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특집 #2] "렐루게임즈는 절박하다" 김민정 대표
이두현, 김수진 기자 (Biit@inven.co.kr)
정리 정돈이 잘된 방이라도 어질러진 서랍 하나쯤은 있는 법입니다. 무질서함 속에 더 빛나는 창발력. 크래프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한 14개의 산하 스튜디오 중 가장 혼란스럽지만, 무엇이든 수용할 수 있고 동시에 무엇이든 내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렐루 게임즈(ReLU)일 것입니다. 렐루(ReLU)는 인공신경망 내에서 복잡한 패턴을 단순화하는 대표적인 활성화 함수입니다. 그 이름답게 크래프톤 내에서도 딥러닝 기반 게임을 연구하는 회사죠.
올해 6월 출시한 GPT 기반 프리폼 채팅 어드벤처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라는 게임을 통해 범상치 않은 게임을 선보이나 싶더니 동시에 '마법 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라는 괴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세상에 없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던 김민정 대표. 인벤도 [뉴에이지] 특집 인터뷰로 만나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AI 연구소가 아닌, '게임사' 렐루게임즈
"게임사가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게임성을 찾아내려는 게 핵심"
이두현 기자 = 개발 트렌드가 블록체인에서 AI로 전환된 거 같다. 일론 머스크도 AI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만든다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 크래프톤은 렐루게임즈를 통해 AI 게임 개발 아젠다를 빠르게 확보했다.
김민정 대표 = 아직 AI 게임 개발 쪽은 실질적인 경쟁 플레이어가 막 생긴다는 느낌은 아니다. AI 붐을 관찰하면... 게임 외에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수익을 내는 곳이 안 나타니까 버블이라 여기는 관점도 있다. 이런 현상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은 투자업계다. 투자업계에서 AI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다소 보수적으로 변화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두현 =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나 '마법소녀' 등 AI를 이용한 게임 상품화를 이뤄냈다. 크래프톤이나 렐루게임즈이 AI 게임을 내놓으면서 핵심 가치를 무엇으로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김민정 = 먼저 정의할 것은, 우리는 AI 기업이 아니라 게임사다. 게임사가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게임성을 찾아내려는 게 핵심이다. 우리의 목표는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AI 기술에 대한 논문이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게 등장해 따라가기도 벅차지만, 이런 것을 이용해 어떤 새로운 재미를 만들 수 있는지가 우리의 핵심이다.
이두현 = '마법소녀'는 유저분들이 확실히 재밌어하더라. 처음에는 스트리머를 위한 게임이라 생각했는데, 게임쇼 야외에서 일반 유저들이 '마법소녀'를 정말 열심히 하는 걸 봤다.
김민정 = 그걸 보고 용기를 얻었다. 가족 단위로도 너무 열심히, 재밌게 하시더라. 우리끼리는 사람들이 부끄러워서 안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결국 게임은 재밌으면 된다는 걸 알았다. AI는 수단이나 방법이고.
이두현 = 2023년 6월 크래프톤이 분사했고, 렐루게임즈 대표를 맡았다.
김민정 = 사실, 여러 상황을 돌이켜보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크래프톤이 분사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은 당해 2월이었고, 6월에 시행됐다. 그리고 직전에 오픈AI의 챗GPT가 나왔다. 분사하는 시점에 이미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쓰임새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몰렸다. 그래서 렐루게임즈 자체가 주목받았던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부터 '프로젝트 SP2'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던 것도 나중에 주목받는 데 도움이 됐던 거 같다.
대표가 되고 나서는, 그런 얘기들이 있다. '게임은 흥행 산업이야'라는 말. 오랫동안 게임업계에 있으면서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래서 그 문장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대표가 되고 나니 좀 다르게 느껴지더라. 이전까지 문장은 알았지만 진정한 의미를 몰랐다고 새삼 깨닫게 됐다.
