 : 저는 제 상상을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어요. 마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그런 작품, 그런 세계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아직 공부가 부족한 부분이 참 많은데, 회사 생활 하면서 계속 실력을 쌓아나가고 싶어요.
※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3일부터 6일까지 양영석, 여현구, 김규만, 원유식, 이두현, 원동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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