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에게도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시간 동안 수많은 MMORPG 게임과의 경쟁 속에서 R2가 끝까지 사랑을 받으리라곤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드코어 RPG를 지향하는 R2의 사회속에서 공성전에 참여하던 사회 초년생은 이제 가장이나 길드장이 된 경우도 있고, 왕년의 용사는 과거의 무용담을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R2는 아직 추억의 게임은 아닙니다. 리버스 업데이트 등 대규모 패치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져 가고 있죠.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안 보이는 직업 밸런스도 계속 조율하기 위해 소통하고 고민하고 있고요. 어떤 게임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오토와의 전쟁, 이 역시 특화 서버라는 특단의 조치와 노하우로 계속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10주년이 되어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R2.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새로운 지평선이 될 신규 서버 '아벨루스' 부터 대규모 PVP 토너먼트에 대한 정보 외에도 R2를 운영하며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듣고자 웹젠 R2 사업팀의 김유미 팀장과 허정휘 PM을 만났습니다.
Q. 먼저 이번에 열리는 특화 서버 '아벨루스' 서버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허정휘: 최초 특화 서버인 '넵튠' 이후 2번째 특화 서버인데요. 넵튠은 오리지널 서버라 계정을 끊고 플레이해야 한다면 아벨루스는 오픈형 서버라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지만, 특화형 서버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역시 2차 보안 수단인 ARS 인증을 하지 않으면 접속을 못 해요. 그래서 오토나 작업장 같은 불법 사용자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되고 유저분들이 조금 더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서버입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이용 제한 시간과 만레벨 제한이 70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기본 45시간, 그리고 PC방에서 이용하면 추가로 15시간을 더 플레이할 수 있어서 최대 주마다 60시간까지만 플레이할 수 있죠. 저희 게임을 즐기는 주 타겟층이 30~50대 직장인분들인데 게임을 하다 보면 일상 업무 때문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할 수 없어서 성장의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을 완화해드리고자 플레이 시간과 레벨 제한을 두게 되었습니다. 직장인분들을 위한 맞춤 서버라고 볼 수 있어요.
아벨루스 서버는 레벨 달성 보상도 좀 더 빵빵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넵튠의 경우엔 9검셋을 제공했다면 이번엔 조금 더 등급을 높여서 9검 7셋 장비를 지원하고 아이템 맞추는 스트레스를 더 완화하려고 해요. 대신에 저희의 주 콘텐츠인 공성과 PVP를 더 수월하게 즐기실 수 있게 하려 합니다.
Q. 특화 서버를 운영해봤을 때 60시간이라는 제한이 플레이하는데 제약을 주진 않았나요?
김유미: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은 예상외로 많지 않았어요.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직장인분들이 주로 즐기다 보니까 이런 제한이 없는 일반 서버에선 레벨 달성도 차이가 많이 나서 나타나는 불만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이 오히려 해소되었다고 합니다. 레벨 제한도 70까지라 이후 콘텐츠에 더 집중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신서버에 관심이 많이 몰리는 현상도 있을 것 같은데, 아벨루스 서버외에 기존 서버들에게도 돌아가는 혜택이 있을지요?
허정휘: 신규 서버가 생길 때는 보통 기존 유저분들이 플레이하던 캐릭터를 포기하고 서버를 옮기기보다는 잠시 R2를 쉬다가 복귀하는 유저분들이 많았어요. 아벨루스 서버 오픈은 10주년 프로모션의 일환이자 복귀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장이 되리라 예상되고요.
물론 전 서버 대상으로 진행될 이벤트도 기존과 다르게 역대급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벨루스 서버에서 받는 혜택이랑 비슷하게 드릴 예정이고, 요즘엔 서버 이전권도 있기 때문에 기존 서버에서의 이탈이 심화되진 않을 것 같긴하지만 새로운 서버에서 새시작을 하려는 분들도 분명 있기 때문에 이 둘을 모두 만족시켜드릴만한 이벤트를 마련하려 합니다.