게임은 흥행 산업이라는 말은, 이면에 흥행하지 못한 과정이 되게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걸 견디고 나아가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과거에 게임은 흥행 산업이란 말을 되게 쉽게 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그 말의 무게와 의미를 조금씩 더 알아가는 거 같다.
이두현 = 무게를 알아간다라.
김민정 = 개인적으로 게임사에서 오랫동안 사업이나 투자 업무를 맡았다. 이제 개발을 더 해 시야가 약간은 더 넓어졌다고 느낀다. 이제 게임업계 25년 차인데, 게임산업의 퍼즐을 조금 더 맞춘 거 같단 느낌이 든다.
직원에서 대표가 되니, 초기에는 실무자로서 열심히 일했던 과거와 다르단 공포가 좀 있었다. 일이 이렇게 뜨문뜨문 있어도 되나 싶었으니까. 시간이 좀 지나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결정하는 것이란 걸 알게 됐다. 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 결정이 쌓이면 결과가 나오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니, 이전과 다른 무게를 느낀다. 이런 식으로 한 번의 사이클이 이제 돈 거 같다.
처음에는 이 팀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축적한 구성원들이 모인 곳이었다. 지금 그 에너지가 떨어졌다는 것은 아니고, 잘 되는 회사의 특징은 에너지가 다르다고 느낀다. 그리고 구성원과 나의 어쩔 수 없는 갭(차이)이라던가... 의지와 달리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있다는 걸 새삼 알아가고 있다.
언젠가 한 직원이 내게 '당신이 가진 말의 무게를 잘 모르는 거 같다'는 얘기를 해줬다. 나는 편하게 한 농담이 직원에겐 다르게 들릴 수 있고, 식사 중에 그냥 한 말을 직원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더라. 대표가 어느 직원을 더 챙긴다고 여겨진다거나. 그런 현상들이 처음에는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지 않은데, 이런 게 자리가 가진 힘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두현 = 대표로서 만들고자 했던 회사의 방향성이 있었을 텐데.
김민정 = 1년 내내 강조했던 것은, 렐루게임즈 위키(내부 문서망) 대문에 써둔 게 있는데 '모든 구성원은 주체적인 사고와 판단으로 업무를 진행한다'이다. 누군가 시켜서 뭘 하는 게 아니라,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 '무엇을 해야 회사에 가장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모두가 하길 바랐다. 이점을 계속 반복해 얘기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길 원한다고 정했다. 그래서인지 앞서 말한 '당신이 가진 말의 무게를 잘 모르는 거 같다'는 얘기를 들은 거 같기도 하고.
자주 얘기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변화'다. 변화, 변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숏텀을 1~2개월, 롱텀을 6개월 정도로 잡는다. 우린 1년 후가 없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그에 맞춰서 시장도 변한다. 그래서 우리는 재미없다, 버리자는 결정을 되게 자주 한다. 그것에 적응해야 하기에 큰 회사에서 게임을 만들던 개발자는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기에 이런 얘기를 자주 했다.
이두현 = 그동안 렐루게임즈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김민정 = 냉정하게 말하면 렐루게임즈가 AI 자체에 대한 연구 역량이 충분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딥러닝 엔지니어가 7명인데, 소위 말해서 석박사급 AI 전문가로 시작한 일이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어서, 게임을 만들던 사람이 딥러닝을 배워 접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반대로 AI를 연구하던 사람이 게임을 만들면, 게임이 안 나올 거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방향이 조금 다른 거다.
우리가 잘하는 것은 소타(SOTA, State of the Art. 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의미)를 누구보다 잘 쫓아가고 있고, 제일 빨리 적용하고, 가장 민감하게 응용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우리만의 일반 인공지능을 갖고서 인터렉션할 수 있는 게임을 내놓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이 게임을 학습해서 재미를 뱉어낼 수 있는 개념이다. 거기까지 가고 싶다. 다만, 그걸 이룰 만큼 기술이 뛰어나고 충분한지 되묻는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두현 = 업계에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나?
