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로저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를 꼽자면 단연 '제이'를 들 수 있습니다. 제이는 주로 소년, 소녀들로 이루어진 검은양 팀에서 홀로 30대 이상의 나이를 가진 이른바 '아저씨' 캐릭터인데요.

승리 포즈에서도 각혈을 토하고, 시도 때도 없이 약을 챙겨 드시는 병약 캐릭터 속성이지만, 나설 때는 아이들을 위해 몸을 돌보지 않고 나서는 믿음직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이의 매력을 한 층 살린 것은 바로 성우의 힘이 아닐까 싶은데요. 튜토리얼에서 처음 특유의 기합 소리만 들어도 대번 알아채게 만드는 보이스. 바로 김환진 성우입니다.

어릴 적 VHS타입의 비디오가 유행할 때 한 번쯤 봤던 특촬물인 후뢰시맨이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짐 캐리 출연의 영화 마스크맨, 드래곤볼의 손오공, 그리고 게임에서는 블레이드 앤 소울의 무성과 진삼국무쌍의 조조, 그리고 최근에 연기한 제이까지.

지금 20대 후반이나 30대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강렬한 보이스 소유자, 김환진 성우를 만나봤습니다.


▲ 한국 성우계의 전설! 짐 캐리부터 손오공, 후뢰시맨의 레드까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벤 가족들에게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인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우 김환진입니다. 이렇게 인벤을 통해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새해가 되었는데 올 한해도 항상 건강하시고 축복받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아무래도 성우 경력이 오래되고, 여러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셔서 인벤 가족들에게도 친숙한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데, 본인이 출연한 대표작 몇 개를 알 수 있을까요?

외화에서는 짐 캐리, 조지 클루니, 주성치 목소리를 연기했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래곤볼z의 손오공, 어벤져스의 아이언 맨, 김전일의 켄모치 형사, 바람의 검심의 사이토 하지메 등을 맡았어요.

-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활동하셨던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요.

아, 어린 친구들이 좋아하는 뽀롱뽀롱 뽀로로의 포비 목소리도 연기했습니다.



워낙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작품이나 혹은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일단 조지 클루니를 들 수 있겠네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기도 하니까요. 그 친구 작년에 비밀리에 결혼했다는 것 같은데요(웃음), 이렇듯 잘생기고 능력도 있지만 상당히 바람둥이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싫어할 수 없는 그런 배우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조지 클루니 연기 스타일은 어떤 느낌이셨나요.

특히 조지 클루니를 연기하기 위해 그 친구의 성격, 연기하는 스타일, 옵티컬(성우들이 원음을 지칭하는 말) 보이스, 거기다 사생활적인 부분까지 모두 찾아서 연구한 적이 있어요. 제 본래의 목소리보다 좀 더 굵은 톤을 내면서 얼굴과 목소리가 실제 더빙에서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느끼하면서도 중후한 저만의 조지 클루니 목소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뽑히기도 한 조지 클루니의 전담 성우!



- 조지 클루니 말고도 짐 캐리도 연기하셨죠.

네. 짐 캐리는 참 대단한 배우인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직 지구상에서 이 친구보다 다양한 표정의 연기자는 없을 것 같아요(웃음). 그만큼 얼굴 근육의 변화가 굉장한 배우였는데, 이 친구의 연기를 할 때 그런 얼굴의 변화점까지도 목소리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짐 캐리 작품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연기한 작품으로는 역시 마스크가 있겠네요. 다만 좀 슬펐던 점은 짐 캐리가 나오는 영화들을 보면 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요.

90분에서 길어도 100분 정도? 마스크가 캐릭터의 표정 변화는 물론 변신을 통해 극적으로 과장된 연기톤이 나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러닝 타임이 길지 않으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별로 못받아서 섭섭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배우에 제 목소리를 입혔다는 것으로 뿌듯하기도 했고, 자부심도 느껴요. 실제 제가 연기한 마스크가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는 하루는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갔는데, 주유해주는 여성분이 제 목소리를 듣자 말자, 어! 마스크다! 라고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 주성치는 연기할 때는 어떠셨나요.

짐 캐리나 조지 클루니와 달리 처음에는 주성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슬랩스틱 코메디와 맞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제가 그 배우를 연기하게 되면서 점차 좋아진 경우입니다.

나중에는 오히려 다른 성우가 주성치 역을 가져가서 아쉬웠던 적도 있을만큼 애정이 생겼어요.


