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에서 출시한 '오큘러스Go'는 스마트폰을 직접 장착하거나 PC와 연결할 필요 없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독립형 VR 기기다. VR헤드셋에 입체 서라운드 스피커가 일체화되어있으며, 기기 자체에 안드로이드 7.1.2 버전 OS가 설치되어있기 때문에 이어폰 등 부수적인 장비 없이도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큘러스Go'는 공개 당시부터 무겁고, 비싸다는 인식이 남아있는 VR 기기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받았다. 실제로 별도의 센서나 기기와 연결되지 않고도 구동하기 때문에 플레이 동선을 제약할 수 있는 각종 선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모션 트래킹을 지원하지 않는 등 기존의 VR의 조작을 100% 완벽하게 이식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현재 오큘러스샵에는 오큘러스Go용으로 다양한 VR 게임들이 출시됐다. 개중에는 일부 360도 경험 콘텐츠 중 게임과 연관이 있는 것들을 게임 카테고리에 묶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눈에 띄었다. 전통적으로 VR게임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FPS 장르에서부터 전략 시뮬레이션, 퍼즐, 스포츠, 멀티플레이 기반 게임까지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 유저 평가가 좋거나 눈에 띄는 몇몇 게임을 선별한 뒤, 오큘러스Go로 직접 플레이해보았다.
■ 체스를 닮은 VR TCG, '드래곤 프론트'
-컨셉은 좋았으나, 불편한 조작감은 마이너스
-AI의 느린 반응은 유저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함.
-한국어화가 되어있어 카드에 대한 이해는 쉬운 편
-AI의 느린 반응은 유저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함.
-한국어화가 되어있어 카드에 대한 이해는 쉬운 편
하이볼티지 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드래곤 프론트'는 TCG와 VR을 더한 게임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추방된 신이 되어 8개 진영 중 하나를 고르고, 과거를 바꾸기 위해 전쟁에 참가하게 된다. 다른 TCG와 달리 하수인에게 사거리가 존재하며, 판 위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하수인을 더욱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카드를 버리면 마나를 획득할 수 있고, 해당 턴에 안 쓴 마나를 다음 턴에 덧붙여서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서 전략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렇지만 카드를 내고, 명령을 입력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이는 튜토리얼 단계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데, 플레이어가 특정 카드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트리거를 여러 번 눌러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또한 카드의 정보를 확인하거나 하는 세부 동작은 터치패드 버튼을 사용해서 이루어지는데 버튼을 입력해도 잘 먹히지 않는다는 문제도 존재했다. 다른 게임을 하면서 오큘러스 컨트롤러의 문제점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유달리 '드래곤 프론트'는 컨트롤러 조작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플레이타임은 그렇게 긴 편은 아니지만, AI가 수를 두는 속도는 조금 더딘 편이라서 일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일반적인 TCG와 달리 AI가 어떤 카드를 냈는지 플레이어가 확인을 못하기 때문에, 플레이하면서 다소 답답할 수 있는 구성이라는 점은 단점이었다.
■ VR로 시도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베이스 블리츠'
-굉장히 불편한 조작감과 시야 조작
-단순한 AI와 싱글플레이만 있는 구성
-후반에는 다양한 유닛이 있지만 초반은 고비
-단순한 AI와 싱글플레이만 있는 구성
-후반에는 다양한 유닛이 있지만 초반은 고비
VR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페트로그리프의 '베이스 블리츠'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고 시도한 작품이다. 9개의 시나리오와 맵에서 플레이어는 건물을 짓고 유닛을 생산해서 AI의 본진을 파괴해야 한다. AI 역시도 건물을 짓고, 유닛을 생산하면서 꾸준히 플레이어를 공격하기 때문에 때로는 이를 중간에서 저지하거나, 혹은 먼저 공격해서 피해를 입히는 등의 전략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사판과 유사하게 디자인된 맵 위에서 펼쳐진다는 점이나, 그 위에 얹힌 미니어처처럼 생긴 유닛을 보고서 개인적으로는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 관측반을 데리고 파견나갔을 때 브리핑 자리에서 매일 보던 것이었으니까. 그런 만큼 부족한 부분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마치 브리핑 자리에서 전술과 전략 설명을 듣는 것처럼 '베이스 블리츠'의 시점 변경은 불편했다. 시점을 변경하기 위해서 헤드 트래킹이나 터치 패드 조작이 아닌, 게임 화면 상의 버튼을 조준해서 트리거를 눌러야만 가능했다. 유닛을 컨트롤하거나 지정한 상태에서는 시점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유닛을 움직이면서 화면을 다양하게 움직이는 실시간 전략 게임의 묘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AI의 난이도도 높지 않고, 패턴화되어있다는 것도 단점 중에 하나였다. 전략 게임이 재미있기 위해서는 상대와 어느 정도 치고 받는 싸움이 있어야 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때로는 벌어져야 한다. 그러나 '베이스 블리츠'의 AI는 한 스테이지에서 처음 시작할 때 보이는 패턴을 게임 끝날 때까지도 꾸준히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플레이가 예측이 가능했다.
