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100% 수동 전투로 즐긴다
김수진 기자 (Eonn@inven.co.kr)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왕좌의 게임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대사입니다. 왕좌의 게임이라는 IP를 관통하는 대사죠. 텍스트기에 설명할 순 없지만, 웅장한 OST 역시 단 몇 초만 듣더라도 바로 모두가 느낌표를 띄울 정도로 해당 IP를 대표하는 콘텐츠가 됐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왕좌의 게임 IP를 넷마블이 활용해 MMO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만들었습니다. WB 및 HBO와 처음부터 협업하며 철저한 고증을 거친 게임이기도 하죠.
그리고 킹스로드를 지스타 전 미리 시연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넷마블이 미디어 대상으로 지스타 시연 빌드를 공개했는데요. 이번 지스타 시연 빌드에서는 PC 플랫폼으로 킹스로드의 초반 스토리 및 전투 등을 약 20분에 걸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IP를 잘 살려낸 오리지널 스토리
원작을 조금만 알아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킹스로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아무래도 왕좌의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시즌4 후반부를 배경으로 게임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담아내면서, 원작 팬은 이어지는 재미를, 신규 유저는 새로운 서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원작을 대충이라도 알고 있을 경우, 서사에 좀 더 몰입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정확히 모르더라도 어느 정도만이라도 배경에 대해 알고 있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되더군요.
물론, 당연하게도 드라마 버전을 시청했다면 전후의 상황을 확실히 알 수 있으니 훨씬 즐겁겠죠. 원작의 사건들 속 모두 담아내지 못했던 비하인드 이야기를 그려냈기에, 상상만 할 수 있었던 새로운 서사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연 버전은 시작과 동시에 바로 용병, 암살자, 기사 중 하나의 클래스를 골라 진행됩니다. 커스터마이징의 경우, 성별 선택이 가능했고 프리셋이 몇 가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시연 버전이기에 그런지 모르겠으나, 시간 낭비 없이 빠르게 캐릭터를 고르고, 바로 스토리로 넘어가는 방식이었어요.
주인공은 피의 결혼식에서 정당한 후계자를 모두 잃어버린 몰락한 가문 티레의 서자로, 아버지이자 영주인 머록의 사망 직전 후계자로 인정받아 가문을 이끌어나가게 됩니다.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스토리의 전체적 흐름보다는, 왕좌의 게임하면 떠오르는 임팩트있는 요소들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 왕좌의 게임의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들을 다 모아뒀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 선택 창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메인 타이틀 OST,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불어닥치는 차갑게 얼어붙은 북부의 모습, 왕좌의 게임하면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원작 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 스노우, 밤의 경비대의 본부 캐슬 블랙, 그리고 장벽 너머 위협인 백귀 등 가장 메인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배경 요소들 역시 20분 내에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PC 플랫폼에 잘 맞는 100% 수동 전투
조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투
시연 빌드가 그런 것인지, 초반부라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킹스로드의 플레이 경험은 전체적으로 싱글 패키지 게임의 그것에 가까운 편입니다.
컷신을 감상하다가 자연스럽게 조작으로 넘어가는 부분이나, 컷신과 조작의 비중, 그리고 전투 부분 역시 그렇죠.
눈에 띄는 건 전투입니다. 킹스로드는 자동 전투 대신, 전체 수동 전투를 선택했습니다. 그렇다고 전투 자체가 그냥 타격감 없이 휘두르기만 하는 그런 방식도 아닙니다. 기본 공격과 강공격을 혼합해 콤보 기술을 활용하고, 공격 모션을 보고 회피나 구르기, 방어 등을 사용해야 합니다.
논타겟 방식에 락온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기에 전투가 주는 몰입감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흔히 모바일을 포함한 멀티 플랫폼 게임들이 예의상 넣어두는 정도의 액션과는 다른 느낌이죠.