▲ 어릴적 명절 때마다 봤던 마스크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김환진 성우



조지 클루니와 짐캐리 같은 경우 상당히 연기 스타일이 다른데, 두 배우의 목소리를 더빙하면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어떤점일까요?

조지 클루니는 딱 봐도 미남이고, 전형적인 바람둥이 이미지만 여자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요새 스타일로 말하자면 나쁜 남자 스타일이라 할 수 있죠.

저도 최대한 그런쪽으로 캐릭터를 잡고 목소리를 만들었습니다. 포인트는 목소리는 물론 웃음소리에도 느끼함이 솟아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여자들이 싫어할 수 없는 배우 특유의 매력이 담기도록 노력했던것 같아요.

짐 캐리 같은 경우는 조지 클루니와 전혀 틀렸는데요. 짐 캐리는 정극 연기도 잘하지만 역시 코믹 연기쪽이 주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짐 캐리의 연기는 우리나라 배우중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타입이잖아요?

덕분에 당시 무엇을 참고하기보다는 마스크 애니메이션 때부터 쌓아온 제 스스로의 이미지에 짐 캐리의 코믹 연기를 더해 목소리를 만들었습니다. 변신한다는 특징에 맞춰 평범함과는 다른 특이한 목소리를 조합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역시 손오공이 가장 유명할 것 같은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예 김환진 성우의 목소리가 손오공의 목소리로 인식됩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 알아봐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에는 이미 다 지난 일이라 뿌뜻하게 느껴지지만, 당시 손오공을 연기할때는 정말 힘들었어요.(웃음)

더빙할 때 중요한 것이 단순히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극중 나오는 인물의 입 모양에 맞춰 소리를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드래곤볼은 등장한 캐릭터들의 소리나 입 모양을 굉장히 과장되게 표현하잖아요.

- 드래곤볼 같은 경우 기합을 오랬동안 지르는 장면이 많던데요.

맞아요. 기합을 내지르는데, 이게 잠깐 '와~' 하고 지르는게 아니라. (실제 연기하면서)와~~~~~~~~~~~~~하고 1분이 훌쩍 넘어가는 것도 많았어요. 그 시간 동안 전부 소리를 질러야 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그때는 제작 요건도 열악한 편이라서, 지금과 다르게 하루에 10편에 해당하는 분량을 녹음하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젊은 혈기로 버텼는데, 지금 하라고 하면 그런 강행군은 못할 것 같아요. 아, 물론 강행군이 힘들다는 것이지 손오공의 소리 지르는 연기는 지금도 하라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 1분이 넘어가는 동안 기합소리를 냈던 적도 있다고...



특촬물 쪽도 많은 연기를 하신걸로 알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요?

특촬물쪽에서는 체인지맨, 후레쉬맨, 마스크맨 등에서 주인공인 레드 역을 많이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전대물은 시공전사 스필반이 있습니다.

다른 전대물을 보면 5명이 한 팀인 경우가 많은데 스필반은 독특하게도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단 둘 뿐인 특촬물이었어요. 내용도 다른 특촬물에 비해 좀 어둡고 특이한 면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기억에 더 남았던 것 같아요.


▲ 다수가 나오는 전대물이 아니었고, 스토리와 맞물려 기억에 많이 남은 스필반



게임 같은 경우에는 캐릭터가 멈춰있는 부분도 많고 상상으로 해야하는 부분이 많은데 연기가 어렵진 않나요?

- 제가 KBS 방송국 출신(공채15기)인데, 전속 생활을 하면서 라디오 드라마를 했거든요. 라디오 드라마라는 것은 정말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이에요.

시청자에게 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화를 내고 있다, 웃고 있다. 혹은 웃음이 아니더라도 호흡만으로 연기가 느껴지도록 만드는 장르입니다. 덕분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대본만 있는 게임이더라도 그때의 경험이 살려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역할도 많이 맡았지만 악역으로도 상당히 유명하신데요.

확실히 주인공 역할도 많이 했지만 악역도 참 많이 했던거 같아요. 처음 악역을 했던 것은 남과북이라는 미니 시리즈가 있었거든요. 거기서 맡은 역할이 아주 야비한 악당 역할이었습니다.