단순한 그래픽으로 표현한 유닛과 건물은 그 자체로는 괜찮았지만, 초반에는 유닛이나 건물 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비슷한 경우도 있었다. 어느 정도 플레이하면서 구분하는 방법이 생기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디자인이나 그래픽적으로 봤을 때 어설프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베이스 블리츠'는 3개 스테이지까지는 무료이며, 그 이후부터는 스테이지를 열기 위해서 추가로 비용을 지불한다. 후반부에는 헬리콥터 및 공중 유닛이 등장하고, 건물과 스킬도 더 세분화되면서 전략성이 추가되지만 조작의 불편함은 여전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 모두 흔들어! 헤드트래킹 VR 리듬 게임 '일렉트로비츠'
-헤드트래킹만으로 리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심플한 구성
-헤드트래킹 인식 때문에 높아진 난이도
-곡 선택에 제한을 주는 구성은 일견 아쉬워
-헤드트래킹 인식 때문에 높아진 난이도
-곡 선택에 제한을 주는 구성은 일견 아쉬워
오큘러스Go는 앞서 말했듯 모션 트래킹 기능이 없기 때문에 헤드트래킹이나, 혹은 컨트롤러의 움직임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VR 리듬 게임 '일렉트로비츠'는 이 중 헤드트래킹을 활용한 조작법을 선보였다. 기존에 있던 레이싱+리듬 게임의 구성과 유사하게, 이 게임은 유저가 노트의 라인 위를 달린다는 설정에서 출발했다. 플레이하면서 유저는 노트가 떨어지는 라인 쪽으로 머리를 기울이거나, 혹은 위에 떠있는 노트를 치기 위해서 고개를 들어야 한다.
'일렉트로비츠' 별도의 터치나 행동 없이 고개를 기울이고, 드는 동작만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조작 자체는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구성 자체도 설명이 없이도 직관적으로 짜여있기 때문에 접근 자체가 어렵지 않기도 했다. 그렇지만 헤드트래킹에 대한 별도의 세팅이 없고, 움직임이 조금만 심해져도 라인을 휙휙 넘어가기 때문에 실제 체감 난이도는 높은 편이었다.
리듬 게임의 기본인 '음악'은 충분히 합격점이었다. 그러나 곡 하나를 클리어해야 다음 곡을 들을 수 있도록 선택의 제약을 두었기 때문에 다양한 곡을 한 번씩 맛보기로 즐겨보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업데이트도 지난 8월 이후로 크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단점이다.
■ VR 심리 호러 '라이즈 오브 인세니티'
-호러의 분위기를 살린 효과음과 화면 구성은 호평
-오큘러스Go 컨트롤러 특성상 불편한 움직임
-3D 멀미가 심한 사람들을 위한 스냅 모드
-오큘러스Go 컨트롤러 특성상 불편한 움직임
-3D 멀미가 심한 사람들을 위한 스냅 모드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이 가족이 살해당한 사건을 파헤치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공포를 다룬 '라이즈 오브 인세니티'는 2018년 3월 2일 스팀으로 이미 출시된 바 있다. 출시 당시부터 '라이즈 오브 인세니티'는 오큘러스 RIFT와 HTC VIVE로 구동이 가능했으며, 오큘러스Go 출시 이후에는 오큘러스Go 컨트롤러를 활용해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세팅이 됐다.
스산한 BGM과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효과음, 어두우면서도 때로는 흐릿해지는 화면 등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구성 자체는 호평을 받았으며, 오큘러스Go용으로도 이러한 점은 잘 구현됐다. 그렇지만 오큘러스Go 컨트롤러로 매끄럽게 조작이 안 된다는 점은 아쉬웠다. 이동을 하기 위해서 터치패드의 앞면을 누르고, 몸을 돌리기 위해서 좌측과 우측을 눌러야 하는데 버튼을 눌러도 잘 인식을 못하는 데다가, 명령에 대한 피드백이 늦어서 움직임이 겹쳐지는 현상이 발발했기 때문이다.
