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외근은 환영입니다만, 그것도 장소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회사가 강남인데 취재 장소가 수원이라면, 제법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지요.

오늘 외근이 그랬습니다. 일산 '킨텍스'. 인벤 웹진 팀이 있는 강남과는 완전히 반대 장소인데다, 제가 사는 인천에서도 꽤 떨어진 곳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피곤하겠다'라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헌데 그곳에서 만날 게임, 그리고 행사 자체가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 오늘의 취재 장소는 일산 '킨텍스'입니다.


'2015 서울 모터쇼'. 전세계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집결하는 행사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사진 찍을 목적으로 가려 했는데, 현장에서 만난 게임 역시 그 못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었습니다.

'얼티밋 레이스'. KOG가 개발 중인 신작 PC 온라인 게임입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정식으로 슈퍼 카 라이선스를 획득해 개발 중입니다. 키보드 컨트롤을 기반으로 하며, 그래픽은 실사 풍에 가깝게 구현되었습니다. 특히, 드리프트를 하는 '손맛'은 공개 당시부터 강조했던 특징입니다.

'얼티밋 레이스'는 현대자동차 부스 입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션 디바이스까지 준비하여 관람객들에게 최적의 게임 경험을 주고자 노력했는데요. 저도 막간을 이용해 한 번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영암 서킷과 오프로드 맵을 플레이해 본 결과, 초기 알려진 것처럼 리듬액션 방식의 레이싱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물리 효과가 강조된 원조 레이싱 게임에 가까웠죠. 또, 이날 즐긴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번아웃'이나 '아스팔트' 시리즈에 등장했던 '테이크 다운' 시스템도 구현 중이라고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현장의 '얼티밋 레이스'는 모션 디바이스 전용 버전이었습니다. 따라서 키보드로 플레이할 때 느낌이 어떤지는 알 수 없었어요. 다만, 순수하게 게임의 조작감만 놓고 말하자면, 아케이드와 시뮬레이션 조작의 중간 정도에 위치했고, 굳이 한 쪽으로 두자면 아케이드 쪽에 가깝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각 맵은 별도로 랩 타임이 있었는데, 시간 내에 들어오지 못하면 탈락합니다. 영암 서킷은 보기보다 난이도가 높았고, 함께 체험한 기자 중에서도 한 분만이 완주에 성공했어요. 다행히 랩 타임은 '얼티밋 레이스' 내 게임 콘텐츠 중 하나라고 하니,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시연을 마친 후 KOG의 양호중 AD를 모셨습니다. 4년 이상 개발되고 있음에도 외부로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었던 '얼티밋 레이스'. 그의 대답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윤곽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던 양호중 AD


처음 공개될 때 '리듬액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나. 그런데 오늘 실제로 해보니 순수한 레이싱 게임이었다.

- 조작에 따라 피드백이 강하게 오는 장르가 레이싱이다. 레코드 라인 잡고 브레이크 감도까지 계산하는 레이싱 게임은 굉장히 어렵지 않나. 조작 난이도가 너무 높으면 대중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에 조금은 캐주얼하게 가자는 생각이었다.

말하자면 아케이드 느낌을 조금 첨가했다는 건데, 옆에서 보면 키보드를 굉장히 빠르게 누르는 모습이 꼭 리듬 액션, 혹은 대전 액션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리듬이란 단어를 쓴 거지, '얼티밋 레이스'가 리듬액션 게임이라는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 측의 제안으로 2015 서울 모터쇼에 참가하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원래 자동차 디자인이 전공이었고, 이런 곳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회사 차원에서도 그렇다. 일반 기업과의 연계라고 하면, 게임 내에 브랜드를 삽입하는 정도인데, 우리는 기업이 갖고 있는 콘텐츠 내에서 노출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모터 게임쇼에 나간다는 것은, 우리 게임의 퀄리티가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해외 게임에 밀리지 않는 게임이 되기 위해, 특히 그래픽 면에서 만족감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자체 엔진으로 게임을 개발하게 된 목적이 있었을 것 같다.

