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넥슨vs아이언메이스 소송, 2025년 2월 13일 선고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소송 선고일이 2025년 2월 13일로 정해졌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부장판사 박찬석)가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지난 가처분소송을 포함해 '다크앤다커' 소송 첫 증인신문이다.
원고 넥슨이 신청한 증인 A씨는 내부 프로젝트였던 '프로젝트 P3'의 레벨 디자이너로 참여했었다. 넥슨은 문제가 되는 '다크앤다커' 최주현 디렉터가 과거 '프로젝트 LF'를 제시했을 당시 게임성이 낮았으나, 당시 김대훤 부사장 등 경영진이 제시했던 아이디어가 적용됨으로써 게임성을 갖췄다고 주장한다. 이때 아이디어 대부분을 적용했다고 알려진 이가 A씨다.
A씨는 "프로젝트 LF는 재밌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퀄리티가 상당히 나빠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에 비해 (최주현 팀장이) 굉장한 자신감을 갖고 있던 것도 충격이었다"며 "마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분들이 만든 게임이어서, 이걸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내가 알기로 '프로젝트 LF'에서 PVP나 탈출 요소 등으로 보강하는 것은 당시 김대훤 부사장이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싱글 게임에서 멀티플레이로 바꾼 것도 김대훤 부사장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최주현은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에 자신 없어 했다"며 "김대훤의 지시를 최주현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에 '프로젝트 P3'에 탈출 포탈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다크앤다커'와 '프로젝트 P3'의 차이로 탈출 포탈 구현 여부를 제시한 것이다. 이에 A씨는 "당시 최주현 사건이 터지면서 탈출 포탈 구현은 버그가 남는 상태로 개발이 중지됐다"며 "만약 정상적으로 개발이 진행됐다면 버그는 당연히 수정됐을 것"이라 설명했다.
당시 넥슨의 최주현 팀장이 외부투자자를 언급하며 팀원들에게 전직을 권유했단 의혹에 대해 A씨는 사실이라 확인해 주며 "난 동의하지 않았으나 팀 전원을 한 명씩 불러서 제안했다"며 "당시 최주현의 노트북 화면에 엑셀로 된, 각자의 지분 목록을 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보고 이미 투자를 받았고, 지분 분배도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최주현 팀장의 전직 제안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함께 일하면서 실력이나 인성 관련해 문제가 있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함께하기엔) 신뢰가 많이 부족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주현은 FPS를 잘하는 플레이어여서 관련된 세부적인 기획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명확한 디렉션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사람을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너무 지지부진해서, 그 사람이 밖에 나가 신작을 정상적으로 개발할지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프로토타입을 내가 1인 개발하기도 했고, 이후 던전 디자인이나 몬스터 AI, 던전에 등장하는 오브젝트 기획 및 개발, 독가스 규칙 기획 및 개발 등을 해서 최주현보다 기여도가 낮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증언했다.
'다크앤다커'가 출시된 것을 두고 A씨는 "굉장히 황당했다"며 "동일한 에셋을 쓰는 데다가 기본적인 규칙이나 방식이 너무 동일해서, 처음에는 내가 개발한 게임이 그대로 완성되어서 출시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회사의 자료를 이용해 만들면, 달라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할 거로 생각했는데 그대로 사용해서 마치 사회정의를 조롱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집행유예 정도의 처벌은 범죄자들이 신경 쓰지 않을 거 같다"며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고, 수익이 반환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범죄를 통해 수익을 얻을 것이기에 정의실현을 위해 명확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피고 아이언메이스 측은 반대신문에서 "지분 10%를 주면 전직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나?"라 물었고, A씨는 "전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가 "프로젝트 P3가 중단된 결정적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고 질의하자, A씨는 "최주현 징계해고 사태 이후에 새로운 디렉터가 부임했는데, 해당 디렉터가 총기류 쪽으로 개발하겠다고 방향을 설정했고, 회사가 받아들여 P3가 드랍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임 디렉터의 방향성으로 P3는 '프로젝트 P7'으로 이어졌다.
아이언메이스가 신청한 증인 B씨는 사운드 담당자다. 당시 최주현 팀장 제안으로 '프로젝트 P3' 단계 때 팀에 합류했다. 현재는 아이언메이스에 재직 중이다. B씨는 "넥슨 때 소스를 아이언메이스 업무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넥슨 소스로 아이언메이스 내에서 개발하는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프로젝트 P3의 개발과 기획 방향은 최주현 팀장이 지시했다"고 말해 증인 A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을 내놨다.
아이언메이스 초기 개발에 대해 B씨는 "직원들이 지분을 구매하기로 했고, 외부 일감을 받아 예산을 충당하거나 박승하 대표가 가족들로부터 돈을 빌린 것으로도 안다"며 "월급이 밀린 적도 있다"며 어려웠던 경험을 얘기했다.
넥슨 측이 B씨에게 "최주현 팀장은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재택근무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나오는데, 재택근무를 위해 소스 코드를 반출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B씨는 "본인이 아니라 팀원들을 위해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B씨는 아이언메이스 지분 1%를 가지고 있다. B씨는 받은 게 아니라 산 것이라 설명했다. 넥슨 측이 "소송 결과에 따라 주식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가?"라고 묻자, B씨는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판이 끝난 뒤 넥슨 관계자는 "피고 측의 P3 개발 자료 무단 유출, 팀원들에게 프로젝트 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허위 정보 발설, 외부 투자자가 있다는 발언을 통한 집단 전직 권유 등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며 "실제 넥슨은 2021년 7월 개발 자료 유출, 전직 종용 등에 관한 내부 감사 및 징계위원회를 열고 인사 규정에 따라 최모씨는 징계 해고를, 박모씨, 현모씨 등은 직책 해제 및 소속 변경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이들과 함께 기존 P3 팀원이 대거 퇴사하면서 개발을 잠정 중단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본 사건이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와 건전한 경쟁 문화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매우 엄중하게 소송에 임해온 바 있다"며 "P3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 저작권 침해 행위, 성과물 도용 행위 등이 제대로 소명되어 다시는 이러한 부정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보장될 수 있도록 그에 부합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 관계자는 "먼저 이 사건에 이르게 된 원고의 핵심 주장은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라고 주장하며 "'P3 게임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는 주장 그리고 '아이언메이스 및 아이언메이스 임직원들이 원고 측 자료를 사용하여 '다크 앤 다커' 게임을 개발하였다'는 영업비밀 부정사용 고소 사실에 대해 경찰은 모두 증거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P3의 개발 중단 경위가 재직 중이던 일부 개발자들의 퇴사 때문이 아닌, 원고 회사 측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한 것이라는 점 또한 밝혀냈다"고 주장하며 "한편, 원고가 최초 '탈출 기능이 있다' 는 주장을 함에 있어, 변론 기일이 진행됨에 따라 '탈출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었다'는 등으로 변경된 주장을 한 사실에 대해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크 앤 다커'는 아이언메이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창작물이다"라 강조하며 "재판 과정에서 소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의 자유와 청년 창업의 기회를 침해하며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부당한 행태에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