개발사에서는 멀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했기 때문에 멀미를 줄이기 위한 스냅 모드를 채택했지만, 오큘러스Go 컨트롤러와의 피드백 문제 자체는 매끄럽지 않은 점은 여전했다. 다만 일반 모드로 플레이시에는 움직임과 시선의 불일치로 인한 멀미 현상이 심하게 오는 편이지만, 스냅 모드를 사용할 시에는 어느 정도 개선이 됐다. 멀미가 심한 유저의 경우 플레이를 별로 권하지 않으며, 플레이를 하더라도 스냅 모드로 할 것을 권장한다.
■ VR 롤러코스터+레일 슈터, '코스터 컴뱃'
-전형적이지만 그만큼 높은 직관성, 여기에 롤러코스터의 속도감이 더해진 구성
-일직선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갈림길을 놨으나 의미는 없어
-코스별 배경은 특색있지만 구성 자체는 비슷비슷하다
-일직선적인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갈림길을 놨으나 의미는 없어
-코스별 배경은 특색있지만 구성 자체는 비슷비슷하다
Force Field사에서 개발한 VR 레일 슈터 '코스터 컴뱃'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위에 탑승해서 자신을 방해하는 적을 처치하고, 주변에 흩어진 보석을 맞춰서 점수를 획득해 나가는 게임이다. 장르의 전형적인 구성을 취한 데다가, 장전 없이 계속 사격이 가능해 별도의 설명 없이도 플레이할 수 있는 직관성을 갖췄다. 여기에 VR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롤러코스터 장르의 속도감을 더해서, 일반적인 VR 레일 슈터보다 빠르게 게임이 진행되는 느낌을 주었다.
레일 슈터 장르는 장르의 특성상 게임이 일직선적으로 흐르게 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코스터 컴뱃'은 정해진 트랙을 따라 움직이는 롤러코스터 VR의 구성을 채택했기 때문에 일직선적이고 단순한 구조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 '코스터 컴뱃'에는 중간중간 갈림길을 배치했다. 다만 각 길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안 좋은 구성을 취했기 때문에 새로운 루트를 찾는 등 유저가 다양하게 플레이하도록 유도하지는 못했다.
'코스터 컴뱃'에는 히말라야, 저주받은 성, 화산지대 등 다양한 코스가 갖춰져 있으며, 배경이나 디자인도 각 컨셉에 맞게 잘 갖춰져있다. 히말라야에서는 중간중간 예티 소리가 들린다거나, 뱀파이어의 성에서는 플레이 도중에 갑자기 눈앞에 유령이 나오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각 코스에 숨겨진 장치들이 플레이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만큼, 모든 코스의 플레이 방식이 결국 동일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 내가 직접 뛴다! '템플런 VR'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
-제한된 시야와 서라운드 사운드로 전해지는 몰입감
-컨트롤러 반응은 썩 좋지 않은 편
-제한된 시야와 서라운드 사운드로 전해지는 몰입감
-컨트롤러 반응은 썩 좋지 않은 편
'템플런 VR'은 이만지 스튜디오에서 2014년 자사의 '템플런' IP를 바탕으로 제작, 출시한 VR 러닝 액션 게임이다. 원작처럼 장애물을 피하고 꾸준히 달리는 단순한 구성을 살려냈으며, 이를 오큘러스Go 컨트롤러의 터치패드에 대응하도록 구성했다.
터치패드 조작은 클릭 방식이 아니라 스와이프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큘러스Go 컨트롤러로 조작이 익숙해지려면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기존 VR 기기로 출시가 됐을 당시 유저들이 주기적으로 컨트롤러 반응에 대해서 피드백을 주었으며, 화면의 움직임과 인지의 차이로 인한 멀미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언급이 되기도 했다.
패드 대응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템플런 VR'은 원작에서 호평을 받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을 VR로 구현해낸 작품이다. 여기에 VR 특유의 제한된 시야가 한 층 더 긴박감을 살렸다. 일반적인 VR 게임보다 다소 좁은 시야각과 1인칭 시점은 탑다운 뷰로 상황을 어느 정도 관망하는 구도에 있던 원작과 달리 심리적으로 누군가에게 추격당한다는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었다. 장애물에 한 번 걸릴 때마다 커지는 괴물의 그르렁거리는 소리와, 뒤에서 드리워진 그림자도 마치 괴물이 진짜로 쫓고 있다는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템플런 VR'은 광산차 등 다양한 요소가 추가된 템플런2을 바탕으로 했지만, 템플런2의 요소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템플런 시리즈 특유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조작을 최대한으로 구현하면서, 1인칭 시점에서 추격전을 벌일 때 느낄 수 있는 긴박감을 그림자 효과와 사운드, 좁은 시야각으로 표현해내 원작을 새롭게 받아들이게 했다는 점은 인상깊었다.