- 목적이라기보다는... 우리 대표님의 철학 때문이다. '우리 기술로 만들고 싶다'는 게 있었다. 효율만 따졌다면 언리얼이나 유니티 엔진 사서 개발했을거다. 하지만 KOG는 한 단계, 한 단계 쌓아 올린 기술력을 갖고자 했다. 사실, 리얼 레이싱 게임을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게임 시장을 역행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개발하고 싶었다. 직원들이 꼭 만들고 싶은 장르였다. 이를 유저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다.


'얼티밋 레이스'의 주 콘셉트를 '아케이드'라고 생각하나, 아니면 '리얼'이라고 생각하나.

- 레이싱은 충분히 매력적인 장르다. 하지만 대중에게 레이싱이 매력적이라고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통하는 레이싱 게임을 만들 것'이란 대답에 '얼티밋 레이스'의 콘셉트가 있다. 아케이드와 리얼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얼티밋 레이스'를 만들면서 확보한 라이센스를 살짝 공개할 수 있나.

- 북미 머슬카 하면 떠오르는 회사들, 영국 슈퍼카 만드는 회사, 독일의 메이저 3사, 그리고 일본에서 이니셜 D로 유명했던 브랜드도 따냈다. 물론, 국내 브랜드는 거의 대부분의 라이센스를 확보했다. 게임 내 구현된 자신의 차를 튜닝해서 몰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RPG 요소가 가미되었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 레이싱보다는 자동차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그 분들도 하드코어 유저로 끌어가고 싶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까 고민했고, 그 과정을 RPG로 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봤다. 이른바 성장하는 재미다. 성장 요소를 콘텐츠에 녹인 후 선보이는 거지. '더 잘 달리고 싶다', '랩 타임을 줄이고 싶다', '저 사람을 이기고 싶다' 같은 목적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예전에도 실사 그래픽 기반의 레이싱은 있었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매우 드물다.

- HTR, 시티레이서, XL1 등 실사 기반의 온라인 레이싱 게임을 모두 플레이했고, 그 분들이 먼저 도전하신 것 자체에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여기서 모두 밝히기는 어렵지만, 그들의 실패 원인도 철저하게 분석했다.


현장에서는 모션 디바이스 버전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실제 키보드로 플레이했을 때 느낌은 어떤지 궁금하다.

- 개인적으로 '얼티밋 레이스'는 키보드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키보드로 하다가 '휠로 갈아 타야겠다'라는 아쉬움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개발팀이 휠셋 지원도 완료했는데, 그것으로 해도 재미있더라. 각 조작 방식에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게임 내 모드에 대해 간단히 알려줄 수 있나.

- 퀘스트를 수행하는 PvE 모드가 있고, 상시로 열리는 대회장 모드가 있다. 대회장 모드는 랩타임 단축과 함께 파밍하고 라이센스 포인트 얻어 차량을 교체하는 인스턴스 던전 개념이라 보면 된다. 그 외 PvP 콘텐츠도 마련된 상태다. 참고로 차량을 뽑기로 출시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차 얻는 데서 나오는 스트레스는 최대한 줄일 생각이다. 보조석에 누굴 태우고 간다던가 하는 시스템은 생각해볼 수 있지만.(웃음)


상위 유저들끼리 대전하는 토너먼트 모드는 없나.

- 고려 중이다. 객관적 데이터를 통한 매칭 시스템도 개발 중인데, 전체적인 랭크나 맵 별 유저들의 순위를 체크하는 등, 데이터는 최대한 유저들의 성장을 돕는데 이용할 계획이다.


e-스포츠에 대한 욕심도 날 것 같다.

- 개인적으로 정말 원하는 것 중 하나다.(웃음)


'얼티밋 레이스'의 대략적인 출시일을 알려줄 수 있나.

- 올해 2~3분기 중으로 1차 CBT를 진행할 게획이지만 변경될 여지는 있다. 회사 입장이 아닌, 개발팀 입장에서는 올해 겨울이 가기 전 '얼티밋 레이스'를 정식 출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개발할 때 무게 중심을 두는 곳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 나는 AD인 만큼, 그래픽을 우선으로 하지만, 개발팀 전체가 보는 것은 '어떻게 해야 유저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을까'이다. 몇 초 차이로 랩 타임을 단축하는 쾌감을 제공하고 싶다. 이를 느끼게 만드는 허들이 꽤 높지만, 반드시 이루어내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얼티밋 레이스' 인게임 스크린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