Q. e스포츠로 발돋움할 대규모 PVP 대회도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허정휘: 'R2 Match 2016'이라고 명명을 했고요.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참가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5개 클래스가 한 팀으로 구성된 5:5 PVP 토너먼트가 진행될 예정이고요. 방식은 기존에 PC방 랜파티나 오프라인 행사 때 진행했던 룰을 기본으로 해서 좀 더 보완 발전한 형식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총 32개 팀이 추첨과 선별을 통해서 선정되었습니다. 32~8강까지는 온라인으로 진행을 하고요. 온라인 경기는 스트리밍이나 VOD를 준비해서 모든 유저분들이 확인하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참가를 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도 승부 예측, MVP 선정 이벤트나 킬/데스 기록도 제공해드릴 것입니다.
8강부터 결승전까지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아직 장소는 미정인데 날짜 등은 먼저 공지를 드렸고, 직장인분들이 많기 때문에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 등을 먼저 조사했습니다. 이에 맞춰서 세부 일정은 다시 잡을 예정입니다. 최대한 참가자분들의 편의를 맞춰드리기 위해 어떤 팀이 올라가냐에 따라서 오프라인 장소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총상금은 600만원 규모로 1등팀에겐 300만원이 제공됩니다.
김유미: PVP대회가 이번이 최초는 아니고 2007, 8, 9년에도 열렸는데 잠시 휴지기를 가졌다가 오랜만에 열리는 거라 관심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PVP가 주인 게임이고, 커뮤니티 내에서도 팀을 꾸리고 나갈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반응이 뜨거운 것 같았습니다.
장비는 기존 오프라인 행사 때 처럼 클래스별로 동일한 수준의 장비를 가진 대회 계정을 제공해드리려고 해요.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최근 패치된 '4차 서번트'를 추가했습니다.
Q. R2의 PVP대회에서 재미요소라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지요.
김유미: 저희가 랜파티를 해보니까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일점사 오더가 정말 중요하게 작용하더라고요. 팀장이 "이 녀석 점사!" 하는 오더를 내려주고 팀원들이 이에 얼마나 잘 맞춰주는지가 승패에 관건이었어요.
허정휘: 동일한 장비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컨트롤과 팀 리더의 오더에 따른 협동 부분을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다년간 공성전을 경험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컨트롤도 다 잘하세요. 관전하면서 보는 재미요소라면 스킬을 썼을 때 이뮨이나 반격하는 부분, 클래스간 상성과 군중 제어기, 그리고 일점사가 어떻게 되는지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PVP 대회를 통해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허정휘: 최초 기획 단계에서 슬로건을 정할 때부터 'R2의 e스포츠화 공식 선언'이라고 포부 있게 목표를 정했어요.
R2가 국내뿐만 아니라 러시아나 중국, 대만에서도 같이 서비스를 하고 있고, 예전엔 한·중·일 길드 대전이라고 해서 다른 나라 유저들과 PVP, 공성을 진행한 적도 있었죠. 이런 글로벌 콘텐츠도 다시 살려보고 싶고, 이번에는 국내 대회에 국한되었지만, 해외 유저와도 경기를 할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라면서 거창하지만 e스포츠화를 목표로 품게 되었습니다. 하드코어 RPG다 보니까 PVP를 더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고요.
이후 일정은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피드백 등을 수렴해서 추가 대회를 진행할 계획도 있습니다.
Q. 10주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두 분도 R2 서비스를 함께 하시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김유미: 저는 2008년부터 R2운영을 했습니다. 제가 처음 R2를 접하고 얼마 안 있다가 매터리얼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었죠. 그때부터 부분유료화를 시작했고요. 서비스적으로는 유저분들에게 큰 사건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더불어서 그때는 인게임 활동도 많이 했어요. 제가 1서버 담당이었고 당시에 상당히 규모가 크던 '플레임시커' 길드에서 길드원분들이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활동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만에 길드 동영상도 다시 보게 되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라고요.