김민정 = 채용만 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이력서가 정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마법소녀'와 '스모킹 건' 출시 이후로는 인지도가 생겼는지 정말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하더라. 딥러닝을 배웠는데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분들 입장에선 지원할 곳이 우리 렐루게임즈밖에 없다고하니까.
렐루게임즈가 '스모킹 건'과 '마법소녀'로 배운 것들
"평단의 평가와 실제 판매량의 갭에 대해서는 처음에 소화가 되지 않았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출시 당시 오픈AI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의 대화형 AI 서비스인 GPT-4o(포오)를 자체 기술로 게임에 맞춤 적용했으며,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크래프톤 자체 개발 TTS(Text-to-Speech) 모델 ‘디토(DiTTo)’를 게임에 적용했다. 디토는 크래프톤의 딥러닝 본부에서 올해 자체 개발한 TTS 모델로서, 게임에 실제로 적용된 것은 처음.
이두현 = '스모킹 건'과 '마법소녀'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렐루게임즈가 예상했던 성과인지, 무엇이 유저들에게 통했다고 보는지 궁금한데.
김민정 =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도 있고, 전혀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있다. 성과라는 게 여러 잣대가 있을 수 있다. '스모킹 건'은 게임을 정말로 깊이 있게 이해하는 분들, 흔히 말해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반면, 사실 그렇게 많은 유저가 플레이를 직접 하진 않았다.
'스모킹 건'에 대한 평단의 평가와 실제 판매량의 갭에 대해서는 처음에 소화가 되지 않았다. 게임이 재밌으면, 잘 팔려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그 갭의 이유를 찾느라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결국 우리가 찾은 이유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다고 여긴다. 진짜 AI가 맞냐는 유저의 반응, 어려워 보인다는 접근성의 떨어짐, 첫 에피소드만 1시간을 해야 하니까... 동시접속자 추이를 보니 평일에는 정말 거의 없다시피 했고, 주말에는 높았다. 그러니까 마음먹고 들어와서 해야 하는 게임이었던 거다. 또, 해외에선 AI 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있던 거 같다. 출시 타이밍 이슈도 있었고.
그래도 배운 점이 많았다. 다음 게임은 접근성을 더 강화하고, 인터렉션 자체도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거 같다.
'마법소녀'는 PD가 지금까지의 반응을 보고 시작했던 게 맞다. 스트리머들이 반드시 할 수밖에 없고, 그 스트리머와 대결하기 위해 유저가 게임을 살 거라고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 이상의 호응이 있었다. 거의 모든 스트리머가 했으니까. 게임 누적 조회수가 수백만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 유저도 많아졌다. 우리가 조용히 업데이트했던 게 일본 성우 추가였다. '마법소녀'는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 B급 감성이 있어서 일반 대중이 받아들일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요즘 사람들이 정말 많은, 다양한 영상을 보기에 이정도 B급 감성은 충분히 소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얘기도 있었으니까, B급 감성이 더 이상 B급 감성이 아니라는.
이두현 = AI 게임은 일반 게임보다 스트리머 쪽으로 잘 먹힌단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들도 AI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같이 보길 원했던 거 같기도 하고.
김민정 = 사실 그걸 노린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우리가 마케팅 예산이 많았던 것도 아니니까. 스트리머가 좋아한다면, 퍼질 거로 생각했다.
걱정했던 것은 모두가 스트리머의 플레이를 보면 게임의 내용을 미리 알게 된다. 이후에 재미없어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AI와 대화하는 거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도 많았던 거 같다.
이두현 = 침착맨이 '마법소녀'를 플레이했을 때 게임사의 대표로서 어떤 심경이었을까? 그리고 많은 스트리머가 '마법소녀'를 즐기는 게 인상적이었다.
