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 '악동'이 김정민을 4강으로 올려 보냈다. 이번에야말로 우승을 노리는 김승섭은 특유의 침착함으로 김병권의 기세를 꺾었다.

지난 1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피파 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2016 시즌1 8강 남은 두 경기가 진행됐다. 첫 경기부터 반전 결과가 나왔다. 김정민이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정세현을 세트 스코어 2:1로 잡고 4강 티켓을 손에 넣은 것. 8강 마지막 경기에서는 김승섭이 세 번의 세트 모두 두 골씩 집어넣으며 신예 김병권을 제압했다.

▲ 라우드루프의 유려한 개인기

멋진 골은 8강 2일 차 첫 세트부터 등장했다. 김정민이 치열한 공방전 끝에 후반 ~경에 골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승자 예측이 빗나갈 것을 눈치챘어야 했나 보다. 김정민은 라우드루프로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모두 제치며 선취골이자 세트 결승골에 성공했다.

정세현의 공격을 끊어낸 김정민은 오른쪽 측면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봤다. 호날두는 공을 몇 차례 툭툭 건드리더니 호나우지뉴에게 패스했고, 호나우지뉴는 곧바로 앞쪽으로 논스톱 땅볼 패스를 시도했다. 이 공은 수비수의 발을 맞고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튕겨 나온 공을 다시 받은 호나우지뉴는 다시 한 번 앞쪽으로 논스톱 땅볼 패스를 했다. 그 공을 최전방에 서 있던 라우드루프가 받았다. 하지만 골대를 등지고 패스를 받은 상황. 이대로라면 수비에게 공을 헌납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김정민은 침착했다. 라우드루프가 공을 받자마자 뒤로 돌면서 발재간을 부려 수비벽을 단숨에 허물었다. 그리고 안정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한승엽 해설위원을 말처럼 라우드루프의 장점이 그대로 반영된 골이었다.


▲ '악동' 발로텔리의 강력한 슈팅

두 번째로 소개할 골은 김정민과 정세현의 3세트에 나온 김정민의 선취골이다. 김정민은 이 골로 정세현의 기세를 꺾고 추가골까지 기록하며 4강 티켓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사실 김정민의 4강행은 정세현과의 3세트에서 맹활약한 발로텔리가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전반 36분경. 왼쪽 측면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을 잡았다. 공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호날두는 뒤쪽에 있던 비에이라에게 공을 돌렸다. 그리고 비에이라는 중앙에 자리잡은 발로텔리를 보고 땅볼패스를 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공격 전개와 다를 바 없었다.

공을 잡은 발로텔리는 현실 축구를 그대로 반영한 것처럼 공을 잡고 혼자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시도했다. 자칫하면 상대 수비의 스탠딩 태클 한 방에 공격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김정민의 발로텔리는 뭔가 달랐다. 역동작으로 페인트를 두 번 하는 듯 싶더니 갑자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작렬했다. 그리고 그 공은 오른쪽 구석에 제대로 꽂혔다. 아무리 '악동'이라고 불려도 해줄 땐 해주는 선수다.


▲ 김승섭의 침착함이 돋보인 골 장면

4강으로 향하는 마지막 선수를 가릴 8강 4경기는 김승섭과 김병권의 대결이었다. 김병권은 1세트부터 승자 예측을 완벽하게 뒤집을 만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김승섭의 완승을 예상했던 팬들은 전반전 동점 상황에 당황했다. 하지만 김승섭은 침착하고 또 침착하게 역전골을 기록하며 1세트 승리를 차지했다.

공을 달고 앞으로 내달리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중앙에 있던 크레스포에게 공을 건냈다. 그리고 크레스포는 최전방 공격수 비에리에게 땅볼 패스를 시도했다. 여기서 비에리의 능력이 십분 발휘됐다. 어깨로 상대 수비수를 밀어내고는 그대로 돌아 김병권의 수비벽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다급해진 김병권은 모든 수비수를 비에리 쪽으로 모여들게 했다. 그러자 김승섭의 비에리는 아무런 방해 없이 서 있던 크레스포에게 공을 돌렸다. 완벽한 프리 상황에서 크레스포가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김승섭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튕겨져 나온 공을 잡은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다시 한 번 크레스포에게 기회를 줬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깔끔한 공격 루트와 침착한 대처까지. '김승섭스러운' 멋진 플레이였다.


▲ 현실 축구에서도 찬사를 받을 법한 김승섭의 공격

1세트 패배에도 김병권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김병권의 도전 의식에 불을 붙인 셈이었다. 김승섭은 2세트 들어 두 골을 내리 내주며 암울한 분위기를 맞이했다. 그래도 김승섭은 멋진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승섭의 메르테사커가 상대의 공을 빼앗았다. 이후, 공은 유상철을 거쳐 메시에게 향했다. 상대 수비가 잔뜩 모인 곳에서 공을 잡은 메시. 여기서 현실 축구에서 메시가 보여주는 깔끔한 개인기가 연달아 나왔고, 그럴수록 김병권의 수비벽이 허물어졌다.

그렇게 수비를 달고 다니던 메시는 정확한 로빙 쓰루 패스로 쉐링엄에게 공을 건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맞이한 오픈 찬스. 쉐링엄은 자신을 향해 달겨드는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논스톱 슈팅을 시도, 멋지게 골을 기록했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번 골 장면은 현실 축구에서도 찬사를 받을 법한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