허정휘: 저는 작년에 진행했던 PC방 오프라인 이벤트 때가 기억이 남아요. 화가 많이 나셔서 항의하러 오신 고객님이 계셨어요. 말도 거칠게 하셨었는데, 이벤트에 참여하시더니 그래픽 카드도 받고 결국 기분 좋게 돌아가셨던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저희 오프라인 행사 때 추억이 많아요. 유저분들이 가족처럼 생각해주셔서 항상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10년간 게임이 발전하면서 아무래도 캐릭터 밸런스쪽이 가장 니즈가 많고 패치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현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허정휘: 캐릭터 밸런스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유저분들이 가장 많이 건의해주시는 부분이기도 해요. 지난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부분은 가장 최우선으로 캐치하고 사업, 개발팀이랑 꾸준히 협의와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주간 업데이트나 패치에서 최대한 녹여내려 하고요. 밸런스부분은 지속해서 안고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유저분들이 주신 의견들을 고민하고 반영하려 합니다.
Q. 같은 맥락으로 오토 근절에 대한 고민도 많고, 많은 유저들이 처리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 중인 것 같습니다. 공개할만한 오토 근절 노하우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김유미: R2가 오픈되고 쭉 오토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은 분이 함께 하고 있어요. 특화 서버의 ARS 인증 같은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었고, 오토 근절 노하우 같은 부분은 말 그대로 오토를 잡는 방법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투자한 시간만큼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24시간 내내 단속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이 중에도 집중 단속 시간이 있는데요. 어느 순간 작업장도 이를 다 학습하는 패턴을 보이더라고요.
이전까진 수동으로 오토를 제재하는 부분이 가장 컸어요. 이제는 이 부분을 아벨루스 서버 오픈에 맞춰서 시스템화를 하려고 합니다. 방대한 로그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오토를 판별하고 대량으로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고요. 최대한 빠르면 아벨루스 서버 오픈 시에 전 서버 대상으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좋은 성적을 내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랜파티나 '한팀장이 간다' 이벤트 처럼 오프라인을 통해 소통하려는 노력도 많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이를 나가고 경험해본 입장으로서 느낌이 어떠셨나요?
허정휘: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유저분들과 만나보면 온라인에서 서면으로 문의를 받을 때와는 많이 느낌이 달라요. 같은 분이어도 실제로는 젠틀하고 좋은 말씀을 많이 주시고, 랜파티 같은 행사도 참가해보면 R2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하는 것도 느껴지고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시 하고 옵니다.
김유미: 작년에 진행했던 랜파티는 가는 지방마다 50명 이상은 꼭 오셨었어요. 이야기 들어보면 연차내고 오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멀리 사시는 분들이 서울까지 올라오는 경우도 많고요. 무엇보다 유저분들께 같은 길드원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던 것 같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PVP 대회에서 다시 한 번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한 번은 랜파티에서 적대 길드분들이 만난 적도 있었어요. 저희도 긴장하고 참여했는데, 오히려 그분들은 쿨하시더라고요. 이번 역시 아무래도 PVP대회다 보니 그런 상황이 나올 수 있는데 또 하나의 긴장감을 주는 재미 요소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Q. 콘텐츠 업데이트는 혹시 예정된 부분이 있을까요?
허정휘: 10월 26일이 딱 1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3일에 10주년 프로모션 일환으로 신규서버 오픈 일정을 먼저 발표하게 되었던 거였고요. 여기서 끝이 아니라 나머지 10주년 프로모션에 대한 티징 페이지가 순차적으로 공개되는데 이 중에 신규 업데이트에 관한 내용도 발표될 예정입니다. 11월이나 1월 부근에 대규모 업데이트 역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후반기의 각오와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R2 10주년을 맞이해서 유저분들께 보답하고자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는데요. 이벤트를 하나씩 공개하면서 조금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은데 이게 끝이 아니라 27일 기점으로 모든 것을 공개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기대감이 많으신 만큼 충족시켜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후에도 10년이 아닌 20년~30년 계속 서비스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R2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