김민정 = 놀랐던 것은 시작하자마자 캐릭터들을 보고 누가 주인공이고, 이야기는 어떤 플롯인지 다 알아채더라. '마법소녀' 내 주문이 아무말 대잔치처럼 보여도 사실 다 의미가 있는데, 그걸 알아챈다는 게 놀라웠다. 괜히 1등 스트리머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버튜버 '아이네'가 '마법소녀'를 하는데, 그때 시청자가 1만 명이었다. 시청자 1만 명이 채팅으로 반응을 보였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순식간에 채팅이 막 올라가는... 그 순간은 개인적으로 촬영해 간직하고 있다.
아울러 '김도'가 '마법소녀' 오픈 첫날에 가장 먼저 플레이를 했다. 비화이긴 한데 '마법소녀'에 PVP 모드가 있다. 그때는 랜덤 매칭이 없었고 코드를 공유해 만나는 식이었다. 그런데 그 시점에 '마법소녀'를 플레이하는 다른 유저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사무실에서 방송을 보던 우리 PD가 김도의 첫 PVP를 상대했었다. 어쨌든 '마법소녀' 방송은 이어 나가야 했으니까. 모든 직원이 보는 상태에서 PD가 열심히 해줬다.
이두현 = AI 게임 개발 전반에 대한 고민일 수 있는데, 기존 게임 개발과는 내부 허들이 어떻게 다른가?
김민정 = 기존 게임과 비교하면 AI 기술이라는 허들이 하나 더 추가됐다. 그리고 게임성, 재미를 본다. 세 가지가 다 돼야 새로운 AI 게임을 선보일 수 있다. AI 기술과 게임성, 재미끼리는 우선순위 없이 세 개를 같이 본다. 하나라도 빠지면 렐루게임즈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우니까.
이두현 = 게임을 위한 AI 기술은 마지노선을 설정해 둬야 할 텐데, '스모킹 건'은 어떻게 설정했었는지 궁금하다.
김민정 = 게임적으로는 씬에 증거가 반이 있고, 나머지 반을 대화로 채워야 사건이 풀리도록 장치를 마련했었다. AI와의 대화만 본다면 초기 개발 때는 챗GPT 3.5를 사용했기에 거짓말이나 헛소리가 너무 나왔었다. 그 때문에 우리도 되게 답답했었다.
개발자들과 거짓말이나 헛소리를 어떻게 해결할지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일단 무조건 챗GPT의 발전을 믿는다"가 한 의견이었다. 게임이 완성될 때는 챗GPT 성능이 올라가서 충분히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무조건 믿었다. 두 번째는 게임 내의 대화를 하도록, 벗어나지 않도록 가이드 마련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 '스모킹 건' 런칭 2주 전쯤에 챗GPT 4o가 나왔다. 런칭한지 얼마 안 된 버전이었지만, 게임에 적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럴 여유도 없었고. 바로 갈아 끼우는 게 당연했다. 사실, 4o가 아니었다면 '스모킹 건' 대화에 대한 유저 피드백이 정말 많았을 거다.
이두현 = 기존 게임 개발이었다면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기보다 안정적인 기존 방식을 선택했을 거 같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AI 게임 개발은 새로운 기술에 굉장히 기민하게 움직인다.
김민정 = 그렇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돌지 않는 걸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 누군가 시켜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기보다는 모두가 그런 방식을 주저하지 않는다. 좋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 기존과는 다른 면이 있다.
'스모킹 건' 팀 자체도 구성이 좋았다. 욕심 많은 PD와 계속해서 하나 더를 찾아가는 엔지니어, 아트와 프로그래머, 모든 것을 조율하는 PM까지 하나의 팀으로 잘 움직였다.
이두현 = 개발 방식도 다른 면이 있다면?
김민정 = 기존 게임의 개발 방식이라면 어떤 시장, 유저를 노릴지 큰 기획을 짜고 마일스톤을 구성해 인력을 배치한 다음 움직일 것이다. AI 게임 개발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일단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2~3명이 모여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본다. 괜찮으면 인력을 조금 붙이고, 또 괜찮으면 더 붙인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 기획자, 프로그래머, 딥러닝 엔지니어가 붙거나 아트가 중요하면 그래픽 디자이너를 먼저 붙인다. 클라이언트 개발자가 더 필요한 경우라면 그렇게 한다.
