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실한 기본 위에 프렌즈를 끼얹다, '프렌즈 사천성' 정욱 대표 인터뷰
이명규 기자 (desk@inven.co.kr)
캐주얼 게이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사천성' 이라는 게임 장르를 들어봤을 것이다. 무작위로 쌓아놓은 마작패를 이용한 짝맞추기라는 간단한 룰로 시작하는 이 게임은 1986년 최초로 '상하이(사천성)'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선보인 이래 테트리스와 함께 퍼즐 장르의 터줏대감으로 쭈욱 이어져 왔다.
국내에서도 여러 사천성 게임이 출시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모바일에서만 4번째 사천성 게임을 내놓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 7일 '프렌즈 사천성'을 내놓은 넵튠이다. 지난해 출시했던 사천성 게임 '라인 퍼즐 탄탄'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내놓은 첫 작품이자,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카카오 프렌즈' IP를 적극 활용한 게임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평소에 퍼즐 장르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곤 하는 본 기자가 넵튠을 방문, '프렌즈 사천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욱 : 안녕하세요, 넵튠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정욱입니다. 과거 한게임에서 대표를 맡았었고, 2012년부터 넵튠을 창업해 게임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이효준 : 넵튠에서 이번 '프렌즈 사천성'의 기획을 담당한 이효준 팀장입니다. 정욱 대표님과는 이전 한게임 시절부터 같이 일해왔었고, 운영, QA, 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경험해왔어요. 넵튠에서는 처음 회사를 차릴 때부터, 첫 게임 '팡팡 사천성' 부터 계속 개발자로서 참여해왔습니다.
Q. 이번 '프렌즈 사천성'이 넵튠이 만든 4번째 사천성 게임이지요?
정욱 : 네, 순서로 따지자면 4번째죠. 처음 '팡팡 사천성'을 만들었었는데, 그때 많이 부족했었죠. 그 다음 두번째가 '라인 터치터치'인데, 이거 역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고요. 그리고 3번째가 '라인 퍼즐 탄탄' 인데, 이게 드디어 좋은 성적을 거둬 주었고요. 저희가 만든 사천성 게임의 계보도를 따지자면 그 다음이 '프렌즈 사천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그렇다면 그동안 사천성 장르를 계속 만들어 오면서 보완해온 사천성 장르에서의 노하우 중 어떤 것이 '프렌즈 사천성' 에 녹아 들어 있나요?
이효준 : 사실 사천성이라는 장르 자체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로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개발사에서 변화를 주어가며 여러가지로 바뀌어 왔어요.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너무 큰 변형을 가해서 실패한 부분들도 많았거든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정욱 : 사천성의 기본 게임 룰은 매우 탄탄합니다. 그래서 그 룰은 유지하되,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계속해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변형을 가했어요.
'라인 터치터치' 가 사천성의 기본을 많이 건드리고 변형했던 게임인데, 그러니까 유저들이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자주 보였습니다. 그래서 기본 룰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좀 더 파고들 요소, 유저의 흥미를 유지하는 요소를 추가해나가는 방향으로 개발했습니다.
'라인 퍼즐 탄탄'이 그런 기본 요소를 유지하면서 개발을 했던 사례이고, 결과적으로 그 선례를 받아들인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Q. 사실 이미 유명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IP를 활용하여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개발을 진행해 왔는지 궁금합니다.
정욱 :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에요. 이 카카오 프렌즈는 카카오에서도 굉장히 소중히 생각하는 자산입니다. 이들이 다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데, 그만큼 이 캐릭터를 게임에 잘 녹여내려면 굉장히 많은 의사소통과 협의가 있어야 하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가 먼저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잘 이루고, 카카오와 많은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하면서 합의점을 찾아나가는게 중요했죠. 그러면서도 그 과정상 더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비용, 시간을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했고요.
Q. 게임 내에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이 어느정도 부각되는지 궁금합니다.
이효준 : 우선 각각의 프렌즈 캐릭터를 탐험을 보내서 보급을 얻거나, 내가 특정 캐릭터를 착용하면 프렌즈 캐릭터 블록이 나타나요. 그리고 레벨을 플레이하는 동안 그걸 클리어하면 추가적인 보상을 얻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준비가 되어있고, 늘어날 예정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사천성이라는 게임에서 캐릭터성을 너무 강조하면 게임성 자체를 해칠 수 있어요. 뭐 캐릭터를 강화한다던지, 특정 스킬을 넣어서 그게 있어야만 게임을 깰 수 있다던지. 그런식으로 산으로 가버리면 사천성의 기본을 헤치게 되겠죠. 너무 캐릭터를 게임 성능적으로 부각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사천성은 결국 실력겜 아닙니까(웃음). 각각의 캐릭터에 있는 스토리나 디자인을 주로 어필했어요..