■ 서부극+좀비 슈팅, '데드 앤 베리드'
-전형적인 슈팅 게임 구성
-슬로우모션을 도입한 라스트 찬스 시스템으로 VR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배려
-멀티로 퀵드로우 배틀을 선보였지만 적은 유저 수는 흠
-슬로우모션을 도입한 라스트 찬스 시스템으로 VR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배려
-멀티로 퀵드로우 배틀을 선보였지만 적은 유저 수는 흠
오큘러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데드 앤 베리드'는 가상의 서부 마을에서 펼쳐지는 VR 슈팅 액션 게임이다. 주점 모드와 뒷골목 모드는 좀비가 된 마을 사람들을 소탕하는 VR 좀비 슈팅의 전형적인 형태를 취했으며, 웨이브가 진행될수록 더 강력한 적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적들에게 피격 당하면 데미지를 입고 데미지가 누적되면 사망하는 것은 기존 게임과 동일하지만, 피격된 이후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데미지를 회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주인공이 죽기 전에 게임 화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돌아가는 '라스트 찬스' 시스템을 통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하는 등, VR 슈팅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배려한 시스템이 추가됐다.
플레이어 간 퀵드로우 결투로 진행되는 멀티 플레이 콘텐츠의 경우, 사운드와 배경 그리고 그래픽 등을 통해 서부극 결투 특유의 느낌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유저 수가 적어서 매칭 자체가 잘 잡히지 않았다.
■ VR 게임에 스토리를 더하다, '어그멘티드 엠파이어'
-가상의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다룬 VR SRPG
-VR의 특색을 살린 미니어처식 화면 구성
-확률과 게이지를 혼합한 특색있는 전투 시스템
-헤드트래킹에 의존하는 조작 방식. 오래 즐기려면 게임 패드가 필요
-VR의 특색을 살린 미니어처식 화면 구성
-확률과 게이지를 혼합한 특색있는 전투 시스템
-헤드트래킹에 의존하는 조작 방식. 오래 즐기려면 게임 패드가 필요
코스트싱크 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어그멘티드 엠파이어'는 가상의 2058년을 다룬 디스토피아풍 VR SRPG다. 배경이 되는 가상의 도시 '뉴사바나'는 시민 등급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누어지며, 단계가 낮은 시민들과 범죄자들은 도시에서 추방당하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도시의 진실을 알게 된 이후 뉴사바나에서 추방당한 '애슐리'와 그의 딸 '윌라'를 돕는 제 3의 인물 '크레이븐'이 되어서 가상 맵으로 그들에게 정보와 물자를 제공하고, 전투 상황에서 그들을 조작해 무사히 대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그멘티드 엠파이어'는 특정 상황을 제외하면 1인칭이 아닌 쿼터뷰에 가까운 시점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이때 360도 배경을 전부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미니어처 형식으로 만들고 이를 플레이어가 조명하는 형태로 인터페이스를 제시했다. 플레이어가 직접 그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홀로그램으로 구축된 가상 맵을 통해서 보는 설정이 이미 주어졌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위화감은 적었다. 또한 미니어처 주변의 화면은 푸른 톤과 회색 톤의 컬러를 섞어서 디스토피아의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투 시스템은 일부 턴롤플레잉 게임처럼 크리티컬 및 회피 부분에 확률이 가미된 형태를 취했다. 그러나 피격이나 타격 전 플레이어가 게이지의 타이밍에 맞춰 누르면 회피 혹은 스침, 크리티컬이 뜰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게이지 시스템을 도입해 전투 간에 플레이어가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챕터 당 에피소드는 상당히 긴 편이기 때문에 플레이타임은 다른 VR 게임들에 비해서 비교적 길었다. 그러나 별도의 게임 패드가 없는 한 커서를 움직일 때 HMD의 헤드트래킹으로 커서를 움직이기 때문에 오래 플레이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챕터가 진행되는 동안 캐릭터들이 지하철이나 일부 움직이는 구조물에 탑승하는 씬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헤드트래킹으로 움직임을 뒤쫓다가 현기증이 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