중요한 것은 기존 방식과 달리 방법이 계속 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발자 스트레스가 기존 방식보다 더 심한 거 같은데, 그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는 게 우리의 기조다.
이두현 = '스모킹 건'은 나중에 크래프톤이 개발한 TTS가 적용됐다. 개발사로서 의미가 큰 업데이트다.
김민정 = 자체 TTS 적용은 늘 하고 싶었던 방향 중 하나다. 단순 텍스트가 아니라 말로 대답한다면 어떨까? 유저가 채팅을 치는 게 아니라 말로 한다면(STS, Speech-To-Speech, 음성을 새롭게 변환하는 기술) 어떨까? 하는 식이다. 앞으로는 그게 당연시될 테니까, 그래서 늘 적용하고 싶었다.
크래프톤의 TTS 기술 품질이 굉장히 좋다. 다른 상용 서비스와 비교해도 품질이 좋아서, 당연히 적용했다. 결정 자체에 어떤 전략적인 포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방향성 측면에서는 보여주고 싶었던 건 맞다. 우리의 다음 게임은 음성의 입력과 출력을 이용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만약에 '스모킹 건'이 VR 게임이고, 음성을 이용한 취조가 가능했다면, 유저가 정말 형사가 된 거 같은 경험을 줄 수 있으니까 경험 자체가 더 몰입감이 있지 않았을까?
이두현 =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일본 만화 중에 '킹덤'이라고 있다. 만화에서 장군이 부대를 지휘하는 장면이 멋있다. 그거처럼 유저가 군대를 말로 지휘하는 게임이 나온다면 어떨까?
김민정 = 우리가 이미 만들어봤었다.(웃음) '워케스트라'라고 해서, 스팀에 잠깐 서비스했다가 지금은 내렸다. 데모 버전을 선보였었는데 추구했던 게임성이 유저가 말로 부대를 지휘하는 재미였다. "가서 방어해라"라던가 "뒤에서 스킬을 써라" 등. 워낙 초기에 실험적으로 만들었던 게임이지만, 말로 지휘하는 아이디어는 계속해 생각 중이다. 이런 쪽의 아이디어 목표는 'WoW' 레이드를 말로 하는 거다.
이두현 = 그러면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딕션이 좋아야 하는 시대가 올 텐데. 앞으로는 마이크가 컨트롤러인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
김민정 = 아니지, 딕션이 나빠도 잘 이해하는 AI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렐루게임즈는 절박하다
"성공하면, 크래프톤은 아무도 건널 수 없는 해자를 쌓은 게임을 가질 수 있다"
이두현 = 게임 외적으로 보면, 최근 렐루게임즈는 여러 콘퍼런스에 초청받고 있다. 시장은 렐루게임즈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나?
김민정 = 결국 담론은 'AI를 활용한 좋은 서비스란 무엇인가'로 보인다. 아직 모든 분야에서 답이 없지만, 그나마 게임에서 사례가 있으니 많이들 궁금해하더라. AI를 접목한 계기나 방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특히 대학원생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 이제 대학에서 딥러닝 교육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결과가 어떤 것이 있을지 많이들 궁금해했다. 현재 날씨 예측이나 문서 작성을 도와주는 역할로 AI가 많이 쓰이지만, 정말 콘텐츠에 적용되는 사례는 적다. 그래서인지 AI 콘텐츠에 대한 관심들이 많았다.
자율주행이나 의료 분야에 AI가 쓰이는 경우는 이제 많지만, 콘텐츠에 관심 있는 분들에겐 실질적인 사례가 별로 없다. 그래서 게임에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하더라.
