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C는 다운로드 가능한 콘텐츠 (Downloadable content)의 줄임말로, 게임사는 DLC를 통해 출시 후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차후 게임 완성도를 높여 게임의 LTV 곡선을 성장시킬 수 있게 했다. F2P에 버금가는 혁신적인 모델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장점에도 질 낮은 DLC의 범람으로 사용자들은 불만과 피로도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하트 오브 아이언' 시리즈처럼 응당 패치로 추가되어야 할 내용이 유료 DLC로 추가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좋은 DLC는 스탠드얼론 게임 못지않게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위쳐3'의 DLC가 좋은 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도 그 반열에 오르기 부족함이 없다.
* 2K에서 게임의 얼리 액세스를 제공하였습니다.
99%도 못 맞추는 친구들을 보다가...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은 시즌패스에도 포함되지 않는 대규모 확장팩이다. 새로운 적, 새로운 플레이어블 요소, 새로운 소소한 즐길 거리로 가득 차 있다. 또한, 기존 스토리라인을 새로운 요소로 조금씩 채워넣어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을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택된 자'들과 새로운 영웅 유닛들이다. 사령관으로 분한 플레이어는 이제 새로운 '영웅' 유닛들을 움직일 수 있다. 리퍼, 스커미셔, 템플러들이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독특한 기술을 가지고 전장에서 활약한다.
리퍼(Reaper)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잠행에 특화된 저격병이다. 세계 1차대전을 떠올리게 하는 트렌치 코트와 방독면을 쓰고 전장을 누빈다. 이들은 '섀도'라는 독자적인 잠행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공격을 하고도 발각되지 않을 수 있다.
리퍼가 사용하는 벡터 라이플이라는 저격총은 전용 UI가 제공된다. 리퍼는 폭발 특기도 가지고 있는데 수류탄 등 보조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는 대신 크레이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기폭 시켜도 발각되지 않는다. 새로운 전술적인 움직임을 제공, 사령관의 운신 폭을 넓혀준다.
또다른 영웅 스커미셔는 기동과 근접에 특화됐다. 우리가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이 죽여왔던 어드벤트들이 스스로 칩을 제거해 반란군이 되었다는 설정이다. 덕분에 리퍼와 사이가 매우 좋지 못하다. 한번에 두 번 공격할 수 있는 불펍 소총과 갈고리를 이용해 적을 끌어와서 근접전을 펼치거나 고지대로 이동할 수 있다.
템플러는 사이오닉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간 두 번의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사이오닉병이 은둔했다가 다시 등장했다는 설정을 가진 자들이다. 우리가 사이오닉병에게 기대하는 것과 같이 '광역 청소'를 화끈하게 보여준다.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유닛을 준 반대급부인지 외계인 세력도 '선택된 자'라는 영웅급 유닛들이 참전한다. 이들은 암살자, 사냥꾼, 초능력자로 이루어진 무리로 우리가 항상 죽이고 싶어하는 '엘더'를 위해서 사령관의 길을 막는다. 사실 이 선택된 자들이 더 쎄 보인다.
이들의 능력은 막강하다. 예를 들어 암살자는 잘 보이지도 않는데다가 경계사격마저 무효화하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약점들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반 적군과 다르게 스스로 연구를 한다거나 납치를 한다거나 해서 성장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알트키를 누르면 이동 후 조준할 수 있는 적의 수와 측면 여부(Flank)를 알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병사에게 부여되는 긍정적, 부정적 특성 요소도 생겼다. 또한, 병사에게 전투 지능과 AP라는 개념을 추가하여 AP를 이용한 훈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변경됐다.
병사들간의 '유대'라는 요소가 생겨 분대원들 사이에 팀워크를 고려하게 변경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작에서는 그저 계급만 있었지만, 이제는 같이 전투에 투입되면 화합도가 오르고 이를 통해 유대가 발생한다. 유대를 맺은 병사들끼리는 능력치 보너스와 이들끼리 구현하는 스킬이 생긴다. 또한, 실제 전장과 마찬가지로 맹우를 잃게 되면 '광분' 상황에 빠지게 된다.
연구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하나의 연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는 '중대한 발견'으로 인해 좀 더 빠르게 연구를 완수할 수 있다.
게임의 흐름을 바꾼 로스트
엑스컴2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게임 디자인적 한계 때문에 플레이스타일을 규정짓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수동적인 플레이를 막기 위해 타이머 개념을 넣었지만, 크게 플레이스타일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번에는 아예 타이머를 플레이어가 컨트를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넣어줬다. 미션 중 발전기를 제거하면 타이머가 늘어나는 경우가 좋은 예다.
또한 '로스트'라는 존재로 게임 플레이의 흐름이 완전히 변화했다. '로스트'는 좀비처럼 생긴 형태의 새로운 적으로 떼로 몰려다니는 게 특징이다. 미국 드리마 '워킹데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몰려다니는 이들을 해치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은엄폐가 아닌 공격적으로 선제 타격을 가할 필요가 있다. 로스트를 격퇴할 경우 액션포인트가 추가로 주어지는 시스템의 추가도 이에 힘을 더해 준다.
그래서 병사들은 한 턴에 다수의 로스트를 사살할 수 있다. 로스트는 폭약이나 폭발물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수류탄이나 폭발물에 사용하는 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벽에 숨는다 → 경계를 한다 → 쏜다' 내지는 '돌격을 한다 → 두 발을 쏜다 → 우리 스나이퍼가 또 쏜다'로 강제되는 흐름 자체를 은엄폐 없는 공격 이후 전술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덕분에 로스트와 싸울 때는 좀비 슈터 게임처럼 빠르게 진격하는 역동적인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덜 떨어진 DLC 끝에 찾아온 진짜 DLC
새로운 영웅은 엑스컴에 속한 유닛들이 아니므로 꾸준히 우호도 관리를 해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병사들을 파견할 필요도 있다. 병사는 과거와 달리 피로도 시스템에 적용을 받고 유대를 통해 그들 나름대로 이야기도 써내려간다.
덕분에 선택된 자들이 이들을 납치할 때 더욱더 거대한 짜증과 슬픔을 동반한다. 그래서 개발진들은 사진 기능을 넣어준 것 같다. 남는 건 사진뿐이니까....
신규 DLC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은 훌륭한 원작 위에 역시 훌륭한 새로운 요소들을 새워서 아쉬웠던 점을 완벽하게 메꿨다. 그동안 공개했던 아쉬움이 많이 남은 '덜 떨어진' DLC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번에 추가된 콘텐츠들은 완성도가 매우 높다. 전략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면에서도 매우 만족감이 높은 DLC다. 본편 가격에 육박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본편을 플레이해봤던 사람이라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상기한 새로운 유닛과 새로운 전투의 흐름 덕분이다. 더구나 엑스컴2는 창작마당이라는 엄청난 우군을 등에 업고 있기에 잠재력은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엑스컴2: 선택된 자의 전쟁'은 8월 29일 PC와 콘솔 동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