Q. 사실 사천성은 기본적으로 퍼즐 장르이지만, 원류에서는 마작패를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비슷한 연배의 퍼즐 장르에 비해 조금 대중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는데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정욱 : 사실 사천성이 원류에서는 마작패를 이용했지만, 지금의 사천성 게임들은 기본 룰은 유지하되 예쁜 그림을 활용한 짝맞추기에 가깝습니다. 카카오 프렌즈를 도입한 이유도, 카카오 프렌즈가 굉장히 대중적인 IP이고, 또 여성층 등 핵심 유저층에 아주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그런 대중성에서의 보완을 위해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효준 : 난이도 부분도 고려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모바일 사천성 게임들은, 아무래도 한정된 화면 크기 때문에 시간 제한 요소를 도입하곤 합니다. 다만 이 시간제한이라는 제약요소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넣고 있어요. 꼭 모든 블록을 없애지 않아도, 정해진 핵심 블록들을 깨면 클리어되는 조건이 있는 식입니다.
Q. '프렌즈 사천성'의 특별한 요소가 있다면?
이효준 : 기본적인 인게임 플레이와 더불어, 유저들이 좋아하는게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콜렉션, 수집 요소입니다. 콜렉션 요소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각 스테이지별로 클리어 수준에 따라 3개까지 별을 수집하는 익숙한 부분과, 각각의 프렌즈 캐릭터, 그리고 보물 입니다. 스테이지에 확률적으로 보물이 출현합니다.
별 수집의 경우 타 게임에서는 별을 그냥 난이도 개수로 표현하는데, '프렌즈 사천성'은 그 별을 모아 실제 재화로 써서, 실력에 따라 다양한 콜렉션을 구입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Q. 퍼즐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건 뭐니뭐니해도 레벨 디자인인데요. 난이도 조절 등 여러가지 고려할 게 많았을텐데 얼마나 준비되어있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합니다.
이효준 : 우선 오픈 시점에서 150개의 레벨, 스테이지가 준비 되어있고, 오픈 이후에는 새로운 월드와 프렌즈를 계속 추가해갈 계획입니다.
레벨 디자인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맵을 제작하는 개발자의 플레이 데이터를 작성하여 개발에 반영하는데, 거기에 더해 유저들의 플레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반영,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유저들의 결과에 따라 난이도 조절을 주기적으로 진행합니다.
정욱 : ‘라인 퍼즐 탄탄’ 부터 그런 플레이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쌓여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있는 부분입니다. 퍼즐에서 필요한 쫄깃쫄깃함, 난이도의 찰짐이랄까. 그런 노하우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어요.
Q. 앞으로 업데이트 플랜이 어떻게 되는지요?
이효준: 퀘스트 모드라는 이벤트 형태의 월드가 있어요. 지금은 이게 스테이지 구조가 15개의 레벨로 길이가 짜여져 있습니다. 향후에 이걸 좀 더 짧은 5개의 스테이지로 구성해서 게임 내의 재화를 얻을 수 있는, 특정 유저들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도 이벤트 월드에 접속해서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개발 중 입니다,
정욱 : 또 ‘라인 퍼즐 탄탄’에 있던 모드들 중에서 ‘프렌즈 사천성’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들을 추가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고, 멑티플레이 대전 모드 등도 준비중에 있습니다.
Q. 조금 섣부른 이야기긴 하지만, ‘프렌즈 사천성’ 이후 넵튠의 차기작 라인업에 대해 계획이 있나요?
정욱 : 우선 일본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이 곧 오픈합니다. 이번 ‘프렌즈 사천성’이 성공하고 나면 ‘라인 퍼즐 탄탄’의 2편을 준비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저희의 대표적인 성공 타이틀이니까요. 그때의 그 좋은 경험, 리드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Q, 넵튠에서 최근에 오올블루를 인수하고, 10월 중 주식 상장 계획을 밝히는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어떤 사업적 목표가 있으신지요?
정욱 : 현재의 사업적 확장이 뭔가 특별한 목적만을 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그동안 일관되게 해온, 넵튠의 DNA 라고 할만한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 여기서 저희가 갑자기 새로운 전략을 새우고 RPG를 만들겠다고 하면 그게 과연 성공적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 때문에 아무리 사업을 확장한다고 해도 그런 넵튠의 기본 DNA는 변화하지 않을 겁니다.
오올블루는 저희와 같은 케이큐브 벤처스 패밀리인데, 때문에 4년 가까이 교류가 있었고,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수 과정에서도 꾸준히 소통을 하고 있고요. 오올블루에서 개발하는 게임도 저희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도 서로의 고유한 DNA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계속 같이 해나갔으면 합니다.
상장 이후에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해나갈 계획이 있는데, 자신의 영역, 저희 넵튠이 가진 확고한 위치를 지키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욱 : '프렌즈 사천성', 저희가 굉장히 열심히 카카오와 함께 준비했고, 그만큼 많이 플레이 해주시고 게임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면 얼마든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라도 보내주시면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업데이트를 기대해주세요.
이효준 : 많은 게임들이 런칭하고 업데이트 하면서, 초반에는 힘을 많이 주는데, 중간에 서비스나 이벤트 부분에서 실수를 해서 허물어지는걸 많이 보아 왔습니다. 저희는 그런 부분을 기획 쪽에서도 많이 배려하고 관리하여 좋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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