이두현 = 학생층에서 게임으로 가고 싶어 하는 분위기는 있던가?
김민정 = 그런 부분은 많지 않은 거 같다. AI가 워낙 유망한 분야이고 좋은 회사에서 모셔가려고 하니까, 학생의 열정이 게임에 있지 않으면 게임사가 영입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 입장에선 게임에 열망이 있는 학생이 많길 바라지만, 그렇게 많은 거 같지는 않다. 워낙 좋은 곳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할 테니까.
이두현 = 결국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AI를 쓰고 싶어 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김민정 = 그렇기에 더 희소성이 있는 거 같다. 우리로선 지원해 주는 분들이 너무 감사하다.
이두현 =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때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김민정 = 시장에 내는 거 자체는 이제 어렵진 않다. 스팀(steam)에 내면 되고, 번역도 AI가 도와주고, 심지어 '스모킹 건'은 증거와 우리가 정해놓은 내러티브만 번역이 되면 대화 자체는 GPT가 해줄 것이기에, 게임을 내놓는 거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마법소녀' 같은 경우는 콘텐츠 자체가 워낙 소비형이고 단발성이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게임의 정서 자체가 정말 오리지널 한국형이었다. 어떤 분들은 일본 감성이라고 하지만, 일본 유저가 봤을 때 그 미묘한 차이를 익숙해하지 않는 거 같았다. 그래서 정서적 문제가 있었다. 미국 유저는 아직 '마법소녀'에 마음을 열지 않는 거 같았다. 그래서 캐릭터를 바꿔보고 있다. 김부장의 미국인 버전이라던가.
'스모킹 건'은 AI 자체에 대한 거부감, 게임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미국에서 더 느껴졌다. 그런지 그쪽 개발자는 아직 AI 도입에 관한 부분이 느리다고 느껴졌다. 공감대가 없어 보인달까. 그래서 우리 게임이 좀 덜 팔리지 않았나 하는 진단도 했다.
그래서인지 초기 유저를 놓친 부분도 있었다. 아직은 AI 게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단 게 우리의 어려움 중 하나다.
다른 관점으론, 우리가 만든 게 분명 새롭고 신기한데, 유저가 꼭 해보고 싶단 마음까지는 끌어내지 못한 거 같다. 최근 '데스 바이 AI'라는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웹에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그걸 보면서 우리가 너무 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싶었다. 이런 볼륨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놓친 게 있을 거란 반성을 했었다.
AI 게임 개발도 순차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우리가 초기 게임을 다 건너뛰고 대단한 것, 온전한 것을 만들어내려고 해서 스텝이 꼬인 것은 아닐지 생각했다. 그래서 접근성에 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두현 = 게임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들어갔단 평가가 나온다. AI 게임계의 분위기는 어떤가?
김민정 = 게임산업은 결국 흥행이 본질이라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과거 N사에서 MMORPG, 다음 회사에서 고포류 사업에 관여했었다. 직전 크래프톤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성공을 지켜봤었다. 지켜본 바로는 새롭게 흥행하는 게임이 나오지 않으면, 업계 자체가 어려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새롭게 흥행한 게임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돌이켜보면 결국 새로운 기술에서 탄생했다고 본다. 과거 PC 온라인 게임이란 신기술이 나왔고, 이후 모바일 플랫폼이란 새로운 시장이 마련됐다. '배틀그라운드'는 핵심 게임성을 확대한 경우다. 결국 새롭게 업계를 지탱할 수 있는 게임이 나오려면 새로운 기술을 계속 타고 가야 한다고 학습한 거 같다.
이두현 = 그런 관점에서 보면 크래프톤이 렐루게임즈를 통해 AI 게임을 연구하는 건 필연적이라 보인다.
김민정 = 연결해 보면 AI 게임이 창출할 새로운 장르가 있을 거라고 본다. 그 장르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아직 정의할 수 없지만,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새로운 게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믿음이지만 근거 없는 믿음은 아니다.