악역을 맡을 때에는 저는 사실 악하지 않은데 제 목소리로 연기하는 캐릭터는 야비하고 때려주고 싶고 패주고 싶게 만들어 줘야해요. 이 때 인간의 선과 악이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악의가 담기고, 남들이 싫어하게 만드는 목소리는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악이 목소리에 잘 담긴 모양이에요. 아닌게 아니라 당시에는 외화 더빙의 시청률이 좋을 때인데, 조연정도의 역할임에도 사람들에게 엄청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아침드라마에서도 이유리씨 같은 배우가 욕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실제 연기하는 배우와 캐릭터는 전혀 별개인데 말이죠.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악역 연기에 인정을 받게 되었고, 그 이후로 상당히 많이 악역을 맡게 된 것 같아요(웃음).





연기에 몰입하실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제스처나, 자신만의 습관이 있을까요?

스스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제스처를 많이 취하죠. 성우들이 비록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목소리만으로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일반 배우들처럼 화를 내야 하는 장면에서는 화가 나지 않더라도 정말 화난 모습을 취하면서 실제 감정 쏟아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목소리에 감정을 담아 남에게 전달하는 연기는 실제 몸으로 보여주는 연기보다 더 힘든면도 있어요. 전 고등학교때부터 연극을 해서 그런게 어색하지는 않아요.


연극 이야기가 나왔으니 떠올랐는데, 성우를 하기 전에는 배우가 꿈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성우를 천직으로 여기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렇게 성우로서 오래 활동할지 전혀 예상못했거든요(웃음). 고백하자면 성우 생활 10년까지는 제가 성우라고 불리는것조차 싫어했어요. 원래 꿈은 배우였고,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생 때부터 연극에 매진했어요.

한창 성우를 할 때에도 내가 영화나 티비에 진출하기 위해 잠시 성우를 하고 있을 뿐. 내 연기력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잠시 거쳐가는 것이라고 수없이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느덧 결혼도 하게 되어 가정을 꾸리고, 여러 집안 사정도 있다보니 더 이상 꿈을 쫓기보다 성우일에 매진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성우도 같은 연기자라고 할 수 있고, 모습은 안나오지만 내가 좋아하는 배우 혹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목소리를 직접 만들어준다는 것에 대해 점차 매력을 느끼게 됐고, 이후 제가 목소리를 만들어준 캐릭터를 대중분들이 사랑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점차 보람을 느끼게 되었어요.


▲ 과거에는 배우가 꿈이었지만, 이젠 성우가 천직이라는 김환진 성우



휴식을 취하실때는 어떤 취미생활을 하시나요?

전 영화감상을 주로 합니다. 집이든 영화관에서든 뭐든 보는 것을 좋아해요. LD판 시절부터 DVD까지 몇백장씩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취미 생활을 가지게 된 이유가 옛날에는 외화를 많이 보면서 연기 참조를 많이 했거든요. 요새는 우리 영화 산업이 많이 발전하면서 배우들의 연기가 많이 자연스러워졌는데, 미국 배우들은 옛날부터 자연스러워서 연기 참고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영화를 볼때마다 연기에 쓰고자 참조하는 건 아니에요. 뭐든 순수하게 즐기는 것이 아니라면 몰입감이 떨어지더라고요(웃음).


성우 경력이 오래 되셨는데 목소리에 담긴 힘이 한결같아요. 목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어휴, 전 목관리 같은거 전혀 안해요. 후배들도 가끔 저에게 물어보는데 그럴때도 특별히 안한다고 대답합니다. 그냥 타고 난 게 아닐까요?

그리고 고등학교때 연극을 했다고 했잖아요? 연극 배우는 극장의 뒷편에 앉아 있는 관객들에게까지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의 발성법으로는 잘 안되요. 연극을 하면서 배운 복식 호흡과 발성법이 자연스럽게 잡힌면서 지금까지 목에 이상없이 활동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우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라면 언제일까요?

성우를 하면서 처음에는 어차피 남들이 완성 시켜놓은 영상, 남들이 다 그려놓은 애니메이션에 제 목소리를 입힌다는 것에 대해 이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점차 성우일에 보람을 느끼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작품이 좋든 나쁘든, 등장인물의 연기력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 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합니다.

연기자로서의 나를 캐스트 해준 분들이 너무 고맙고. 앞으로 제가 최선을 다해주는게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제 목소리를 듣고 제 연기를 보면서 자라온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실망을 시키지 않으려면 항상 최선을 다해야하는게 제 역할인 것 같아요. 또, 그게 바로 프로이기도 하고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했고, 내가 한 역할의 캐릭터가 사람들한테 큰 반향을 일으킬때면 성우로서의 뿌듯함을 가장 많이 느낍니다.





