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8] '메이플스토리' 14년의 사례로 배우는 올바른 해외서비스 사양변경
박광석 기자 (Robiin@inven.co.kr)
온라인 게임의 해외서비스 운영에서는 언어적 로컬라이징을 위한 수정은 물론, 게임 시스템에 대한 수정 요청도 빈번히 발생한다. 기존 사양에 각국의 문화를 반영한 전용 콘텐츠, 아이템, 시스템을 더해서 해외유저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야 성공적인 해외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발생하는 문제는 로컬라이징을 위한 사양 추가로 인해 국내 사양과 전혀 다른, 또 하나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엔 국내 패치 내용이 해외에서 효과를 볼 수 없게 되어 추가 개발이 요구되고, 결국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로컬라이징을 위해서는 어떤 선택이 필요할까? 넥슨에서 7년간 메이플스토리를 개발하고 현재 인도네시아, 유럽, 싱가포르의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박연 강연자는 이러한 선택과 변경에 대해서 해외 메이플스토리 서비스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현재 메이플스토리의 글로벌 서비스팀에는 로컬라이징, 자체 콘텐츠 개발, 트러블슈팅 업무를 담당하는 76명의 개발자가 참여하고 있다. 연간 4차례의 국내 패치 사항이 6주에 걸친 작업과 테스트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에 반영되는 형태다.
박연 강연자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며, 지난 2003년부터 14년간 이어진 메이플스토리의 글로벌 서비스 흐름을 소개했다. 글로벌 서비스에서 나타난 대부분의 성장은 빅뱅, 레전드 패치처럼 대형 업데이트가 반영되는 시기에 이루어졌지만, 그 외에도 자체 콘텐츠 생산 등 같은 여러 시도를 통해 꾸준히 누적치를 쌓아갔다.
물론 득이 있다면 실이 없을 수 없다. 메이플스토리의 해외 서비스팀은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근무구조가 망가지는 일이 빈번했고, 로컬라이징 시스템상 인력을 아무리 투입해도 밤샘이 계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러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는 사람이 많았기에 이를 타개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문제점을 파악하기 시작한 그는 빠른 개발을 위해 기술 부채가 발생하는 상황을 개선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쌓인 리소스로 무거워진 클라이언트, 사양변경으로 인한 작업시간의 증가, 빈번한 해킹과 어뷰징, 서버 크래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스 및 데이터의 통합관리를 목표로 사용하지 않는 콘텐츠와 시스템을 제거, 비슷한 고유사양을 일원화시키는 리팩토링이 필요했다.
결국 기대했던 통합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못했지만, 성과를 위한 효율을 추구했던 이전과 달리 업무 효율화와 기술 부채 감소를 목표로 하는 업무환경이 정착될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사양변경과 로컬라이징에서 시스템의 변경보다는 데이터와 리소스 기반의 개발이 필요하고, 보상과 매출을 위한 개발에는 제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메이플스토리 해외 서비스를 통해 겪었던 실제 사례를 통해 각각의 상황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사양 변경에 대해 소개했다. 해외 전용 사양을 만들 때 발생하는 역수출, 사양 변경의 딜레마에 대처하기 위해 가능한 베이스 사양을 유지하고, 캐시 아이템의 사양 변경을 통한 전략적인 매출 운영이 필요하며, 퀄리티와 시간 절약을 위해 번역 데이터를 개발팀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 케이스를 통한 반면교사의 예도 함께 소개됐다. 글로벌 서버에 작업장과 해커가 만연하여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자, 전체 로그인을 초기화하고 인증한 사람들만 다시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로그인 프로세스 보안 캠페인을 진행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급격한 매출 하락으로 나타났다.
개발사와 운영사가 목표치로 삼은 UU와 CCU를 충족하고 콘텐츠 개발 위주의 서비스 운영을 이어가려다 보니 문제가 되는 작업장을 오랫동안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고, 서버 전반에 굳어진 작업장과 해커 문제가 큰 화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그는 한번 고착화된 이후의 비용은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이므로, 미리미리 문제가 될 부분에 대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오랜 시간 해외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면 특정 회사를 타겟으로 삼고 공격하는 해커들도 많으므로 언제나 철저한 보안 의식과 시스템 관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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