냉정하게 말해 우리가 그 새로운 장르에 앞서나가 있거나, 주도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린 길만 닦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할 것이다.
이두현 = 그것을 주도할 회사가 아직 창업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내년이나 내후년에 뭔가 갑자기 나올 수도 있으니까.
김민정 = 맞다. 다만 스타트업 쪽으로 보면, AI 게임 개발은 돈이 굉장히 많이 든다.
이두현 = 결국 AI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해서 회사를 경영할 수 있어야 하는 게 과제라 생각된다. 렐루게임즈도 '스모킹 건'과 '마법소녀'라는 좋은 게임을 내놨지만, 그 게임 수익으로 현재의 고급인력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보면 AI 게임은 아직 도전 단계이지 주류는 아니라 생각된다.
김민정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렐루게임즈를 보면 '배부르게 앉아서 게임을 만든다'고 한다. "세상 어느 스타트업이 이렇게 AI 기술을 주무르고, API를 펑펑 써가며 고급 인력을 데리고 있는지"라고 말한다. 실제로 맞는 얘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수익을 갖고서 마음 놓고 개발하는 건 아니다. 생존 관점에서 '어차피 크래프톤이 돈 줄 거니까'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연구만 마음 놓고 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신기한 게임에 보내는 박수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진짜로 성공하고 싶고,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외부의 시선과 달리 내부에서는 굉장히 절박하게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두현 = 외부에서 보는 나로서는 렐루게임즈가 절박하다는 감정이 좀 의외로 느껴진다. 그냥 즐겁게 게임을 만든 개발사로 여겼으니까.
김민정 = 절박하지. 개인적으로 대표가 되기 전보다 몸무게가 10kg 빠졌다. 크래프톤이 AI 드라이브를 정말 강하게 걸고 있다. 관련 메시지 전달도 반복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딥러닝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하고, 우리는 게임을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 크래프톤이 AI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이유는, 크래프톤도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배틀그라운드' 이후에 새로운 게 나와야 하는데, 그래서 검증된 IP를 가져와 키우고 플랫폼화하는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한다. 그것도 좋지만, 사실 '배틀그라운드' 같은 큰 게임은 '다음 기술'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이두현 = '배틀그라운드'의 다음 게임은 IP가 아니라 기술에서 나온다라.
김민정 = 크래프톤은 그런 관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겐 '배틀그라운드'나 '인조이'처럼 굵직한 크리에이티브가 있다. 만약 '배틀그라운드'에 AI 기술을 넣으면, 그러면 크래프톤은 아무도 건널 수 없는 해자를 쌓은 게임을 가질 수 있다. '인조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두현 = '인조이'에 거는 기대 중 하나는 AI가 이상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게임일 거란 점이다. AI가 적용된 NPC가 새로운 경험을 줄 거란.
김민정 = 현재 AI와 게임에 관한 연구가 그쪽으로 많이 되는 거 같다. 크래프톤에서는 CPC(Co-Playable Character)라고 부른다. CPC는 게임 플레이어와 함께할 수 있는 AI 캐릭터로, 게임의 몰입감을 한 차원 높이고 플레이어와 더 가까워진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하나의 AI 기술만으로 되는 건 아니고, 종합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실, '스모킹 건' PD가 다음 게임을 CPC로 잡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경우엔 최근 김창한 대표가 1~2년 이내에 AI 컴패니언(동료) 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혼자 플레이하더라도 정말 사람처럼 느껴지는 인공지능 팀원 도입을 하는 게 방향성이다.
이두현 = AI 게임 개발사는 인공지능이 인력을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했다.
김민정 = 큰 얘기를 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 거 같다.(웃음) 일각에서는 생성형 AI를 만능으로 여긴다. 우리가 '마법소녀'를 3명이 한 달 만에 빌드를 만들었는데, 업데이트하려고 보니 이미지를 맞게 뽑아낼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밖에 없었다. 다시 말하면 이미지 생성형 AI를 잘 다룰 수 있는 기술자가 우리 회사에서 한 명뿐이었던 거다. 현실적으로 보면 게임의 스케일을 키우기가 더 어려워졌다.