잠시, 게임 이야기를 할텐데요, 이번 클로저스에서 연기한 제이에 대한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키도 크고 생김새도 날렵하고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처음에는 제가 전에 연기했던 만화 중, 환상마전 최유기의 사오정을 많이 떠올렸어요. 사오정이라는 캐릭터도 반은 요괴고 반은 사람이라는 설정 때문에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인데, 제이도 과거에 전쟁을 통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 등 비슷한 아픔이 있는 캐릭터에요.

예전부터 이런 아픔이 있는 캐릭터에 애정이 많은데요. 연기를 할때 이런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고민하면서 상처받은 인간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많은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또, 제가 그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으면 캐릭터의 매력은 확 죽어버리는데, 제이 같은 경우는 첫 인상부터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거침 없이 몰입했던 것 같습니다.


김환진씨가 표현하고자 했던 제이란 어떤 캐릭터일까요?

원래 잘나가던 정식요원이었다가 은퇴하고, 다시 복귀한 친구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어린 학생들이라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돌봐주는 입장이고요. 때문에 자기가 겪었던 것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뒤로 물러나지 않고 스스로 나서는 믿음직한 형이나 오빠같은 캐릭터로 잡았습니다.

물론 몸은 허약해서 이 약도 먹고 저 약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비상약도 가져다니는 친구지만, 슬픈일이나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자기가 손수 나서서 해결하려는 의리있는 캐릭터로 잡았습니다.

덧붙여서 여성 캐릭터에게 작업 아닌 작업도 걸고, 썰렁한 농담도 하지만 막상 전투가 벌어졌을 때는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캐릭터로 잡았습니다.


▲ 병약 캐릭터 속성이지만 아이들을 위한 본보기가 될 줄 아는 어른 캐릭터



제이 연기중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나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제이 섭외를 받고 녹음에 들어갔을때 타격할때의 기합소리가 기억이 나네요. 아다다다다다다다다!라는 기합 소리인데요, 옛날에 손오공이 하던 느낌으로 주문하더라고요. 아무래도 기합 소리라는 것이 그렇게 다양한 목소리로 낼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PD님도 손오공과 가까운 목소리를 원하셔서 최대한 닮게 연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손오공과는 다른 표현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하며 아쉽기도 했어요.

- 기합소리에 자신있으신것 같은데 실제로도 어떤가요?

자신있어요. 충분합니다. 젊은 친구들 못지 않게 잘 지를 수 있죠. 피디들도 깜짝 놀랄 정도에요.


▲ 제이 특유의 기합 소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손오공의 그것!



- 연기하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대사가 있었나요.

'아저씨 아니다. 오빠라고 불러'라는 대사일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꽤 나이를 먹었는데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정신은 그렇지 않아요. 작중에서 제이도 그렇지만 저 스스로도 늙었다는 말을 듣기 싫어해요. '야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야!' 라는건 제 안의 본심에서 우러나온 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웃음)


▲ 30대가 대수냐! 우리는 아직 젋어!



- 명대사가 참 많은 편인데요. 그 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대사나 연기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실제 연기)얘들아 무리하지 마라. 건강이 제일이야. 이 나이 되도록 성우를 하고 여러분과 만날 수 있게 감사한것도. 건강하니까 그런거죠. 이 말 역시 진심으로 우러나온 연기라 할 수 있겠네요.

- 김유정과의 대화를 들어보면 미묘한 감정이 엿보여요

내용을 보니까 뭔가 밀고 당기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렇게 연기하도록 스스로 의도하긴 했습니다. 나딕이나 김묘경(김현심) 성우와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어요. 서로 녹음 시간도 달랐어요.


▲ 김유정과의 달달한 분위기는 김환진 성우 본인이 의도!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는 무성이라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처음부터 악역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나요?

연출자분과 충분히 얘기가 된 상태였어요. 처음에는 선한 캐릭터에서 자신의 욕심. 야망때문에 서서히 사부를 배신하게 되고, 악역으로 돌아서는데. 처음부터 섭외받을떄부터 캐릭터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들어서 잡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하면서 저는 선한 역할도 많이 해봤지만, 악역도 참 많이해봐서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 중후반에 무성이 급격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떤 감정이 들던가요.

역시 악인의 말로는 비참하다는걸까요? 제가 악역을 많이 해서 망가지는 것도 나름 익숙합니다.

- 많은 유저들이 패러디물도 만들고 있어요.

누군가한테 들었던 것 같은데. 제가 직접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흐뭇하고 좋죠.





오늘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벤 가족분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