일단 그냥 가볍게 보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 회피나 방어 시스템이 아닙니다. 적의 공격 모션은 뭔가 빛이 번쩍이거나 하는 식으로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시스템 없이, 일반 게임들처럼 직접 보고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 회피 타이밍 자체도 빡빡하게 설정되어 있었어요. 다만 이 부분은 타이밍이 조금 어긋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아주 아슬아슬한 타이밍까지 공격을 욱여넣고 회피를 할 경우, 분명 피하는 것 같음에도 여지없이 피격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연 빌드에서 플레이한 암살자의 경우, 적을 공격해 자원인 분노를 쌓고, 그 분노를 활용해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대충 스킬 쿨타임이 돌면 1, 2, 3번을 누르고, 대충 일반 공격만 하다가 또 스킬을 누르는 이런 단순한 방식 대신 좀 더 흥미로운 전투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특히 그냥 일반 공격을 누르는 횟수에 따라 공격 패턴이 바뀌는 게 아니라, 일반 공격과 강공격의 횟수를 조합하는 시스템이기에 단순한 전투도 좀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넷마블 측에 따르면, 게임 내 3개 클래스인 기사, 용병, 암살자는 모두 각각의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지녔다고 합니다. 원작의 상징적 직업을 모티브로 했기에 그런 플레이적 특징을 살려냈죠.
기사는 웨스테로스 정통 기사들과 나이트 워치가 사용하는 검술을 사용합니다. 덕분에 다소 정제되고 무게감 있는 플레이가 중심이 됩니다. 와이들링과 도트락인을 모티브로 한 용병은 좀 더 파괴적이고 투박한 액션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직접 경험한 암살자의 경우, 얼굴 없는 자들에게서 따온 직군입니다. 쌍수 단검을 활용하기에 얕고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는데요. 시간이 부족해 다른 클래스를 경험하지 못해 직접적으로 플레이 경험을 비교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다른 모바일 멀티 플랫폼 게임들과 다르게 전투 자체가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었습니다. 대충 캐릭터가 서 있고, 붕붕 무기만 휘두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전달한달까요.
실제 싱글 패키지 콘솔 게임과 비할 바는 아니지만, 게임의 차갑고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전투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전투 모션 역시 무작정 화려한 이펙트를 넣기보다, 원작의 느낌을 살려 좀 더 현실적이고 가라앉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작 팬이라면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
흡입력 있는 초반부 스토리가 특징
킹스로드는 왕좌의 게임이라는 IP가 가진 느낌을 잘 살려낸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영어 성우들의 연기, 그리고 어두우면서도 차가운 잿빛의 그래픽, 원작과 연계되는 새로운 스토리 라인, 그러면서도 익숙하고 반가운 원작 인물 및 배경, 여기에 분위기를 깨지 않는 전투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죠.
특히 무작정 아름답고 예쁜 그래픽이 아니라, 어딘가 거친 느낌이 나는 전체적인 톤이 생각보다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PC로 플레이했을 때 어딘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크게 없었다는 점입니다. 모바일을 대응하는 멀티 플랫폼의 경우, 모바일 환경도 고려해야 하다보니 반대로 PC에서 어딘가 어설픈 모습이 보이곤 하죠.
하지만 킹스로드는 가장 중요한 그래픽이나 전투 등에서 그런 어설픔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발 중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 그리고 말을 타고 이동할 때 조금 가볍게 느껴지는 부분 등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PC 게임이라고 해도 큰 아쉬움은 없는 편입니다.
최근 게임들이 많이 선택하는 집중 플레이는 PC에서, 가벼운 숙제 등은 모바일에서, 이런 느낌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번 시연에서는 스토리 및 연계된 전투 등 게임의 일부만을 경험할 수 있었기에 추측만 해 볼 뿐입니다.
왕좌의 게임을 즐겁게 봤던 유저라면, 이번 지스타에서 꼭 한 번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플레이하는 20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몰입감도 좋은 편입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2024 지스타 넷마블 부스에서 시연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