다른 아티스트가 다 같이 배우고, 스킬을 익혔다면 개발이 더 빨랐을 것이다. 엄청난 속도가 났을 텐데, 다시 말하면 AI가 만능이고 다 잘해줄 거 같지만 결국 기술자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대체할 거란 얘기가 나오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두현 = '절대'가 붙었다.
김민정 = 게임 개발에 있어서는 AI가 도와줄 순 있을 거다. 아티스트 역량을 더 끌어올려 주고, 프로그래머는 더 빨리 일할 수 있다. 그런데 AI의 원리를 모르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쉽게 말해 '딸깍'으로 되는 건 없다.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게 되겠지만,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게임은 여러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만들어질 수 있다. 특정 분야에만 재능이 있는 사람이 나머지를 인공지능으로 채워 완성할 수는 있을 것도 같다. 다만, AI 때문에 구조조정이 일어난다고들 하지만... 그게 정말 AI가 이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이두현 = 국내 게임산업 트렌드 전반을 살피면 모바일이 저물고 PC와 콘솔게임이 뜨는 분위기다. 이런 트렌드에서 AI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까?
김민정 = 그러한 트렌드는 일반적으로 PC와 콘솔이 모바일보다 더 풍부한 경험을 주는데, 유저가 이걸 더 선호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AI가 붙어서 그 경험을 더 살릴 수 있어야 한다. 모바일은 경험을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선 AI로 콘텐츠의 진화가 더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유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유저가 그런 게임을 더 선호할수록, 우리는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두현 = '마법소녀' 이후에 렐루게임즈가 어떤 게임을 준비하고 있을까?
김민정 = 지금 내부적으로 돌아가는 건 5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중단될 수 있어서 지금 소개하긴 어렵다. 그러다 또 추가될 수 있는 거니까.
이두현 = 신생 개발사치고 렐루게임즈의 출력이 놀랍기도 했다. 그런데, 게임을 잘 내다가 갑자기 뻗어버리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AI 게임에 대한 답이 뚜렷하지 않으면 개발자들의 동기도 많이 죽을 텐데.
김민정 = 맞다. 보통 게임사는 2025년 계획이 있을 텐데, 개인적으론 어떻게 해야 뻗지 않고 더 오래갈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지스타에서 '스모킹건 굿게임상'과 '스타트업 기업상', 그리고 마법소녀 ‘인벤 베스트 엔터테이닝 부스상’ 까지 주요 프로젝트에다가 회사까지 고르게 상을 받은 것이 우리의 모든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서,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이두현 = 오늘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렐루게임즈의 '절박함'이 인상 깊었다.
김민정 = 게임성 관점에서 우리는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본다. 아직 선보이지 않은 좋은 아이디어도 많고.
우리 스스로 하는 일의 본질이 뭐냐고 생각했을 때 이전에는 'AI'가 있고 '게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장'을 놓쳤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이제 AI와 게임은 어느 정도 할 수 있겠는데, 시장을 해내지 못하면 우리가 모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장이라는 게 매출일 수 있고, 또 다른 무엇일 수 있다.
"AI x 게임 x 시장(?) = □"이란 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는 게 렐루게임즈의 현재다. AI를 게임에 잘 활용하면서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재밌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AI와 게임은 초기 1년 동안 잘 생각하고 있었는데, 1년이 지나고서야 시장이 숨어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안일하게 생각한 면도 있었다고 내부에서 얘기하기도 그랬다.
힘든 일이다. 그리고 힘든 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렐루게임즈다. 다행스럽게도 렐루게임즈의 시니어 개발자들은 다양한 곳에서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할 만큼 해봤달까. 그래서 더 이상 똑같은 걸 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런 니즈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거 같다.