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의 카드 RPG, '큐라레: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이 이례적으로 긴 123시간의 점검을 진행했다. 이에 인벤에서는 간단하게 이번 점검 사태에 대해 요약해봤다.


■ 야심찬 새 시즌 '레바 콜라보레이션'…"점검의 시작, 기약없는 연장?!"

'큐라레'는 지난 27일, 새 콘텐츠인 '레바'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태양계를 부탁해!' 시즌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정기 점검에 들어갔다. 이 점검은 8월 27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7시까지. 7시간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일정에 맞춰 종료되는 듯 싶었으나, 스마일게이트는 이후 두 차례의 공지를 통해서 20시 30분까지 점검시간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스마일게이트 측은 공식 카페를 통해 점검을 진행하던 중 게임 플레이와 관련해 서비스에 치명적인 이슈가 확인돼 부득이하게 점검이 무기한 연장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또 다른 공지를 통해 점검의 진행사항을 안내하겠으며, 변동되는 사항이 있다면 빠르게 안내하겠다는 사항도 발표했다.

점검이 길어지면서, 스마일게이트측은 꾸준히 공지를 통해서 현재 점검 상황과 더불어 파격적인 보상 내역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더불어 점검이 주말까지 이어지자, 주말 동안 이벤트를 진행해 유저들에게 읽을거리와 개발팀이 직접 제작한 일러스트와 3D 아트 등 볼거리등을 제공했다.

▲ 공식 카페에 올라온 사죄의 일러스트



■ 기나긴 점검의 원인, "물리적 기기 결함 및 데이터 오류 현상"

길어진 점검의 원인은 바로 점검 진행 중 발견된 물리적 기기 결함 및 데이터 오류 현상이었다. 큐라레팀은 지난 30일, 방대한 분량의 DB로그를 추적 및 분석하여 데이터를 복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더불어 많은 장비들을 긴급 수급하여 병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말이 지난 31일에는 데이버 복구 및 테스트를 진행하는 도중 문제가 확인되어 추가 테스트 및 DB재작업을 위해 점검 시간을 다시 연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최대한 31일내로 오픈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부 계정에 DB가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않아 오픈일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다시 한 번 점검이 연장됐다.

그리고 금일(9월 1일), 마침내 점검에 대한 또 다른 공지가 올라왔다. 대규모 복원 작업을 통해 DB를 복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로그가 남지 않거나 추적 및 분석이 불가능한 데이터의 경우는 복구가 불가능하였으며, 이에 따라서 게임에 변동사항이 있음을 공지했다. (관련링크 : 큐라레: 마법도서관 점검 이후 변경 사항 안내)

오늘 오전을 기준으로 100시간 이상. 이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의 점검이었다. 그리고 금일 오전, 마침내 점검 완료 공지가 올라왔다. 점검 예정 완료시간은 9월 1일 화요일 오후 2시. 다행히 큐라레의 점검은 예상보다 한 시간 일찍 끝났다. 총 점검시간 123시간, 연장 점검으로만 116시간을 겪은 도서관이 마침내 다시 사서들을 맞이했다.

혹자는 농담삼아 이번 사태의 원인을 콜라보에서 찾기도 했다.



■ 기나긴 점검, 큐라레가 남긴 이례적인 것들…

이번 '큐라레'의 기나긴 점검은 오늘 오후 1시에 마무리됐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요약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이번 긴 점검동안 눈여겨 볼 만한 것은, 유저들의 상당히 온건한(?) 반응이다. 점검이 진행되는 주말동안 유저들이 직접 개발사를 방문해 큐라레 제작진들에게 음료수나 피자 등 먹을 것을 제공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격렬한 항의보다는 조용히 개발진들을 기다려주는 태도를 취했다.

물론 유저들은 분명히 화가 났을 것이다. 이용하고 있는 게임에 개발진의 실수로 불이익을 받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않은가. 그러나 큐라레의 유저들은 화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온화하게 기다려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유저들이 직접 응원의 메시지와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긴 점검 시간동안, 큐라레의 개발진들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먼저 솔직하게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유저들에게 양해를 구했으며, 그리고 파격적인 보상안과 더불어 유저들에게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거기에 점검 연장에 대한 시간 등 간략한 사항만 간단히 전달한 것이 아니고, 유저들에게 점검에 대한 이유를 밝히고 꾸준히 점검에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는 점. 이런 적극적인 태도가 유저들이 분노를 달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점검 내역을 꾸준히 알린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러나 수차례 점검이 연장된 만큼, 아직까지도 유저들은 또 다른 점검이 있을까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점검 완료 공지에 앞서 올라온 공지에서 유저들은 더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워낙에 게임에서 변경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마도서 관련 데이터와 재화 및 인벤토리 아이템이 복구되었지만, 일부 데이터가 8월 초로 롤백된 점은 아쉽다. 큐라레측도 이 점을 인지하고 추가 보상안과 더불어 추가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큐라레는 이번 사태로 많은 것들을 남겼다. 한 달동안 유저들이 노력한 보상이 사라졌다는 점, 그리고 역대급으로 긴 시간 점검을 진행했다는 부분은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았지만 유저들이 온화하게 대응하면서 보내준 성원과 응원을 누구보다도 큐라레의 개발진이 절실하게 깨닫지 않았을까. 그 성원과 응원에 화답하는 건, 이제 큐라레의 몫이다.

▲ 마지막으로 사과문을 올리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